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58)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58화(359/547)
(358) 로열 네이비가 증기선에 가로막히다
아직, 19세기 초는 산업혁명이 이제 막 태동하던 때다.
그렇기에 유럽 문명의 기술적 우위가 절대적인 시대가 아니다.
허나 세계 각지는, 특히 바다는 유럽의 절대 우위로 접어든 지 오래다.
영국은 그 선두에서 항해하며, 오대양을 이미 누비고 있다.
문자 그대로 [무동력선]밖에 없는 시대, 어떻게 이게 가능할 수 있을까?
“우리 그레이트 브리튼 바다 사나이들의 용기와 결단력 때문이지. 핫하하!”
지극히 헛소리 같지만, 알고 보면 진실을 말하는 남자, 시드니가 기함 테세우스 위에서 화통하게 웃었다.
사실 시드니가 말해서 거짓말처럼 들리는 것일 뿐, 정말이다.
아직 증기기관을 배에 넣는다는 발상을 영국인들은 하지 못했다.
이미 자동차나 기차를 비롯한 다양한 증기 기구를 실험 중인 발명가가 가득하지만, 유독 증기선만큼은 탄생이 늦다.
그럼에도 증기선이 개발되기 이전, 이미 영국 함대는 세계 각지를 위압하며 누빈다.
심지어 프랑스 함대나 에스파냐 함대, 네덜란드 함대처럼 영국과 비슷한 전력을 갖춘 함대가 유럽에 있음에도 말이다.
이 모든 일은 강압적으로 강제 징집되어, 배 안에 갇힌 채 노예처럼 일하지만, 그럼에도 용맹한 잉글랜드 뱃사람들의 노고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 모습을 보다 부제독 격으로 따라온 하디가 고개를 저었다.
“저 헛소리만 없으면 제법 존경할 만할 텐데.”
“오, 다 들린다네. 미스터 하디. 들었지? 캐나다 총독이 보내온 급보!”
“몬트리올과 퀘백 시가 다 넘어갔다더군요. 이러다 어퍼 캐나다까지 넘어가게 생겼다고 아주 징징대던대요.”
하디가 봉쇄 항해를 하다 말고 기함에 합류하러 온 이유다.
영국령 캐나다는 사실 영국 입장에서 아주 중요한 식민지는 아니다.
인도와 비교한다면, 실론 섬 하나와 캐나다 전체를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패권국가는 본래 꼭 경제적 가치로만 영토를 확장하지 않는다.
신대륙 북부 일대가 전부 영국령이란 얘기는, 그 일대의 바다도 영국의 것이란 뜻이다.
때문에 경제적 가치가 아닌 군사적 가치로 따진다면, 캐나다는 엄연히 영국의 중요한 국경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중요한 국경지대가 모두 털리게 생겼다.
여전히 히죽히죽 웃으며 시드니는 갑판 위에 지도를 펼쳐놓고 생각에 잠겼다.
“하여간, 땅개 놈들. 잘하는 게 없어. 진짜 [인디언]들이나 격파하지, 유럽식 군대와 싸우면 맥을 못 추는군.”
하디를 비롯한 해군 사관들이 서로 못 들은 척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말이 험할 뿐, 시드니는 항상 진실을 말한다.
영국의 육군이 약하다는 건, 오래된 얘기다.
나아가 신대륙 주둔 육군은 특히 돈을 주고 계급장을 산 장교들 중 질 나쁜 이들이 많다.
물론 저 유명한 아서 웰즐리도 계급장을 사긴 했지만 말이다.
반면 해군은 같이 계급장을 사들여도, 워낙 경쟁이 치열해 공적 없이는 높은 직위에 오르기 힘들다.
나름 스스로 공적을 세워 자리에 올랐다는 자부심이 가득한 게 해군 사관들이기도 하다.
그중 헛소리는 잘해도 정점에 다다라 있는 남자, 시드니 스미스가 히죽 웃었다.
“이렇게 되면, 방법은 하나뿐이야.”
“설마, 본국 훈령도 없는데, 누벨 프랑스를 공격할 거요? 제독?”
“아, 수상쩍은 배들 잡는 거야 원래 우리 일이잖아? 에스파냐 깃발에 이어, 프랑스 깃발도 포함되는 것뿐이지.”
하디에게 간단히 대꾸하며 시드니는 눈을 찡긋거렸다.
“게다가, 이 바다가 누구 건지는 똑똑히 알려줘야 하지 않겠나?”
바다가 영국의 것이란 사실을 모두가 알아야 한다.
그래야 패권이 유지될 수 있다.
반면에 싸우면 혹시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상대가 착각하면 그 자체로 피곤해진다.
물론 결국 숙련된 뱃사람과 자본이 많은 영국 해군이 이길 것이다.
허나 승리의 결과에 다다르기까지 무척 피곤한 싸움을 거듭해야 한다.
본래 원역사에서도 나폴레옹은 영국 해군에 기가 꺾여 도전을 멈춰 버리고, 육전에 매달리게 된다.
그러나 후세 독일 제국은 영국에 끝까지 도전하다 패배하지만, 대신 영국의 자원을 크게 갉아먹는데 성공한다.
여기까지 시드니가 꿰뚫어 본 것은 아니지만, 결국 모두 맞는 말이다.
한 마디로 겁을 줘야 한다.
시드니는 싫어해도 말은 바르다 생각하는 하디가 물었다.
“무작정 가시진 않겠죠. 작전은 있습니까?”
“우선 적을 칠 때는 적의 급소를 알아야 하지. 누벨 프랑스는 크게 3부분으로 구성된 상태야. 마르티니크와 생 도맹그를 비롯한 섬, 플로리다를 중심으로 하는 반도부, 그리고 루이지앵 내륙부지.”
“가장 간단한 건 역시 섬들의 교류를 끊어버리는 겁니다. 고립시키는 거죠.”
본래 원역사에서 이 시기에 프랑스와 영국은 이미 전쟁을 시작한 뒤다.
해서, 하디가 말한 전법을 그대로 쓴다.
다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아직 영국과 프랑스는 공식적으로는 평화 조약을 수교한 우호국가란 거다.
시드니는 묘하게 웃다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그래서야 위협이 안 되겠지? 나아가, 함부로 전쟁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하니, 약하면서도 중요한 부분을 쳐야지.”
하디가 지도를 뚫어져라 보다 한 곳을 가리켰다.
“펜서콜라?”
“오호, 제법 전략적 안목이 있군. 거기가 놈들의 사실상 수도지. 하지만 오히려 수도이기 때문에 찌르긴 어려워.”
“그럼 어딜 생각하시는 겁니까?”
시드니의 지휘봉이 남쪽을 가리켰다.
“마이애미, 그곳이 누벨 프랑스의 숨통이지.”
그 모습을 보다 하디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마이애미 직격이군요.”
“아니, 펜서콜라로 간다, 우리는.”
“예? 방금 전까지 마이애미가 주 목표라면서요?”
하디를 비롯한 사관들이 모두 당황했다.
이런 점이 영국 해군에서 시드니를 싫어하는 이유다.
기껏 이해했다 생각하면, 갑자기 말을 뒤바꿔 흔들어 놓는다.
물론 유진이라면 재치있는 장군이라 생각했겠지만.
아군은 싫어하고 적군은 감탄하는 제독, 시드니가 지도를 두들기며 읊조렸다.
“이건 체스 같은 거야. 내가 두는 수를 유진 프라이슈츠도 알겠지. 그럼 허를 찔러야 해. 게다가.”
문득 시드니 스미스의 시선이 카리브해를 향했다.
“우리에게는 이 신대륙에 함대가 2개 있잖아?”
바로 카리브해 주둔 순회 함대다.
***
물론 카리브해 함대의 제독, 에드워드 베리는 엄연히 시드니와 동급 제독이다.
“어이가 없군. 시드니 스미스는 날 자기 부하로 생각하는 모양이야.”
밴드 오브 브라더스, 곧 넬슨의 부하들 중 하나였던 데이비드 굴드가 베리의 말을 듣다 물었다.
“그럼 명령을 듣지 않으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지금 스미스 제독은 아예, 대륙봉쇄령까지 반쯤 포기하고 남하하는 것 같던데요.”
“하지만 시드니는 건방진 놈이지 바보는 아니야. 누벨 프랑스가 뒤에 있다는 생각, 일리가 있어.”
“생 도맹그를 봉쇄해서, 누벨 프랑스의 보급을 끊겠다는 거죠? 이 작전은?”
지금은 엄연히 1805년 12월, 겨울이다.
하지만 카리브해는 적도에 가까워 겨울 바다의 살풍경한 모습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게다가 오히려 겨울바다라 어차피 미국 상선도 제대로 출항하지 못하는 상황.
영국 해군이 남쪽 바다에 인접한 프랑스 해역을 드나들기 좋은 조건이 온 것이다.
그럼, 왜 생 도맹그 봉쇄가 중요할까?
문득 베리가 망원경을 들어 전방을 주시하며 일렀다.
“맞아. 누벨 프랑스는 사실상 자체 수입원이 없어. 있는 건 생 도맹그의 설탕과 면화, 커피지. 이곳에서 나는 수익으로 사실상 누벨 프랑스가 운영되는 거야.”
그러니까, 누벨 프랑스의 재정을 틀어쥘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유진이 처음에는 보아르네 카르텔의 재력으로 식민지를 운영했지만, 그게 계속되기는 어렵다.
현지 자원이 확충되어야, 비로소 식민지 운영이 가능해진다.
한데 구왕실 시절부터 카리브해 일대의 생 도맹그 섬과 마르티니크는 막대한 이익이 나는 교역으로 유명했다.
18세기 말에는 유럽 커피 물량의 절반이 생 도맹그에서 나왔을 정도다.
대혁명 이후에 지중해가 프랑스의 손에 들어오면서 상황이 달라지긴 했지만, 여전히 설탕과 면화가 대량 생산되는 농장으로 가득한 섬이다.
게다가 유진의 사실상 봉건령 분할 통치로, 내전이 종식되자 교역 수출도 활성화 되었다.
그 덕에 현재 누벨 프랑스 재정 절반 이상이 생 도맹그 수출입 관세로 확보된 상태다.
바로 이 교역망을 끊으면, 누벨 프랑스 군대는 기동이 어려워진다.
시드니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봉쇄 전략 자체는 옳기에, 베리도 어쩔 수 없이 기동하는 중이었다.
“그러니, 기왕 이렇게 된 거, 누벨 프랑스 카리브해 방면을 죽음의 바다로 만든다!”
“예? 제독,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간단하네. 죽음의 바다란, 곧 항해할 수 없는 바다.”
문득 베리가 여기에 자신만의 전략을 하나 덧붙였다.
“그러니 항만시설을 모두 격파해, 움직일 수 없게 만들어주지. 어디까지나 [사고]로!”
그때 전위함, 아르테미스 호를 타고 앞으로 나가 있던 사무엘 후드 함장이 외쳤다.
“저기, 항구가 보입니다!”
신호기가 펄럭이고, 베리 함대가 일제히 정선하기 시작했다.
멀리 보이는 항구의 이름은 포르토 프랭스.
생 도맹그 섬의 최중요 항구 도시다.
“포격 준비!”
“제, 제독. 잠시 멈추시는 게.”
“무슨 일인가?”
베리가 신나게 외칠 찰나, 부제독 굴드가 당황한 얼굴로 망원경을 내리며 말했다.
“적함대, 아니 에스파냐 전열함대가 출현했습니다.”
최소 10척은 되어 보이는 전열함대가 수평선 너머로 보인다.
물론 이쪽도 전열함대인데다 숫자는 더 많으니, 싸우려면 싸울 수는 있다.
허나 그건 에스파냐와 전쟁 상태에 돌입하자는 얘기가 된다.
낯을 찌푸린 베리에게 굴드가 조심스레 물었다.
“이대로 교전 돌입할까요?”
“에스파냐가 나서다니 어처구니가 없군. 설마 그 말이 사실이었나? 마리 테레즈 공주를 사실상 상속자로 본다는 게?”
“아니면, 일단 자메이카로 이동할까요?”
베리가 아직 결단을 내리지 못했을 때, 갑자기 굉음이 일었다.
-쾅!
배가 흔들리고, 베리가 간신히 난간을 잡았을 때, 부관 존 메이플이 달려와 외쳤다.
“포격입니다!”
“에스파냐가 미쳤나 보군. 우리와 싸우자고?”
“아, 아닙니다. 배후에!”
메이플은 배후를 가리키며 부르짖었다.
“해적선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배를 타고 있습니다!”
아무런 깃발도 없는 배.
카리브 해에는 아직도 해적들이 누빈다.
하지만 감히 정규함대에 도전하는 해적이라니, 듣도 보도 못한 일이다.
그런데 베리가 시선을 돌렸을 때, 해적선단에서 기이한 굉음이 울렸다.
-뿌우우!
연기를 뿜어내는 배를 보다, 베리가 입을 쩍 벌렸다.
“저게, 대체 뭐야!”
하필 바람이 멈춘 순간, 연기를 뿜어내는 배가 베리함대에 포격을 시작했다.
***
펜서콜라 앞에 다가온 시드니도 비슷한 풍경을 목격해야 했다.
-〈노틸러스 호〉
깃발은 없다.
오직 존재하는 것은 배의 이름이 적힌 선체 뿐이다.
강철이라고밖에 여길 수 없는 검은 선체에 새겨진 영어식 이름을 보며, 시드니는 미간을 찌푸렸다.
프랑스어였다면 트집이라도 잡을 텐데 말이다.
“이거, 한 방 먹었군.”
“누벨 프랑스군이 전열함대를 갖추고 있다는 건 비밀이 아닙니다.”
“한데 저놈들은 국기를 게양하고 있지 않잖아.”
부제독 하디를 향해 시드니가 퉁명스레 대꾸했다.
“공식적으로는 해적이란 얘기야. 하, 이런 꼼수를 쓰다니. 그런데, 저건.”
문득 깃발을 모두 내리고, 해적선인양 기동하는 함대 사이로 하나의 배가 연기를 뿜어낸다.
-뿌우우!
당황해 제대로 정체를 헤아리지도 못한 베리와 달리, 시드니와 하디는 냉정했다.
일단 강철로 된 배고, 연기를 뿜는다.
본국에서 저런 연기를 뿜는 기계라면 본 기억이 있다.
하디가 시드니에게 물었다.
“혹시 증기기관을 배에 단 걸까요?”
“그게 가능해? 어, 저게 바다 위를 뜰 수가 있다고?”
“가, 가까이 옵니다. 일단 회선하는 게.”
문득 바람이 없는데도 연기를 뿜어내는 배, 노틸러스 호가 나무로 된 전열함대보다 더 빨리 다가온다.
-끼이익!
마치 위협하듯 비키며 사라지는 배 우현에는 노 대신 [타륜]이 달려 있다.
바퀴가 거세게 움직일 때마다, 주위에 파문이 일어난다.
다시 전열함대 사이로 돌아가는 연기를 뿜어내는 배를 보다, 하디가 마른 침을 삼키며 물었다.
“교전할까요?”
시드니는 낯을 찡그렸다.
한 번 싸워볼 만 하다.
냉정하게 보면 바람만 불어주면 범선이 저 수상한 배보다 더 빠르다.
그러나 지금 시드니는 정식 전쟁을 위해 온 게 아니라 기습적인 봉쇄를 위해 달려온 상태다.
여기서 갑자기 발목이라도 잡히면, 자칫 프랑스를 전쟁에 끌어들인 장본인으로 책임을 지게 될지도 모른다.
“물러난다. 여기서 전력을 상실하면, 미국놈들만 좋아하겠지.”
결국 미국 핑계를 대며, 시드니는 펜서콜라 앞에서 물러나야 했다.
-뿌우우! 뿌우우! 뿌우우!
펜서콜라 수비함대의 증기선, 노틸러스 호가 환송하듯 뿜어내는 연기를 보면서.
1805년 12월.
영국의 누벨 프랑스 봉쇄 작전이 실패로 돌아갔다.
-뿌우우우우!
유진의 영미전쟁 참전이 끝날 순간을 알리는 듯한 기적 소리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