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66)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66화(367/547)
(366) 누벨 프랑스 부왕은 성동격서로 귀환한다
한때는 황무지였던 장소는 3년 만에 완전히 바뀌었다.
-철썩! 철썩! 철썩!
정식 명칭은 따로 있지만 사람들은 이곳을 이렇게 부른다.
누벨 유진, 곧 유진의 신도시라고.
사실 따지고 보면 본래 프랑스식 발음은 외젠이라 불러야겠지만, 이 도시를 만든 건설자 때문에 오히려 프랑스인들조차 [유진]이란 발음을 선호할 정도다.
유진 보나파르트가 만든 곳, 플로리다 총독부 소재지 마이애미 항구는 함대로 가득하다.
“조타 이동! 출항 준비 완료해!”
3층 전열함 호루스 호를 중심으로 프랑스 카리브해 함대 11척, 수송선 20척이 출항 준비 중이다.
명목상 목적은 러시아 제국 차르 암살 음모를 막고, 본국에 신대륙 상황을 보고하는 것이다.
그러나 함대에 함께 하고 있는 귀국 인원 모두가 알고 있다.
사실상 추방되었던 부왕 유진이 정치적 결단을 내리는 거라는 걸.
본국에서 특별히 귀환 명령이 떨어지지도 않았다.
나아가 신대륙 상황도 여전히 영미전쟁에 러시아가 끼어든 상태라, 방심하기 어렵다.
허나 유진은 귀국하기로 결정했다.
아마도 본국에서 어떤 승부수를 던지려는 게 분명하다.
“드디어, 출발이군요. 전하.”
문득 마이애미 항구에 선 유진에게 드제가 다가와 고했다.
유진의 옆에는 마리와 폴린, 쥐노와 로르, 이폴리트를 비롯한 핵심 측근들이 서 있다.
특히 마리와 폴린은 묘하게 낯에 홍조가 떠올라 있는 게, 어젯밤 화려한 밤을 보냈음을 짐작하게 한다.
그렇지만 정작 역시 뜨거운 밤을 보냈던 유진은 냉정하게 드제를 볼 뿐이다.
이번 귀국이 신대륙 포기가 되지 않으려면, 드제의 역할이 제일 중요하다.
“드제, 그대가 할 일은 기억하지?”
“알고 있습니다. 마이애미를 지켜, 유럽과의 교통로를 확보하고, 펜서콜라를 지켜 플로리다와 루이지앵의 교류를 이으며, 누벨 오를레앙을 지켜 미시시피 강 일대의 패권을 유지합니다.”
“그래, 루이지앵 대평원 진출은 무리할 것 없다. 결국 [인구압]에 의해 원주민은 밀려날 테니까.”
물론 다른 변수는 있다.
캘리포니아 남부를 차지하고 있는 에스파냐의 진출.
북서 캐나다령을 차지하기 시작한 러시아의 압박.
원역사의 루이지앵 주인이 되었을 미국의 욕심.
그러나 유진은 이 모든 위협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유럽에 돌아가야 한다고 판단했다.
러시아 변수를 축으로 유럽의 정세가 심상찮게 돌아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역사에서도 1806년은 역사의 분기점이기도 하다.
다시, 유진의 시선이 드제 옆에 서 있던 우아한 갈색 얼굴의 귀족을 향했다.
“레스퀴르, 알겠지만 그대가 할 일은 드제의 보좌다.”
부왕 대행, 내정 총괄자 레스퀴르 후작이 빙긋 웃었다.
“요-! 물론입니다. 제가 이 거대한 누벨 프랑스를 책임지다니, 부담감에 죽는 줄 알았습니다. 하하!”
“그 말투는 고치게.”
“아, 알겠습니다-요!”
이제 긴장이 풀렸는지 레게풍으로 말하는 레스퀴르를 보며 유진은 쓰게 웃었다.
아무래도 다시 보게 되도 레스퀴르의 말투는 쉽게 고쳐지지 않을 것 같아서다.
그러나 아직 유진이 뒷일을 당부해야 할 상대는 남아 있다.
“뤼시앵 숙부님.”
삐딱하게 짝다리를 짚고 서 있던 뤼시앵이 유진을 힐끗 보며 대꾸했다.
“날 여기까지 불러내다니, 할 말이 특별히 있는 거겠지?”
“기왕 신대륙에서 머무실 거, 라파예트 대사와 함께 노력해 주십시오. 미국이 영국과 오래 싸우도록.”
“아주 어려운 요구를 맡기고 가는군. 굳이 노력하지 않겠다. 다만.”
뤼시앵은 혀를 차다, 유진을 정시했다.
“특별히 평화를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되겠지?”
한때 프랑스 통령정부의 내무장관과 하원의장을 지낸 뤼시앵이다.
스스로 국제정세 구도를 만드는 재주는 없지만, 읽어낼 줄은 안다.
미국과 영국은 서로 결정타를 먹일 전력이 없다.
때문에 프랑스가 크게 후원하지 않는 한, 미국은 영국을 완전히 격파할 수 없다.
반대로 영국도 프랑스와 완전한 평화를 이루지 않는 한, 신대륙에 전력을 투사하기 어렵다.
그러니 이 전쟁은 내버려 두면 오래 갈 것이다.
원역사 영미전쟁이 프랑스 전쟁에 지친 영국의 포기로 끝난 것과는 다르다.
유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서다 멈췄다.
“그럼, 출발하지. 아차.”
순간, 유진이 허리에서 사브르를 뽑았다.
-챙!
갑자기 뽑은 사브르에 모두가 놀라 눈을 깜박일 찰나, 유진이 드제를 보았다.
“검은 익숙하지 않지만, 작위 임명에는 필요하겠지?”
“전하?”
“무릎을 꿇어라, 드제.”
미처 사전에 들은 게 없어 허둥지둥하던 드제에게 유진이 일렀다.
“그대를 펜서콜라 공작으로 임명한다.”
드제는 몸을 떨었다.
본국을 떠난 뒤 새로 출범한 [제국], 사실 한 번도 직접 본 적도 없다.
나아가 신생제국의 작위는 당대 작위로, 승계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한다.
게다가 기실 유진이 귀국해서 나폴레옹에게 진언했을 때, 거절하면 모두 무효다.
그럼에도, 공작이란 작위는 왕정 시대를 살아봤던 이에게 뜻깊은 작위다.
또한 사실상 누벨 프랑스의 수도인 펜서콜라 공작으로 봉했다는 것은 의미가 깊다.
유진이 드제를 대리인으로 확정했다는 뜻이니까.
자신을 믿고, 이뤄낸 모든 것을 맡긴 [주군]에게 드제가 고개를 조아렸다.
“그 작위, 돌아오실 때까지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유진은 싱긋 웃다 배 위로 올라탔다.
-뿌우우!
선단에 함께 하는 증기선, 노틸러스 호의 기적 소리가 요란하게 바다 위를 울렸다.
***
하바나, 쿠바 섬의 주도 앞바다에서 시스네로스가 유진을 환대하며 맞이했다.
“전열함 21척, 가히 에스파냐 본국에 가도 대규모 원정군을 꾸릴 때나 볼 수 있는 규모군요! 하하하!”
지금 시스네로스가 말한 숫자는 에스파냐 카리브해 전열함대를 합친 숫자다.
-쉬익, 쉬익, 쉬익!
에스파냐 전열함대의 기함 [넵튠] 호가 돛을 바삐 움직여 바다 위를 회선했다.
유진은 넵튠 호 갑판에 앉아, 쿠바의 항만을 둘러보았다.
귀국 전, 바로 마르티니크나 대서양으로 나아가는 대신, 일부러 이곳에 들른 것이다.
어쨌거나 현재는 영미전쟁을 빌미로, 영국이 대서양 봉쇄를 시행 중인 상황이다.
당연히 누벨 프랑스 최고책임자, 유진의 귀국은 무슨 수를 쓰든 막으려 할 게 뻔하다.
그래서 차라리 유진은 정면 돌파를 위해 에스파냐의 함대 전력을 활용하기로 한 거였다.
가만히 에스파냐 함대 측의 준비 상태를 살펴보던 유진이 발타사르 데 시스네로스 제독을 돌아보았다.
“우리 쪽에서 함대를 지휘하는 총괄 지휘관은 니콜라스 쉬르쿠프라네. 이름은 들어봤겠지. 시스네로스 제독?”
“물론입니다. 이집트 앞바다에서 펼쳐진 알렉산드리아 해전에서 맹활약한 함장 아닙니까? 제독으로서는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래서, 그대가 필요한 거야.”
유진은 싱긋 웃으며 엄청난 얘기를 던졌다.
“영국 함대의 봉쇄를 돌파해, 자메이카를 공략하기 위해서.”
시스네로스는 잠시 눈을 깜박이다 반문했다.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자메이카를 공략한다고 했네. 쿠바 바로 아래잖아? 모르는 섬도 아닐 텐데.”
“그곳을 공격한다는 건, 단순히 해양 봉쇄를 뚫고, 유럽으로 가신다는 정도가 아닙니다!”
경악한 시스네로스가 비명을 지르듯 소리쳤다.
“영국과 전쟁을 벌인다는 뜻입니다!”
유진이 쿠바에서 만나자고 전령을 보내왔을 때, 시스네로스도 나름 각오는 했다.
현재 봉쇄항해를 시행 중인 영국 함대를 돌파해야 하는 사안이다.
그렇다고 해도 해전이라면 모를까, 단순한 돌파라면 21척의 전열함대로 못할 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귀국을 해야 할 부왕은 또 다른 전쟁을 들고나온 것이다.
유진은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뭐, 나도 영국 함대와 싸워 봤지만, 쉬운 상대는 아니긴 했지.”
“그걸 잘 아시는 분이, 바다에서 영국과 해전을 펼치시겠다구요? 게다가 섬에 진입해, 전투에서 이긴다 해도 전염병이 창궐할 겁니다!”
“당연히 알고 있지, 그것도.”
외교적인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실제 전투를 벌였을 때 이길 가능성이 없다.
그런데 왜 싸운단 말인가?
순간, 유진이 입가를 틀며 말했다.
“그러니까, 우리가 자메이카로 향한다면, 영국 함대가 반드시 밀어닥칠 게 아닌가?”
자메이카, 카리브해 한복판에 있는 영국의 섬.
아직 에스파냐가 유럽의 초강대국이던 시절, 영국이 에스파냐 식민제국에 겨누는 단검이라 불리던 기지다.
또한 생 도맹그와 마찬가지로 설탕이나 면화로 막대한 이익을 올리지만, 그 모든 게 흑인 노예들을 통해 발생하던 장소기도 했다.
최근 노예무역 금지령이 떨어지면서 자메이카도 혼란에 빠진 상태다.
만약 이 자메이카로 프랑스와 에스파냐의 전열함대가 진군한다면, 영국은 어떻게 반응할까?
해양봉쇄를 하고 있던 함대 전력 전부를 자메이카로 소환할 것이다.
자연히 해양봉쇄가 풀린다.
시스네로스가 눈을 깜박이다 말했다.
“영국 함대를 전부 자메이카로 부르신다는 거군요.”
“맞아, 시스네로스 제독.”
“그럼 우리 에스파냐가 정말 싸우지는 않아도 되는 겁니까?”
유진이 시스네로스를 보며 웃었다.
“그래서 경험 많은 제독이 필요한 거야. 상대를 압박하고, 견제하면서도, 실제 교전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
사실은 무책임한 소리다.
유진도 전쟁을 많이 치러봐서 알지만, 군대가 서로 인접할 때 교전은 쉽게 일어난다.
바다의 함대전이라고 해도 크게 다를 게 없다.
그런데 대규모 무장함대가 최중요 식민지에 들이닥친다?
그 자체로 영국이라면 선전포고로 간주할 수도 있다.
또한 유진이 신대륙과 구대륙의 시간차를 이용해 저질렀던 짓을 시드니가 저지르지 말라는 법도 없다.
이를테면 먼저 교전을 걸어놓고, 상대방에게 뒤집어 씌우는 식이다.
이런 속셈을 숨긴 채 웃고 있는 유진에게 시스네로스가 현실적인 해군장교로서 생각해낸 문제를 지적했다.
“그렇다 해도, 포위망을 뚫고 탈주하실 수 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건 프랑스 함대가 알아서 할 걸세.”
“만약에, 전하께서 잡히신다면, 그건 제 책임이 아닙니다. 하지만, 여공작께서 잡히신다면, 그건 제 목이 정말로 날아갈 사태가 될 겁니다.”
그때 유진의 뒤에서 여전히 홍조를 띤 채 웃고 있던 마리 테레즈가 단호히 말했다.
“제독, 그렇다면 내가 에스파냐 왕위 추정상속자의 지위로 명령하죠. 내 부군인 유진 보나파르트 부왕의 요구를 따라줘요.”
부군.
정혼자라고 말하지 않았다.
어쩐지 심상찮은 분위기에 시스네로스가 눈을 굴릴 찰나다.
문득 수석부관 이폴리트가 껄껄 웃으며 제독의 어깨를 두들겼다.
“걱정하지 마쇼, 시스네로스 제독. 우리 부왕 전하는 도박에서 단 한 번도 져본 적이 없거든. 하하핫!”
시스네로스는 낯을 찡그렸다.
한참 어린놈이 건방지게 구는 게 마음에 안 든다.
허나 이폴리트의 상관, 훨씬 더 어린 24살의 청년 유진이 신대륙에서 놀라운 성과를 이뤄내는 걸 시스네로스도 봤다.
한데, 만약 정말 이대로 마리 테레즈가 에스파냐 왕관을 쓰게 된다면, 유진은 어떻게 될까?
이 신대륙 에스파냐령 전부가 유진의 발아래 놓일지도 모른다.
“할 수 없군요. 여기서, 거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대신, 귀환하신 후 저를 잊으시면 안 됩니다.”
새삼 다짐하는 시스네로스를 보다, 유진이 싱긋 웃었다.
“물론이지, 제독.”
이로써, 유진의 [성동격서] 귀환 작전이 개시되었다.
아니, 위치로만 보면 성서격동이 되겠지만.
***
동쪽, 버뮤다 기지에서 서쪽, 카리브해에서 난 소리를 들은 한 제독이 벌떡 일어났다.
“뭐? 누벨 프랑스 함대가 어디로 가?”
버뮤다 지원함대 부제독, 하디가 방금 들어온 보고서를 든 채 고했다.
“지금, 자메이카 방면으로 가고 있답니다.”
“무슨 헛소리야? 항로상, 아예 마르티니크로 직행하거나, 아니면 미국 동해안으로 올라와야 할 텐데?”
“그게, 아무래도 스파이들의 보고에 따르면, 정말로 자메이카 공략에 나선 모양입니다.”
하디는 미간을 찌푸리다 고개를 갸웃거렸다.
“유진 프라이슈츠가 귀환 생각이 없는 게 아닐까요?”
19세기 초, 스파이란 결국 눈으로 보고 편지를 써서 전하는 존재다.
실시간으로 상황을 보고하는 일이 불가능하다.
해서, 아무리 스파이를 운용한다 해도, 지휘관은 그 정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
나름 러시아 대사관 무관으로 복무한 적도 있는 시드니가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 없어. 지금 유럽은 일촉즉발 직전이라고. 전쟁 전야에, 런던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어디든 격변의 시기야. 이런 때를 저 마탄의 사수가 놓칠 리가 없지.”
“일부러 밀서까지 잡히게 만드셨죠, 제독. 너무 꼬아놓은 계략이 아닌가 싶지만요.”
“훗, 상대가 러시아마저도 시야에 넣는 대전략가일 때만 통하는 계책이긴 하지. 하여간.”
그러니까, 시드니는 일부러 러시아 암살 음모를 흘린 것이다.
어차피 본국에서 알아서 할 일인데도, 굳이 차르 암살을 제안한 것은 두 가지 이유다.
하나는 영미전쟁을 보다 유리한 구도로 끌고 가려면, 러시아를 전장에서 쫓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하나는 바로 유진을 끌어내기 위해서였던 거다.
지금껏 꾸며온 음모를 새삼 되새기던 시드니가 멈춰섰다.
“잠깐. 설마, 오리엔트 원정 방식을 쓰려는 건가?”
예전에 이집트 원정에 반쯤 참여했던 시드니는 기억한다.
해로가 막히자 유진이 어떤 선택을 했던가?
레반트 지역을 점령하고, 나아가 오스만 제국의 정권을 전복해, 우회하여 귀환했다.
혹시, 귀국로가 막힌 유진이 아예 영국 식민지를 전부 정복하는 방법을 택했다면 어떨까?
또한 거기서 멈추지 않고 미국을 도와 영국을 신대륙에서 내쫓기로 결정했다면?
이건 어쩌면 정말 진지하게 원정에 나선 상황인지도 모른다.
시드니가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갔다.
“그래, 미친 대전략가 유진 프라이슈츠라면 충분히 가능하지! 전 함대, 자메이카로 속행한다. 조기에 잡아야 해!”
지극한 오해로 시드니 스미스가 지휘하는 버뮤다 함대가 출격했다.
자메이카행 유진 전열함대를 잡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