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69)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69화(370/547)
(369) 4살짜리 프랑스 제국은 전쟁 전야다
19세기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음모 세력은 누굴까?
“프리메이슨? 장미십자회? 일루미나티? 아니야. 모두 당연히 아니죠.”
푸셰는 간만에 파리 퇼르리궁, 경찰장관 집무실에서 열변을 토하는 중이다.
음모세력.
사실 프랑스 대혁명 이래, 최고의 음모세력으로 손꼽히는 집단은 [자코뱅]이다.
어쨌든 유럽 대륙이 최고 열강 중 하나, 프랑스 왕정을 뒤집은 세력이니까.
따지고 보면 푸셰야말로 변천을 거듭하며 현재의 제국까지 고관으로 지내는 중이니 음모가 중의 음모가라 할 것이다.
하지만 당연히 푸셰가 본인을 음모가라 자칭하려 떠드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푸셰의 손님도 음모라면, 꽤 정평이 나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문득 전직 프랑스 총재, 나폴리 왕국 수상 살리체티가 시큰둥하게 되물었다.
“장미십자회나 일루미나티는 적발되서 사라진 집단 아닌가? 프리메이슨이야, 뭐 프랑스 대장이 라파예트인 거 보면 썩 수단 좋은 조직은 아닌 거 같고. 차라리 자코뱅이 더 뛰어나겠군.”
“큭큭! 자코뱅이 뛰어났으면, 프랑스 권력을 계속 쥐고 있어야 말이 되죠. 살리체티 수상.”
“어라, 그럼 우리 황제 폐하나 누벨 프랑스 부왕 전하인가?”
문득 푸셰가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쳤다.
“이런, 왜 모른 척하십니까? 영국이지요, 당연히!”
살리체티는 경찰장관의 책상 위에 있는 지구본을 슬쩍 보았다.
세계 각지가 그야말로 영국의 해양 거점으로 둘러싸인 시대다.
허나 눈에 보이는 영토만 본다면, 사실 영국의 저력을 알기 어렵다.
당장 신대륙만 해도 명목상 영토는 에스파냐가 제일 크고, 그 다음이 엉뚱하게도 포르투갈인 상태다.
프랑스는 엄밀히 말하면, 누벨 프랑스령 중 가장 거대한 루이지앵이 국가 영토가 아니다.
황제 나폴레옹의 양자, 유진 보나파르트의 약혼자가 가진 개인소유일 뿐.
그러나 거대한 동방의 부국 인도를 중심으로 인도양을 장악한 영국의 [교역량]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
비록 프랑스 정계에서 사실상 은퇴한 살리체티라도 그 정도는 안다.
“영국이 또 무슨 사고라도 쳤나?”
“아니, 문제가 터진 건 헝가리죠.”
“그쪽이라면 나도 알지. 사실 조세프 부왕 전하가 날 이곳에 보낸 이유도 헝가리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니까.”
현재, 신생 프랑스 제국은 5개의 세력권으로 구획된 상태다.
본국, 이집트 총독령, 시리아 보호령, 신대륙 누벨 프랑스, 그리고 이탈리아 반도.
여기에 구 네덜란드인 바타비아와 구 스위스인 헬베티아 위성 공화국이 있지만, 그 두 나라는 일단은 독립국이다.
그렇지만 이탈리아 반도는 교황령을 제외하면, 모두 프랑스 제국의 [제후령]으로 편재되는 중이었다.
그중 남반부는 위성공화국에서 다시 나폴리 왕국으로 재편되었다.
조세프가 [부왕]으로 임명된 곳이 바로 이 나라다.
원역사에서는 조세프 보나파르트가 아예 [왕]으로 부임하지만, 유진이 부왕으로 신대륙에 가면서 제국의 행정체계도 다른 경로를 밟게 되었다.
본래 롬바르디아 공화국 수상으로 갔던 살리체티가 조세프를 따라 나폴리 왕국 수상이 된 이유다.
“헝가리 국왕, 카를 폰 합스부르크의 군사력 증강이 아주 심상찮아. 곧, 오스만 제국과 한 판 붙을 기세야.”
문득 나폴리 수상으로서, 지중해 동부 상황을 주시 중인 살리체티가 푸셰에게 말했다.
카를 폰 합스부르크, 구 신성로마제국을 지배하던 합스부르크 가문의 차남이다.
또한 현재 오스트리아 국왕인 구 황제 프란츠 [1세]의 동생이기도 하다.
허나 군재로만 따지면 카를이야말로 제국 황제감이란 평은 예전부터 자자했다.
그런데 헝가리 분할 계획 때문에 왕으로 강제 부임한 카를이 군사를 증강 중인 것이다.
살리체티가 파리로 긴급히 온 이유다.
혹시 헝가리에서 갑자기 군사행동이 일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푸셰는 고개를 저었다.
“역시 영국 놈들 때문이죠. 러시아에서 불온한 움직임이 일어나는 것도 그렇고. 그거 아십니까? 지금 스웨덴 왕실도 언제 뒤집힐지 모른다는 거?”
“설마 영국에서 조장하고 있다는 건가?”
“물론 그렇습니다. 어떻게?”
문득 푸셰가 책상 위, 서류를 내던지며 이를 갈았다.
“돈입니다. 헝가리 군사력 증강, 러시아 황제 암살 음모! 여기에 스웨덴 쿠데타까지 모두 영국 금융가와 무역상들이 자금을 대고 있습니다. 신대륙에서 뜻대로 안 되니, 유럽에서 난리를 치는 거죠!”
마치 외무장관이 걱정할 일 같지만, 푸셰의 책상 위에 보고가 있는 이유가 있다.
비밀경찰, 정보부, 여기에 황제 직속 보안기구인 쉬르테의 협력 정보까지.
프랑스 국내외의 정보기관 총책임자가 경찰장관 푸셰다.
사실 이 자리를 맡을 때, 푸셰는 희희낙락했다.
프랑스 국내 권력자들의 비리를 잡아, 쥐락펴락할 야망을 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랑스 제국 출범 4주년이 코앞인 지금, 푸셰는 머리가 하얗게 샐 지경이다.
전쟁이 시작되지도 않았건만, 물밑의 [첩보전]이 장난이 아니다.
영국 [이방인국]의 첩자들이 펼치는 공작 때문에, 유럽 전체가 반프랑스로 돌아서기 직전이기도 했다.
“설마, 우리 위성공화국도 위험한가?”
“스위스와 네덜란드? 아니, 헬베티아와 바타비아라면, 맞습니다. 국내 정권 전복계획이 착수 중입니다.”
“에스파냐까지도?”
살리체티의 질문에 푸셰가 부쩍 말라 보이는 얼굴로 대꾸했다.
“당연하죠. 거긴 그렇잖아도 후계자들이 파리 왔다가 모두 죽었어요. 왕실이든 귀족이든, 프랑스에 감정이 좋겠습니까? 원래 친영파가 득세하던 나라고!”
잠시, 푸셰를 동정하는 눈으로 보던 살리체티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 이미 알고 있다니, 그럼 경찰장관만 믿지.”
“믿지 마십시오. 나폴리로 혹시 영국 해군이 쳐들어오면 1차 방어는 나폴리 해군이 해야 합니다.”
“그건 내가 모르겠고, 최소한 나폴리 내부의 반란은 내가 처리하지.”
지팡이를 짚으며 나서던 살리체티가 문득 멈췄다.
“참, 들었나? 곧 유진 프라이슈츠 부왕이 돌아온다던데.”
이번에는 푸셰도 듣지 못했던 정보라 눈을 크게 떴다.
“뭐라구요? 언제?”
“쉬르테 부총장 자코프 엘리와 별로 친하지 않은 모양이군. 그 친구에게 부왕 친위대 부대장 투르네 준장이 편지를 보내왔다고 하네. 신대륙에서 귀환할 거라고.”
“맙소사, 어째서 이런 중대 보고를!”
살리체티는 푸셰를 보다 묘하게 웃었다.
“왜, 자네 일이 반으로 줄어들텐데?”
푸셰는 살리체티를 노려보다 퉁명스레 대꾸했다.
“내 목이 반으로 잘릴지도 모르죠!”
물론 프랑스 정계 중심에서 은퇴한 살리체티가 알 바는 아니다.
***
영미전쟁이 시작된 지 이제 1년, 프랑스는 꼭 [꿀]을 빨았을 것처럼 생각되기 쉽다.
“맙소사, 또 군사충돌이야?”
그러나 최소한 프랑스 군부는 지극히 바쁘다.
제국이 세워진 후 4년이 지나도록, 직접 대규모 군사행동을 한 적은 없다.
하지만 준 군사행동에 가까운 공격적 기동은 제국과 그 산하 세력 전역에서 진행 중이다.
예컨대 지금 총참모장, [수석원수] 베르티에 앞에 놓여 있는 보고서처럼.
문득 총사령부에 들렀다가 그 광경을 본 원수, 오주로가 물었다.
“역시, 헝가리가 문제지요? 베르티에 총참모장.”
“맞소. 분명 이곳은 갈리치아 대공 프리드리히와 보헤미아 공작이 막고 있을 텐데, 항상 문제가 생기는군. 베르나도트가 헝가리 군과 충돌했다는데?”
“루이 보나파르트든 프리드리히 폰 잘름부르크든, 대단한 역량은 없는 걸 아시잖소? 베르나도트 마음대로 굴러갈 테고, 베르나도트는 호전적이지.”
오주로의 냉정한 평가에 베르티에는 무표정한 얼굴로 대꾸했다.
“이대로 가면, 헝가리왕 카를 폰 합스부르크가 다시, 제2차 합스부르크 제국을 세우는 걸 막기 어려울 수도 있소. 구실을 준단 말이오.”
총참모장 베르티에는 단순히 군사 충돌만 볼 수 없다.
이제 프랑스 제국 전체의 군 동원 상태를 고려해야 한다.
한데, 대국적인 시각에서 볼 때, 국지적 군사충돌은 확전될 우려가 크다.
그간 제국의 내정을 위해 피해온 전쟁이 불가피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때 오주로의 어깨에 누군가 팔을 걸치며 낄낄 웃었다.
“그럼, 우리 [칠원수]가 가서 막으면 되는 거 아닙니까? 크크큭!”
칠원수.
곧, 프랑스 제국 출범 당시 옛 왕정 시절의 제도를 부활시켜 임명된 군 최고위 직급, [제국원수]를 말한다.
본래 원역사에서 제국원수로 처음 임명되었던 인사는 총 14명.
그러나 그중 상당수가 공훈을 쌓지 못하거나, 신대륙으로 떠나는 통에 나폴레옹이 임명하게 된 원수의 숫자는 7명으로 줄었다.
프랑스 본국에 있던 베르티에와 오주로, 마세나, 그리고 란.
동방 전역을 담당한 이집트 총독 오슈와 콘스탄티노플 주재 사령관 마르소.
스위스에 사실상 추방된 거물, 모로.
현재 프랑스에서 이들 칠원수는 그야말로 군부의 핵심이다.
만약 이들과 맞설 명성을 가진 이들이 있다면, 그건 신대륙에 있는 2인 정도일 것이다.
유진, 그리고 드제다.
현재 프랑스 최고의 군사적 권위를 자랑하는 원수, 마세나를 보다 베르티에가 낯을 찌푸렸다.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오. 마세나 원수.”
“왜죠? 나도, 오주로도, 란도, 마르소도, 오슈도, 그리고 모로도 모두 자신 있을 건데? 카를 대공, 아니 카를 국왕과 한 판 겨뤄보고 싶은 사람은 많아요.”
“프랑스가 지금 다시 군대를 정식으로 일으킨다는 건, 제3차 반혁명전쟁, 아니 반제국전쟁이 일어난다는 거요.”
베르티에가 침중한 목소리로 일렀다.
“아미앵 평화조약이 휴지가 된다는 얘기요.”
결국 전유럽과 프랑스가 다시 싸우게 될 거라는 뜻이다.
신생 프랑스 제국 입장에서는 썩 내키지 않는 일이기도 했다.
항상 전쟁은 승리와 패자가 있고, 언제나 이긴다는 보장이 없는 위험한 일이다.
한데 기틀이 다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전쟁이 터진다면 지금까지 이룩한 모든 게 날아갈 수도 있다.
실제 원역사에서 러시아 원정 실패 후 벌어진 일이기도 하다.
하여, 의외로 프랑스 제국군 군부 인사들은 그리 호전적이지 않다.
일개 사병의 신분에서 고귀한 귀족 작위를 바라보는 지위까지 올라온 터라, 더욱 그렇다.
다만 호전적인 인물도 있어서, 지나가다 이야기를 듣고는 콧방귀를 뀌며 끼어들었다.
“그걸 왜 우리 군인이 걱정합니까? 정치가들이 걱정할 일이지.”
“칠원수쯤 되면, 제국의 대전략에 대해서도 걱정해야지! 란 원수!”
“흥, 그런 건 부왕 전하나 오슈 총독, 모로 장군쯤 될 때 걱정하는 거 아뇨? 참, 들었소?”
란은 총사령부에 들른 진짜 이유를 입에 올리며 휘파람을 불었다.
“부왕 전하가 귀국할 수도 있다던데. 휘유.”
그러자 친우 관계인 오주로와 마세나가 서로 돌아보았다.
“정말? 신대륙에서 지금 영국과 미국이 전쟁 터졌다며. 귀국해도 된다고, 황제 폐하가 허락하셨나?”
“나 같으면 신대륙 정복전쟁에 착수했을 건데, 욕심이 작구만? 마탄의 사수는 말이야.”
“돌아와봤자, 어차피 친자가 태어난 마당인데, 설 자리가 있는지도 문제지.”
베르티에는 미간을 좁힌 채 골똘히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한 가지는 확실하군. 유진 부왕이 헝가리를 맡으면 되겠소.”
하지만 대국적인 관점에서 보되, 군사만 생각하는 베르티에와 달리 오주로나 마세나는 달리 보았다.
“이렇게 되면 오슈와 모로도 귀국하겠는걸.”
“흐음, 이거 누가 군부 일인자인지 두고 한 판 붙나?”
“그보다 둘 다 제국에 아직 충성맹세를 직접 한 적이 없잖아.”
칠원수라 하지만 모두 제각각이다.
특히 오슈는 부왕 유진의 파벌이고, 모로는 옛 자코뱅 파벌을 대표한다.
그간 나폴레옹이 파리에서 만든 제국 체제를 위협할 수 있는 이들이다.
부왕 유진이 돌아온다면, 나머지 두 원수가 귀국하지 못하게 만들 명분이 없다.
문득 란이 신나는 얼굴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 판 제대로 난리가 나겠지? 후후!”
시테 섬, 프랑스군 총사령부 건물 창문 밖이 어느새, 폭풍이 다가올 듯 어두워지고 있었다.
***
황제는 퐁텐블로 [별궁] 집무실에서 포도주를 마시다 시선을 돌린다.
“폐하, 러시아 대사 당통이 다시 급전을 전해왔습니다.”
국무장관, 탈레랑이 고개를 조아리며 우아하게 보고하는 소리가 들린다.
급전.
허나 황제의 입장에서는 결코 급하지 않은 예측 가능했던 소식이다.
영국 이방인국의 첩보원들이 거듭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파견된다는 정보는 예전부터 수집 중이었으니까.
문득 황제, 나폴레옹이 탈레랑을 향해 혀를 찼다.
“쯧, 영국 대사가 이렇게 열심히 정보를 전해온다면 좋을 텐데.”
“영국 대사 바라스라면, 이미 영국 놈들에게 뇌물로 구워 삶아진 듯합니다.”
“그러면, 역시 러시아는 전복될 거 같나?”
엉뚱하게도 현재 영국 주재 프랑스 대사는 폴 바라스다.
본래 피슈그뤼 쿠데타에 엮여 플로리다 추방 대상이었지만, 정국이 급변하는 통에 잊혀졌다.
그러다가 나폴레옹이 황제 즉위를 할 당시, 대사면령으로 풀려났다.
이후에 영국 대사로 부임할 고위급 인사가 부족한 탓에, 나폴레옹이 발탁해 보내게 된 것이다.
그러나 영국으로 간 이후에는 그야말로 향락의 세월을 보내는 모양이었다.
어쨌든 나폴레옹은 런던 대사관이 정보를 주지 않아도, 정보는 늘 입수하는 중이다.
탈레랑 국무장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그런 듯합니다. 폐하.”
나폴레옹은 다시 포도주잔을 굴리다 되물었다.
“유진이, 곧 돌아오겠지?”
탈레랑은 이번에는 답하지 않았다.
그간 사실상 추방 상태였던 부왕 유진이 귀국한다.
파리 정국에 파란을 일으킬 사안이다.
허나 나폴레옹은 유진을 되돌려 보낼 생각은 없어 보였다.
문득 나폴레옹이 창밖을 보다 일렀다.
“돌아오는 대로, 에스파냐 개입을 검토해야겠다.”
“예? 폐하, 그건.”
“에스파냐 후계자도 같이 올 거 아니냐?”
순간, 나폴레옹은 단숨에 포도주를 들이키며 씩 웃었다.
“에스파냐를 내 손에 넣고, 유진을 써서 영국과 일전을 준비해야겠어.”
1806년, 이제 4년 차를 맞이한 신생 제국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은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아들, 유진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