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67)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67화(368/547)
(367) 시드니 스미스는 부왕의 납치를 꿈꾼다
자메이카, 서기 1655년부터 영국의 식민지였던 곳이다.
“그놈의 유명한 영국 해적 놈들이 바로, 이 자메이카의 포트 로열에서 성행했죠. 큿큿!”
유진은 쿠바 남쪽, 자메이카 섬을 배 위에서 바라보았다.
본래 원역사에서는 레게 음악으로나 알려질 곳이다.
허나 지금은 사탕수수 노예 플랜테이션 생산지이자, 저 유명한 [카리브해 해적]들의 본거지로 악명이 높다.
다만 이 말을 지금 프랑스 ‘카리브해’ 해적이 말하고 있다는 게 아이러니할 뿐이다.
얼마 전까지 영국령 섬을 노략질하며 다닌 장본인, 로베르 쉬르쿠프를 유진이 돌아보았다.
“어째 해적이라곤 이 근방으로 올 때, 보지도 못했는데. 정말인가?”
“그야 저희가 다 잡아 버렸으니까요. 영국 정식 해군이야, 충돌하면 당장 피해야 하지만, 해적놈들이야 별 것도 아닙니다.”
“그럼, 지금 교전이 벌어진다면 어떻게 되나?”
해적이라기에는 너무 오버스펙인 전열함 [정복자] 호에 선 채, 로베르가 껄껄 웃었다.
“위협 항해를 해볼까요? 부왕 전하?”
저 멀리 총 20척의 전열함, 역시 10척의 프리깃, 그리고 브릭 15척이 몰려온 게 보인다.
에드워드 베리의 카리브해 기존 주둔함대.
버뮤다 섬 기지를 지키던 버뮤다 주둔 함대.
할리팩스에서 미국을 공격하던 캐나다 주둔 함대.
여기에 대서양 방면 지원함대로 와서 대륙봉쇄령을 시행 중이던 시드니 스미스의 대서양 방면 함대까지 왔다.
물론 숫자만 봐서는 알렉산드리아 앞바다에서 싸웠던 넬슨 함대가 더 많고, 화려하다.
그렇지만 유럽의 안마당인 지중해와 달리, 카리브해는 영국에서도 무척 먼 곳이다.
게다가 영국 본국 정부는 대서양보다 인도양에 관심이 크다.
그러니 지금 자메이카 앞바다에 몰려든 영국 함대는 대서양 방면 거의 전력이 모인 셈이다.
어쩐지 과잉대응하는 것 같지만, 그럴 수밖에 없다.
이쪽, 프랑스-에스파냐 함대는 전열함만 21척이다.
위장 해적, 로베르 함대는 전열함 2척에 프리깃함 15척이다.
또한, 증기선 3척까지 집결했다.
그야말로 프랑스-누에바 에스파냐 해군의 전력이 집결된 함대를 돌아보다, 유진이 피식 웃었다.
“신식 전법을 한 번 시험해 보고 싶긴 해. 영국과 어차피 싸울 건 뻔한 일이거든.”
“허락하신다면, 단숨에 시드니의 목을 날려 버리겠습니다.”
“그러다 내가 바다에 처박히면? 시드니는 결코 방심할 상대가 아니야. 넬슨과 같은 레벨의 상대라고 간주하고 말하게.”
그러자 늘 자신감 넘치던 로베르도 잠시 멈칫거렸다.
지금껏 로베르도 시드니와 정면으로 충돌한 적은 없다.
하지만 넬슨과 동급인 제독이라면 어떨까?
예전에 알렉산드리아 해전 이전에 몰타 앞바다에서 벌어졌던 해전이라면, 로베르도 기억한다.
그때 완전히 격파 당했던 지중해 함대를 떠올리다, 로베르가 입가를 틀었다.
“그렇다 해도, 같이 죽는 건 가능합니다. 전하.”
물론 그 전법은 유진도 넬슨에게 걸었던 비책이긴 하다.
허나 이곳에서 그런 방식을 썼다간, 유진은 영영 유럽으로 귀환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세계 각지에서 영국 로열 네이비의 전력, 전열함 2백 척이 몰려올 테니까.
유진은 가만히 웃다, 동북 방향을 향해 망원경을 들었다.
“그건 우리가 아니라 미국 해군의 몫이 되겠지.”
그때 수평선과 섬들 사이로 또 다른 함대가 나타났다.
-쏴아아!
로베르도 황급히 망원경을 들다, 환호성을 터뜨렸다.
“정말 왔군요!”
성조기가 바람에 나부낀다.
미국 아메리카 대서양 함대가 나타난 것이다.
아직 전열함은 한 척도 없지만, 프리깃 치고는 거대한 함선들이 엿보인다.
특히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펜서콜라를 방문했던 함선, 컨스티튜션 호다.
유진은 망원경을 내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존 로저스 제독일 거야. 다만 제독은 눈치만 본다. 어떻게 할 건가, 로베르?”
“크크큭! 싸우기 싫어하는 뱃놈은 싸울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몰고 가야지요. 보고만 계십시오!”
“어떻게 할 거지? 호루스 호가 영국 함대에 접근하는 건 교전 신호라, 위험해. 또한, 정복자 호도 영국인들은 사실상 프랑스 함대로 간주할 거야.”
그러나 로베르 쉬르쿠프는 껄껄 웃다, 깃발을 직접 들었다.
“다른 방법이 있다는 걸 보여드리죠. 얘들아, 부왕 전하께 솜씨 좀 보여드려라!”
정복자 호 갑판, 선원들이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쉭, 쉭, 쉭!
복잡한 돛을 움직이고, 밧줄을 조정하며, 바람을 탄다.
해류가 몰아치는 방향을 물고기를 통해 살피고는, 곧이어 고함과 함께 돛을 다시 재조정한다.
동력도, 노도 없는 무동력선, 범선이 바다 위에서 움직이는 방식이다.
-끼이익!
그런데 순식간에 미국 배가 가까워져 오는 모습을 보다, 유진이 눈썹을 치켜떴다.
“미국 함대를 우리가 공격한다고?”
“어차피 우리 함대에서 프리깃은 모두 사략함대, 통칭 해적입니다. 그럼, 미국이든 영국이든 가릴 거 있습니까?”
“그러다 미국측이 포격이라도 하면?”
로베르는 낄낄 웃다 망원경을 들었다.
“그게, 제가 노리는 바지요!”
배를 움직이는 것은 항해사와 선원들의 몫이다.
그럼 선장이 할 일은 뭘까?
상황 변화에 따라 긴급히 대처하는 거다.
이를테면 긴장한 미국 컨스티튜션의 포수가 실수로, 대포를 점화시켜 버린다든가 하는 돌발상황 말이다.
-쾅!
포탄이 멀찍히 뱃전 앞을 지나가는 모습을 보다, 로베르가 대담하게 말했다.
“보십시오. 교전은 미국 함대가 먼저 시작한 겁니다. 크하핫!”
이로써 1806년 4월, 자메이카 해전이 갑자기 시작되었다.
***
이 순간, 가장 기뻐하는 남자가 카리브해에 존재한다.
“좋았어! 드디어, 유진 프라이슈츠가 내 손에 들어왔군!”
기함 테세우스호 위에서 환희에 찬 함성을 지르는 시드니에게, 부제독 하디가 일침을 놓았다.
“아직 손에 들어온 건 아닙니다. 제독.”
“하디, 자네 넬슨 제독 아래서도 결코 사랑받는 부하는 아니었지? 응?”
“아무렴 제독이 해군 장관에게 듣는 소리만 하겠습니까. 게다가, 저 [증기선]으로 추정되는 배는 어쩌실 겁니까?”
문득 시드니가 시선을 돌렸다.
카리브해 자메이카 섬이 보이는 해상.
양측 합해 전열함만 40척에 육박하는 대규모 전력이 집결했다.
여기에 갑자기 끼어든 미국 함대가 포격을 벌이며 교전이 발발한 상태다.
물론 프랑스 사략함대로 추정되는 깃발 없는 해적선을 공격하는 걸 보니, 누가 적인지도 모르는 것 같지만.
한데 이 바다에서 가장 조타 운영 솜씨가 뛰어난 건 영국 함대다.
다만 딱 하나 걸리는 게 있다.
걸핏하면 연기를 뿜어내는 돛 하나 없는 강철로 휩싸인 배.
증기기관이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누벨 프랑스 정부의 신형함.
정작 시드니가 이 함선을 목격한 것은 로베르 사략함대와 조우했을 때였는데, 지금 그 배가 보인다.
바로 노틸러스 호가 말이다.
“흥, 증기선인지, 목탄선인지, 아니면 그냥 위장 굴뚝선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차피 느려. 바람이 없을 때만 위협적일 뿐이지.”
가볍게 시드니는 노틸러스 호를 폄하하며 지휘봉을 들었다.
“자, 종대로 돌진!”
시드니의 명령이 기수의 깃발 신호에 의해, 전 함대로 전파되었다.
-쏴아아, 쏴아아, 쏴아아!
엄밀히 말해 시드니는 영국 대서양 연합함대의 최고 선임자는 아니다.
하지만 그간 대서양에 부임한 영국 제독들은 다 같이 생각이 달라도, 하나만은 동의했다.
신대륙, 누벨 프랑스의 부왕 유진 보나파르트가 영국에 최고 위협이라고.
그런데 오늘 잡을 기회가 왔다.
심지어 베리 제독조차도 시드니의 말을 따르는 이유다.
“해안포대는 준비되어 있나?”
“아마, 되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자메이카 총독이 얼마나 부지런하냐에 달렸죠.”
“그럼, 행운에 기대하기로 하고, 우리는 그대로 프랑스 해군과 미국 해군을 서로 부딪치게 만든다!”
문득 시드니가 손을 비틀듯 휘저으며 외쳤다.
“이게 바로, 세계 최강 영국함대의 기동이다!”
마치 무선으로 전파라도 한 것처럼, 시드니의 손짓에 따라 함대가 움직인다.
육군이라면 모를까, 해상에서 이런 움직임을 보일 수 있는 함대는 19세기 초, 세계에 하나 뿐이다.
브리티쉬 로열 네이비.
물론 지금 시드니가 손짓한다고 움직이는 게 아니라, 사전에 수신호와 깃발신호를 연신 보낸 덕이다.
무엇보다 이 근방의 해역에 대해, 영국은 완전히 정통하다.
“자, 이제 유진 프라이슈츠! 내 손에 잡힌다!”
반면에 누벨 프랑스 함대는 이제 막 신대륙을 돌아다니고 있는 터다.
바다를 안다는 것은 육상으로 치면 도로가 어디 있는지 안다는 것과 흡사하다.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한 물길이라도, 해류의 흐름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이제 프랑스 함대, 특히 유진의 유명한 [호루스]호가 눈앞에 보인다.
-쾅!
갑작스런 포격음에 시드니는 미간을 찌푸렸다.
“뭐야, 이거?”
문득 포탄이 뱃전에 부딪치는 폭음과 함께, 동시 폭발이 일어났다.
-쾅! 쾅! 쾅!
거센 폭발에 시드니는 잠시 비틀거리다 뱃전을 잡았다.
이런 상황은 해전에서는 백전노장인 시드니에게도 익숙지 않다.
허나 알렉산드리아에서 유진과 싸워본 적 있는 하디는 달랐다.
새하얗게 질린 하디가 외쳤다.
“작렬탄입니다, 제독!”
“프랑스의 신형 포탄? 그거, 본국에만, 그것도 육군용으로 있는 거 아니었나?”
“신대륙에서도 생산한 것 같습니다! 또, 알렉산드리아에서도 저런 포탄을 봤던 기억이 납니다!”
시드니는 미간을 찡그리다 코웃음을 쳤다.
어차피 신형 포탄이 있다 해도, 맞춰야 효과가 있다.
그러나 시드니가 보기에 누벨 프랑스 함대는 그리 능란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동맹군, 에스파냐 함대쯤 되면 갑작스런 포격전에 놀랐는지, 미동도 하지 않는다.
되려, 교전 상황이 되었으니, 누벨 프랑스 부왕을 잡아도 누구도 항의하지 못할 것이다.
“흥, 그래봤자, 우리 정예 해군에겐 안 돼! 게다가, 이건 오히려 잘 된 일이지! 응?”
그때 시드니의 눈에 이상한 광경이 보였다.
-뿌우우!
저 멀리, 연기를 뿜어내는 배가 보인다.
증기선, 노틸러스 호다.
한데 방향이 이상하다.
순간, 시드니가 망원경을 던지며 비명을 질렀다.
“노틸러스 호가 왜, 저쪽에서 나타나!”
어느새, 노틸러스 호가 전장 너머, 북동 해안을 달리고 있었다.
***
물론 노틸러스 호, 하나만 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유진, 이제 어떻게 되는 거야?”
아직 증기선이 바람을 타지 못할 때는 느린 시대.
해서, 노틸러스 호는 항상 2개 이상의 범선과 함께 움직인다.
현재 유진이 타고 있는 호루스 호, 그리고 동반한 머큐리 호다.
옆에, 서 있는 마리를 보다 유진은 싱긋 웃었다.
멀리서 구경하는 입장이긴 했지만, 교전 상황이었는데 제법 떨지 않고 잘 버텨준 게 기특해서다.
“전속 전진해야지.”
“응? 아직 교전 중이잖아.”
“그러니까 우리는 가야 하는 거지.”
유진이 뒤를 돌아보았다.
“영국 해군이 전부 이곳에서 싸우는 동안에 말이야.”
바로 이게 처음부터 유진의 계획이었다.
자메이카로 프랑스와 에스파냐, 사략함대의 전력을 집중시킨다.
그 다음, 영국이 최대한 많은 함대를 이끌고 달려올 때까지 기다린다.
곧이어 미국에 도움을 요청해 봉쇄망을 구성한다.
이후, 교전 상황을 만들어 해역을 혼란에 빠뜨린 사이, 탈주한다.
다만 여기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다.
한창 포격을 벌이며 우왕좌왕하는 전열함들을 보다, 마리가 낯을 흐렸다.
“이건, 전쟁 선포로 간주 되지 않을까?”
“상관없어. 어차피 나와 네가 유럽에 돌아가면, 전쟁이 벌어질 거야.”
“뭐?”
유진이 마리를 돌아보다 어깨를 으쓱였다.
“우리의 귀국은 그런 의미가 있어. 마리. 하지만, 어차피 아버지는 전쟁을 치를 준비를 하고 있겠지.”
그동안 유진은 영국과 직접 싸우는 것을 계속 피해왔다.
하지만 때는 1806년, 프랑스 제국이 탄생한 지도 3년이 흘렀다.
지금쯤, 나폴레옹은 꺾이지 않는 영국에 짜증을 내고 있을 것이다.
반대로 피트는 더욱 커져가는 프랑스에 공포를 느낄 게 분명하다.
세계를 유럽이 좌우하는 시대, 유럽의 양대 강국은 이제 격돌을 앞두고 있다.
유진은 시선을 돌렸다.
멀리서 시드니의 기함, 테세우스가 어떻게든 빠져나오려다, 로베르에게 뒷덜미를 잡히는 게 보인다.
가볍게 유진은 모자를 벗어 인사하듯 휘돌렸다.
“자, 그럼 시드니 스미스. 다음에는 유럽 방면 대서양에서 보자구.”
1806년 4월.
자메이카에서 누벨 프랑스와 영국이 드디어 교전 상태에 진입했다.
그 사이 유진과 마리는 대서양으로 몰래 떠났다.
마치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이 이집트를 떠날 때 그랬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