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59)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59화(360/547)
(359) 영미전쟁의 결과로 나폴리앙이 선포되다
이 순간, 얼어붙은 대평원을 달리는 적색 피부의 기병들이 있다.
물론 이상한 광경만은 아니다.
신대륙에 말이라는 짐승이 들어온 게 벌써 16세기의 일.
3백 년 가까이 말과 함께 살아온 원주민들 중, 유목민이 된 이들도 있다.
그런데, 그 선두에서 달리는 이는 이상하다.
백인에 푸른 눈,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갈색 군복을 입은 남자.
전위를 맡아 달리던 남자, 라살이 외쳤다.
“히-호! 테쿰셰 수장! 더 빨리 달려! 그래야 허드슨 컴퍼니 용병들을 처단할 수 있다고!”
지금 이들이 달리는 장소는 캐나다 북방이다.
이곳에는 거대한 반원형의 [만]이 존재한다.
허드슨 선장이 처음 발견해 허드슨 [베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만에는 모피 무역을 위해 영국인들이 설치한 요새가 있다.
포트 요크.
사실 영국인들은 곳곳에 이런 이름을 붙인 데다, 알고 보면 토론토 쪽 요새 이름도 같다.
허나 1806년 현재 요크 요새라고 하면 단연 허드슨 만 안쪽이다.
요크 요새 밖을 누비며 총을 쏘아대던 테쿰셰가 라살을 돌아보며 외쳤다.
“이봐, 당신들은 프랑스인 아닌가?”
“맞는데? 내 영어가 너무 유창해서, 몰랐어?”
“하나도 유창하지 않아. 나보다도 못해. 그게 아니라, 여기서 싸우면 안 되는 거 아니냐고.”
라살보다 영어를 잘하는 남자, 테쿰셰의 말에 라살이 낄낄 웃다 총을 고쳐들었다.
“무슨 소리야. 싸우는 건 너희지. 난 도와주는 것뿐이라고. 어이쿠!”
요크 요새에 숨어 있던 용병들이 뛰쳐나오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탕! 철컥, 탕! 철컥, 탕!
그야말로 속사에 가까울 정도로 단발총을, 후미장전식 총으로 쏘아댄다.
제법 총격전에 익숙해진 테쿰셰와 그 수하들도 놀랄 정도다.
라살이 총을 내려놓을 찰나, 테쿰셰가 황급히 다가가 물었다.
“연발? 그게 가능한가?”
“오, 이런. 이건 신식총이야. 우리 폴리 병기창에서 나온 물건 중에, 전장식은 보아르네식, 후장식은 폴리식으로 부르는데, 사실 위험해.”
“위험하다니?”
라살은 어깨를 으쓱이며 대꾸하다 총을 황급히 놓았다.
“이거, 열기가 너무 높아지면 화상을 입는다고. 가스가 샐 때도 있고. 이크, 뜨거라.”
아직 후미장전식 라이플의 기술은 완전하지 않다.
본래 원역사에서는 사무엘 폴리의 제자인 요한 드라이제가 1836년에 처음 개발한다.
아주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기법은 아니라서, 유진이 폴리에게 아이디어를 주고 드라이제식과 유사한 라이플을 만드는 데는 성공했다.
허나 시제품 단계고 대량생산은 어려운 상황이다.
무엇보다 화약 가스가 새어나올 때 사수가 화상을 입는 문제는 미해결된 상태였다.
또한 후장식 소총에 걸맞는 미니에 탄으로 대표되는 [원추형] 탄환은 아직도 개발되지 못했다.
그러니 실전에서 제대로 쓰지 못하고, 아직은 라살과 같은 모험가형 장군 정도나 신대륙에서 쓰는 수준이다.
그 모습을 보던 테쿰셰가 물었다.
“왜 우리를 도와주지? 아니면, 속임수인가?”
뜨거운 총을 다시 간신히 집어 들던 라살이 말 위에 올라타다 코웃음을 쳤다.
“이 친구가 속고만 살았나. 부왕 전하가 계약서 써줬잖아? 이번 전쟁에서 승리 시, 원하는 지역에 [스테이트] 크기의 영토를 수여한다.”
“독립국이어야 한다. 우리는 너희 부하가 되고 싶은 생각이 없어.”
“그래야지. 루이지앵 인디언, 아니 선주민은 복속 예정이지만, 캐나다에는 그럴 생각이 없거든.”
저 멀리 테쿰셰의 원주민 총병에 밀려나는 허드슨 컴퍼니의 용병들을 보다, 라살이 피식 웃었다.
“하지만 역시, 명심해. 미합중국과 전쟁이 벌어지면 우리도 도와주기 어려워. 뭐, 우리 누벨 프랑스 귀족으로 들어오게 되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현재 영국령 캐나다는 완전히 반토막이 나는 중이다.
우선 러시아군으로 위장한 필리프 사단이 전격전을 펼쳤다.
이로 인해 동부 캐나다의 북변, 퀘백 일대가 [러시아]에 점령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반면 허드슨 만 일대의 북서부 캐나다에는 아직 허드슨 컴퍼니와 노스웨스트 컴퍼니로 대표되는 모피무역 영국 상인조합 세력이 남은 상태다.
여기에 동남부 캐나다를 중심으로 영국 캐나다 총독부가 악전고투를 벌이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영국이 자랑하는 해군은 갑자기 나타난 [카리브해 해적]들에게 가로막혔다.
나아가 미국의 오대호 일대 공세도 나날이 거세진다.
이 틈을 타고 유진은 라살을 북방에 파견한 것이다.
테쿰셰를 도우라는 명령서와 함께.
라살을 빤히 보던 테쿰셰는 부하들을 이끌고 요새 최종 공략을 위해 달려갔다.
그 틈을 타, 라살과 함께 ‘쇼니족 별동대’에 합류한 장군이 말을 타고 다가왔다.
“라살, 미합중국 문제는 그러고 보니 어떻게 해결된대?”
“그걸 왜 네가 궁금해하냐? 샹포? 군인은 그냥 잘 싸우면 그만이야.”
“아니, 그래도 저 친구들을 그냥 버려두고 가는 건 좀 그렇잖아. 우리가 여기서 발 빼면, 저 친구들은 잭슨에게 하루아침에 고깃덩이가 되어버릴걸?”
친우이자 동료 장군, 샹포의 질문에 라살은 껄껄 웃으며 기마를 몰았다.
“이런 문제가 있을 때, 부왕 전하는 보통 다른 사람에게 문제를 떠넘기시지.”
“누구? 여긴 통령 각하, 아니 황제 폐하도 없잖아. 오슈 사령관이라도 혹시 부임하나?”
“오, 그거 괜찮군. 이집트 주둔군이라면, 나도 여길 잘 맡기고 갈 수 있겠어. 핫핫!”
문득 말에 박차를 가해, 테쿰셰의 뒤를 따르며 라살이 외쳤다.
“공주님 명의를 빌릴 거야. 사업할 때 그랬던 것처럼!”
어쨌든 루이지앵의 명목상 주인은 유진이 아니라, 마리 테레즈니까.
***
그러니까, 유진이 테쿰셰에게 약속한 것은 [원주민 독립구역]이다.
“어, 그것 때문에 이 조약에 서명을 해주십사, 요청드리고자 왔습니다.”
대머리에 번들거리는 진땀을 닦으며, 루이 니콜라 다부가 고개를 조아렸다.
어쩐지 대머리에서 마리조차 눈길을 떼지 못할 정도로 인상적이다.
마리 테레즈가 잠시 말을 더듬으며 물었다.
“대머리, 아니, 다부 부사령관. 어째서, 여기 내가 서명해야 하나요?”
“왜냐하면 법적으로 루이지앵의 소유권자는 공주님이기 때문입니다.”
“그건 유진이 알아서 하면 될 텐데. 게다가 북동부라면 까마득히 먼 변방인 건데, 내가 신경쓸 일은 아니지 않을까요?”
마리 테레즈가 팔을 걷어부치며 뒤를 돌아보았다.
“나도, 보다시피 펜서콜라 시민들을 관리하는 데 바쁘답니다.”
이곳은 펜서콜라, 누벨 프랑스 부왕궁이 설치된 도시다.
다만 마리는 부왕궁 안에서 느긋하게 차를 마시는 게 아니라, 시내로 나온 상태다.
본래 통치자란 앉아서 일하는 자가 아니라, 늘 영토를 순시할 필요가 있다.
오늘 펜서콜라에서는 부왕 대신 부왕비 간주 예정자, 마리에게 청원하러 온 유력자들과 시민들이 가득 줄을 선 상태다.
당장 다부를 쫓아내고, 청원서를 내밀고 싶어하는 신사들이 다부를 죽일 듯 노려본다.
사람 좋게 생긴 다부는 연신 식은땀을 닦아내야 했다.
그때 군복을 입은 미녀가 말을 타고 지나가다, 감히 여공작 앞에서 콧방귀를 뀌었다.
“누가 바쁘단 거야? 어차피 우아하게 구경하다가, 격려하는 게 전부면서.”
“어머나, 우리 ‘시고모님’이시네. 어차피 병원도 의사들이 관리하는 거지, 간호장교가 관리하는 건 아니지 않나요?”
“난 성 요한기사단 병원 총책임자거든요, 여공작님? 지금 미시시피강 개척지마다 병원을 세워야 해서 너무 바빠요. 시찰도 가야 하고.”
누벨 프랑스 의료부대 사령관 겸 구호기사단 신대륙 책임자, 황녀 폴린이 다가오다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데, 그게 대체 뭐죠. 대머리 장군?”
대놓고 이름이 아닌 별명을 불렀지만, 다부는 정말 사람이 좋다.
게다가 나폴레옹의 여동생에게 반항할 정도로 담이 크지도 않았다.
쓴웃음 가득한 얼굴로 폴린을 보다, 다부가 간단히 설명을 시작했다.
“하하하! 루이 니콜라 다부라고 합니다. 황녀 전하. 이건 그러니까, [해방구역]의 선포입니다. 마리 공주님께 온 이유는 루이지앵 북방 일부를 내주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해방구역? 그런 게 신대륙에 필요해요?”
“필요하지요. 신대륙은 현재 유럽 각국이 앞다투어 영토를 확장 중입니다. 우리 프랑스, 영국, 에스파냐, 러시아죠. 여기에 독립국인 미국과 포르투갈도 있고.”
슬쩍 펜서콜라의 유력자들을 돌아보다, 다부가 낮게 말했다.
“그런 상황에서 인디언들이 설 자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부왕 전하께서는 이런 조약을 에스파냐, 러시아와의 합의로 공동 선포하실 생각이신 겁니다.”
요컨대 영국령 캐나다, 정확히는 허드슨 베이 컴퍼니의 사유지였던 땅 일부를 원주민의 영토로 선포한다는 얘기다.
다만 그 땅은 일종의 볼모지로, 많은 원주민이 살기 어렵다.
해서, 루이지앵 땅의 북쪽 끝, 미주리 강 일대를 내주려는 것이다.
일견 프랑스의 손해처럼 보이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왜냐하면 유진이 [해방구역]으로 설정할 땅은 오대호 북서부 일대이기 때문이다.
미합중국과 국경을 마주하는 원주민 구역이 설정된달까.
게다가 실은 노스웨스트 준주 중 명목상 미국령인 북서부 일부도 이 보호구역에 포함될 예정이다.
이런 복잡한 사정을 굳이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대강 알아들은 마리가 협정서를 보다 고개를 기울였다.
“원주민들이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구역이란 거군요.”
“맞습니다.”
“미국도 보호구역이란 걸 선포했다던데, 그것과 다른 점은 뭐죠?”
다부는 이제야 안정을 찾고, 식은땀을 흘리지 않는 얼굴로 고했다.
“이 해방구역은 독립구역이란 게 다릅니다. 그러니까, 사실상 독립국이죠.”
그러자 폴린이 미간을 찌푸리며 끼어들었다.
“인디언들이 잘할까? 나도 몇 번 병원 만들면서 만나 봤지만, 거칠고 야만적이던데. 문명이란 걸 잘 모르는 느낌이었어.”
“조카분이 하는 일이잖아요. 못 믿으세요?”
“웃기네. 그 조카님은 아직도 널, 약혼녀로만 내버려 두고 있는 거 알아?”
순간, 폴린이 입술을 삐죽이며 마리를 쏘아보았다.
“내가 언제 침대로 들어갈 줄 알고, 이렇게 한가하실까? 그래도, 너보단 내가 더 유진을 많이 만나는데.”
물론 마리든 폴린이든 지금 유진을 거의 못 보고 있는 것은 똑같다.
왜냐하면 유진은 문자 그대로 동분서주, 마이애미와 뉴욕, 미시시피강 북변을 넘나드는 중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질투가 서로 치미는 것은 어쩔 수 없어서, 마리와 폴린이 서로 노려볼 찰나였다.
“폴린 황녀 전하! 지금 다음 시찰선 출발할 시간입니다!”
저 멀리 [부관]이 부르는 목소리에, 폴린이 콧방귀를 뀌며 말고삐를 잡아챘다.
“흥, 내 부관이 부르니 가볼께.”
“어쩐지 내 동생 목소리 같네요. 너무 심하게 다루진 말아주세요.”
“내가? 풋, 글쎄. 침대로 끌어들이기라도 할 거 같아서?”
가볍게 웃으며 사라지는 폴린을 보다, 마리가 낯을 찌푸렸다.
“다음에는 시고모가 아니라 다르게 부르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참, 다부 장군. 어디다 서명하면 되죠?”
대머리 다부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냉큼 서류를 내밀었다.
***
당연히 이 모든 과정은 신대륙에서 가장 중요한 나라의 동의를 얻은 적이 없다.
-쾅!
어쩐지 백악관 탁자를 조만간 교체해야 하지 않을까 유진이 생각할 찰나, 해밀턴이 외쳤다.
“이게, 대체 뭔가? 누벨 프랑스 부왕 전하?”
방금 해밀턴이 내려친 백악관 책상 위에는 선언문 하나가 놓여 있다.
얼마 전, 에스파냐 대사관에서 배포한 선언문이다.
정작 프랑스는 일부러 공표도 하지 않았건만, 따지고 보면 영토 면에서는 이해관계도 없는 에스파냐가 유독 나선 셈이다.
굳이 말하자면, 원주민 인권 보호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달까.
유진은 피식 웃다, 어깨를 으쓱였다.
“라파예트 대사에게 말씀하실 일 같군요. 외교적인 선언문입니다만.”
“어째서 이런 선언을 멋대로 발표하는 거지? 우리와 아무 상의도 없이?”
“누벨 프랑스가 러시아, 에스파냐와 합의한 일을 왜 미합중국에 상의해야 합니까?”
그러자 해밀턴이 선언문을 잡아채 유진의 눈앞에서 흔들며 외쳤다.
“이건, 우리 미합중국에 대한 중대 위협이니까!”
유진은 힐끗 간만에 보는 선언문 내용을 살폈다.
-〈프랑스, 에스파냐, 러시아 3국 신대륙 부왕정부는 선포한다. 신대륙에 원주민 해방구역을 설치하고, 그 구역은 3국의 이름으로 독립을 보장한다.〉
당연히 이 모든 내용은 알고 보면 본국과도 협의가 된 내용이 아니다.
그러나 에스파냐 입장에서는 왕위 추정상속자인 마리 테레즈가 서명했다.
러시아 제국은 지구 반대편에서 영국과 교전 상황이 된 게 더 큰 문제라, 원주민 보호구역 따위 신경도 안 쓴다.
프랑스?
나폴레옹은 신대륙에 일절 신경을 끊은 채 살고 있다.
마치 신대륙이란 게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아마도 새로 태어난 [아들] 문제로 ‘양심’에 거리낌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덕분에 폭넓은 재량권을 갖게 된 부왕 유진은 어깨를 으쓱였다.
“대통령 각하. 제가 정말로 미합중국을 위협하려고 했으면, 해방구역을 다른 곳에 설치했을 겁니다.”
“뭐?”
“노스웨스트 준주. 이 해방구역의 실질적인 [장]이 될 테쿰셰가 지금 머무르는 곳이죠.”
문득 유진이 선언문을 가리키며 물었다.
“국내에서 원주민과 싸워보고 싶으십니까? 그것도 누벨 프랑스가 병기를 지원하는 형태로.”
사실 해밀턴이 따져야 할 것은 많다.
어쩐지 영국과 전쟁을 조장한 것 같은 공작 행위.
분명히 도와줘야 할 상황인데, 러시아를 앞세워 이권을 챙기는 것 같은 배후 전략.
여기에, 실은 노스웨스트 준주의 북서 불모지까지 [해방구역]으로 선포한 무도함.
그러나 애초에 해밀턴을 대통령에 올린 자가 누구일까?
만약에 정치자금을 후원받은 사실이 폭로된다면 실각할 사람은 누구일까?
혹시나 눈앞의 청년이 마음을 바꿔, 영국과 손을 잡기라도 한다면 궁지에 몰릴 나라는 어디일까?
답은 유진, 해밀턴, 미국이다.
“우리는 인정할 수 없어.”
“인정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명심하십시오. 이 해방구역을 공격하는 건, 누벨 프랑스를 공격하는 것과 같습니다. 원래는 루이지앵 영토였던 영역이기도 하니까.”
“이미 이름이 달라지지 않았나?”
유진은 어깨를 으쓱이며 해밀턴을 보다 웃었다.
“그러니까, 더욱 지켜야죠. 황제 폐하의 이름인데.”
문득 땅에 떨어진 선언문 끝자락이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새로운 신대륙 해방구역의 이름은 [나폴리앙]으로 정한다.〉
나폴리앙.
혁명군의 기수, 혹은 제국의 창시자.
그 이름이 신대륙에서 해방의 상징으로 남게 된 것이다.
평생 나폴레옹이 죽을 때까지 한 번도 보지 않을 신대륙 선주민 해방구역의 이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