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60)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60화(361/547)
(360) 누벨 프랑스가 신대륙 사극체제를 만들다
1805년 12월, 크리스마스가 다가온 때 유진은 간만에 펜서콜라로 돌아왔다.
-척, 척, 척!
펜서콜라 부왕궁 앞, 근위대가 사열식을 펼친다.
“받들어 총! 예총 발사!”
부왕 근위대장, 쥐노의 외침에 맞춰 근위대 병사들이 총을 하늘로 겨누고 쏜다.
-탕!
신나게 군악대가 연주를 시작하는 가운데, 쥐노가 씩 웃으며 유진에게 거수경례를 취했다.
“귀환을 축하드립니다. 부왕 전하.”
유진은 싱긋 웃으며 이폴리트와 함께 쥐노를 향해 다가왔다.
특별히 쥐노가 신대륙에 와서 활약한 바는 없다.
그러나 배후를 쥐노가 지켜주지 않았다면, 유진이 아메리카 대륙을 동분서주하며 다니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집에 온 기분이긴 하군요. 마리와 폴린은?”
“이런, 설마 오자마자 왕비 전하는 그렇다 치고, 애인까지 찾으십니까?”
“우리 근위대장께서 단두대에 갈 소리를 하시는군요. 일단 마리는 아직 나와 정식 결혼한 사이는 아니고, 폴린은 내 고모입니다.”
아직, 애인만 있고 아내는 없는 솔로남, 쥐노가 히죽 웃으며 대꾸했다.
“마리 공주님이야, 곧 오실 거고. 폴린 보나파르트 장군은 지금 누벨 오를레앙에 가 있어. 병원 완공식이 있거든.”
“병원 증설은 차질 없나요? 미처 챙기지 못했군요.”
“벌써 주요 도시에 1개씩 5개가 건설됐으니 건물이야 문제가 없지. 의사와 간호사, 약사가 문제지. 일단 본국에서 수급하고 있지만 사람이 없어서, 큰 문제야.”
유진이 부왕궁으로 가다, 멈추고는 옆을 돌아보았다.
“이건 지시가 필요하겠군요. 그럼, 누에바 에스파냐와 신대륙에서 인재 영입한다고 전해요.”
“엥? 갑자기 왜?”
“사람이 없으면 이민을 받아야죠. 그런데 유럽에서 오는 것보다 신대륙 내에서 받는 게 더 빠르잖아요.”
쥐노는 유진이 아직 낙하산 소위이던 시절 만난 사이다.
때문에 이폴리트와 마찬가지로 사석에서는 서로 반말을 하는 사이기도 했다.
지금은 사열식 도중이긴 하지만.
어쨌든 주위를 슬쩍 둘러보다, 근위병들이 듣지 못할 거리인 걸 확인한 쥐노가 킬킬 웃었다.
“캬, 이거 이민정책도 맘대로네. 본국에서 아무 훈령도 안 받았는데 괜찮은 거야, 부왕 전하?”
“부황 폐하는 날 추방하는 대신, 신대륙은 내게 전부 맡긴 거잖아요. 게다가 엄밀히 말하면 루이지앵은 마리의 개인 영지죠. 결혼이나 시켜주고 통제하려고 해야하지 않겠어요?”
“그러고 보니 아직도 혼인 허가가 안 났군. 킥킥!”
쥐노가 낄낄 웃다, 슬쩍 목소리를 낮췄다.
“들었어? 부왕 전하 동생은 아주 잘 자라고 있다더군.”
현재 유진의 동생은 모두 셋이다.
그중 이제 처녀가 다 됐을 오르탕스나 플로랑스를 지적한 것은 아닐 것이다.
아직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동생을 떠올리다 유진은 쓰게 웃었다.
“태어난 지가 언젠데 이제야 말하는 겁니까? 샤를 ‘나보’라면, 초상화도 얼마 전에 어머니에게 받았죠. 우리 어머니는 참 주책맞아요.”
“어쩔 거냐?”
“뭘 어째요? 이제 3살짜리 애한테 경쟁심이라도 느끼라고?”
1802년 7월, 지금으로부터 3년 반쯤 전에 나폴레옹과 조세핀의 둘째 아이가 태어났다.
이름은 샤를 나폴레옹, 애칭은 나보.
그러니 아들이다.
나폴레옹이 얼마나 아들에 집착하는지는 유진이야말로 잘 안다.
그 때문에 원역사에서는 조세핀과 이혼까지 감행했으니까.
하지만 유진은 동시에 나폴레옹이 얼마나 [패권]에 집착하는지도 알고 있다.
“어차피 아버지, 아니 부황 폐하께선 날 배제할 수가 없어요. 최소한 영국과 러시아, 양국이 완전히 꺾이기 전에는 말이죠.”
꼭 그것만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 얼굴로 쥐노는 유진은 물끄러미 보다 어깨를 으쓱였다.
“그럼, 귀국은 언제······.”
그때 부왕궁 저편에서 누군가가 달려왔다.
“유진!”
활동적인 치마가 찢겨질 듯 휘날리고, 금발의 머리칼이 바람에 나부낀다.
파리에서는 화사한 단장 없이는 밖에 나서지도 않았을 귀공녀.
허나 이곳 신대륙에서는 그야말로 개척지의 아가씨 같은 모습이다.
마리 테레즈가 울먹이며 유진에게 안겼다.
“이제야 왔어! 너무해, 맨날 버려두고!”
유진은 마리를 껴안다,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 이제 돌아왔어. 마리.”
영미전쟁이 시작된 후, 반년 만의 재회였다.
***
그러나 아직, 7년 전쟁의 파리 조약을 대체할 신 조약은 체결되지 않았다.
“요, 한 마디로 끝난 게 하나도 없다는 문제가 있는 거죠. 부왕 전하.”
부왕궁 집무실, 내정담당을 맡게 된 레스퀴르 후작이 여전헤 레게풍이 섞인 말투로 고했다.
근세 유럽은 모든 전쟁을 조약으로 마무리한다.
이 시대, 다른 문명권에서는 조약을 체결하지 않거나, 협상이 끝나도 배신해 전쟁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유독 유럽 문명권은 전쟁도 일종의 계약에 해당하는 [평화협정]에 근거해 마무리짓는 경향이 있다.
특히 전후조약은 각국의 영역과 세력을 결정적으로 정하는 데, 신대륙에서는 7년 전쟁과 독립 전쟁이 그랬다.
한데 프랑스는 루이지앵을 실질적으로 얻고, 영국령 캐나다에 사실상의 보호국, [나폴리앙]을 개설했다.
그럼 응당 조약을 통해 이러한 세력권을 확정지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현재 치러지는 전쟁은 어디까지나 영국과 미국의 전쟁, 누벨 프랑스가 낄 구석이 없는 거다.
“게다가 아무리 내가 신대륙 방면 부왕이고, 사실상 황제의 전권 대리인이라도 할 수 없는 게 있지.”
“공식적인 외교 협약이시겠죠. 아무래도, 그건 본국에서 정할 일이니.”
“그래서 배후에서 조종하는 형태로만 일을 진행해 왔는데 말이야.”
유진은 지도를 톡톡 두들기다 어깨를 으쓱였다.
“역시 영미전쟁을 질질 끌게 만들어야겠지?”
신대륙의 양대 강자는 결국 영국과 미국이다.
누벨 프랑스는 영토는 넓지만, 아직 인구 30만을 겨우 넘기는 소국에 불과하다.
또한 누에바 에스파냐를 비롯한 에스파냐 식민지는 내부적으로 언제든 독립운동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곪았다.
이제 막 캐나다에서 날뛰는 러시아는 영국이 전력을 기울이면 쫓겨날 정도의 세력에 불과하다.
그러니 영국과 미국이 지속적으로 싸우게 만드는 게 관건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누벨 프랑스에 직접 다가올 문제가 있다.
대서양 봉쇄다.
레스퀴르 후작이 그 점을 지적했다.
“교역 문제는 어떻게 처리하실 생각이십니까? 결국 이대로 가면 영국 함대가 누벨 프랑스 해역도 어떤 핑계를 대든, 봉쇄할 겁니다.”
“아직 우리 식민지 간 교류까지는 끊지 못했지?”
“본국과의 소통도 작동하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점점 압박이 들어오고 있죠.”
사실 영국의 시드니 함대가 증기선에 놀라 일시적으로 후퇴하긴 했다.
허나 그렇다고 누벨 프랑스의 [위장해적] 함대가 시드니나 베리 함대를 깨부순 것은 아니다.
해서, 양측은 서로 긴장관계를 유지하며 순시하듯 경계 태세를 취한 상태다.
문제는 이것만으로도 대서양을 건너는 교역이 위축된다는 점이다.
나아가 향후 사태가 심각해질수록 영국은 원역사에서 그렇듯 무차별적인 해상 나포를 실시할 것이다.
이른바 원역사의 대륙봉쇄령이란 사실 영국의 해양봉쇄를 숨긴 명칭이기도 하다.
가만히 지도 위, 함대 이동 상태를 살피던 유진이 어깨를 으쓱였다.
“제임스 먼로가 말한 바가 있지.”
“예? 어, 지난번에 미시시피 협약 떄문에 왔던 미국 정치인 말입니까?”
“그래. 신대륙, 그러니까 아메리카의 문제는 아메리카가 해결한다.”
유진이 싱긋 웃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금언이야.”
문득 유진은 가득 쌓여 있던 서류더미를 펼쳤다.
-촤아악!
하나씩 신대륙 각국 상황이 정리된 보고서를 살피며 유진이 말했다.
“누에바 에스파냐는 농산물이 풍부해.”
“공업 물품이나 사치품이 주로 유럽에서 들어오고 있죠. 물론 본국이 대부분이지만, 영국도.”
“은은 많이 나지만, 대부분 본국에 유입되고 있고, 자체 경제 구조는 부실하지.”
이것은 누에바 에스파냐, 라 플라타, 페루를 비롯한 부왕령들이 직면한 문제다.
설사 독립한 뒤라도 달라지지 않는다.
1820년대에 원역사에서 남아메리카 연쇄 독립 후, 영국 자본이 빈 자리를 채우게 되는 이유다.
그 결과, 19세기 내내 남미는 영국에 자본 종속된 신세가 된다.
그런데 영국만큼 자본이 넘치지는 않지만, 에스파냐보다는 부국인 나라가 있다.
바로, 프랑스다.
유진은 가볍게 고개를 까딱이다 보고를 위해 와 있던 또 다른 신하를 불렀다.
“에스파냐 본국의 역할 중 일부를 우리 누벨 프랑스가 담당한다. 듀퐁, 공업 설비는 완료됐나?”
마이애미 듀퐁 소시에테 사장, 엘튀테르 듀퐁이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
“물론입니다. 런던만큼은 아니겠지만, 그에 준하는 정도로 물품 생산이 가능합니다. 판매할 곳이 있다면 말이죠. 무슈 브루넬이 큰 역할을 해줬습니다.”
“판매지라면, 누에바 에스파냐, 그리고 미합중국 남부가 있지.”
“예? 미합중국은 자체 조달이 가능한 상태 아닙니까?”
유진은 고개를 저었다.
“북부는 그렇지. 남부는 아니야. 그리고 우리는 그 돈으로 미합중국에서 생산되는 광물을 사들인다.”
1806년, 건국 30주년을 맞이한 미국은 아직 미통합 상태다.
워싱턴 이후 연이어 주립자율을 주장하는 민주공화당이 당선됐다.
나아가 연방당원인 해밀턴이 집권했음에도, 영미전쟁이 벌어진 탓에 통합 정책을 진행할 틈이 없다.
그러니 남부 일대는 영국에서 수입하던 면직물이나 공업물품이 모자라, 문제에 직면한 상태다.
유진은 이런 무역 경로 기획을 짜면서 레스퀴르에게 일렀다.
“누벨 프랑스를 중심으로 미합중국, 누에바 에스파냐, 그리고 우리 지원을 받는 러시아의 세력 구도가 정립된다.”
“여기에 영국이 있군요.”
“그래.”
가볍게 지도를 응시하다 유진이 눈을 빛냈다.
“정치와 경제, 군사 면에서 완벽한 사극체제가 구성되는 거지.”
누구도 함부로 깨기 어려운 세력균형이 형성되는 것이다.
유진이 만약 신대륙을 떠나 유럽으로 복귀한다 해도.
가만히 듣고 있던 레스퀴르가 휘파람을 불었다.
“요, 이번에는 미국까지 끌어들여 협약을 체결해야 하겠는데요?”
물론 이번에는 유진이 해밀턴을 불러낼 차례다.
***
스폰서가 부를 때, 올 수밖에 없는 처지를 보통 [을]이라고 후세 현대에는 부른다.
“날 [쉿]으로 만든 지가 언제라고, 이렇게 부르다니. 참으로 뻔뻔하군. 누벨 프랑스 부왕 전하.”
무려 전쟁 와중에 누벨 오를레앙까지 직접 방문하고도, 해밀턴은 딱딱한 얼굴로 말했다.
허나 반대로 이곳까지 왔다는 것은, 이번 [협약]이 해밀턴에게도 중요하단 뜻이다.
문득 유진이 해밀턴에게 상석을 권하며 웃었다.
“그래도, 전쟁 때문에 수출할 구석이 없어져서, 곤란하시죠?”
“흥, 그러니 여기까지 왔지.”
“누에바 에스파냐 부왕 전하도 도와주시기로 했습니다.”
먼저 누벨 오를레앙에 도착한 누에바 에스파냐 부왕, 펠릭스 데 마르키나가 웃으며 화답했다.
“에스파냐 본국 차원의 정책은 아닙니다. 또한, 누에바 그라나다, 페루 부왕령, 그리고 라 플라타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현재 미국은 영국의 [신대륙봉쇄령]으로 아주 힘들어진 상태다.
재정 부채가 대략 4천만 달러에서 1806년에는 1억 달러로 폭증할 게 예정되어 있다.
게다가 수출의 50프로를 보내던 영국이 전면 수입중단을 선언하니, 각지의 교역상도 파산하는 중이었다.
해밀턴이 굴욕을 감수하며 누벨 오를레앙까지 달려온 이유가 있는 셈이다.
게다가 이 정도면 그리 불리한 조건도 아니라서, 해밀턴은 조약서를 최종적으로 살펴보다 어깨를 으쓱였다.
“전쟁이 끝나고 나면 에스파냐와 직접 교섭해 바꾸기로 하지.”
“그러려면 꼭 재선하셔야겠군요.”
“협박하나?”
다음 대선은 1808년 11월이다.
사실상 전쟁으로 대통령 기간을 보내게 생긴 해밀턴을 보다, 유진이 싱긋 웃었다.
“도와드린다는 겁니다. 이 협정은 최소한 1억 달러 이상의 수출입 물량을 보장해 줄 겁니다.”
교역 중단으로 발생한 관세 수입분만큼의 금액이다.
해밀턴은 유진을 힐끔 보다, 콧방귀를 뀌었다.
어쩐지 손해를 보는 기분이지만, 확증이 없는데다 해밀턴에게 다른 도리도 없었다.
게다가 해밀턴은 모르고 있지만, 어차피 유진이 없었다면 해틸턴은 죽었을 것이다.
“말은 잘하지.”
해밀턴과 마르키나, 그리고 유진이 서명을 완료했을 때 멀리 누벨 오를레앙의 종이 울렸다.
-뎅! 뎅! 뎅!
1805년 크리스마스, [누벨 오를레앙] 협정이 체결되었다.
누벨 프랑스 주도로, 신대륙 4극체제가 만들어진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