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78)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78화(379/547)
(378) 러시아 제국은 쿠데타 폭풍전야다
1806년 8월, 상트 페테르부르크는 이상하게 덥다.
“여름에 더운 게 이상한 건 아니지만, 정말 이상기후로군.”
러시아 주재 프랑스 대사, 당통은 두터운 살 위로 부채를 부치며 투덜거렸다.
사실 18세기 말은 소빙하기가 왔던 시기라, 19세기 초까지 그 여파가 있다.
또한 러시아는 당연히 북방이라 추울 수밖에 없는 나라다.
해서, 당통이 러시아 대사로 온 이래, 더위를 느끼는 건 간만의 일이었다.
문득 아내 루이제 당통이 아직도 밝은 저녁밤 창밖을 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게다가 백야도 보이는 게 밤에 잠도 안 오네요.”
“애들이 다니는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은 어떻소, 루이제? 앙투안이나 프랑수아가 다닐 만한가 모르겠군. 역시 프랑스인은 파리 대학을 가야지. 아, 혁명 때 폐쇄됐던가?”
“소르본은 여전히 폐쇄 상태지만, 파리 대학은 [황제] 폐하가 부활시켰을걸요? 그래도 여기 대학도 꽤 다닐 만 하대요. 여자는 안 보내주니 우리 딸들은 프랑스로 보내야 할 것 같지만.”
그러자 당통이 고개를 주억거리려다 고개를 모로 꼬았다.
“응? 그건 프랑스도 아직 마찬가지요. 루이제.”
이른바 여성 교육은 수녀원에 전부 맡겨진 시대다.
여성이 사회적으로 활동할 공간이 작으니, 어떤 의미에서는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게다가 대혁명이 일어난 프랑스에서도 여성 투표권은 아직 인정받지 못했다.
원역사 프랑스도 1870년대쯤 되어야 최초로 여성 대학이 탄생한다.
하지만 나름 전직 자코뱅 혁명가의 둘째 아내, 루이제는 그 말에 격분할 수밖에 없었다.
“이럴 수가! 올랭프 드 구즈나 소피 드 콩도르셰 부인, 마담 스탈이 그렇게 노력했는데도, 아직 여자는 수도원 학교밖에 못 간다구요? 말도 안 돼!”
“그 사람들은 목이 안 잘린 게 용한 거지. 자코뱅들이 얼마나 눈에 가시로 여겼는데? 물론 로베스피에르의 동생, 샤를로트가 아직 여권운동이란 걸 하고는 있지.”
“대체 언제쯤 여자들이 입학할 수 있는 대학이 만들어지는 거죠?”
사실 원역사에서는 구즈는 목이 잘리고 소피는 남편이 목이 잘리며, 스탈은 추방당한다.
허나 현재는 자코뱅이 원역사보다 일찍, 상대적으로 부드럽게 실각한 상태다.
해서, 정작 자코뱅들이 목을 잘라 버리는 여성 인권운동가들이 아직 살아서 활동 중이긴 했다.
역사는 몰라도 이른바 극성맞은 여권운동가들을 생각하다, 당통이 쓰게 웃었다.
“글쎄, 카밀리에나 소피가 대학에 들어갈 때쯤 되면, 음, 뭐가 달라지겠지? 어쨌든 그 두 아이는 대학은 못 가도 파리에는 보내야 할 텐데.”
왜 파리에 가야 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그간 4년 동안 살기 좋았던 상트 페테르부르크가 급격히 위험해진 탓이다.
기후급변으로 날씨가 따뜻해진 것도, 배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기회다.
그때 대사관 관저로 한 신사가 들어왔다.
“대사, 파리에서 돌아온 전언입니다.”
당통은 반색하며 신사를 맞이했다.
“왔나. 콜랭쿠르. 어때. 파리는 움직이기로 했나?”
“그게 부왕 귀환과 영국 문제로 난리도 아니더군요.”
“뭐야, 프라이슈츠가 돌아왔어? 드디어?”
신사, 콜랭쿠르는 러시아 주재 프랑스 모스크바 영사다.
재러 프랑스인 중 수도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대사 다음 가는 2인자랄까.
하여 당통이 움직일 수 없을 때, 주로 움직이는 역할을 맡아 활약하는 중이다.
이번 파리행도 러시아 제국 상황이 워낙 심각해진 탓에, 당통 대신 콜랭쿠르가 간 것이다.
그런데 프라이슈츠, 유진 보나파르트가 왔다?
지금껏 당통은 러시아에서 맹활약하면서도 답답함을 느껴왔다.
러시아 제국의 중요성을 아는 파리의 권력자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러시아와 동맹체제를 처음 구축하고, 인도 동반 원정 제안을 던지고, 신대륙에서도 같이 군사행동을 하는 프라이슈츠는 다를 것이다.
“그럼, 더욱 차르 암살 문제를 해결해줘야 할 거 아닌가? 언제 사태가 벌어질지 모른다고 프라이슈츠에게 전달했나? 차르가 죽으면 신대륙에서 시작된 러시아와의 연계도 끝이야!”
당통이 열변을 토하자, 콜랭쿠르가 입맛을 다셨다.
“부왕은 탈출하라고 전해왔습니다.”
“뭐?”
“차르 암살을 막는 건, 어차피 불가능하니 최대한 빨리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떠나라구요. 그게 부왕의 전언입니다.”
그 순간 당통이 욕설을 뱉었다.
“아비가 둘인 새끼가! 무슨 미친 소리야! 러시아 최상층부를 내가 어떻게 친프랑스로 구워 삶아놨는데!”
그간 당통은 러시아에서 놀고 있지 않았다.
4년, 유진이 신대륙에서 서류에만 있던 누벨 프랑스를 본토 10배 크기로 만드는 동안, 당통은 러시아에 프랑스 사회를 이식했다.
영국인이 독점하던 러시아 경제를 프랑스인들이 분점하고, 러시아 귀족 사회에 재차 프랑스 열풍을 일으켰다.
무엇보다도 유진에게도 큰 이익을 가져다 주었다.
당통이 콜랭쿠르를 붙잡고 외쳤다.
“자네도 알지? 이전까지 거의 백프로 영국에 의존하던 러시아 교역량 30프로가 이젠 프랑스로 가.”
“알지요. 연간 4천만 루블에 해당하는 무역수지가 프랑스에, 그것도 흑자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그것 뿐인가? 금융가 진출에, 상인 진출에, 교사와 음악가에 예술가까지! 심지어 보아르네 방크 상트 페테르부르크 지점도, 내 손으로 개설했어!”
물론 이기적인 남자 당통이 러시아를 떠날 수 없는 이유는 따로 있다.
“이 모든 이권과 네트워크를, 전부 포기하고 탈출하라고?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러니까 사익 문제다.
지금껏 쌓여 있던 빚이 러시아 대사 재임 기간 동안 일거에 사라졌다.
앞으로 들어올 재화는 실로 프랑스 제일부자 유진을 뺨칠 게 분명하다.
그런데 지금 이 모든 걸 버리고 귀국하란 말인가?
이게 만약 들고 갈 수 있는 황금이나 주식이면 간단하다.
돈이 들어오는 이익 권리와 인적 네트워크는 도저히 들고 갈 수가 없다.
열을 내는 당통을 보다 콜랭쿠르가 실소했다.
“크흠, 죄송합니다. 부왕이 예측한 바와 똑같은 대답이라, 놀랐습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부왕 유진 보나파르트 전하가 이렇게 말해왔습니다.”
콜랭쿠르는 목청을 가다듬다, 유진이 말한 바를 전했다.
“개인적 재산 손해는 전부 보상해주겠다. 귀국하면 황실 고문과 보아르네 방크 고문직을 보장한다. 그러니, 속히 귀국하라.”
당통은 미간을 좁혔다.
단순히 이권만 탐하는 정상배라면, 오히려 러시아 제국에 거대한 네트워크를 만들지도 못했다.
이권을 넘어선 대국을 볼 줄 알기에 당통이 원역사에서도 혁명기 3대 정치가로 남은 거다.
“정말 위험하다는 소리군.”
“그렇게 보고드리지 않았습니까?”
“일단, 루이제와 내 자식들은 자네에게 부탁하지. 콜랭쿠르.”
그러자 불안한 얼굴로 당통을 보던 루이제가 물었다.
“당신은 어쩌려구요, 당통?”
당통은 뚫어져라 책상 위를 보다 일어났다.
“나야, 여기 망나니 [황제] 폐하를,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으니까 말이야.”
그곳에 흑색 쌍두독수리, 곧 러시아 제국의 깃발이 프랑스 제국 독수리 깃발과 함께 꽂혀 있었다.
***
상트 페테르부르크 여름궁전, 페테르고프는 차르의 진노로 가득하다.
“어째서 신대륙 정복이 안 된다는 거야. 이 무능한 재상!”
알렉산드르 보리소비치 쿠라킨, 제국의 재상이 차르 앞에서 벌벌 떨었다.
사실 파벨은 종잡을 수 없는 성품과 달리, 사람을 죽인 적은 드물다.
하지만 황제가 마음만 먹으면 재상도 끌어내려 시베리아 유배를 보낼 수는 있다.
“차르 폐하, 고정하십시오. 지금 영국과 싸우면 곤란합니다.”
“고정? 그래서 나보고 신대륙에 가 있는 내 딸 알렉산드라와 사위를 버리라고?”
“사위 분의 독단적인 행동이라고 주장하면, 제국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간다면, 우리 [로씨야]는 영국의 대대적인 보복을 받게 될 겁니다.”
쿠라킨의 진언에 차르 파벨은 콧방귀를 뀌며 고함쳤다.
“보복할 테면 하라지! 그 물개놈들이 여기 상트 페테르부르크까지 올 수나 있나!”
그런데 사실 원역사에서 영국은 덴마크까지 진격해 코펜하겐을 불태운다.
나아가 전통적으로 반러시아 국가인 스웨덴과 손잡는다면, 상트 페테르부르크 진공 자체는 꿈만은 아니다.
게다가 영국은 꼭 해군을 끌고 오지 않아도, 러시아를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많은 수단이 있다.
이른바 원역사 대륙봉쇄령이 그랬듯이 말이다.
외무상 로스토프친이 고개를 조아렸다.
“폐하, 영국은 우리 제국의 수출 중 아직도 60프로 이상을 전담하고 있습니다.”
“로스토프친, 자네까지 내게 헛소리를 하나? 사실을 얘기해야지. 너희 대귀족들이 수출하는 물산이겠지! 우리 제국의 살을 찌울 수 있는 곡식과 자원마저, 모두 돈을 위해 영국에 바치지!”
“어차피 국내에선 쓸 수도 없는 물자입니다. 만일 영국이 미국에 가하는 것처럼 전면 봉쇄령을 내린다면, 우리 제국의 경제는 파탄 납니다!”
그러나 로스토프친의 진언에도 파벨은 고개를 저으며 외치다 눈을 번뜩였다.
“설사, 그렇다 해도! 제국이 차지한 영토 단 한 점도 영국에 내줄 수 없다! 오, 나의 친구가 왔는가!”
바로 프랑스 대사, 유쾌한 쾌남아 당통이다.
물론 러시아 귀족들은 당통을 보다 이를 갈았다.
마치 원역사에서 라스푸틴을 보며 대귀족들이 보인 표정과 흡사할지도 모른다.
어째 차르의 총신이 되어 버린 당통이 쓰게 웃다 유쾌하게 안색을 바꿔 외쳤다.
오늘 파벨은 암살 경고를 들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으니까.
“간만에 뵙습니다. 차르 폐하. 오늘은 프랑스 소식을 하나 가져왔습니다. 유진 보나파르트 부왕이 귀국했다는군요. 하하핫!”
그야말로 간만에 차르 파벨은 신나게 웃었다.
***
하지만 차르의 기분이 좋아진다고 암살 위협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무슈 당통, 다녀오신 건 어떻게 됐습니까?”
문득 어두운 대사관으로 들어서다, 당통은 깜짝 놀라 말을 걸어온 남자를 돌아 보았다.
“뭐야, 자네는 안 갔나?”
“가족분들이라면, 향수병을 핑계로 벌써 돌려보냈습니다.”
“여기서 쿠데타가 일어날 때 어쩌려고? 당장 오늘이라도 일어날 수 있네.”
그러나 모스크바 영사 주제에 상트 페테르부르크에 머무는 남자, 콜랭쿠르는 고개를 저었다.
“러시아 제국을 프랑스에 우호적인 상태로 만들라. 이게 본래 국가와 우리 황제 폐하의 지령 아닙니까? 전 이 지령을 받들어야 합니다.”
원역사에서도 콜랭쿠르는 몰락한 나폴레옹을 쫓겨날 때까지 모시는 남자다.
전직 귀족이면서도 제국이 프랑스에 더욱 좋은 길이라 확신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반면 전직 자코뱅이자 이기적인 정치가 당통은 콜랭쿠르를 보다 비웃음을 터뜨렸다.
죽고 나서 충성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보나파르트 가문이 얼마나 갈지, 아무도 모르는 데도 말이다.
그러나 충직한 콜랭쿠르를 보니, 딱 하나 써볼만한 계책이 떠오른다.
문득 당통이 웃다가 말했다.
“크큭! 정말 웃기는군. 하지만 한 가지 방법은 있어.”
“뭡니까?”
“암살 시도나 쿠데타는 못 막아. 차르가 저래서야. 하지만, 프라이슈츠가 직접 함대를 보내온다면.”
당통이 묘하게 웃었다.
“탈출은 가능하잖아? 우리 만이 아니라 차르까지도.”
요컨대 차르 파벨만 탈주시킨다.
러시아 제국 정권이 황태자나 또 다른 황족, 혹은 대귀족에게 넘어간다 해도, 신이 내린 정통성은 차르에게 있다.
제국의 귀족이나 평민, 농노들이 지속적으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하는 수단.
차르를 프랑스가 손에 넣을 수는 있다.
가만히 이야기를 듣던 충직하지만, 사리에 밝고, 계교에도 열려있는 신사, 콜랭쿠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오늘 도착한 친구가 도움이 되겠군요.”
“응? 누군데. 쉬르쿠프라도 되나?”
“아직 쉬르쿠프는 오지 않았습니다만.”
문득 어두운 대사관 한쪽, 낡은 흑색 군복의 남자들이 나타났다.
-척!
당통이 움찔거리며 물러날 찰나, 선두에 선 청년이 고했다.
“안녕하십니까, 무슈 당통. 바르텔레미 주베르라고 합니다. 누벨 프랑스 부왕 소속, 기병사령관입니다. 차르 암살 방지를 위해, 누벨 프랑스에서 달려왔습니다.”
바로 알래스카행 러시아편 일주를 위해 달려갔던 장군, 주베르다.
마침내 임무를 완수해, 상트 페테르부르크까지 달려온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