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53)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53화(354/547)
(353) 영국 대서양 함대가 미국을 대륙봉쇄한다
결국 그레이트 브리튼, 곧 [대영국]의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는 자는 수상이다.
“미합중국이 우리 영국에 전면 도전을 선언한 겁니다, 피트 수상 각하.”
1805년 6월, 제2차 피트 내각이 시작된 지 반년.
피트는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어디서?
사실은 피트의 권력을 위협할 요소는 안에도 넘친다.
대내적으로 정적인 휘그당의 폭스, 원래는 아군이어야 할 토리당 내부의 반대자들, 왕세자 조지, 여기에 피트를 한 번 실각시켰던 동인도회사까지.
하지만 권력만을 탐하는 권력자라면 국내만 보지만, 나라를 걱정하는 애국자는 국외를 보기 마련이다.
그럼 대외적인 환경은 좋은가?
당장 최중요 농산물 교역국, 미합중국이 전쟁을 걸어온 상황이다.
올해 영국의 식량 수급에 큰 타격이 있을 수도 있다.
허나 피트는 외무장관 그랜빌의 보고에도 다른 생각을 하는 중이었다.
“수상해.”
“예? 아니, 그야 당연히 수상한 일이긴 하지요. 기껏 독립한 미합중국이 다시 우리와 전쟁의 구렁텅이에 빠지려 들다니.”
“프랑스가 가만 있다는 게 수상해.”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수상 관저 집무실에서 피트가 관자놀이를 두들기며 반문했다.
“이 좋은 기회를, 기껏 신대륙에 다시 진출해 놓고, 놓친다고?”
결국 재집권한 피트가 가장 신경 쓰는 존재는 따로 있다.
프랑스 제국.
혁명을 일으켜 왕을 죽게 만들더니, 이제는 황제를 세운 이상한 나라.
그러나 국력은 나날이 증강된데다, 이탈리아와 이집트를 확고히 장악해 지중해 무역로가 모두 프랑스의 손에 들어갔다.
아직 대서양이나 인도양 무역로까지 손을 뻗지는 못했지만, 신대륙에도 거대한 근거지를 만드는 중이다.
한데 영국과 미국이 노예무역 문제로 충돌하기 시작했다.
이런 기회를 프랑스가 놓칠 리 있을까?
사촌이기도 해서 친밀한 측근인 그랜빌에게 피트가 일렀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얘기야. 그랜빌.”
“제 생각에도 그렇긴 합니다만, 현재 신대륙에 전개한 우리 전력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유럽과 인도 쪽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보니.”
“지금, 누가 신대륙에 가 있더라, 윈덤?”
그러자 수상 비서관 윌리엄 윈덤이 문서를 뒤적이다 답했다.
“카리브해 방면에는 에드워드 베리가 가 있습니다. 다만, 시드니 스미스도 지원함대로 출격한 상태입니다. 신대륙 방면에 전열함대를 파견하시겠습니까?
피트는 가만히 책상을 두들기며 눈을 감았다.
방금 전까지 눈앞에 있던 지구본이 떠오른다.
영국 함대는 현재 이른바 [오대양]에서 작전 중이다.
허나 가장 중요한 작전구역이 영국 본국을 둘러싼 대서양 동안과 북해란 점은 변하지 않는다.
비록 미국과 교전이 시작된 게 위험한 일이긴 하지만, 영국 입장에서는 사실 대서양 너머에서 벌어진 일.
또한 캐나다 지역은 영국 입장에서는 그리 큰 경제적 이권이 걸려 있는 곳도 아니다.
되려 에스파냐와 포르투갈 식민지인 중남미 일대가 영국에게는 더 큰 이익이 될 정도니까.
그렇기에 역시, 프랑스가 걸린다.
“유진 프라이슈츠.”
“예? 아, 나폴레옹 황제의 양자 말입니까?”
“그래, [친자] 샤를 나폴레옹이 태어나면서, 위치가 묘해진 그 친구 말이야.”
피트는 눈을 뜨며 윈덤에게 물었다.
“그 친구가 누벨 프랑스의 부왕으로 가 있어. 그런데, 왜 움직이지 않지?”
공식적으로 누벨 프랑스는 이른바 플로리다 지역에 한정된다.
그러나 프랑스는 에스파냐의 왕위 승계자 몰살 테러를 역으로 이용해, 그보다 훨씬 더 큰 루이지앵을 사실상 삼켰다.
구왕실 공주인 마리 테레즈를 이용한 책략이다.
그런데 이 책략의 핵심은 마리 테레즈 드 카페와 유진 보나파르트의 약혼이다.
프랑스 신대륙 정책의 핵심, 유진의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는 게 피트는 걸렸다.
“이제 고작 24살입니다. 너무 과대평가하시는 거 아닙니까?”
“이집트 정복자를 내가 과대평가한다고? 진담인가, 윈덤?”
“그건 현재 이집트 총독인 오슈 장군이 해낸 일 아닙니까. 콘스탄티노플은 현재 프랑스 주둔군 사령관인 마르소 장군이 실무를 처리 했구요. 그저 얼굴로 내세운 존재에 불과합니다.”
윈덤이 냉정하게 유진을 깎아내릴 찰나, 피트가 고함쳤다.
“아예 넬슨이 유령과 싸우다 죽었다고 하지 그러나!”
하지만 외무장관 그랜빌도, 수상 비서관 윈덤도, 나아가 듣고 있던 전쟁장관 던다스도 서로 눈치만 볼 뿐이다.
외부적으로 볼 때, 사실 유진은 독자적으로 해낸 일이 별로 없다.
이탈리아 원정은 나폴레옹이 주도했고, 이집트 원정은 오슈가 총사령관이었으며, 오스만 제국 정권 탈취는 마르소가 함께 했다.
심지어 누벨 프랑스 획득도 따지고 보면 예비 아내, 마리와 혼인한 덕이다.
그러니 언뜻 보기에 운 좋은 청년이라고 치부하기 쉽다.
하지만 굳이 동인도회사나 보아르네 카르텔에 대해 몰라도, 피트는 직감하고 있었다.
어쩌면 나폴레옹보다도 유진이 더 상대하기 까다로운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걸 말이다.
여기에 신대륙에서 날아온 다른 보고서가 피트의 머리를 더욱 아프게 만든다.
“게다가 러시아라고? 무슨 헛소리야. 러시아가 언제 신대륙에 왔다는 거야!”
“꽤 됐습니다. 예전에 에스파냐와 분쟁이 있었던 누트카 섬 기억하십니까?”
“태평양 쪽 섬이었나? 이름은 들어본 것 같군.”
윈덤이 분노한 피트를 달래듯 차분히 설명했다.
“그 섬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면 러시아 인들이 진출한 요새가 있답니다. 최근 그곳에서 허드슨 베이 컴퍼니와 모피 문제로 마찰이 났다는군요. 그게 이번에 교전이 벌어진 이유랍니다.”
피트는 미간을 찡그리다 그랜빌을 돌아보았다.
“러시아 대사 불러.”
“뭐라고 할까요?”
“우리 영토에서 군을 철수시키지 않으면 러시아 무역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현재 미국의 농산물 수입이 중단된 터라, 이는 쉽게 결단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허나 피트는 설사 농산물 수입이 전면 중단된다 해도, 국가의 위신을 먼저 택한 거다.
사실 패권국가란 위신을 잃으면 패권 자체가 흔들리기 쉬우니, 틀린 선택은 아니다.
다만 어려운 외교전이 수반될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쩐지 일이 늘어날 것 같아 한숨을 삼키던 그랜빌이 물었다.
“그럼, 미합중국은 어떻게 처리하시겠습니까?”
피트는 책상을 두들기다 전쟁부 장관 던다스를 돌아보았다.
“나폴레옹 황제가 요새 우리 교역품에 관세를 물리려 한다지?”
“예? 아, 그거야 우리도 프랑스 상품에 관세를 높게 물리기 시작했으니까요.”
“우리는 그래도 되지만, 프랑스는 감히 그러면 안 되지. 이건 전쟁의 전조라고 볼 수밖에 없어.”
남들이 듣기에는 너무 무모한 얘기다.
그러나 만약 유진이 이 자리에 있었다면 감탄의 박수를 쳤을 것이다.
후일에 일어날 일을 직감하는 예민한 정치가, 피트가 결단을 내렸다.
“그렇다면, 아메리카 문제는 최단기간에 끝내야겠군. 시드니에게 훈령을 전해. 전면 해역 봉쇄.”
그러니까, 신대륙판 대륙봉쇄령이 떨어진 것이다.
***
6주, 그야말로 이 시대 기준에선 고속 돌파로 달려온 훈령을 보다, 시드니가 물었다.
“이 훈령, 진짜요?”
알렉산더 보올이 콧방귀를 뀌며 대꾸했다.
“아니면 이 알렉산더 보올이, 농담이나 하러 버뮤다까지 왔을 것 같나? 여기, 이 근방 해역이 죽음의 해역이라 불리는 거 몰라?”
“아, 들은 것 같소. 뭐라더라? 버뮤다 트라이앵글이었나?”
“그건 나도 처음 듣는군. 사르가소 죽음의 바다겠지!”
이 시대에는 아직 저 유명한 버뮤다 삼각지대가 규정되지 않았다.
다만 그 일대가 바람이 없는 것은 유명하기에, 이른바 [죽음의 바다]로 불리는 중이다.
영국에서 바로 카리브해로 오려면 아슬아슬하게 지나쳐야 하는 해역이기도 했다.
카리브 해의 영국 거점이 버뮤다 섬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문득 버뮤다 주둔 지원함대 사령관, 시드니 스미스가 히죽 웃었다.
“하여간, 수상의 훈령은 여기 대서양 서안을 전부 죽음의 바다로 만들라, 이거 아뇨?”
시드니가 비꼬듯 말하는 소리를 듣다, 보올을 따라온 함장 하디가 물었다.
“원래 저런 식으로 말합니까? 보올 제독?”
“저러니까 엄청난 공적을 세우고도, 해군 내에서 외톨이지. 토마스 하디.”
“그래도 일은 제대로 하겠죠? 사실 잘 믿음이 안 갑니다만.”
한때 넬슨과 함께 카리브해, 대서양, 지중해를 누볐던 보올과 하디다.
이른바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멤버들이랄까.
그렇지만 수상은 이들이나 혹은 이미 파견된 베리 대신, 엉뚱한 카드를 선택했다.
영국 왕립해군에서 [왕따]나 마찬가지인 남자, 시드니를.
귀 밝은 시드니가 눈썹을 치뜨다 낄낄 웃었다.
“하하하! 걱정하실 거 없소. 하디 함장. 내가 이래 봬도 대영제국 로열 네이비에서 넘버 투라오. 아니, 이제는 넘버 원인가?”
“설마, 넬슨 제독 다음가는 인물이라고 자부하시고 있는 겁니까?”
“당연하지.”
시드니가 아주 오만하게 답하자, 보올이 콧방귀를 뀌며 혀를 찼다.
“쯧! 건방지긴. 하지만 해역 봉쇄라면, 저 친구보다 더 잘할 사람이 없어. 예전에 러시아를 상대로 발트 해 봉쇄 경험이 있거든. 물론, 우리 영국 해군장교들을 대상으로 벌인 짓이었지.”
바로 1788년에 있었던 러시아-스웨덴 전쟁 얘기다.
당시 할 일이 없었던 영국 해군 장교들은 휴가길에 주로 러시아에 가담해 싸웠다.
한데 유독 시드니만 스웨덴 측에 참전해 멋진 전과를 거두었다.
물론 상대는 영국 해군 장교들이었고, 그중 보올도 있었던 것이다.
시드니는 보올의 어깨를 치며 말했다.
“아, 소싯적 원한을 너무 깊게 가져가지 맙시다. 보올 제독.”
“자네 덕분에 난 불명예 퇴직할뻔했지.”
“그래도 지금은 조만간 해군부 장관이 될 상황 아뇨? 후후.”
보올은 어깨에 올린 손을 내치며, 무뚝뚝하게 훈령을 전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좋아. 대서양 해안을 봉쇄하고, 미국 상선이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게 만들어. 그래서, 미국이 스스로 굴복하도록.”
구체적인 방안을 들었을 때, 시드니는 당황하기보다 오히려 신나게 웃을 뿐이었다.
“크크큭, 이거야말로 오직 우리 대영제국만이 가능한 전법이로군.”
왜냐하면 원래 해안 봉쇄란 20세기에나 가능할 법한 전략이기 때문이다.
나폴레옹이 결국 실패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말이다.
***
그럼 19세기에 해안 봉쇄란 어떻게 이뤄질 수 있을까?
일단 이 시대의 배는 망망대해에 계속 떠있기 어렵다.
또한 레이더도 존재하지 않는다.
돛도, 밧줄도, 그리고 선원도 지속적으로 교체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고속 기동과 거점 활용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쾅! 쾅! 쾅!
지금 고속 기동으로 진격해온 전열함대가 포격을 시작했다.
목표는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항구점, 찰스턴.
버뮤다 기지에서 출격해 습격한 후, 곧바로 돌아가야만 할 정도로 멀다.
하지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그렇게 간단하게 생각할 수 없었다.
항구에서 나오던 상선 선장들은 놀라 회항을 시작했다.
“으아악, 전열함이다! 피해!”
“맙소사, 아니 우리는 상선 아냐! 그것도 스페인 국기를 달았는데?”
“놈들은 전혀 신경도 안 쓰는 거 같아!”
찰스턴으로 회항하던 배를 보다, 기함 테세우스 호에서 부제독이 된 하디가 물었다.
“저거, 스페인 상선이 아닐까요? 제독?”
시드니는 하디를 힐끗 돌아보다 입가를 비틀었다.
“미스터 하디, 자네는 주로 인도양에서 활약해 왔지?”
“그랬죠. 얼마 전까지 동인도회사와 협력해 인도양 항로를 지켜왔습니다.”
“그럼 스페인 놈들을 볼 기회가 별로 없었겠군.”
항구 쪽을 가리키며 시드니가 오만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 친구들은 저런 배 안 타. 군선이 아닌 한 옛날 갤리온에 가까운 배를 타지. 전통이라나? 낄낄!”
물론 시드니의 말은 허풍이다.
이 시대에는 에스파냐 상선대도 최신식 브리간딘 정도는 탄다.
그러나 미국 항구에서 나오는 함선이라면, 에스파냐가 아니라 그 어떤 나라의 깃발을 달았든 상관없다.
본국에서 온 훈령은 해안 봉쇄지, 단순히 미국 상선 격파가 아니니까.
시드니는 간단히 명령을 내렸다.
“앞으로 프랑스 깃발이 달린 배라도 모두 침몰시키거나, 항구로 몰아.”
“그래도 상관없겠습니까? 프랑스와 본국은 아직 평화조약 상태입니다.”
“정말로 러시아가 캐나다를 침공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미스터 하디?”
문득 시드니의 눈이 심상찮게 빛났다.
“유진 프라이슈츠가 뒤에 있어. 그놈을 끌어내야지!”
다음 순간, 테세우스 호에서 발사된 대포가 미국의 상선을 격침했다.
-쉬익, 쾅!
사실상 미국 해안 전역을 봉쇄하는 영국의 대륙봉쇄령이 시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