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63)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63화(364/547)
(363) 베링 해협 너머, 시베리아로 달려라
3개월, 러시아까지 대서양 항로로 서신을 보냈을 때, 최소시간이다.
“게다가 서신을 보낸다고, 도착한다는 보장도 없긴 하지. 그런데, 시베리아로 가는 길은 있긴 한 거야?”
“베링 해협을 건너서, 바다를 거쳐 남쪽 바다를 건너, 러시아 동해안으로 가야 해. 그 다음, 무인지대를 거쳐 하바롭스크라는 도시까지 가면, 거기서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길이 있다지.”
“미친 경로로군. 기간은 얼마를 잡는다던가?”
주베르는 휘하 부하들을 돌아보다, 친구 샹포에게 가볍게 답했다.
“아무 일도 없이 최단거리로 항해하여 달렸을 때, 6개월.”
방금 전까지 낯을 찡그린 채, 듣고만 있던 라살이 참지 못하고 외쳤다.
“이봐, 바르텔레미! 미쳤어? 자네가 공적에 목 마른 건 나도 알지만! 그렇다고 시베리아를 돌아서 가는 짓을 할 필요는 없잖아!”
누벨 프랑스령 북쪽 끝, 후세 미네소타 미니에폴리스라 불릴 요새.
이곳에서 이탈리아 후사르라 불리던 3인의 장군이 다시 만났다.
라살, 샹포, 그리고 주베르.
하지만 온 곳은 각기 다르다.
라살은 저 멀리 포트 요크에서, 샹포는 몬트리올에서, 그리고 주베르는 누벨 오를레앙에서 달려왔다.
러시아 제국 차르 암살 음모에 대응하는 누벨 프랑스의 전략, 시베리아 횡단 서신 전달 작전을 위해서 말이다.
당연히 시베리아 대륙으로 건너가는 사람은 주베르 하나다.
그러나 라살과 샹포도 주베르를 위해 해줘야 할 일이 있다.
일단 베링 해협을 건너기 위해, 알래스카까지 가는 길을 뚫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만나자 마자 만류하는 전우들을 보다, 주베르가 빙그레 웃었다.
“라살, 샹포. 우리들은 이탈리아 원정 때부터 함께 뛰었지.”
“뭐, 그랬지. 이집트도 같이 가고, 샹포는 못 왔지만, 자네는 나랑 같이 콘스탄티노폴리스도 갔잖아.”
“결국 여기까지 같이 왔어. 그런데 말이야. 자네나 샹포는 일군의 지휘관으로 놀라운 공적을 세웠지. 내가 무엇을 했나?”
하지만 주베르의 말에 샹포가 고개를 저었다.
“그거야 자넨 주로 군령 수행이 아니라 군정 수행을 했으니까 그렇지. 자네가 없었으면, 부왕 전하가 그렇게 쉽게 군대를 움직일 수 있었겠어?”
사실 원역사에서도 라살이나 샹포는 전술가로서는 뛰어나지만, 독립 작전군을 지휘하지 않는다.
그만한 역량을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베르는 다르다.
비록 패배하긴 했지만, 수보르프와 맞서 싸울 정도로 인정 받았다.
반면 모든 작전을 총사령관과 참모장, 그리고 참모부 단위에서 총괄하는 유진에게는 주베르의 독자적 작전 역량보다, 군사행정 실력이 더 중요했다.
하여 주베르는 군공을 세울 기회가 없었던 것이다.
주베르가 쓴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알아. 그래서 부왕 전하도 내게 많은 배려를 해주셨지. 하지만, 귀국하면 어떨까?”
“무슨 말이야, 그게?”
“라살, 자네야말로 귀족 출신이라 알 텐데. 귀국하면 우리가 바랄 수 있는 건 두 가지야. 하나는 [원수]직이고, 다른 하나는 작위지.”
라살이 흠칫 놀라 입을 다물 찰나, 주베르가 눈에 불꽃을 튕겼다.
“당대 작위라곤 하지만, 귀족 작위야말로 진정 영광과 부귀의 상징이지. 그런데, 내가 과연 작위를 얻을 만큼의 공훈을 세웠나? 아니면 원수직을 얻을 공훈은?”
주베르도 혁명의 군인이다.
세상이 뒤집어지는 혁명기에 군인으로 입신했고, 영광을 목놓아 바란다.
한데 본국에 남아 있을 선배 장군들은 그렇다치고, 당장 전우들에게도 뒤쳐질 상황이다.
그렇다면 주베르 입장에서는 도박을 걸 수밖에 없다.
단 한 번의 커다란 전공을 세우기 위해서.
“도리가 없어. 만약 누벨 프랑스가 미국이나 하다못해 에스파냐와 싸우기라도 했다면, 내가 공훈을 세울 상황이 주어졌겠지. 지금 우리가 싸우는 상대는 영국 하나잖아?”
“뭐, 물개들이 싸우는 전장이지. 요새 니콜라스가 아주 신났더라구.”
“무표정한 친구 표정은 어떻게 알고? 훗, 어쨌든 나도 그런 공적을 세울 전장이라도 갔다면, 굳이 험한 캐나다에 시베리아 횡단은 생각지도 않았어.”
주베르가 웃으며 말하는 모습을 보다, 라살이 어깨를 툭 쳤다.
“알래스카였나? 거기까지 가는 길이나 무탈히 가보라고.”
결코 말릴 수 없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사실 라살이라 해도, 주베르의 처지라면 가만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또한 심지어 러시아 공주가 작위를 약속했다지 않는가?
“파리에서 보지. 어쩌면 내가 먼저 갈지도 몰라?”
주베르는 씩 웃으며, 2백 기의 부하들과 함께 북서를 향해 달렸다.
-두두두!
그 모습을 보다, 샹포가 라살에게 물었다.
“그건 그렇고, 우리는 귀국하긴 하는 건가? 라살?”
“뭐, 우리는 물론이고 조미니까지 소환명령이 떨어진 걸 보면, 하시긴 할 모양인데.”
“조미니까지? 그럼 루스카야 군대를 누가 지휘한다는 거야? 아예 영국군에 패배해 버리면, 그것도 골칫거리인데?”
라살은 어깨를 으쓱였다.
“피슈그뤼. 아무래도 반란자라, 추방자인 필리프 부마랑 죽이 잘 맞는 모양이야.”
그러나 반대로 말하면, 캐나다 공략군은 버려진 자들의 군대란 뜻이다.
***
실패한 반란자, 피슈그뤼는 몽트레알, 혹은 몬트리올에서 비명을 지르는 중이다.
“화약이 부족해, 포탄도! 대체 왜 누벨 프랑스에서 보급이 안 오나!”
마치 화답이라도 하듯, 도시 남쪽 세인트로렌스 강 너머 포대에서 포격 소리가 들려온다.
-쾅! 쾅! 쾅!
핼리팩스 총독부에서 모든 군대를 끌어모아, 무려 5천 명의 영국군이 집결했다.
현재 오대호 방면에서 미국이 북진하는 중이라, 영국 정규군 1만은 모두 남하한 상태다.
그러니 이들은 용병과 민병을 전부 끌어모은 병력이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세계 최대 부국 영국군답게 화력 하나는 엄청나다.
문득 수비군을 지휘하던 루이 마리 투로 장군이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조미니와 라살이 떠난 뒤로, 보급이 느려진 게 사실이오. 후.”
“설마, 우리를 버린 건가! 반란군이라고!”
“미안하지만 난 반란군은 아니었소, 피슈그뤼 사령관. 하긴, 방데에서 저지른 짓은 그보다 더 심한 짓이지만.”
한때 방데의 학살자였던 투로가 굳은 표정으로 뇌까렸다.
“평생을 들여 참회해도 모자랄 정도의 죄지.”
물론 원역사에서 투로가 저지른 짓에 비하면, 훨씬 적은 죽음에 불과하다.
허나 수많은 사람이 방데에서 죽었음은 사실이다.
또한 신대륙에 방데의 시민들이 주로 이민오고 있다는 사실은, 투로가 누벨 프랑스에서 설 자리를 잃게 만들었다.
사실 프랑스도 아니고 명목상 러시아군 지휘관으로 부임해, 이 북쪽까지 올라오는 임무를 마다하지 않은 것도 그 때문이다.
그때 포탄이 옆에서 터져 불어오는 바람에 눈을 찡그리며, 피슈그뤼가 고함쳤다.
“이 빌어먹을 신대륙에서 속죄하러 온 거 아냐? 나도 마찬가지고. 하지만 영국놈들에게 개죽음 당하면 아무 소용 없어!”
“하긴, 기왕이면 자국 백성보다는 적국 병사를 죽이는 게 좋겠죠.”
“그거 아나? 지금 우리가 장악한 땅이 영국령 캐나다 50프로가 넘어. 그런데, 정작 인구로 따지면 오히려 20프로야. 프랑스계 인구조차 다 장악을 못 했다고!”
문득 피슈그뤼가 이를 갈다, 남쪽 방면을 보았다.
“게다가 저놈들은 미국군 때문에 전력을 투사하지 못하고 있어. 그런데도 우리가 밀린다고. 만약 영국 본국에서 본격적으로 병력이 밀고 들어오면, 우리는 전부 끝장이야.”
물론 사실 알고 보면 지금 피슈그뤼가 지휘하는 군대는 러시아군이다.
그 때문에 명목상 이 땅의 정복자도 알고 보면 러시아다.
하지만 정작 실질 지휘관인 피슈그뤼도, 투로도 모두 프랑스의 전쟁을 대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신대륙에서 벌어지고 있는 영미전쟁이 얼마나 복잡한 구도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랄까.
그런데 투로가 고개를 저었다.
“우리가 끝장난다고? 그렇게는 안 될 거요.”
“뭘 믿고 큰 소리인가? 혹시 잘나신 부왕 전하? 그 친구 몸이 두 개라도 되나?”
“그건 아니겠지만, 부왕 전하에게는 혜안이 있지. 아마 본국으로 돌아가서, 러시아 사안 처리에 나설 거요.”
투로는 손을 들어 부하들에게 사격 준비를 지시하며 일렀다.
“그럼, 영국은 유럽 대륙에 시선을 고정할 수밖에 없겠지. 신대륙까지 전력을 투사할 여력이 없게 되오. 거기, 사격 준비! 다가오는 적에게 쏴라!”
강을 건너오려는 영국 해병대에게 총을 쏴붙이는 병사들을 보다, 피슈그뤼는 혀를 찼다.
“투로 대령, 자네가 내 부하여야 했는데. 그랬으면 쿠데타가 성공했을 것을!”
“장군 휘하의 네이나 다른 장군들도 충분히 훌륭하오.”
“안목이 없잖아, 안목이. 전쟁만 잘하면 뭘하나? 당장 우리 머리 위에 있는 부왕이나 저 나폴레옹 황제놈도 전쟁 실력으로만 올라간 게 아니잖아?”
그때 피슈그뤼의 능력 있고 안목 없는 부하 중 하나, 몽셰가 달려와 외쳤다.
“장군! 네이가 테쿰셰와 함께 강을 건너, 적진으로 돌파를 시작했습니다!”
피슈그뤼는 상대방이 포격을 가하는 것도 잊고 벌떡 일어났다.
“빌어먹을, 누가 명령했어! 지금은 수비를 할 때인데!”
“그게, 네이 장군이 영국군 대열에 빈틈이 있다고, 긴급히 돌진 작전을.””그러다 역공당하면, 누가 책임지는데!”
그 순간 피슈그뤼의 어깨를 투로가 붙들었다.
“이미 출진은 시작됐소. 맡겨 봅시다.”
투로의 말은 틀림이 없다.
네이가 무모한 작전을 펼쳤다 해도, 강을 건넜다면 돌아오라고 명령을 내리는 사이, 상황이 끝날 게 뻔하다.
그러니 운명에 맡기는 수밖에.
“하, 오늘 영국 놈들이 다시 캐나다를 되찾을지, 아니면 우리가 살지가 결정되겠군!”
누벨 프랑스가 버린 전장, 몬트리올에서 버려진 자들이 펼치는 운명의 싸움이었다.
***
군주가 좋은 점이 있다면, 부하들이 이뤄낸 일을 그저 보고만 받아도 될 때가 있다는 거다.
“몬트리올 공방전에서 피슈그뤼가 이겼답니다. 부왕 전하.”
펜서콜라로 돌아와 제복을 편하게 갈아입은 유진에게, 참모장 조미니가 들어와 보고했다.
유진은 옷을 갈아입다 말고, 눈을 크게 떴다.
사실은 일부러 패전을 각오하고 조미니를 뺀 것인데, 의외로 선방한 셈이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 입장에서는 더욱 물러나기 어렵게 된다.
조미니를 돌아보며 유진이 싱긋 웃었다.
“졌으면, 우리가 직접 나서야 할 판이었는데, 잘 됐군.”
“그럼 이제 귀국 준비를 하실 예정입니까?”
“준비야 벌써 진행하고 있었지. 조미니. 자네가 돌아오길 기다렸던 거야.”
유진은 심상히 대꾸하다, 문득 창밖을 보았다.
“지금쯤 주베르가 알래스카에 도착했겠군.”
서쪽으로 난 창문으로 보이는 대륙을 같이 응시하던 조미니가 입맛을 다셨다.
“아무래도 주베르 소장보다 먼저 도착하실 것 같은데, 왜 보내신 겁니까?”
갑작스런 소환령에 놀라 달려오며, 조미니가 계속 생각했던 문제다.
사실 1806년 현재, 교통 상황을 생각해 본다면, 주베르는 죽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죽지 않고 무탈히 도착한다 해도 반년 이상 지난 후일 것이다.
한데 유진이 제대로 준비해, 유럽대륙으로 복귀전을 펼친다면, 늦어도 반년 내에 귀국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 주베르는 본국 귀환 후, 전쟁을 치를 때 본진을 지켜줄 버팀목이 될 수 있다.
어째서 이런 인재를 시베리아로 보내버렸을까?
한 순간, 유진이 눈도 깜박이지 않고 대답했다.
“러시아에 내전이 터질 것 같아서.”
“예?”
“뭐, 이건 도박이지. 난 러시아에 당통을 보냈고, 프랑스 망명 귀족들과 필리프를 통해 고리를 걸어놨지. 거기에 주베르는 ‘아버지’가 독자적 작전이 가능하다고 극찬한 장군이거든.”
이 모든 요소가 제대로 맞아 떨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파벨 쿠데타는 막을 수 없다.
아무리 계산해도 유진도 파벨의 망가진 인망에 기대를 걸긴 어려웠다.
그럼에도 부자간의 싸움을 끌어낼 수는 있다.
문득 유진이 입가를 틀며 묘하게 웃었다.
“그런데, 난 도박에서 져본 적이 없어. 그래서 걸어본 거야.”
물론 이 모든 것은 단 하나의 전제가 있어야 한다.
지금은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지만, 결코 당연하지 않은 일.
곧, 누벨 프랑스 부왕 유진의 무탈한 귀국이다.
그럼 어째서 당연하지 않을까?
왜냐면 영국이 제해권을 차지하고 있는 대서양을 돌파해야만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