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51)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51화(352/547)
(351) 마침내 영미전쟁이 발발하다
당연히 미국에는 작열탄이 없다.
“날 속였군, 프랑스 부왕!”
유진은 이곳, 미국 대통령 집무실이 언제쯤 새하얗게 칠해질지 생각하는 중이다.
사실 화이트 하우스가 하얗게 칠해진 이유는 영미전쟁의 결과, 한 번 불탔던 탓이다.
한데 그건 미국이 영국과 홀로 싸웠기 떄문에 벌어진 일.
현재 미국이 영국과 싸우게 된다면, 결코 혼자서 싸우지 않을 테니, 오히려 원역사보다 더 유리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이 프레지던트 하우스는 어떻게 불리게 될까?
이런 한가한 생각을 할 만큼, 유진은 해밀턴의 분노를 한 귀를 흘리는 중이었다.
해밀턴 대통령이 숨을 헐떡이며 말을 멈출 때, 비로소 유진이 입을 열었다.
“제가 언제 대통령 각하를 속였단 말입니까?”
“미스터 프레지던트라고 불러! 난 당신에게 무력시위를 요청했어. 그런데 포격을 하다니!”
“먼저 영국이 대포를 쐈다는 보고서, 못 보셨습니까?”
유진은 태연한 표정으로 황당한 얼굴의 해밀턴에게 반문했다.
“우리 함대는 어디까지나 공격에 대처했을 뿐이죠. 그게 뭐가 잘못됐나요?”
물론 많은 게 잘못됐다.
우선 해밀턴은 무력 시위에 대처할 것을 요구했지, 교전을 요구한 적이 없다.
또한 영국 함대는 어디까지나 심심해서 공해상으로 포를 쏘고 있었을 뿐이다.
설사 공격행위가 있었다 해도 아예 포로조차 잡지 않을 정도로 잔혹한 공격은 생각지 못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그럼, 성조기는 뭐지? 프랑스 함대가 왜 미국 국기를 달고 있었던 건가!”
“아니, 모르셨습니까? 우리 프랑스는 공식적으로 아미앵 조약에 따라, 영국과 싸울 수 없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정체를 숨겨야 하죠.”
“애초에 미국 성조기를 달 거였다면, 우리에게 얘기했어야지! 진작에 우리 함대를 동원했을 텐데!”
유진이 해밀턴의 분노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반문했다.
“밀어내실 수 있었겠습니까? 미국 함대의 현재 전력으로?”
순간 해밀턴의 말문이 막혔다.
이 신대륙은 무한의 가능성을 품은 땅이다.
미합중국은 급속도로 성장 중이고, 새로운 신기술이 도처에서 실험되며, 국민의 의욕은 드높다.
그러나 해군 전력은 영국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낮은 게 사실이다.
대통령 집무실 한쪽에 불려와 유진과 해밀턴의 대화를 듣던, 한 남자가 입을 열었다.
“솔직히 어렵습니다. 미스터 프레지던트.”
“존 로저스, 자네가 그런 말을 하면 어떡하나!”
“영국의 전열함이 포함된 함대를 우리 미합중국 연방함대가 몰아낼 가능성은 낮습니다. 게다가, 적함이 위협용 포격을 하는 상황이었다면.”
미합중국 해군제독, 컨스티튜트 호의 함장 존 로저스가 씁쓸한 얼굴로 말했다.
“결국 우리 함대라 해도, 싸우게 되었을 겁니다.”
본래 원역사에서 로저스는 소이어와 브로크에 맞서 영미전쟁의 해군 전투를 지휘한다.
그렇지만 이제는 그럴 일이 없을 것이다.
유진이 부른 위장 미국 함대, 니콜라스 쉬르쿠프가 지휘하는 마이애미 함대가 그들을 모두 뉴욕 앞바다에 처넣었기 때문이다.
존 로저스는 잔혹함은 둘째 치고, 그런 신속한 기동과 압도적 화력을 흉내낼 자신이 없었다.
그때 소파에 오만하게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던 잭슨이 툭 뱉었다.
“이렇게 된 이상, 선제 공격합시다. 미스터 프레지던트.”
해밀턴이 기가 막혀 입을 쩍 벌렸다.
“미스터 잭슨, 자네보고 그러라고 육군 총사령관에 임명한 줄 아나?”
“아니면, 나보고 인디언이나 죽이란 말이오? 뭐, 영국과 싸우면 또 인디언들과 싸우게 되기야 하겠지만.”
“무슨 소리인가?”
이제 미국 육군 총사령관으로 부임한 잭슨이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야 영국 놈들이 부족한 육군 병력을 인디언으로 채울 게 뻔하니까 하는 말이오.”
전쟁을 기정사실화 하는 말투다.
해밀턴은 낯을 찌푸렸다.
물론 독립전쟁 때는 해밀턴도 기꺼이 영국군과 싸웠다.
하지만 그거야 영국과 싸우지 않으면, 모든 걸 빼앗길 위기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밀턴의 소속 정당인 연방당은 친영주의가 지배하며, 노예제도에 직접 이해관계가 없고, 북동부를 중심으로 한다.
만약에 전쟁이 터질 경우, 영국령 캐나다와 인접한 북동부가 직접적인 전쟁터가 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니 전쟁은 피하고 싶은 게 당연하다.
반면 잭슨은 이미 전쟁 준비를 해온 것처럼 병력 동원부터 읊었다.
“지금 당장은 우리도 연방육군이 1만 2천 명, 영국도 9천 명 내외요. 하지만, 우리는 전쟁이 시작되면 단번에 주립 민병대를 45만까지 늘릴 수 있소.”
“민병대는 방어만 책임지지. 자기네 스테이트 밖에서 싸우지 않아.”
“그렇다면 연방육군을 늘리면 되지요.”
문득 잭슨이 해밀턴을 보며 역설했다.
“이 전쟁은 시작하면 연방당에도 이익이 되는 거요. 생각해보시오. 캐나다를 합병할 수 있다면? 더 이상 영국 문제를 걱정할 이유가 없소. 미스터 프레지던트!”
거칠게 말했지만 잭슨의 말에는 미국이 건국 초부터 숙원으로 삼아온 은밀한 욕망이 담겨 있다.
캐나다 합병.
원역사 영미전쟁에서도 미국은 거듭 캐나다를 합병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것은 북동부 인들에게도 분명, 유의미한 주제다.
더 많은 영토, 더 많은 항구, 더 많은 이익.
북방 아메리카 대륙을 현재 지배하고 있는 막대한 모피 무역도 있다.
그러나 해밀턴은 무엇보다 다른 문제를 숙고했다.
대통령으로서 해밀턴이 직면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영국과 싸워 이길 수 있는가?
찰나, 유진이 입을 열었다.
“만약, 전쟁이 시작된다면, 누벨 프랑스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겁니다.”
그때 집무실에 있던 미국인들의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하나였다.
미국 독립 전쟁.
당시 프랑스, 그리고 에스파냐의 지원이 있었기에 미합중국은 탄생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양국이 미국을 돕는다면 어떨까?
“할 수 없군. 선제공격은 영국이 시작한 걸로 하지.”
결국, 해밀턴도 결단을 내리고야 말았다.
영미전쟁의 결정을.
***
물론 미합중국은 대통령이 결심한다고 전쟁이 바로 이뤄지는 나라는 아니다.
“전쟁이다, 선전포고다! 다시 독립 결의다!”
“와아아! 퍼킹 브리튼! 물러가라!”
“싸우자! 이기자! 정복하자!”
그러나 이미 의회는 전시분위기로 가득했다.
“캐나다를 미합중국 연방의 일원으로!”
남부인들은 노예 무역 금지로, 북부인들은 캐나다 합병으로, 동부 항구 도시민들은 영국 함대의 위협으로.
모두가 전쟁을 외치는 중이다.
의회라고 다를 바도 없었다.
미국 국회의사당이 함성으로 가득 찬 광경을 뒤에서 구경하던 유진에게, 드제가 말을 걸어왔다.
“열기가 엄청나군요, 전하.”
“아마도, 이게 우리가 못 보았던 파리일걸.”
“예?”
유진은 드제를 돌아보았다.
드제는 누벨 프랑스군 총사령관이다.
이번에 특별히 전쟁 문제 판단을 위해 펜서콜라에서 따라왔다.
하지만, 사실 정치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하지만 앞으로 유진이 치를 전쟁은 [원수]도 정치와 외교를 알아야 대처할 수 있다.
“드제, 한 번도 본 적 없지? 전쟁 중의 파리와 프랑스를.”
드제는 눈을 깜박이다 난처한 듯 웃었다.
“그러고 보니 그렇군요. 우리 모두 전선에만 있었으니.”
“모든 국운을 건 전쟁이 그렇지만, 시민이 권력을 가진 사회에선, 전쟁도 시민의 결의에 의한 거야. 그건 반대로 말하면, 전쟁이 군주가 아닌 시민의 일이 된다는 거지.”
“파리에서도 이런 열기가 들끓고, 다시 정치인들을 움직였다는 말입니까?”
유진은 의사당을 보며 고개를 까딱였다.
“아마도.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 거야.”
하원의원 128명, 상원의원 32명.
현재 미국 국회를 구성하는 의원들의 숫자다.
프랑스 하원이 통칭 5백인 의회라고 불리는 걸 감안하면 적어 보이지만, 미국 인구는 5백만이다.
그렇기에 이들은 자신의 출신 스테이트, 타운, 시티를 대표한다.
그러나 프랑스는 이제 더 이상 공화국이 아니지 않은가.
“전하, 프랑스는 황제의 나라 아닙니까?”
드제가 미간을 좁히며 묻자, 유진이 간명히 답했다.
“입헌황제정이지.”
“그건 형식상인 거고, 실제는 군주가 결정하는 나라가 될 거 아닙니까. 나폴레옹 폐하가 통령이던 시절밖에 저도 보지 못했지만, 감히 거역할 자가 있겠습니까?”
“생각보다 착하군, 드제. 대부분의 다른 장군들은 다를걸?”
유진은 의원들이 듣지 못할 정도로 낮게 웃다, 냉소적으로 말했다.
“하지만 동시에 본질을 꿰뚫고 있군. 아버지를 이길 자는 아무도 없어. 프랑스에는. 그런데 말이야. 내 동생 세대가 되어도 그럴까?”
원역사에서 프랑스의 원수와 고위 외교관들은 나폴레옹에게 완전히 충성하지 않는다.
평민 출신으로 정상에 오른 나폴레옹을 우습게 본 탓이다.
나아가 나폴레옹이 남의 충성심을 쉽게 살 정도로 착한 사람이 아니란 것도 한 몫했다.
그럼에도 또한 그 누구도 나폴레옹에게 감히 도전해 이긴 자는 없다.
나폴레옹 스스로 어리석은 원정을 떠났다가, 무너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런데 나폴레옹이 죽고 난 뒤에도 그럴까?
문득 유진을 뚫어져라 보던 드제가 한쪽 무릎을 꿇었다.
-척!
마치, 옛 왕조 시대에서도 중세 때나 볼 수 있었던 예법을 보며 유진도 흠칫 놀랐다.
“뭐지?”
“저는 전하께 목숨을 구원받았습니다.””언제? 마랭고였나? 뭐, 대단한 일도 아니고.”
드제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이집트 원정 전체입니다. 전투 하나마다 제가 위험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하신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사실은 엄밀히 말해 드제가 정말 죽을 위기였던 장소는 마랭고다.
그러나 유진은 드제를 부리며, 란이나 뮈라처럼 몸을 아끼지 않는 장군이란 걸 발견했다.
때문에 일부러 선봉에 내세우지 않거나, 호위대를 붙였는데, 그걸 드제는 민감하게 느꼈던 모양이다.
유진이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그건 뛰어난 장군을 아끼는 차원일 뿐인데.”
“받는 사람은 다르죠.”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가?”
여전히 무릎을 꿇은 채, 드제가 유진을 정시했다.
“황제가 되시려 한다면, 제가 선두에 서서 그 길을 열겠습니다. 전쟁만큼은.”
정치는 잘 모른다.
그러나 드제는 유진을 안다.
유진이 언젠가 나폴레옹의 후계가 되겠다 나설 때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때가 된다면, 전쟁에서는 드제가 전위에 설 것이다.
유진은 드제를 보다 눈을 감았다.
“기쁘군, 드제.”
어쩌면 이 신대륙에서 유진이 얻은 가장 큰 것이 드제일지도 모른다.
***
부통령 찰스 핑크니가 의사봉을 들었다.
“그럼, 미합중국 상원은 하원의 결의를 받아 의결합니다. 영국과의 전쟁을!”
본래 핑크니는 미국 대선에 나왔다가 제퍼슨에게 진다.
허나 해밀턴이 부각 되면서, 핑크니는 자연스럽게 부통령으로 나오게 된 거였다.
사실 미국에서 부통령이란 정말 쓸모없는 제도라고 비아냥 받는 직위다.
다만 딱 하나, 중요한 일을 할 때가 있다.
바로 지금처럼 상원의장의 책무를 할 순간이다.
-땅!
의사봉이 상원의 의결을 공표한 순간, 의원들이 환호성을 터뜨렸다.
“드디어, 전쟁이다!”
문득 상원의 환호성을 보던 이방인이 입을 열었다.
“영국과 미국이 전쟁을 다시 벌이다니, 놀랍군요. 부왕 전하.”
“약속을 지킬 때가 왔습니다, 부마.”
“저를 부마라고 부르셨습니까?”
유진은 러시아 제국의 황제 사위, 루이 필리프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러시아 제국을 앞세워, 전쟁을 시작할 겁니다. 대신, 정복한 캐나다 땅은 러시아 겁니다.”
루이 필리프는 깊이 숨을 몰아쉬었다.
처음 파벨과 협상할 때부터 옆에서 지켜보았지만, 이런 식으로 그 약속이 지켜질 줄은 몰랐다.
또한 약속을 이행하는 자가 필리프 자신이 될 줄도.
“좋군요. 차르도 받아들이겠지요.”
1805년 2월 말.
마침내 영국과 미국의 전쟁이 발발했다.
러시아, 프랑스, 에스파냐 세력이 배후에 있는 신대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