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57)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57화(358/547)
(357) 유진이 반세기 만에 퀘백을 해방시키다
조세프 파피노는 아직, 루이 왕이 주군이었던 때를 기억한다.
“고작 42년 전이라고. 영국놈들이 우리 머리 위에 있지 않았던 때가.”
당시만 해도 누벨 프랑스란 곧 캐나다 북동부를 말했다.
그때도 프랑스인들은 가장 익숙한 형태, 영주가 지배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그러니 파피노 가문도 영주였던 적이 있다는 뜻이다.
지금은 퀘벡 일대의 최고 대도시, 몬트리올의 부호에 부과하지만 말이다.
저택에서 옛일을 떠벌리는 부친을 보다, 아들 루이 조세프 파피노가 한숨을 내쉬었다.
“아버지, 벌써 옛날 일이잖아요?”
“누벨 프랑스에 부왕이 오셨다. 결코 옛날 일이 아니야. 이건.”
“오히려 더 위험하죠. 이제와서 영국을 몰아내고 이곳까지 올 것도 아니잖아요. 게다가 부왕은 오히려 왕실을 몰아낸 반역자 가문 아닌가요?”
사실 엄격히 따진다면, 프랑스 본국의 군주가 된 보나파르트 가문은 반역자다.
예전 파피노 가문이 충성하던 부르봉 왕가가 아니란 뜻이다.
허나 대서양 너머에서 벌어지는 일, 그것도 반세기 전 충성 대상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이럴 때는 유연한 신대륙 남자답게, 노인 파피노는 고개를 단호히 저었다.
게다가 파피노에게는 핑계거리도 있다.
“그 부인 되시는 분이 바로 부르봉 왕가의 공주님 아니냐! 이 신대륙에서 통할 만한 정통성은 있는 거다. 듣기로 별 볼 일 없는 원주민들까지 귀족 작위를 받았다더라!”
바로 마리 테레즈 샤를로트 드 카페의 약혼이다.
아직 유진과 마리는 복잡한 정치적 문제가 있어, 정식 결혼에 이르지 못했다.
허나 누에바 에스파냐와 미합중국, 누벨 프랑스에 이르는 신대륙 고위 인사들은 둘을 사실상 부부로 간주한다.
해서, 영국령 캐나다의 대부호인 파피노 가문도 유사한 시각을 갖고 있는 거였다.
여기에 노인 파피노가 보는 [전망]도 있다.
“우리, 퀘백을 지켜온 파피노 가문이야말로, 최소한 변경백의 자리를 받을 만 하지 않으냐?”
엄밀히 말해, 부왕은 독자적으로 작위를 내릴 권한이 없다.
하지만 유진은 신대륙에 도착한 후, 2년 간 멋대로 두 개의 작위를 신설했다.
향후에 본국에 돌아가 승인을 받을 예정이긴 하지만, 월권이다.
그런데 이런 복잡한 속사정을 모르는 외부 유력자들 눈에는, 유진이 신대륙의 실권자라 가능한 일로 보인다.
이게 완전히 틀린 얘기도 아니라서, 옛 누벨 프랑스 식민지인들은 들썩이는 중이었다.
부왕이 누벨 프랑스란 이름을 신대륙에 갖고 돌아왔다.
협력자에게는 때로 귀족 작위도 하사한다.
그렇다면 보다 빨리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노인 파피노가 유진에게 밀서를 보냈던 이유다.
당연히 좀 더 현실적인 법률가, 루이 파피노는 불안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그래봤자, 언제 올지 모를 부왕 따위가, 영국군보다 가깝지는 않아요. 아버지.”
그러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굉음이 밖에서 들려왔다.
-쾅! 쾅! 쾅!
루이 파피노는 황급히 놀라 밖을 보았다.
몬트레올, 혹은 프랑스어로 몽레알이라 불리는 도시.
이곳 주민 대부분은 아직 프랑스계다.
하지만 수비대는 영국인, 특히 스코틀랜드 출신으로 구성된 병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곳곳에서 스코틀랜드 사투리로 외치는 수비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 수비대! 수비대!”
“인디언들의 습격이다!”
“맙소사, 분명 우리는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지 않았나? 허드슨 컴퍼니의 용병들은 다 어디갔어!”
문득 루이의 동생, 데니스 벤자민이 밖에서 도망쳐 들어와 외쳤다.
“형! 저걸 봐!”
루이 조세프 파피노는 데니스가 가리킨 방향을 보았다.
군기가 드높이 펄럭이는 게 보인다.
돌연변이라도 되는지, 두 개의 머리를 가진 독수리다.
“쌍두독수리,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러시아 놈들이야.”
“뭐?”
데니스 벤자민이 형을 붙들고 고함쳤다.
“러시아 놈들이 여기까지 쳐들어 왔어!”
분명 러시아가 신대륙 북서부 끝자락에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소식은 들었다.
그렇지만 알래스카에서 캐나다 북동부, 이른바 [로어 캐나다]까지는 너무나 멀다.
물론 수비병력이 그리 많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 사이에는 많은 원주민 부족들도 흩어져 산다.
어떻게 이곳까지 미처 알아차리기도 전에 달려올 수 있었을까?
사실 답은 간단하다.
그간 프랑스 혁명 후, 나폴레옹을 중심으로 프랑스 군대가 발전시킨 전술이 있다.
고속 행군 전법.
무장은 최대한 경량화하고, 보급은 현지에서 약탈로 처리하며, 속도에 집중한다.
그런데 이 전법을 유진은 오대호와 캐나다 북부에 흩어진 수로, 그리고 원주민 네트워크를 이용해 실행했다.
테쿰셰 대전사를 끌어들인 덕을 본 셈이랄까.
그 사실을 모르기에 [마법]이라도 본 듯한 얼굴인 루이 앞에, 노인 파피노가 나타났다.
“백기를 들고, 항복하러 가자.”
“아버지! 저건 프랑스가 아니라, 러시아인들이에요!”
“멍청한 놈, 정말로 러시아가 이곳까지 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한때 프랑스 신대륙 영주로 불리던 남자, 조세프 파피노가 외쳤다.
“저건, 분명 누벨 프랑스에서 보낸 군대야. 외교적 문제로 러시아를 앞세운 것뿐이지!”
이를 악물던 루이 파피노는 고개를 저으면서 벤자민을 불렀다.
“일단 가자.”
“이봐, 루이, 형까지!”
“어차피 우리는 항복해야 해.”
한 가지 루이도 아버지의 말에 동의하는 바가 있다.
“그렇다면 빨리 항복할수록 더 나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거다.”
기왕 세상이 바뀐다면, 빨리 붙을수록 기회가 많다는 거다.
***
그러니까, 러시아 위장 원정군은 미네소타 북부에서 몬트리올까지 약 2천 킬로미터를 주파했다.
“그대가 조세프 파피노인가? 얘기는 많이 들었네.”
그럼에도, 필리프는 아주 엄정한 군복 차림이었다.
소탈한 풍모와 함께 위엄을 중시하는 게 필리프의 성격임을 보여주는 면모랄까.
노인 파피노는 모자를 든 채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부왕 전하십니까?”
몬트리올 총독부 건물, 필리프 옆에 서 있던 피슈그뤼가 코웃음을 쳤다.
“흥, 전혀 비슷하게 생기지도 않았는데 착각하는 자가 있군.”
“이런, 피슈그뤼 장군. 공적도 딱히 세우지 않았으면서 너무 잘난 척하는 거 아니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요, 공작? 내 휘하의 [네이]가 가장 먼저 돌파에 성공했다는 걸 잊지 마시오!”
서로 언쟁하는 구 프랑스혁명군 장군들을 보다, 조미니가 피식 웃으며 설명했다.
“이쪽은 루이 필리프 드 샤르트르 공작이시오. 본래 프랑스의 대귀족이었지만, 지금은 러시아로 망명해 차르의 부마가 되신 분이지.”
어디까지나 러시아 군임을 공식적으로 강조하는 태도다.
허나 파피노는 마른 침을 삼켰다.
분명히 방금 조미니도 그렇지만, 필리프에게 언쟁하던 피슈그뤼도 프랑스어를 했다.
“저분은 프랑스어를 하는 것 같습니다만.”
“그쪽은 샤를 피슈그뤼, 프랑스 정부에 반역을 일으켰다가 신대륙으로 추방된 분이오.”
“어, 그럼 저 인디언은?”
가장 정체 모를 남자, 원주민 전통 가죽 복식차림의 테쿰셰를 돌아보다, 조미니가 어깨를 으쓱였다.
“저쪽은 테쿰셰라고 하오. 백인들에게 밀려나 서부를 전전하던 인디언인데, 우리가 고용했지. 땅을 주기로 하고.”
정말 정체모를 군대에 어안이 벙벙하던 노인 파피노는 눈을 굴렸다.
분명 누벨 프랑스가 이곳까지 다다랐다 여겼다.
한데 들을수록 이들의 정체가 아리송하다.
“당신은 누굽니까?”
그러자 조미니가 아주 뻔뻔하게 외쳤다.
“나? 난 스위스 인으로 신대륙에 여행 온 조미니라고 하오. 하하하!”
결국 참지 못한 아들 파피노, 루이 조세프가 물었다.
“대체, 그럼 이 군대의 정체가 뭡니까? 러시아 제국군?”
이 말에 조미니도 잠시 말을 머뭇거릴 찰나, 테쿰셰가 단호히 외쳤다.
“우리는 이 땅의 해방군이오!”
이 말 만큼 복잡하기 그지없는 위장 원정군의 진짜 성격을 보여주는 말도 없긴 할 것이다.
***
영국 캐나다 총독대리, 로버트 밀스는 현재 오대호 인근 [포트 요크]에 있다.
-쾅!
요새 사령부, 책상을 내려치는 소리가 허름한 건물 안을 울린다.
후세 원역사에서 캐나다 제일도시, 토론토로 발전하는 곳이지만, 지금은 그저 국경지대 요새일 뿐이다.
다만 미국의 육군 총사령관 잭슨에게 맞서기 위해, 밀스는 거의 전군을 이끌고 이곳에 병력을 집결해둔 상태다.
한데 어처구니 없는 소식을 듣게 된 거였다.
캐나다 최고 경제력을 자랑하는 도시, 몬트레올에서 전해진 비보다.
“다시 말해 보게. 어디가 점령당해?”
“몬트리올이 점령당했습니다. 총독 각하.”
“수비군은 대체 뭘 하고 있었던 거지? 허드슨 컴퍼니의 용병들은?”
캐나다 주둔군 사령관, 조지 프레보스트 장군이 총독을 향해 침통한 얼굴로 보고했다.
“왕립 육군은 현재 모두 오대호 방면 수비에 동원된 상태입니다. 후방에 남아있는 군대는 민병대와 용병 정도인데, 상대가 그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프레보스트가 휘갈겨 쓰여진 보고서를 건네자, 밀스는 충혈된 눈으로 서류를 빠르게 살폈다.
아주 말도 안 되는 단어가 적혀 있는 게 보인다.
러시아.
밀스는 다시 책상을 내려칠 기세로 반문했다.
“러시아가 여기까지 왔다고? 개소리! 누벨 프랑스라면 모를까!”
“프랑스인들은 맞습니다.”
“뭐? 설마 대놓고 협정 파기인가?”
이번에는 당혹한 밀스를 향해 프레보스트는 고개를 저으며 설명했다.
“그게 아니라, 러시아에 망명한 프랑스 귀족 군대라고 합니다.”
실제로 대혁명 이후, 많은 프랑스 귀족들이 러시아로 망명했다.
나아가 귀족들로 구성된 군대도 존재한다.
사실이 아닌 것은 그 군대는 현재 동유럽 방면, 특히 폴란드 지역에 남아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유진은 사실과 거짓을 뒤섞어, 프랑스 병사들을 러시아 망명 귀족군으로 위장한 거였다.
물론 밀스 총독은 바보가 아니니, 기가 막혀 헛웃음을 터뜨렸다.
“하! 그야말로 곰이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군. 누벨 프랑스에 정식으로 항의 사절을 보내. 아니, 본국에 보고하라!”
“그렇게 되면 누벨 프랑스와 전면 전쟁입니다.”
“전쟁을 하게 되면, 누벨 프랑스 부왕이 더 위태롭겠지. 어차피 우리가 잃을 게 뭐가 있나!”
그러나 유럽 본토에서 프랑스군과 싸워본 경험이 있는 남자, 프레보스트는 침통하게 대꾸했다.
“총독 각하, 누벨 프랑스는 10만의 병력을 동원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퀘백 지역이 점령된 상황에서는 어퍼 캐나다와 로어 캐나다 전부가 위험합니다.”
일단 병기 수준이나, 국력을 넘어서, 동원 병력 면에서 큰 격차가 있는 셈이다.
또한 배후지가 찔린 영국령 캐나다 입장에서는, 양면전선을 우려해야 했다.
다만 밀스 총독대리로서는 이해가 안 가는 숫자가 있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미국 놈들도 지금 4만을 겨우 동원 중인데, 누벨 프랑스가 어떻게? 지금 부왕이란 작자가 온지 2년밖에 안 됐잖아?”
“그 사이 프랑스 부왕은 군대 확대에만 전력을 기울였습니다. 흑인, 인디언, 여기에 프랑스 이민자들까지 전부 동원해, 총동원령 체제를 갖췄다고 합니다. 프랑스 편제로 사단급이 10개입니다.”
“미친 군국주의자로군. 지금 누벨 프랑스 인구가 겨우 30만을 넘는 상태 아니었나?”
물론 이것도 거짓과 사실이 뒤섞여 있다.
엄밀히 말해 유진이 편성한 누벨 프랑스 사단은 총 7개다.
그러나 이번 위장 원정을 준비하면서, 신대륙에 추방되었던 피슈그뤼 병력을 인수하고, 테쿰셰를 비롯한 원주민 병력을 확충했다.
따라서 지금 10개라고 프레보스트가 보는 이유는 러시아 위장 원정군을 합해서다.
다만 러시아 원정군은 이름만 사단이고, 실제는 연대 병력인 사단도 있다.
그렇다 해도 최대 2만 단위인 영국령 캐나다 주둔군에 비할 바는 아니다.
기가 질려버린 밀스 총독에게 프레보스트 사령관이 진언했다.
“일단, 누벨 프랑스군이 직접 움직일 때까지는 건드리지 않는 게 낫습니다. 다만 본국의 훈령은 필요합니다.”
골똘히 생각에 잠기던 프레보스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이렇게 하지. 본국에 보고는 보내고, 우리 대신, 시드니 스미스가 움직이도록 만들어.”
1805년 11월 말, 영국령 캐나다가 존립의 위기를 맞이한 시기.
건방진 왕립해군 제독.
시드니 스미스가 나서야 할 시간이 왔다.
7년 전쟁 후 43년, 가히 반세기 만에 유진이 캐나다 동북부 퀘백을 해방시킨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