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70)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70화(371/547)
(370) 황제는 제국을 어떻게 통치하는가
그렇다면 황제는 편히 주지육림을 누리며 지냈을까?
“폐하, 벌써 일어나세요? 저랑 침실에 온 지 이제 겨우 3시간인데요?”
저녁, 주세피나 그라시니가 거친 숨을 몰아쉬다 일어나 미간을 찌푸렸다.
오후에 뜨거운 시간을 보낸 탓에, 주세피나는 풍만한 나신을 그대로 드러낸 상태다.
반면에 나폴레옹은 어느새 옷을 껴입고, 침대 옆 책상에 앉아 한창 뭔가를 쓰고 있다.
아무리 황제라도 방금 전까지 사랑을 나누던 여운을 즐기기도 전에, 갑자기 일을 시작하다니 너무 무례한 게 아닐까?
물론 황제 나폴레옹은 눈썹만 치뜨다, 펜대를 놀리며 대꾸했다.
“잠자리는 벌써 세 번이나 가졌잖아. 주세피나.”
“아니, 요새는 저한테 자주 오지도 않으시면서. 하룻밤은 주무시고 가셔야죠?”
“건방지게 굴지 말게. 내 몸은 그대만의 것이 아니야.”
문득 오만한 얼굴로 나폴레옹이 펜을 멈추며 단언했다.
“내 아내, 이 나라, 그리고 내 애인들 전부의 것이지.”
누가 들어도 어처구니없는 말이지만, 주세피나는 잠시 넋을 잃은 채 나폴레옹을 보았다.
이 오만한 남자, 어디가 좋다고 자신이 매달리나 하는 생각이 잠시 든다.
물론 사실 원역사의 나폴레옹이라면, 조루로 악명이 높아 주세피나가 썩 매달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조세핀과 사이가 좋아진 탓에 스킬이 늘어난 덕이랄까.
나폴레옹이 본래는 조루라는 걸 모르는 주세피나는 다른 부분에 화를 냈다.
“어머나, 그렇다고 제 앞에서 본처야 그렇다 치고 애인들까지 거론하실 건 없지 않나요?”
“날 감히 독점하려 한다면 그건 안 될 말이란 걸 알려주기 위해서지.”
“하긴 요새 새로운 여배우를 만끽하신다면서요? 이름이 조르쥬 위메 조르지나였나요?”
이번에는 나폴레옹도 더 이상 주세피나를 외면하지 못했다.
“이런, 주세피나. 설마 그대까지 내 침실을 감시할 줄은 몰랐는데?”
“설마요. 폴린 푸레스라든가, 엘레오노르 드 누넬이라든가, 알비느 드 다니엘이라든가 하는 애인들까지는 잘 몰라요. 하지만 조르지나는 배우니까요.”
“정말 다 아는 거 같군. 질투하는 여자는 짐에게는 매력 없어, 주세피나.”
최근 나폴레옹이 만나는 애인들 중 ‘주요’ 인사들만 거론한 것이다.
폴린 푸레스, 원역사에서는 이집트 원정을 갔다가 만나는 유부녀다.
엘리오노르 드 누넬, 나폴레옹의 여동생인 카롤린과 친구다.
알비느 드 다니엘, 귀족 부인으로 원역사에서는 세인트헬레나로 따라가는 부하의 부인이다.
어째 유부녀가 많은 것 같지만, 사실 여기에는 프랑스의 문화적 배경이 있다.
아직 결혼하지 않은 처녀를 범하는 것은 인생을 망치게 만드는 일이다.
허나 귀부인과 연애하는 일은 간통이긴 하지만, 여자의 인생을 망쳐놓는 일은 아니다.
그럼 아직 미혼인 주세피나는 어떨까?
오페라 가수는 좀 다르다.
잠자리를 같이 하는 [후원자]가 있다는 게, 공공연한 상류층의 암묵적 룰이니까.
하지만 주세피나는 일어나 허리에 손을 얹은 채 턱을 들고 대꾸했다.
“질투가 아니라니까요? 조르지나는 제 라이벌이잖아요. 우리 폐하께서 조르지나를 마돈나로 만들겠다고 오페라 감독들을 닦달하신다고 하던데요?”
그러니까 다른 유부녀 애인들은 둘째라 쳐도, 오페라 가수 애인은 못 참겠다는 거다.
자칫 주세피나가 주연에서 밀려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말에는 나폴레옹도 조금 당황했는지 두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그건 오해야. 난 아주 바빠서 그런 문제를 신경 쓸 틈도 없어. 지금도 보라고. 애인의 침실에서 일하고 있는 이 모습을!”
다만 조르지나와 잠자리를 같이 하지 않는다는 말은 죽어도 하지 않았다.
주세피나는 입술을 삐쭉 내밀다 다가와, 책상 위를 슬쩍 보았다.
어쨌든 여긴 알고 보면 주세피나의 방이고, 책상도 주세피나가 쓰는 책상이라 익숙하다.
“흐응, 너무하셔라. 편지인가요?”
“원래 황제에게는 편지를 받고, 보내는 일도 전부 일이지.”
“누구에게 보내는 편지길래, 이렇게 열심히 쓰시나요?”
나폴레옹은 거드름을 피우며 답했다.
“그야, 제국 각지의 담당관, 외국 주재 대사, 그리고 정보원들이지. 곧 전쟁이 터질지도 모르거든.”
애인 앞에서 중요한 일을 한다고 남자들이 뽐내는 것은 동서고금 만국공통의 일이다.
물론 그 얘기를 듣는 연인들이 별로 그 일에 관심이 없는 것도 똑같다.
다만 딱 한 가지 단어만은 주세피나도 놀라 눈을 크게 떴다.
“폐하, 이제는 원수들에게 일을 시키시고, 파리에 남아 계세요.”
“주세피나, 아까부터 주제넘은 말을 너무 많이 하는군. 그대 전문은 오페라지, 전쟁이 아니야.”
“하지만 폐하의 몸에 조금쯤은 제게도 지분이 있죠?”
주세피나는 살짝 나폴레옹의 목을 껴안으며 하복부 아래를 가리켰다.
“다치면 곤란해요. 특히, 여기가.”
나폴레옹은 주세피나의 풍만한 몸이 와닿는 굴곡에 잠시 몸을 부르르 떨었다.
문득 다 뿜어냈다고 생각한 열기가 치솟는다.
순식간에 펜을 내던지며 나폴레옹이 주세피나를 번쩍 들었다.
“아무래도, 오늘은 편지는 여기까지 써야겠군.”
“꺅, 폐하?”
“네 번째로 사랑을 나눠보지. 주세피나.”
아직 비만하지 않은 날렵한 나폴레옹이 주세피나를 침상에 쓰러뜨리며 명령하듯 말했다.
“물론, 잠은 이곳에서 잘 수 없어. 그건 명심하게.”
주세피나는 눈을 깜박이다, 도리어 나폴레옹 위에 올라타며 웃었다.
“꼭, 부하에게 말하듯, 말하지 마세요. 폐하.”
황제와 가수는 침상 위에서 웅장하고 드높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
그러니까, 황제가 지금 눈을 깜박이는 건, 순전히 네 번이나 노래를 부르고 온 탓이다.
“로베스피에르 원로원 의장, 그래서 뭐가 문제지?”
제법 바리톤으로 목청을 많이 써서 약간 쉬어버린 목소리로 황제가 물었다.
그러자 꼭 단두대로 목을 날릴 것 같은 상원의장이 고개를 조아렸다.
상원의장의 퍼스트 네임은 오귀스탱, 보통 애칭으로 오귀스트로 불리는 자다.
가끔 의원들이 말을 안 들을 때마다, 자신의 성을 들먹이는 의장은 정중히 황제에게 고했다.
“곧 선거가 있다는 게 제일 문제입니다. 폐하.”
“오백인 의회야 국민선거지만, 원로원은 간접 선거로 진행되잖나.”
“영국과 다시 사이가 나빠지는 것에 대해, 각 지방 유력자들의 불안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상원의장 오귀스트는 차분히 황제의 집무실 책상 위, 지도 한 곳을 가리켰다.
“특히, 신대륙 이민과 교역으로 부흥 중인 방데 지역 및 보르도 일대가 청원으로 가득합니다. 폐하.”
황제 나폴레옹은 프랑스 전도가 나온 지도를 보다 미간을 찡그렸다.
모든 독재자가 그렇듯, 나폴레옹도 의회를 싫어한다.
허나 다른 독재자와 달리 나폴레옹은 선거와 의회, 그리고 국민을 꽤 존중하는 편이다.
본래 원역사라면 선거제를 없애 버렸겠지만, 지금은 입헌황제정 특성상 의회선거는 남아 있는 상태기도 했다.
책상을 두들기며 나폴레옹이 투덜댔다.
“이래서야, 역시 지방 통치는 전부 지사제로 바꿔야 해. 원로원도 임명제와 종신제로 바꾸고! 아무리 이익이 중요해도 국가 외교를, 지방 청원 때문에 뒤집어야 하나?”
“보르도 일대는 황제 폐하의 가장 중요한 지지자들이 있는 곳입니다.”
“누가 몰라? 그리고 그런 식으로 따지면 툴롱은? 마르세유는? 짐이 신경 써야 할 지방은 수도 없이 많네!”
불같이 화를 내던 나폴레옹이 욕설을 퍼부었다.
“휴, 의장에게 할 소리는 아니지! 빌어먹을 민주주의! 예수의 저주나 받아라!”
그러나 오귀스트는 황제의 진노 앞에서도 차분히 고개를 저으며 일렀다.
“폐하께서 민주주의로 황제의 자리에 오르셨음을 잊지 마소서.”
“누가 잊어 버렸댔나?”
“게다가 샤를 나폴레옹 황자 전하를 황태자로 모시기 위해서는, 상원에 해당하는 원로원을 다잡으시는 게 중요합니다.”
황제가 흠칫 놀랄 찰나, 오귀스트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었다.
“이번에 후계자 선정 법안을 통과시키려면 말입니다.”
한때 혁명의 신봉자로, 형인 막시밀리앙을 따르던 오귀스트는 이미 황제신봉자가 된지 오래다.
사실 애초에 나폴레옹의 광팬이었으니, 그리 이상할 것도 없긴 했다.
다만 입헌황제정의 취지, 곧 황제선출제를 세습제로 바꾸려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 크다.
고작 제국 출범 4년 만에 아무런 사건 없이 진행할 사안이 아니다.
게다가 나폴레옹도, 오귀스트도 알고 있는 문제가 하나 더 있다.
“곧 유진이 돌아와. 오귀스트.”
“알고 있습니다.”
“영국과의 전쟁은 불가피할 거야. 유진은 반드시 필요하고.”
잠시, 집무실 책상 위 법안을 뚫어져라 보던 나폴레옹이 고개를 저었다.
“이 법안은 미뤄두기로 하지.”
오귀스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러났다.
물론 상원의장도 꼭 이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온 것은 아니다.
다만 후계자 문제에 대해 나폴레옹이 어떤 의중을 품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온 것에 가깝다.
그걸 알면서도 나폴레옹은 유진에 대해서만은 매몰차지 못하다.
프랑스 전도 지도가 아닌, 지구본의 대서양을 돌아보던 나폴레옹이 밖을 향해 외쳤다.
“자, 그럼 브리엔? 다음은 누구지?”
그러자 이제는 황제 수석비서관이 된 브리엔이 고개를 들이밀며 말했다.
“예, 베르티에 총참모장입니다. 헝가리에서 발생한 군사 충돌에 대해 보고할 예정입니다.”
순간, 나폴레옹은 회중시계를 꺼내다 미간을 찡그렸다.
“10분 주겠네, 거위. 오늘 저녁에는 반드시 조세핀을 만나야 하거든.”
거위, 베르티에 원수로서는 그야말로 초고난도 미션이 떨어진 것이다.
***
팔레 루아얄, 옛 오를레앙 공작의 대저택은 이제 파리 최고의 오페라 극장이기도 하다.
“대체 집에 들어올 생각이 있긴 하신가요? 위대하신 황제 폐하?”
이를테면 황후 조세핀이 최고 발코니 객석에 미리 도착해, 황제에게 바가지를 긁는 장소일 정도다.
가히 황궁에서나 볼 법한 광경을 이곳의 손님들은 멀리서나마 구경할 수 있는 셈이다.
물론 간주가 시작된 상태라 조세핀의 표정이 좋지 않은 것만 보이긴 하지만.
또한 황제가 쩔쩔매는 꼴도 슬쩍 보면 엿볼 수 있다.
재빨리 란과 뮈라를 비롯한 황제근위대 지휘관들이 주위를 단속하는 사이, 황제가 황급히 황후의 손을 덥썩 붙들었다.
“오늘 밤은 반드시 들어가리다. 황후, 그보다 공연에 집중해야 하지 않겠소?”
“별로 보고 싶지도 않군요. 주연이 새로운 애인이라는 얘기가 있던 데요.”
“어디서 그런 거짓을! 절대로 그렇지 않소. 내게는 오직 황후뿐이오.”
황후는 눈썹을 찌푸리다, 콧방귀를 뀌었다.
“그래요? 정말 입에 침도 안 바르시고 말하시는군요. 폐하와 같은 [정욕]의 화신이 여자 없이 밤을 보낸다구요?”
그 순간 황제는 황후의 자태에 눈독을 들이다 덥썩 허리를 껴안았다.
아무래도 질투가 오히려 황제의 욕정에 불을 붙인 모양이다.
밀어내려던 황후의 팔힘이 약해졌을 때, 황제는 음흉하게 웃으며 속삭였다.
“오늘은 아무래도 황후에게 다섯째를 만들어줘야 할 모양이군.”
“웃기지 마세요.”
“그러고 보니, 샤를은 어디 있지? 우리 오르탕스와 플로랑스는?”
그때 발코니 객석으로 한 여자아이가 뛰어 들어왔다.
“아빠!”
나이는 이제 10살, 화려한 소녀용 드레스가 눈부시다.
플로랑스 보나파르트, 황제와 황후의 공식적인 셋째 아이이자, 실제로는 첫 아이다.
그 뒤로 오르탕스가 샤를과 함께 웃으며 들어섰다.
황제 나폴레옹이 플로랑스를 들어 올리며 웃다 눈을 부릅떴다.
“오, 우리 공주님! 이제 완연한 숙녀로구나. 잠깐, 오르탕스?”
“왜 그러세요, 부황 폐하?”
“옷이 이게 뭐냐! 다 비치잖아! 어떻게 이런 옷을 다 큰 처자가 입어!”
플로랑스를 껴안은 채, 나폴레옹은 오르탕스를 보다 기겁했다.
물론 그냥 듣기만 해서는 나폴레옹이 늘 그렇듯 꼰대짓을 하는 것 같다.
허나 혹시 유진이 이 자리에 있었다 해도 똑같은 소리를 했을 게 분명하다.
지금 오르탕스가 입고 있는 옷은 그야말로 [시스루] 그 자체였으니까.
속이 환하게 비치는 하얀 드레스를 뽐내며, 23세의 처녀 오르탕스가 화사하게 웃었다.
“어머, 최신 유행을 모르시는군요! 이게 바로 요즘 유행하는 [보나파르트식] 스타일이라구요.”
“뭐? 무슨 스타일?”
“보나파르트 앙페르 스타일이요. 투명하게 비치는 게, 우리 제국의 밝은 미래 같잖아요?”
앙페르, 그러니까 제국을 말하는 프랑스어다.
이 시대 다름 아닌 황후 조세핀이 유행시킨 패션 스타일이 있다.
후세 원역사에서 엠파이어 스타일이라 영국인들이 명명한 복식인데, 이 복식의 특징은 한 마디로 [시스루]다.
그러나 아내가 입으면 군침을 흘려도 딸이 입으면 기가 막혀하는 게 남자다.
나폴레옹이 방방 뛰며 고함쳤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황명으로 금지 시켜야겠어. 풍습이 대체 왜 이리 음란한 거야!”
그때 네 살짜리 꼬마 남자 아이가 다가와 주춤거리며 말했다.
“아, 아빠. 화내지 마세요.”
그러자 플로랑스를 냉큼 내려놓으며, 황제는 아들 [샤를 나폴레옹]을 쓰다듬었다.
“오, 그래! 우리 로마왕. 자, 공연을 보자? 플로랑스, 자리에 얌전히 앉아라.”
“싫어요, 나가서 볼래요!”
“착하지, 말 잘 들어!”
온통 난장판인 발코니 객석으로, 슬쩍 한숨을 내쉬며 국무장관 겸 시종장 탈레랑이 들어와 우아하게 고했다.
“곧, 공연이 시작됩니다. 폐하.”
황제 일가가 분분히 자리에 앉았다.
-아! 아! 아!
저 멀리 조르지나의 소프라노가 울려퍼질 찰나, 발코니에서도 황제가 뿜는 고음이 울렸다.
-드르렁!
이것이 바로 황제 나폴레옹이 보내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