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76)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76화(377/547)
(376) 모든 음모는 영국에서 시작된다
북대서양을 바라보는 극서의 섬, 옛날에는 이곳이 세계의 변경이었다.
“이제는 세계의 바다 중심에 있는 섬이지. 이곳 그리니치 천문대가 세계 시간대의 중심이듯!”
영국 수상, 윌리엄 피트는 경탄하는 표정으로 망원경을 보며 말했다.
물론 아직 피트의 말은 거짓이다.
사실 그리니치 천문대가 영국 과학자들에게 세계를 구획하는 기준점이 되고 있긴 하다.
허나 후일 원역사에서 그리니치 천문대가 세계 경도 기준점이 되는 것은 1881년의 일이다.
시간을 지배하는 것은 곧 패권을 장악했다는 뜻이다.
달력이 그렇듯, 경도의 기준점도 마찬가지다.
아직은 런던과 파리 중, 경도의 기준점이 확정되지 않은 시대.
피트의 회의 개시 발언은 이른바 대영제국의 야심을 표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수상, 그렇다고 그리니치 천문대에서 내각 회의를 열 필요가 있습니까?”
“왜, 가끔은 이렇게 교외에서 분위기를 바꾸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않나? 그랜빌?”
“지금 동인도회사에서 항의가 들어와 있는데도 말입니까?”
윌리엄 그랜빌, 피트의 사촌이자 외무장관인 최측근이 한숨을 내쉬었다.
“동인도회사의 최대 해운 운송 사업, 누벨 프랑스 이주가 어려워졌다고 난리입니다. 당장 프랑스에 대한 적대행위를 중단하라는군요.”
누벨 프랑스 방데 이주 사업.
무려 인구 1백만을 신대륙으로 이주시키는 초대형 이민 프로젝트다.
비록 경쟁국가이자 자주 적국이 되는 프랑스의 사업이지만, 동인도회사가 기꺼이 끼어든 이유다.
게다가 주로 인도양 방면 사업에 치중해오던 동인도회사다.
멘체스터 상인들을 중심으로 하는 대서양 방면에 끼고 싶은 욕심도 한몫했다.
한데 최근 영미전쟁에 이어 신대륙 봉쇄, 그리고 누벨 프랑스와 갈등이 고조되면서 이주가 전면 중단되었다.
물론 피트는 콧방귀를 뀌었다.
“우리가 시비를 걸었나? 내가 보고 받기로는, 누벨 프랑스 함대가 먼저 자메이카로 갔어.”
“그렇죠. 거기서 먼저 대포를 쏜 게 누구인지, 의견이 분분합니다.”
“누구든 무슨 상관이지? 지금 영미전쟁의 배후에 프랑스가 있다는 건 확실해. 백악관에 잠입시킨 우리 측 스파이들의 공통된 보고야.”
그때 이방인국, 에일리언 오피스 국장 윌리엄 위컴이 입을 열었다.
“문제는 유진 보나파르트 [부왕]이 귀국했다는 겁니다.”
프랑스, 러시아, 그리고 미국 백악관에 스파이를 보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마침내 유진이 귀국한 것도 영국에서는 가장 먼저 알아낸 거였다.
피트는 위컴의 보고에 낯을 찡그리다 툭 뱉었다.
“시드니가 놓쳤다더니, 애석하게도 조난당하진 않은 모양이군.”
“귀국 후, 프랑스 황제에게 이렇게 보고했다는군요. 귀국하는 길이었는데, 영국이 먼저 공격했고, 간신히 탈주해서 돌아왔다고.”
“뻔뻔하긴! 해적을 가장해 우리 함대를 먼저 공격한 게 누구인데!”
이를 가는 피트를 향해 외무장관 그랜빌이 고개를 저으며 보고했다.
“하지만 동인도회사는 부왕 귀국을 기회로, 다시 프랑스와 평화 교섭을 원하고 있습니다. 100만 이주가 절반 정도밖에 안 됐다는 핑계죠.”
사실 신대륙에 프랑스 인구가 나날이 폭증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영국에는 위험 요소다.
비록 미국 지역은 독립시켰다지만, 여전히 캐나다는 영국 식민지다.
현재 러시아 군대라는 원주민-유럽인 용병 군대가 쳐들어왔고, 무려 몬트리올이 함락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물론 영국군이 전력으로 싸워, 일단 퀘백까지 후퇴시켰지만 언제 다시 공세가 시작될지 모른다.
그 뒤에 프랑스가 있을 거라는 것, 이 내각의 모두가 안다.
또한 유진 부왕이 배후 조종자라는 것도.
신대륙의 프랑스계 인구 증가는 누벨 프랑스가 가진 힘의 원천이다.
“캐나다 모피 사업은 본인들 게 아니라 이거지, 흥.”
피트가 콧방귀를 뀌다 수상 비서 윌리엄 윈덤을 돌아보았다.
“사업가들 때문에, 우리는 한 번 실각했지. 이미.”
“그래서 돌아오자마자 [노예무역] 금지법으로 한 번 힘을 빼신 거 아닙니까.”
“그건 엄밀히 말해 멘체스터를 비롯한 대서양 상인들의 문제야. 동인도회사는 아직 멀쩡하고, 오히려 더욱 강해지고 있어. 그걸 모두에게 나눠주게.”
다시 윈덤에게 지시해, 내각 장관들에게 문서를 나눠주며, 피트가 눈을 번뜩였다.
“그래서, 오늘 내각회의 주제는 이걸세. 동인도회사 경영권 전복.”
동인도회사의 주주, 이사, 그리고 이해관계자가 정리된 문서.
컴퓨터가 없는 시대, 이런 기초자료는 모두 사람이 손으로 써서 눈으로 비교하며 정리해야 한다.
수상비서진 노고가 꽤 들었을 문서를 보다, 인도부 장관 조지 캐닝이 벌떡 일어났다.
“수상 각하. 지금 문제가 한두개가 아닙니다. 일단 프랑스 문제도 있고, 헝가리에서도 우리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게다가, 러시아도.”
“그 모든 게 우리 정권이 유지되어야 처리 가능하네. 자, 아이디어를 내주게. 모두.”
“루싱턴의 지배는 견고합니다. 수상!”
후일 원역사에서 수상이 되는 캐닝이지만, 지금은 신진 정치가일 뿐이다.
이전 외무차관을 지냈고, 피트 충성파지만, 특별히 아이디어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
잠시 피트가 못마땅한 얼굴로 캐닝을 볼 찰나, 말석에 있던 한 남자가 손을 들었다.
“수상, 방법이 있을 거 같은데요.”
피트는 시선을 돌리다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지, 캐슬레이?”
캐슬레이 자작 가문의 윌리엄 스튜어트, 현재 육군부 장관을 지내는 남자다.
육군은 영국 입장에서는 주력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 중요한 보직은 아니다.
다만 국왕 직할지인 하노버 왕국을 지켜야 하는 문제가 있어, 주로 유럽 파병 문제를 다루는 자리이긴 했다.
그러나 원역사가 기록하듯, 캐슬레이 자작의 진짜 강점은 따로 있다.
후일 원역사에서 빈 회의의 3대 외교관 중 하나, 캐슬레이가 조심스레 말했다.
“동인도회사에서 노예무역 반대에 몰두하는 이사가 하나 있습니다.”
“찰스 그랜트 말인가? 들은 기억이 있어. 윌버포스의 지지자였지.”
“도덕적 복음주의자고, 수상의 정책을 지지합니다. 또한, 루싱턴의 지배를 혐오하죠.”
피트는 눈을 가늘게 뜨다 고개를 끄덕였다.
“만나보지.”
이 순간 영국 내각의 동인도회사 전복 음모가 결정되었다.
***
영국 이방인국, 에일리언 오피스 수장 윌리엄 위컴은 책상을 두들겼다.
“동인도회사 경영권 전복이라. 수상은, 정말 초장기 집권을 바라나 보군.”
물론 에일리언 오피스의 주업무는 대외 정보 수집이다.
허나 정보국 일을 하다 보면, 국내와 해외 정보를 구분하는 게 무의미해질 때가 있다.
예를 들면 전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회사, 이스트 인도 컴퍼니 같은 초거대기업을 다룰 순간이다.
만약 동인도회사의 네트워크가 해외에 넘어가기라도 한다면, 그때는 국가 안보도 위태로워지니 말이다.
그때 위컴 앞에서 보고차 왔던 영국 스파이 마스터, 필립 오베르뉴가 어깨를 으쓱였다.
“부친 피트 시니어도 20년 집권하지 않았습니까? 아무래도 그 이상을 바라는 것 같군요.”
“한 번 실각해보니 더욱 수상직에 집착하는 건지도 모르지. 아니면, 프랑스 때문이거나.”
“프랑스요? 그게 무슨 말입니까, 국장?”
위컴은 보고서를 응시하며 대꾸했다.
“지난 내각 교체는 결국 프랑스의 공작 때문이 아니었나? 수상은 다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어. 그게 동인도회사에 대한 집착으로 나타나는 거고.”
사실 피트의 1차 실각은 따지고 보면 국왕 조지 3세와 동인도회사 체어맨의 결탁 탓이다.
그렇지만 배후에 프랑스 쉬르테, 그리고 유진의 공작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유진의 입장에서는 피트에게 쌓이고 있던 국내 불만을 조금 자극한 것뿐이었지만.
“그런데, 그 숙적이 귀환했군요.”
“따지고 보면 보나파르트, 아니 나폴레옹 황제보다 더욱 위험한 적이지. 나폴레옹 황제는 전장에서 우리를 위협하지만, 유진 프라이슈츠는 우리 정권을 위협하거든.”
“그럼, 암살을 준비해 볼까요?”
황제를 죽이는 일은 거듭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부왕을 죽이는 일은 쉽지 않을까?
위컴은 오베르뉴의 제안에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수많은 [루트]가 머릿속에서 떠올랐다가 사라진다.
만약에 부왕을 죽이는 데 성공한다면, 혹은 실패한다면, 또는 드러난다면 벌어질 무수한 일들.
결론은 암살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현재로서는 손해란 거다.
위컴이 눈을 떴다.
“안 돼.”
“아니, 우리 국장님께서 도덕적 복음주의자인줄은 처음 알았는데요.”
“유진 보나파르트가 암살되면, 우리가 프랑스 제국을 유사시 흔들기 더 어렵잖나.”
문득 위컴의 입가에 차가운 웃음이 서렸다.
“샤를 나폴레옹과 유진 보나파르트의 후계자 다툼을 말이야.”
물론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게 사실상 더욱 큰 이유다.
어쨌거나 유진의 주위는 방데 출신 근위대가 지키고 있어 쉬운 선택지가 아니다.
게다가 이방인국이 가장 중점적으로 진행 중인 암살 음모는 따로 있다.
“알겠습니다. 그럼, 상트 페테르부르크 상황 보고에 들어가겠습니다.”
오베르뉴가 또 다른 보고서를 내밀며 눈을 빛냈다.
“차르 파벨은 이제 언제든 죽일 수 있습니다.”
바로 러시아 차르 암살 음모다.
***
그 시각, 동인도회사 동방 담당 이사 찰스 그랜트는 전혀 다른 [음모]에 직면하는 중이었다.
“꼭, 아편을 수출해야만 하나?”
청년 상인 윌리엄 자딘이 고개를 끄덕였다.
“방법이 없습니다. 미스터 그랜트.”
“우리 쪽 직물이나, 신대륙산 담배는 어떤가? 아니면 시계 같은 공예품이라도.”
“그 어떤 것도 중국산 차와 비단, 도자기를 능가하는 품목이 없습니다.”
후세, 홍콩의 아버지가 된 남자, 자딘은 단호히 선언했다.
“오직, 경제성이 있는 품목은 오피움, 아편 뿐입니다. 미스터 그랜트.”
그러니까 청나라에 수출할 품목 결정 음모다.
19세기 초, 영국과 청나라는 놀랍게도 이미 거대한 무역 교류 중이다.
다만 완전 자유무역 상태는 아니라, 이른바 광동 보호무역, 곧 광동십삼행이라는 특수 상인들을 통해서 교역하는 무역 시스템이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이 무역은 영국에 완전히 적자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딘을 비롯한 신진 상인들이 들고 나온 게 바로 인도산 아편이었다.
“이건, 너무 비도덕적이야.”
“하지만 돈이 되죠.”
“그건, 음. 잠시 좀 생각이 필요하네.”
그렇지만 그랜트도 상인, 심각한 적자 상황에서 해결책이 없다면, 다른 도리가 없긴 했다.
자딘은 성공을 예감하며 흡족하게 웃었다.
그때 그랜트의 사무실로 비서가 급히 들어와 속삭였다.
불길한 느낌에 자딘의 표정이 굳어질 찰나다.
그랜트는 눈을 크게 뜨다 일어났다.
“수상이, 나를 만나고 싶어한다고?”
아무래도 자딘의 [아편무역] 음모는 당장 시작하지는 못할 모양이다.
물론, 시작만 한다면 동방 전체를 몰락으로 몰아넣을 진정한 [대음모]가 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