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50)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50화(351/547)
(350) 1805년, 뉴욕 앞바다에 로열 네이비가 나타나다
1805년 2월 2일, 뉴욕은 아주 평화로웠다.
배 한 척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삐이익!
19세기 초, 뉴욕은 신대륙에서 가장 큰 항구다.
하루에도 수백 척의 크고 작은 배가 드나들 정도다.
대부분 어선이긴 하지만, 신대륙 내부를 오가는 교역선도 상당수고, 이 교역에서 발생하는 관세가 연방정부의 세수를 책임지고 있다.
허나 가장 중요한 것은 그보다는 적은 배, 대서양 무역선이다.
미국이 수출하는 물품, 면화와 농산물 대부분은 영국으로 향한다.
면화의 80프로, 농산물의 절반이 영국에서 소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은 그 대가로 지금껏 주로 노예를 팔아 왔다.
그런데 이 노예 공급이 멈춰왔으니, 난리가 날 수밖에 없다.
노예무역이 공식적으로 중단된 지 1개월.
뉴욕항의 세관장, 데이비드 겔스턴이 아직 한가한 이유다.
갤스턴은 망원경으로 멀리 수평선에 보이는 배를 보다 부세관장을 돌아 보았다.
“저기, 허가받지 않은 배가 보이는 것 같은데. 미스터 톰슨.”
“나가서 관세나 물라고 해야겠군요. 세관장 각하.”
“알지? 특히 외국 선박이면 관세는 두 배로 물려야 하는 거. 요근래 특히 영국 배는 뉴욕에서 요주의 대상이야.”
부세관장, 조나단 톰슨이 어깨를 으쓱이며 세관을 걸어 나갔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미스터 겔스턴.”
사실 세관장이니 부세관장이니 하지만, 미국은 아직 관료사회가 아니다.
모두 알고 보면 유력한 상인들이고, 세관의 관리직을 자청하는 것은 이권 때문이다.
후일 원역사에서 세관장을 맡은 자가 무려 120만 달러를 횡령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현대 물가 기준으로 보면 대략 4천만 달러 내외 정도다.
반대로 말하면, 지금 톰슨이 기꺼이 [단속]을 위해 나가는 건, 뒷돈을 받기 위해서다.
톰슨이 탄 세관 감독선이 뉴욕 항을 가로질러 수평선을 향해 나아갔다.
간신히 끝자락만 보이는 거리라, 어떤 배인지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다.
“정선 신호를 보내라! 어느 나라 배지?”
“유니언 잭이군요. 영국 배입니다.”
“크기가 제법 큰데. 설마하니 중단된 노예무역을 재개하려는 배는 아니겠지?”
세관 감독선을 지휘하던 선장, 세뮤얼 스와트워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 좀 이상한데요. 미스터 톰슨.”
그때쯤 톰슨도 수상한 감각을 느꼈다.
왜냐면 점점 가까워져 오는 배의 크기가 예상보다 훨씬 컸기 때문이다.
갈수록 커져가는 배를 보다 톰슨이 입을 쩍 벌리며 물었다.
“새뮤얼, 저게 대체 뭐지?”
“큰, 배입니다. 미스터 톰슨.”
“나도 아는데, 저 배, 분명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 말이야.”
찰나, 톰슨은 눈을 부릅떴다.
“맙소사, 쉽 오브 라인! 전열함이다!”
전열함.
아직, 증기선이 이제 막 누벨 프랑스에서 개발되기 시작한 시기다.
목재 선박이 바다를 누비고, 그 기술의 정점에는 3층으로 구성된 함포의 거선, 전열함이 있다.
어떤 국가가 전열함을 몇 척이나 보유하고 있느냐가 국가의 국력을 상징하는 시대.
미국에는 전열함이 단 한 척도 없다.
그런데 뉴욕항 앞바다에 난데없이 전열함으 나타난 거였다.
톰슨 부세관장은 황급히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비상! 전열함이 뉴욕 앞바다에 왔다! 당장 경비선을 불러!”
“아, 안 부르는 게 낫겠습니다.”
“무슨 헛소리야! 저건 군함인데!”
후일 원역사에서 세관장이 되었다가 횡령 사건을 일으키는 장본인, 스와트워트가 아연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경비선으로 못 막을 것 같습니다.”
전열함은 단 한 척 뿐이다.
그러나 프리깃, 곧 호위함이 2척, 그보다 작은 슬루프선이 3척이다.
만약에 유럽이라면 덴마크 함대조차 쉽게 격파할 수 있지만, 신대륙에서는 다르다.
일찍이 미합중국의 바다에서는 독립전쟁 때나 보았던 막강한 해군 전력이다.
톰슨이 비명을 지르는 게 그 증거다.
“퍼킹 브리튼! 망할 크레이지 조지! 세상에, 지금 다시 전쟁이라도 하자는 건가?”
전열함 로열 오크 호가 말없이 바다를 가르며 완전한 모습을 드러냈다.
-쏴아아!
영국령 캐나다, 핼리팩스 주둔함대가 뉴욕항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
19세기, 이른바 대영제국의 로열 네이비는 사실 직접 싸우기보다 무력 시위에 능숙하다.
-쉬익, 쉬익, 쉬익!
뉴욕항 앞, 모든 교역선이 항만 안에서 멈춰버린 상황에서, 전열함이 오가는 소리만 요란했다.
물론 넬슨이나 시드니처럼 직접 전쟁에서 승리한 제독들도 많다.
허나 그보다 더 많은 사례가 교전이 아닌 위협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방식이다.
당장 연간 1천 3백만 달러가 넘는 관세 수입을 올리는 뉴욕항이 정지되어 버렸다.
이것만으로도 미국 연방정부는 재정의 75프로를 상실하게 된다.
심각한 사태가 아닐 수 없다.
신임 대통령 해밀턴이 외국의 부왕을 불러 뉴욕까지 나올 정도로.
“보다시피, 영국의 전열함대가 우리를 위협하는 중이네. 누벨 프랑스 부왕.”
행동파 대통령 해밀턴은 유진을 돌아보며 말했다.
멀리 전열함이 오가는 모습은 확실히 위협적이긴 하다.
전열함을 중심으로 하는 영국 함대가 뉴욕항에 돌입할 경우, 미국 해군 전력으로는 막기 어렵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상대가 무력 시위를 한다고 이쪽도 무력으로 받아치면, 전쟁으로 치닿는다는 점이다.
유진은 태연한 태도로 항구 쪽을 보다 대꾸했다.
“저 정도는 전열함대가 아닙니다. 프리깃 함대죠.”
“그게 그거지. 우리 미합중국에는 전열함이 단 한 척도 없어.”
“8척의 호위함, 14척의 슬루프와 브리그 정도였죠?”
해밀턴은 난처한 얼굴로 어깨를 으쓱였다.
“나보다 더 잘 아는군. 어때, 알렉산드리아 해전 참전자로서 평가해 보게. 우리가 영국 해군을 몰아낼 수 있을까?”
사실 의외로 미국 해군은 잘 싸운다.
본래 원역사에서 영미전쟁이 벌어질 때도 영국 함대를 일시적으로 몰아낼 정도다.
물론 영국이 프랑스 때문에 전력을 집중할 수 없다는 사정도 있었지만.
현재 유럽에 집중된 영국 전열함대는 120척에 육박하지만, 북미에는 1척 밖에 없다는 게 그 증거다.
물론 신대륙 전체로 시야를 넓히면, 영국 전열함대가 있는 곳은 따로 있다.
버뮤다와 자메이카, 서인도 제도를 순항 중인 카리브해 함대다.
유진은 이런 전력 상황을 머릿속에서 굴려보다 어깨를 으쓱였다.
“전쟁을 불사한다면 가능하죠. 하지만, 위협으로 밀어내고자 한다면, 불가능할 겁니다.”
“왜? 영국 함대가 막강해서?”
“아뇨. 저들은 죽음을 불사하지만, 미국 해군은 아직 그 정도 실전 경험이 없으니까요.”
그러자 해밀턴이 마른침을 삼키며 물었다.
“그럼, 프랑스 함대로 도와주지 않겠나? 난 전쟁은 피하고 싶네.”
하지만 그런 짓을 했다가는 프랑스가 영국과 싸우는 꼴이 될 게 뻔하다.
지극히 뻔뻔한 소리를 하는 해밀턴을 힐끗 보다, 유진이 싱긋 웃었다.
어차피 해밀턴은 유진에게 제시할만한 카드가 별로 없다.
그러니 이런 상황까지 몰렸겠지만 말이다.
“청구서가 아직 남아 있다는 걸 기억하시죠? 대통령 각하.”
“그냥 미스터 프레지던트라고 불러주게. 그래서?”
“우리 누벨 프랑스 해군이 움직인다면, 그건 아미앵 평화조약을 깬다는 소리입니다. 제가 오히려 청구서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막대한 빚을 지셔도 되겠습니까?”
해밀턴은 낯을 찌푸리다 유진을 정시하며 대꾸했다.
“그럼 반대로, 수도까지 위협받는 상황에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을 수는 없지.”
마치 결연해 보이는 태도지만, 외교관으로서 좋은 태도는 아니다.
물론 해밀턴은 외교에서 경력을 쌓은 적은 한 번도 없긴 했다.
잠시 턱을 쓰다듬던 유진이 고개를 까딱였다.
“좋습니다. 함대를 기동시키죠. 영해 이동 허가를 내주시기 바랍니다.”
“고맙군. 그럼 청구는 뭘로 할 건가?”
“글쎄요.”
문득 유진이 싱긋 웃었다.
“그건, 적 함대를 몰아낸 후에 생각해 보죠.”
어쩐지 불안했지만, 해밀턴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지. 대통령의 권한으로 가능한 거라면, 뭐든 해주겠네.”
만약 해밀턴이 유진을 알았다면, 절대로 입에 담지 않았을 약속이었다.
***
때로, 전쟁이란 그저 긴장감이 높아지는 것만으로도 발발할 수 있다.
-쾅! 쾅! 쾅!
뉴욕항에 포성이 울린다.
물론 이 포격은 뉴욕항을 향한 것은 아니다.
망망대해로 영국 해군이 심심해서 쏘아보는 포탄이다.
그러나 소리를 들을 때마다 뉴욕항에서 비상이 걸리는 광경을 보는 일은 꽤 재미있다.
문득 전열함 로열 오크 호의 함장, 필립 브로크가 함대 제독 허버트 소이어에게 물었다.
“이거, 전쟁이 터지진 않겠죠? 제독 각하?”
“그저 무력 시위일 뿐이야. 감히 우리 무역상들을 건드린 자들에게 경고를 보내는 거지.”
“참, 신대륙인들은 옛날에도 폭동으로 홍차를 태우더니. 이젠 면화선을 태우는군요.”
그러자 소이어가 코웃음을 쳤다.
“그래봐야, 육지에서나 위세를 부리는 게지. 바다에서는 저놈들겐 감히 우리 왕립해군에 대항할만한 전력이 없어. 그러니, 이렇게 쥐죽은 듯이 틀어박혀 있는 거지.”
나아가 충분히 위압이 되었을 때, 주미 영국대사 메리가 캐나다에서 돌아올 것이다.
완전히 압도적인 상황에서 다시 협상이 진행될 게 분명하다.
예전에 신대륙에서 밀려난 영국인들에게는 일종의 통쾌한 복수랄까.
한때 미국 독립 전쟁 때 패전을 경험했던 소이어 제독이 입가를 비틀며 웃을 찰나였다.
-휘이익!
저 멀리, 남쪽 수평선에서 함선들이 나타났다.
“뭐야? 설마 저놈들 우리랑 대치할 생각인가?”
“미국인들도 한때 우리 그레이트 브리튼과 한 판 붙은 적이 있지 않습니까. 그때를 떠올렸나 보죠.”
“큭, 그때도 해군은 전적으로 프랑스에 의존했어. 해군이란 게, 그리 간단히 육성할 수 있는 건 줄 알아? 육군하고 다르다고.”
소이어 제독은 미간을 찌푸린 채, 망원경을 잡으며 브로크 함장에게 대꾸했다.
“감히 우리 대영제국의 함대와 해상에서 붙으려면, 최소한 프랑스 함대 정도는 되어야······.”
그때다.
-쾅!
포격에 로열 오크 호가 피탄되어 함선이 비틀거렸다.
예상보다 훨씬 먼 사정거리에 소이어 제독은 깜짝 놀랐고, 선원들로 우왕좌왕하며 혼비백산했다.
수평선 너머로 펄럭이는 성조기가 바람에 나부끼는 게 보였다.
숫자는 모두 10척, 최소 호위함급이다.
소이어 제독이 눈을 부릅떴다.
“저 미친놈들이, 감히 우리에게 공격을?”
“프리깃함 10척을 끌고 왔습니다. 이건 보통 일이 아닙니다. 일단 후퇴해야 합니다!”
“어떻게, 감히 양키들 따위가 우리 대영제국에 해군으로 도전하나!”
소이어는 고함치며 지휘봉을 휘둘렀다.
“반격, 반격하라!”
그런데 포격이 멈추지 않고 쏘아졌다.
-쉬이익, 쾅!
10척의 프리깃함이 아주 익숙하게 밀고 들어오더니, 사방에서 포격을 가한다.
어쩐지 미국인이 아닌 것 같은 인종이 보이지만, 그걸 확인할 틈도 없다.
선체가 기울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뭐야!”
“측면에 일격을 맞았습니다. 반파, 반파!”
“어떻게 함포 사격으로 이런 사격이 가능해!”
분명 소이어 제독의 상식에서 포탄이란, 충격으로 부수는 병기다.
한데 ‘미국함대’의 포탄은 이상하게도 맞는 순간 터져 나가고 있었다.
어째 유럽에서 프랑스군이 시험용으로 쐈다는 [작열탄]을 떠올리게 만들 정도다.
그러나 이미 깨달았을 때 배는 침몰하는 중이었다.
“이건, 말도 안 돼! 일단 백기를 들어!”
하지만 소이어 제독의 함선이 백기를 올리기도 전에, 이미 프리깃함은 함대 전체에 일제 포격을 가하고 있었다.
-쾅! 쾅! 쾅!
1805년, 뉴욕 앞바다에 로열 네이비가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정체 모를 성조기를 휘날리는 함대의 공격을 받고서.
그 함대가 마이애미에서 출발한 함대란 점은 유진만 아는 사실이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