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62)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62화(363/547)
(362) 북극항로 서신으로 차르를 구해볼까
분명, 아직 러시아 제국의 차르는 파벨이다.
“암살 음모가 이제야 시작되다니, 그게 더 신기할 지경이군요.”
“왜죠?”
“실례지만, 공주님. 부황이신 파벨 차르 폐하는 신하의 충성심을 끌어내는 타입은 아니시거든요.”
유진은 펜서콜라 부왕궁 접견실에 다소곳이 앉은 알렉산드라 공주를 보다 어깨를 으쓱였다.
“그렇다면, 당연히 외세와 귀족이 틈을 노릴 수밖에 없죠. 알렉산드르 황태자라는 완벽한 대안도 있으니까요.”
알렉산드라 공주는 이전부터 펜서콜라 부왕궁에 머무는 중이다.
사실 신대륙, 그것도 누벨 프랑스 영토에서 러시아 제국 공주가 머물만한 곳 자체가 적다.
그렇다고 개척지인 러시아 영토 알래스카나, 전장인 캐나다 령에 공주가 가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차라리 이곳이 유럽이라면 공주가 전장 격려를 위해 갈 수도 있겠지만, 여기는 신대륙이다.
자칫 이동 도중에 갑자기 원주민이 습격하기라도 하면, 공주가 납치되서 목숨이나 정조를 위협받을 수도 있다.
오랜 백인과의 전쟁으로 적개심이 강한 부족의 경우, 백인을 붙잡으면 지위와 무관하게 머릿가죽을 벗기기도 한다.
하여, 필리프는 미시시피 루트로 북상했지만, 알렉산드라는 펜서콜라에 남아 있었던 거다.
때문에 러시아 본국의 문제는 필리프보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확실히 받아보고 있는 중이다.
영국이 일부러 통과시킨 러시아 전령선이 전해온 서신들.
러시아 재상 쿠라킨이나 외무상 로스토프친, 황후 마리아, 여기에 황태자 알렉산드르까지.
무수한 러시아 고위 관계자들이 필사적으로 쓴 서신들은 알렉산드라가 더 먼저 봤다.
러시아 최고의 교역 상대는 아직도 영국이다.
프랑스 무역이 날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그렇다.
그런데 갑자기 신대륙에서 영국과 러시아가 교전을 시작했으니, 우려할 수밖에 없다.
이 상황에서 영국 신대륙 해군장성, 시드니가 파벨의 암살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냈다.
알렉산드라는 빤히 서신을 보다 유진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아주 침착한 태도로 알렉산드라가 물었다.
“그럼, 부황 폐하도 이런 음모를, 영국이 꾸미고 있다는 걸 알고 계실까요?”
“이 암살 음모가 어느 정도로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지가 관건이죠. 아주 소수라면 모르실 겁니다. 반대로 모두가 음모에 가담했어도, 모르시겠죠.”
“그게 무슨 말이에요? 모두라니?”
유진은 빤히 알렉산드라를 보다, 옆에 앉아 있던 필리프를 흘깃 보았다.
“부마 필리프 드 사르트르 공작이 더 잘 알 겁니다. 러시아 대귀족 중 모두가 반란을 일으킨다 해도, 이상한 상태가 아닐걸요? 굳이 신대륙 전쟁이 아니라도.”
필리프는 시선을 피했다.
사실 원역사에서 파벨은 1801년 3월에 쿠데타로 사망한다.
허나 쿠데타를 일으킨 귀족들에 대해, 후계자인 알렉산드르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
차르 파벨이 그만큼 알렉산드르조차 손쓸 수 없을 정도로 귀족들의 민심을 잃었기 때문이다.
성격은 불처럼 급하고, 결정은 순식간에 뒤집히며, 정치를 기분으로 정한다.
게다가 원역사에서는 현재보다 더 급격하게 [반영정책]을 취한다.
러시아 차르가 폭군이 아닌 경우는 오히려 찾기 어려울 정도라지만, 반영정책은 영국의 개입을 부르기 충분했다.
그 결과 파벨은 광범위한 귀족들의 반감 속에서 죽게 된 것이다.
지금도 그리 크게 다르지 않다.
단지 반영정책을 펼치게 된 주체가 부마 필리프란 게 다를 뿐이다.
그 점에서 이번 사태의 책임이 있는 필리프다.
알렉산드라 앞에서 면목이 있을 리 없다.
하지만, 사랑하는 남편을 힐책하는 대신 알렉산드라는 시선을 유진에게 돌렸다.
“하지만 신대륙 전쟁도 부황 폐하의 기반을 약화시켰겠죠?”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군요.”
“내게도 책임이 있는 거군요. 또한, 누벨 프랑스 부왕 전하, 당신도.”
슬쩍 유진을 끌어들이며, 알렉산드라가 물었다.
“어떻게 책임질 거죠? 누벨 프랑스 부왕 전하?”
유진이 눈썹을 치뜰 찰나, 동석해 있던 루이지앵 여공작, 마리 테레즈가 입술을 뗐다.
“공주님, 그건 조금 불편한 지적이군요. 제가 알기로, 러시아가 참전한 건 독자적인 판단이에요.”
“하지만 누벨 프랑스가 없었다면 끼어들 가능성도 없었죠.”
“세상에, 오히려 누벨 프랑스 덕분에 영토를 얻고도, 그런 말씀을!”
그런데 톡 쏘는 다른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이런, 러시아 공주님. 그 말은 우리보고 러시아 내부 권력투쟁에, 끼어들라는 얘기에요.”
이 부왕궁에서 출입을 아무도 제한할 수 없는 3인 중 하나, 폴린 황녀가 들어섰다.
폴린은 여전히 군복 차림이라, 더욱 위세가 도드라진다.
아직, 아니 어떤 의미에서는 오히려 예전보다 더욱 꽃핀 미모가 눈부신 폴린이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그렇잖아요. 음모는 영국이 꾸미겠지만, 지금이 중세도 아니고. 암살자를 황제에게 보내겠어요?”
“프랑스에선 있었던 일 아닌가요? 폴린 황녀.”
“러시아처럼 경호가 철저한 나라에서도 그게 가능한가요? 우리야 아직 오라버니가 황제도 아닌 시절이었구요.”
한 마디도 지지 않는 폴린을 보다, 알렉산드라는 여전히 침착한 태도로 고했다.
“그렇다면, 달리 말하죠. 러시아 제국이 반프랑스 세력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개입해 주시는 건 어떨까요? 이건 요구가 아니라 제안입니다.”
유진은 가만히 알렉산드라를, 정확히는 알렉산드라의 손을 응시했다.
침착한 언동과 달리 손의 떨림까지 감추진 못했다.
부황이 당연히 걱정될 것이다.
하지만 이 머나먼 신대륙에서, 그것도 실권이 없는 알렉산드라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되어 있다.
그러니 최대한 가능한 사람을 움직이려는 게 분명하다.
“많이 배우셨군요, 공주님.”
“그야, 부왕 전하나, 내 부군이 하는 바를 옆에서 계속 봤으니까요.”
“그럼 내가 뭐라고 답할지도 아시겠군요.”
알렉산드라는 떨리는 눈동자를 애써 숨기려 애쓰며, 유진을 보았다.
유진은 싱긋 웃었다.
사실 처음부터 누벨 프랑스가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따.
단지, 어떤 조건으로 움직이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좋습니다. 누벨 프랑스가 개입하기로 하죠.”
대신, 루스카야 아메리카는 설사 독립하더라도 프랑스의 속국이 될 것이다.
***
물론 결정권자가 결정한다고, 세상 일이 그냥 진행되는 법은 없다.
“불가능한데?”
가장 먼저 누벨 프랑스 부왕에게, 반말을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최측근부터 이런 반응이다.
유진은 지도를 살피다 말고, 시선을 들어 올렸다.
보고서를 든 이폴리트가 뜨악한 얼굴로 서 있는 게 보인다.
유진이 의자에 몸을 기댄 채, 어깨를 으쓱였다.
“그게 무슨 말이야. 수석부관, 네가 할 일은 내가 결정하면 전달하는 거야. 가끔 실행방안까지 생각해주면 좋고.”
“아니, 물리적인 시간을 생각해 보라고. 일단 우리는 러시아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몰라. 그런데, 신대륙에서 유럽까지는 빨라야 2달이야. 상트 페테르부르크까지는 더 걸려. 그것도, 영국이 방해 안할 때지.”
“영국에서 러시아까지는 2주면 가긴 하겠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유진에게 이폴리트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 시간차는 어떻게 할 수가 없어. 게다가, 시드니가 바보야? 본인 서신이 강탈당했다는 건 곧 알 거고, 전면 봉쇄로 돌입할 거라고. 특히 쾌속선은 전부 다 말이지.”
그간 유진의 옆에서 모든 의사결정을 보아온 이폴리트다.
이래저래 성장하긴 한 모양이다.
하지만 여전히 주어진 과제를 처리하는 이상의 안목은 키우지 못한 게 보인다.
쥐노와 마찬가지로 독자적인 작전은 맡기지 못하겠다고 유진이 속으로 생각할 찰나다.
“북극항로는 어떨까요?”
문득 왼쪽에 서 있던 니콜라스의 말에 유진이 시선을 돌렸다.
“니콜라스, 그건 무리야.”
“한 번도 성공한 자가 없는 건 압니다. 하지만, 분명 돌파해볼 가치는 있습니다.”
“아니, 불가능해.”
이번에는 너무 비상식적인 발상이라 유진은 고개를 저었다.
“얼음을 돌파할 수 있는 쇄빙선이 만들어진다면 모를까, 지금으로선 돌파할 수 없어.”
북극항로.
엄밀히 말해 이 항로는 북극해를 바로 통과하는 항로는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북극해에 인접한 바다를 건너, 신대륙과 러시아를 오가는 기획을 말한다.
표트르 대제 때부터, 러시아에서 도전해 왔지만 거듭 실패한 항로기도 하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된 후세라면 모를까, 이 시대처럼 소빙하기에는 얼음을 깨는 쇄빙선이 필수다.
그런데 이 쇄빙선이란 무동력선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서, 증기선 개발이 필수다.
이제 막 세계 최초의 증기선을 누벨 프랑스가 만드는 상황이다.
한데 쇄빙선 같은 걸 만들었을 리도 없고, 만든다 해도 돌파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다만 니콜라스가 그렇듯 바닷사람들에게는 로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문득 부왕궁 말석에 서 있던 한 남자가 이름을 열었다.
“그러면 시베리아로 출발하면 어떨까요?”
바르텔레미 카트린 주베르.
라살, 샹포와 함께 이탈리아에서 21인 기병 돌파를 해냈던 장본인 중 하나다.
또한 역시 라살, 샹포와 함께 이집트 원정과 오리엔트 원정, 그리고 신대륙까지 함께 해온 남자기도 했다.
사실 원역사에서는 오히려 라살이나 샹포보다 먼저 나폴레옹의 주목을 받고 출세하기도 한다.
그러나 유진 부왕궁에서는 묘하게 공적을 세우지 못했다.
왜냐면 주베르의 능력 중, 군사행정 능력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신대륙 누벨 프랑스 군대가 군정을 맡을 만한 능력자가 부족한 점도 한 몫 했다.
그런데 갑자기 주베르가 기묘한 제안을 꺼낸 것이다.
“베링 해협만 건너는 겁니다. 이제 겨울은 아니니, 이곳에서 베링 해협을 넘어, 시베리아로, 다시 유럽으로 전달하는 겁니다. 이 소식을.”
당연히 이것도 어이없는 발상이라, 유진이 입을 쩍 벌렸다.
“주베르, 이런 미친 소리는 라살만 할 줄 알았는데.”
“저도 할 때는 합니다.”
“꼭 자네가 하겠다는 소리처럼 들리는군.”
주베르는 유진을 정시하며 말했다.
“허락하신다면, 한 번 해보겠습니다.”
본래 원역사에서 주베르는 이탈리아 방면군의 지휘관이 된다.
다만 수보르프와 싸우다 전사해, 일찍 목숨을 잃는다.
사실 유진은 주베르가 더 오래 사는 것만으로도 해줄만한 일은 다 해줬다고 여겼다.
허나 주베르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문득 유진이 주베르를 뚫어져라 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하지만 자네만 믿을 수는 없으니까, 나도 준비하지.”
“응? 뭘 준비하려고, 부왕 전하?”
“뻔하잖아. 이폴리트. 봉쇄를 돌파하려면, 작정하고 가야만 해.”
이폴리트가 끼어들어 묻자, 유진이 가볍게 지도를 두들기며 대꾸했다.
“전열함대로 귀국 돌파한다. 이 소식을 갖고 본국으로 갈 수 밖에.”
러시아 차르의 암살 위기.
유진은 이번에도 [양동]으로 돌파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
누벨 오를레앙, 미시시피 강 하류의 항구에서 알렉산드라는 주베르의 손을 붙잡았다.
“부탁합니다, 무슈 주베르, 부황 폐하께 일이 일어나기 전에, 소식을 전해주세요.”
물론 시베리아 횡단이라는 게 얼마나 무모한지, 알렉산드라도 어느 정도 안다.
허나 영국의 제해권을 돌파해 러시아로 돌아가, 대책을 세우는 건 더욱 어렵다.
또한 누벨 프랑스 부왕이 직접 이 문제에 대처한다고 해도, 러시아만 신경써 줄 리도 없다.
하여, 주베르의 희박한 도달 가능성에 희망을 거는 것이다.
주베르가 알렉산드라를 보다 빙긋 웃었다.
“저보다, 부황 폐하가 먼저 귀국하실 수도 있습니다.”
“부왕의 귀국이 그리 쉬운가요? 신대륙 내부 정치를 정리해야 하고, 다시 그 다음에는 해전을 치러야 해요. 어쩌면 대서양에서 패배해 잡힐지도 모르죠?”
“만약에 제가 먼저 도착한다면, 상을 주시겠습니까?”
순간, 알렉산드라가 눈을 빛냈다.
“러시아 제국의 백작 작위를 드리죠. 그게 보답이 된다면.”
평민 출신으로, 공적에 목마른 남자, 주베르가 외쳤다.
“기꺼이 달려가겠습니다!”
다시, 미시시피 강을 타고 증기선이 북상하기 시작했다.
-뿌우우!
그 모습을 누벨 오를레앙 항구에서 환송하던 마리가 고개를 돌렸따.
“유진, 그럼, 우리도 귀국하는 거야?”
유진은 사라져가는 증기선을 보다, 웃었다.
“그래, 이제는 귀국할 때가 된 거지.”
1806년, 이제 누벨 프랑스 부왕 유진이 유럽으로 돌아갈 시간이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