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64)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64화(365/547)
(364) 프랑스 귀국 전야, 폴린이 샤를을 찍다
누벨 프랑스 부왕궁, 통칭 펜서콜라 행궁이 바빠졌다.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
거대한 궁전도 아닌데, 드나드는 사람은 수백 명이다.
기술자, 행정가, 군인을 비롯한 사람들이 오가는 가운데, 고성으로 오가는 목소리도 드높다.
그중에 가장 많은 빈도로 울려 퍼지는 목소리는 전령의 외침이다.
“급보요! 누벨 오를레앙에서 훈령을 요구하는 서신이 왔소!”
“누벨 루앙에서도 소식 도착입니다. 전하께 직접 올려야 할 사안입니다!”
“마이애미에서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새로 증기선 함선을 추가 발주하고 싶다는 투생 루베르튀르 총독의 요청입니다!”
그러나 정작 누벨 프랑스 부왕, 유진은 지금 자리를 비운 상태다.
왜냐면 귀국 전, 미국과의 외교 조율을 위해, 미시시피 강 루트로 워싱턴에 갔기 때문이다.
때문에 문서를 먼저 보는 사람은 누벨 프랑스 내정 총괄자, 총독 대리 레스퀴르다.
레스퀴르는 머리를 긁적이며 전령들이 가져온 문서를 보다, 재빨리 서명을 휘갈겼다.
“이건, 내 선에서 정리해야겠군. 누벨 오를레앙에는 북방 루스카야 군에게 보내는 보급품 계획서를, 세인트루이스, 아니 누벨 루앙에는 병력 증원을, 마이애미에는 아직 어렵다는 회신을 전하게.”
부왕궁 행정관들이 황급히 달려들어, 레스퀴르의 명령을 이행할 찰나다.
“이젠 말투도 제법 원래대로 돌아왔군요. 레스퀴르.”
레스퀴르는 무례하게도 관직이 아닌 성을 부르는 자가 누군지 쳐다보다, 깜짝 놀랐다.
그곳에 아주 낯익은 얼굴의 청년이 싱글벙글 웃으며 서 있었다.
꼭 부랑자 꼴이지만, 부왕궁의 핵심 인사인 사람이다.
“로슈자클랭? 맙소사, 자네가 돌아왔군!”
“전하의 명으로 누에바 에스파냐, 그라나다, 페루를 종단하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어땠나? 화끈한 미녀는 많던가? 후후.”
쉬르테의 수장이자 현재 누벨 프랑스 정보총괄관, 로슈자클랭은 총독 집무실에 털썩 주저앉으며 대꾸했다.
“에밀리가 울 소리는 하지 말아주십시오. 뭐, 미녀가 많긴 하더군요.”
“그래? 밤에도 뜨겁지?”
“그건 제가 안 겪어봐서 모르겠습니다만, 밤 자체가 더워 죽을 지경입니다. 또한 불온한 움직임은 더욱 컸죠.”
로슈자클랭은 새카맣게 탄 얼굴로 손을 꼽으며 낯선 이름을 입에 올렸다.
“누에바 에스파냐에서는 호세 마리아 모렐로스, 누에바 그라나다에서는 시몬 호세 데 볼리바르, 라 플라타에서는 호세 프란시스코 데 산 마르틴과 베르나르도 오이긴스 리켈메라는 자를 만났습니다.”
그러나 유진이 들었다면 새삼 긴장했을 것이다.
멕시코 독립전쟁의 영웅 호세 마리아 모렐로스.
이른바 그랑 콜롬비아를 꿈꿨던 남미 독립운동의 영웅 시몬 볼리바르.
여기에 아르헨티나 독립을 주도한 산 마르틴과 칠레의 영웅 오이긴스까지.
그야말로 후세 원역사에서 남미 독립전쟁의 영걸들만 골라서 만나고 온 것이다.
물론 그거야 모르지만, 위험분자라는 것 정도는 레스퀴르도 사전에 들은 바 있다.
레스퀴르가 가볍게 하녀가 가져온 커피를 건네며 입맛을 다셨다.
“호세란 이름이 신대륙에선 유행인가 보군. 서류를 보니 모두 젊은 친구들이던데, 부왕 전하가 왜 그 친구들에게 관심을 갖지?”
“저도 만나보니 알겠더군요. 모두 최소한 군단급을 지휘할만한 지도자입니다. 마치 옛날 자코뱅들 같은 불온함도 갖고 있었구요.”
“허, 설마 그자들이 혁명이라도 일으킬 건 아니겠지?”
마른 목을 커피로 축이며, 로슈자클랭이 쓴웃음을 머금었다.
“그 친구들이 제게 가장 열띠게 질문한 게, 모두 대혁명에 대한 것들이었습니다.”
본래 원역사에서 볼리바르나 산 마르틴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게 프랑스 대혁명이다.
한데 프랑스에서 난데없이 아직 청년 군인들인 그들을 만나러 고관이 왔으니, 단연 대혁명에 대해 질문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아직 사제인데다 자체 독립운동을 준비하던 모렐로스는 조금 궤가 다르지만, 그래도 혁명에 관심을 가진 것은 다를 바 없다.
레스퀴르 후작이 미간을 찡그렸다.
“당장 총살해야 할 자들이군.”
“부왕 전하께선 어차피 그자들이 없어도 다른 자들이 반란을 일으킬 거라 보셨습니다.”
“그럼 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에스파냐의 일이긴 하지만, 결국 누벨 프랑스에도 번질 우려도 있고, 또한 잘하면.”
레스퀴르가 말끝을 흐릴 찰나, 로슈자클랭이 하녀가 나가기 무섭게 대꾸했다.
“그렇죠. 마리 테레즈 전하, 나아가 부왕 전하의 나라가 될 수도 있죠. 그러니 그 사람들을 사전에 포섭하러 간 게 아닙니까?”
물론 모두를 포섭할 수는 없다.
다만 유진이 로슈자클랭을 보낼 때 믿는 구석 정도는 있긴 했다.
남미에서 독립전쟁이 일어난 직접적 원인은 에스파냐 국왕의 강제 퇴위다.
정통성 없는 조세프가 왕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봉기가 일어난다.
그런데 부르봉 왕가의 정통으로, 잠정 후계자인 마리 테레즈는 왕가 정통성이 있다.
때문에 본국에 불만을 가진 신대륙 상류층도, 함부로 반란을 일으키기 어렵다.
반대로 말하면 에스파냐 왕위를 마리 테레즈가 정말 잇게 되면, 유진이 사실상 남미를 통치하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 사실을 머릿속에서 굴려보다, 레스퀴르가 탄식했다.
“부왕 전하가 귀국하셔야 하는 게 아쉽군. 만일 귀국하지 않으신다면, 신대륙 남부 전체를 아우르는 [제국]을 만드실 수도 있을 텐데.”
“그건 좀 너무 나간 얘기 아닙니까?”
“천만에. 난 부왕 전하가 있지도 않았던 누벨 프랑스라는 [왕국]을 만드는 걸 봤어.”
문득 레스퀴르가 열띤 어조로 토로했다.
“이 누벨 프랑스를 기반으로 삼는다면, 누에바 에스파냐나 누에바 그라나다를 제압하는 게, 불가능하겠나?”
옛날 방데에서 추방되어 신대륙에서 이방인으로 살아왔던 레스퀴르다.
한데 유진이 신대륙으로 오자마자, 갑자기 대륙에 새로운 [국가] 수준의 세력이 생겨났다.
이런 상황을 보면서, 레스퀴르에게는 또 다른 꿈이 생겼다.
역시, 레스퀴르와 함께 방데와 플로리다에서 싸웠던 로슈자클랭이 낮게 답했다.
“어쨌든 본국 프랑스 정리가 안 된다면, 모두 한여름밤의 꿈일 뿐입니다. 이곳에서 [부왕대리]로서 잘 지켜주셔야 할 겁니다.”
부왕 대리.
유진이 귀국하면 통치를 대행할 자는 결국 원주민인 알라추아 공작이나, 일개 사업가인 세인트루이스 변경백이 아니다.
레스퀴르 후작이 될 수밖에 없다.
아주 무겁게 고개를 끄덕이며 레스퀴르가 대꾸했다.
“물론이지. 부왕 전하의 안전이나 잘 지키게. 돌아가시면, 우리의 모든 꿈이 허사로 돌아가.”
이곳, 신대륙에 사라져 버린 이상적인 프랑스 [왕국]을 만드는 꿈.
비록 남자는 아니지만 마리 테레즈의 정통성과 유진의 능력이 합쳐진다면 결코 꿈만이 아니다.
다만 그 모든 것은 유진이 무탈해야 가능하다.
구 왕당파, 로슈자클랭이 눈을 빛냈다.
“반드시, 지킬 겁니다. 우리의 진정한 [꿈]이니까.”
그렇기에 로슈자클랭과 레스퀴르에게 유진의 귀국은 꿈을 이루는 과정일 뿐이다.
***
모두가 귀국할 거라 생각했던 사람도 신대륙에 남는다고 선언했다.
“뭐야, 드제. 자네가 여기 남겠다고?”
이제 막 워싱턴의 프랑스 대사관 관저에서 휴식을 취하려던 쥐노가 벌떡 일어났다.
어째 전쟁을 지휘하고 있어야 할 드제가 따라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한데, 아무래도 잔류하겠다는 말을 유진에게 하려 했던 모양이다.
한점 동요 없는 얼굴로 드제가 군복을 벗다 말고 쥐노에게 대꾸했다.
“유진 부왕 전하도, 조미니도, 그리고 쥐노 근위대장 당신도 귀국하지 않습니까. 누군가는 남아서 이 땅을 지켜야죠.”
“아니, 뒤마가 있잖아. 플로리다에는 루베르튀르, 생 도맹그에는 데살린, 루이지앵에는 미카노피 알라추아 소공작과 부아예 장군이 있잖아? 해군으로는 로베르가 있고.”
“전하께서도 제게 돌아가면 원수직을 보장하겠다고 하셨죠. 하지만, 그 친구들로 미국과 영국, 누에바 에스파냐 사이에 낀 복잡한 전쟁이 일어날 때, 대처할 수 있겠습니까?”
드제는 오늘 저녁, 유진에게 했던 말을 조금 바꿔 쥐노에게 일렀다.
“사령관급 장군 없이는 유사시, 누벨 프랑스 전부를 빼앗깁니다. 에스파냐도 결코 영원한 우군이 아닙니다. 쥐노 근위대장.”
쥐노는 이 말에 할 말이 없어졌음을 깨달았다.
드제의 말대로 개개의 유능한 장군들만으로는 대전쟁을 치를 수 없다.
그런데 사실 신대륙에 있는 장군들은 유럽 기준으로 볼 때는 특별히 뛰어난 군인도 아니다.
아마도 유진도 쥐노와 똑같은 이유로 결국 드제를 잔류토록 허락한 모양이었다.
그래도 굉장히 아쉬운 기분에 쥐노는 드제를 만류했다.
“귀국하면, 프랑스 제국의 영광이 기다리고 있어. 미녀도 있지. 나아가, 자네가 사랑하던 황녀도 있다고.”
“오르탕스는 좋은 남자와 결혼하겠죠.”
“설마 여기서 새 애인이라도 생겼나?”
슬쩍 떠볼 찰나, 드제가 껄껄 웃었다.
“쥐노 근위대장, 난 이집트에서 하렘을 차리긴 했습니다만, 여자에 정신이 팔려 대사를 그르치는 사람은 아닙니다. 이곳 누벨 프랑스를 지키는 게, [대업]을 이루는 일입니다.”
쥐노는 혀를 찼다.
생사를 함께 했던 전우가, 영광을 눈앞에 두고 험한 길을 간다니 아쉽기 그지없다.
하지만 드제의 결심은 아주 굳건한 게 확실하다.
“충신 났구만. 이야, 누가 자네를 전직 혁명군 장군이라고 생각하겠나?”
“황실 근위대장 주제에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전직 자코뱅 당원님.”
“정말 여기서 뿌리 박을 생각이야?”
드제는 쥐노의 어깨를 두들기며 빙긋 미소지었다.
“당연히 나도 파리 미녀가 그립습니다. 오르탕스의 살결도. 그러니까, 가능하면 빨리 귀국할 수 있게 부왕 전하를 많이 도와주십시오.”
그때 숙소 문 앞에서, 이폴리트가 들어서 드제와 쥐노는 말을 멈췄다.
오르탕스, 프랑스 귀국, 그리고 잔류.
이 모든 문제는 유진의 최측근인 이폴리트에게도 크게 관계 있는 일이긴 하다.
이폴리트가 문 앞에 선 채 드제를 보다 어깨를 으쓱였다.
“뭐, 총사령관님의 충정은 부왕 전하가 길이 기억할 겁니다.”
“꼭, 수석부관이 말하면 오르탕스를 노린다는 소리처럼 들려서 별로군요.”
“아니, 난 그런 성격 나쁜 여자 취향은 아니라서. 최소한 오르탕스가 이상한 놈에게 넘어가지 않을 정도로는 감시해 드리죠.”
드제는 이폴리트의 블랙 조크가 뒤섞인 격려에 입가를 틀며 진심어린 미소를 머금었다.
왜냐면 여자 킬러인 이폴리트가 자기식으로, 오르탕스를 감시하겠다고 말해줬으니까.
당연히 이미 오르탕스가 다른 남자를 만났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건, 고맙군요. 이폴리트 수석부관.”
이것으로 유진이 떠난 후, 누벨 프랑스가 치를 전쟁을 총괄할 자도 정해졌다.
***
하지만 귀국을 마음으로부터 아직 준비하지 못한 청춘남녀도 누벨 프랑스에는 있다.
“그래서, 곧 귀국한다지 뭐야?”
누벨 오를레앙 군용 병원, 부상자들이 바삐 오가는 복도에서 붕대를 든, 한 [여군]이 입술을 뗐다.
장군 계급장이 빛나는 여자의 이름은 폴린 보나파르트.
구호기사단이 운영하는 이 병원의 총괄 책임자다.
지금도 북방에서 벌어지는 전쟁에서 부상자가 발생하면, 이곳까지 후송해 치료하는 중이다.
누벨 프랑스 땅에서는 최고의 설비를 갖춘 병원으로 명성이 자자하니까.
허나 지금 폴린의 말을 들은 한 청년은 부상을 입지도 않았는데, 낯이 창백하다.
청년, 루이 샤를 카페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전 총사령관 부관이니, 신대륙에 남을까 하는데요.”
“누구 맘대로? 넌 내 부관이야.”
“하지만 저는 구대륙에서는 정말로 설 곳이 없습니다. 황녀 전하.”
귀국하면, 루이 샤를을 기다리는 것은 보나파르트 가문이 지배하는 프랑스 제국이다.
구왕실, 부르봉 왕가의 혈통이자 간통으로 태어난 것으로 지목된 루이 샤를의 입지는 굉장히 애매하다.
만약 정통성을 찾으려 든다면 목숨이 위험하고, 간통을 인정하면 사회적 지위를 얻기가 어렵다.
무엇보다도 루이 샤를의 출세를 꿈꾸는 전직 왕비 앙투아네트가 파리에 있다.
그런데 폴린이 루이 샤를을 빤히 보다 물었다.
“내 [마크로]가 되는 건 어때?”
마크로, 고등어를 의미하는 프랑스 어다.
그렇지만 이 프랑스어는 은어로 쓰이기도 한다.
포주, 사창가의 남창, 혹은 기둥서방.
루이 샤를이 입을 쩍 벌리다, 간신히 정신을 차렸다.
“고등어를 말씀하시는 건 아닐 거고.”
“설마 포주가 되라는 소리겠어? 그럼?”
“죄송하지만, 진심이십니까? 부왕 전하를 사랑하시는 게 아니었나요?”
폴린은 빤히 샤를을 보다 갑자기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너, 크잖아. 그게.”
샤를의 낯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저, 저기요? 황녀 전하?”
“음, 부르봉 왕가는 코도 크고, 그곳도 크고, 참 잘한다고 하던데. 그래서 애인도 역대로 많았다고 하고. 샤르트르 공작도, 사실 애인 많이 둔 거 같던데?”
“그, 그건 오해입니다. 그리고, 전 아직 경험이 없습니다!”
황급히 고함치는 샤를을 보다, 폴린도 낯을 붉게 물들이며 야릇하게 웃었다.
“그럼, 나랑 프랑스로 돌아가서, 하지 않을래?”
뭘 한다는 건지 샤를은 감히 묻기조차 어려웠다.
그렇지만 이게 단순히 침대만 같이 쓰자는 얘기는 아닐 게 분명하다.
요컨대, 폴린은 지금 자기 식으로 ‘프로포즈’를 한 셈이다.
머리가 팽팽 돌아 돌아버릴 지경이 된 샤를이 비틀거리다 간신히 입을 다시 열었다.
“새, 생각할, 시간을 주십시오.”
폴린은 샐쭉한 표정으로, 역시 빨갛게 낯을 물들인 채, 콧방귀를 뀌었다.
“오래는 못 줘. 기억하겠지만, 내 원픽은 유진이란 말야? 넌 2순위라고.”
1806년 4월.
유진이 귀국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기 일주일 전.
코가 크기로 유명한 부르봉 가문의 후예 루이 샤를이 맞이한 엉뚱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