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8)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7화(38/547)
(37) 우편은 시대의 혈관이다
서기 1793년 7월, 여름의 마르세유는 참 덥다.
“아이고, 진짜 군용 우편으로 뭔 편지를 이렇게 많이 보냅니까?”
마르세유에 유진이 온 지도 벌써 3개월 째다.
이제 곧 파리에서는 [미터법]에 이어, 공화국 달력을 만든다는 얘기가 나올 무렵이다.
라인의 전장은 격화되고, 남부에서 시작된 내란의 불길은 서부로 옮겨붙을 시기.
카페 보아르네 드 마르세유에 군복을 입은 우편배달부가 한숨을 내쉬며 나타났다.
-텅!
문자 그대로 편지 꾸러미다.
수북히 쌓인 편지를 가져온 사람은 장 고미다.
투르네, 엘리와 마찬가지로 대서양을 유진과 함께 건넜던 측근 중 하나다.
현재 군대 계급은 상사.
마르세유 사령부까지 따라와 유진의 일을 돕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유진이 항상 쉴 새 없이 보내는 편지 수발이 고미의 주업무다.
유진이 멋쩍게 웃으며 편지를 보았다.
“어쩔 수 없잖아요, 장 고미 상사. 우리 가족은 전부 파리에 있다구요. 게다가 사업을 하려고 해도, 소통할 다른 수단이 없으니 편지를 보낼 수 밖에 없죠.”
“거짓말 하지 마시죠! 지금 100개의 편지 중 50개가 공주님이 써서 보낸 거 제가 모를 줄 압니까?”
“그, 그, 그랬나요? 나름 자제하라고 써서 보낸 거 같은데. 참, 말을 안 들으시는군요.”
그러고 보니 편지에 찍힌 서명, 대부분이 같은 글씨다.
마리 테레즈 샤를로트 드 카페.
유진에게 첫 키스를 선사한 전직 폐위 공주가 써서 보낸 편지만 50통이 넘는다.
18세기 말, 전신이 아직 발명되지 않은 시대.
먼 곳의 소식은 편지 외에는 다른 수단이 없긴 하다.
그래도 원역사 현대의 메시지 시대를 기억하는 유진조차 살짝 압도당했다.
“화, 확실히 많군.”
그때 옆에서 회계장부를 들고 오던 이폴리트가 낄낄 웃으며 고미의 어깨를 툭 쳤다.
“에이, 좀 봐줘요. 상사님. 혁명 후에 ‘그랑데 포스트’가 망가졌잖아요. 지금 각지에서 사영 우편으로 보낸다고 난리에요. 여기, 마르세유도 말할 것도 없고.”
그랑데 포스트, 곧 왕립 국영 우체국을 말한다.
문득 이폴리트의 말에 유진은 눈을 깜박였다.
우체국이 망가졌다는 것, 곧 국가의 우편 시스템이 붕괴되었다는 뜻이다.
지금껏 필요하면 실컷 군용 우편으로 편지를 보내와서 전혀 인지 못하고 있었던 점이다.
심지어 마르세유에 [보아르네 카르텔]을 만드느라 3개월 동안 무수한 편지를 보냈음에도.
유진이 이폴리트를 보며 물었다.
“우편 시스템이 망가졌다는 건가? 이건 생각 못했는데.”
“엥? 뭐야. 유진 너 그래서 군용우편으로 서신 보내고 있는 거 아니었어?”
“아니, 그냥 가장 편하고 빠르니까 보낸 거지. 어차피 고미 상사가 잘해줄 거니까.”
군용 우편, 그러니까 군인이 직접 편지를 들고 다니는 체제다.
그러니까, 고미가 유진의 편지 수발을 맡았다는 얘기는 이런 뜻이다.
편지가 수신될 장소로 직접 들고 간다는 거다.
예를 들어, 수신처가 파리 외곽의 카페 저택이라면, 그곳까지 직접 간다.
벌써 50번이 넘게 파리를 오간 고미가 기가 막혀 소리치며 나갔다.
“아이고, 제발 좀 작작 쓰시죠! 연애편지 돌리다, 내 다리가 아작 나겠네!”
유진은 다시 쓰게 웃었고, 이폴리트는 배를 잡고 폭소했다.
어쨌든 마리가 편지를 보내는 이유는 명백하다.
거기에 유진이 답신을 보내는 것은 어째 혼나기 싫어서인 것 같기도 하지만.
하지만 이대로 가면, 정말 고미의 다리가 작살날지도 모를 일이다.
가볍게 편지를 두들기며 유진이 미간을 좁혔다.
“아직 혁명 정부가 우체국은 못 살렸나?”
“몰랐냐? 뭐, 신성로마제국이야 저 유명한 투른 운트 탁시스가 전담한다지만. 우리는 왕실이 다 했잖아? 그런데 왕실이 박살났으니.”
“원래는 프랑스도 민간에서 했는데 말이야. 흠.”
투른 운트 탁시스, 무려 13세기부터 우편업을 시작한 귀족 가문이다.
신성로마제국 황제에게 특별 인가를 받아, 제국령 내의 우편을 독점하고 있었다.
무려 500년간의 독점 사업권이다.
우편이라니 단순해 보이지만 제국 전체의 우편을 독점하면 얘기가 다르다.
탁시스 가문이 보유한 마필만 수천 마리, 우편배달부는 2만 명에 달한다.
게다가 배달비용과 수수료만 해도 엄청나 막대한 재화를 쌓고 귀족 행세를 한다.
원역사 현대에도 투르 운트 탁시스 가문은 수십조 원의 재산을 가진 대부호일 정도다.
유진은 그 점을 떠올리다 커피 테이블을 두들기며 묘한 표정이 되었다.
“잠깐. 우체국이라.”
그 순간 눈치 빠른 이폴리트가 기겁하며 되물었다.
“응? 설마, 너 우편 사업이라도 하려고? 그거 옛날에 누가 하다가 망했잖아.”
“피아롱 드 샤무세가 했지. 왕실이 인수했고.”
“어, 그래. 이게 돈이 되는 사업이 아니란 얘기지. 우리 지금 하는 사업에 집중해도 모자라. 그 폴리인가 하는 사람한테 들어가는 돈도 많다고!”
피아롱 드 샤무세, 본업은 의사지만 우편사업가로 유명했던 남자다.
이전 비체계적인 프랑스의 우편 사업을 하나로 모았다.
나름 200명의 우편배달부를 부대처럼 운용해, 파리와 지방을 잇는 순회 우편 시스템을 마련했달까.
물론 이미 근대화된 우체국을 만들고 있는 영국보다는 한참 뒤쳐진 방식이다.
그럼에도 프랑스에서는 제일 앞선 사업가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폴리트의 지적대로 엄청난 이익을 얻지는 못했다.
투른 운트 탁시스는 재화를 쌓았는데, 왜 샤무세는 가난하게 죽었을까?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2만 명과 2백 명.
숫자는 단순히 100배 차이지만 수수료와 자본력은 1만배가 넘게 차이나는 결과로 나타난다.
이렇게 정확하게 알고 한 소리는 아니겠지만, 이폴리트의 지적은 맞다.
그러나 유진은 빙긋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건 나도 알아. 하지만, 우편 사업은 돈 때문에 하는 게 아냐. 정보를 수집하는 조직이 필요해서 하는 거지.”
“그게 뭔 소리야?”
“원래 샤무세가 하던 우편 사업을 왜 왕실에서 인수한 줄 알아? ‘검은 방’에서 편지를 검열하기 위해서야.”
이른바 캐비넷 누아르, 곧 [검은 방]이다.
프랑스 왕들은 우편 사업을 인수한 후, 우체국을 베르사유 궁전에 설치했다.
그 결과 모든 편지는 베르사유 궁전을 통해서 수신인에게 전달되었다.
이 편지 중 중요한 편지를 왕이 직접 보았는데, 이런 검열 작업이 벌어지던 방을 캐비넷 누아르라고 부른다.
소문으로만 듣던 얘기를 듣고 이폴리트가 입을 쩍 벌렸다.
“뭐야, 그럼 우리가 보내던 편지를 다 왕실에서 읽었단 말이야?”
“그렇게 간단하진 않지. 프랑스인들은 수다스러워서 편지를 참 많이 보내거든. 여기, 공주님도 그렇듯이. 아마 중요 인사들 것만 읽었겠지.”
“맙소사. 왕들은 다들 변태들인가? 남의 편지나 읽고 있게.”
목이 타들어 가는 듯 커피를 벌컥대며 마시던 이폴리트가 물었다.
“한데, 그럼 어떻게 하려고?”
사실 우편 사업을 하기에는 아무리 유진이라 해도, 자금력이 부친다.
일단 샤무세 수준으로 200명만 고용해도, 1년도 되기 전에 파산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유진에게는 다른 방법이 있었다.
당장 지금 유진이 편지를 수발하는 방법이다.
“군부대에서 이걸 해봐야겠어. 그러니까, [우편부대]를 만드는 거야.”
요컨대 전쟁의 시대, 군의 조직을 이용하는 것이다.
***
사실 원역사에서 제국 우편본부를 만드는 장본인이 바로 나폴레옹이다.
지금은 그저 마르세유의 주재 무관 겸 준장일 뿐이지만.
오늘은 나폴레옹이 새로운 물건에 관심을 보이는 중이었다.
-철컥!
바로 유진이 가져온 패트릭 라이플이다.
단숨에 총알을 장전했다가, 다시 푼다.
머스킷과 비교할 수도 없는 속도.
흡족한 얼굴로 나폴레옹이 고개를 돌려 부관, 쥐노에게 물었다.
“흐음, 이 총은 참 장전이 편리하군. 누구 생각인 거지? 후장식 총을 생산하자고 한 게? 쥐노 소위?”
“그야 뭐, 소년기수죠. 그 친구는 참 뭘 새로 벌리길 좋아하는 거 같아요.”
“그래? 하긴 군수공장을 세운다는 발상 자체가 보통은 아니지. 납품이 된다는 보장도 없는데.”
짐짓 돕지 않을 것처럼 말하는 나폴레옹의 말에 쥐노가 어깨를 으쓱였다.
“아직 그거야 공장 부지 사고, 기술자 모집하는 정도입니다. 한데, 또 새로운 안건을 올렸어요.”
“뭔가?”
“우편부대를 만들자는데요? 마르세유 사령부가 중심이 돼서.”
나폴레옹은 눈썹을 치뜨다 손짓했다.
“우편부대? 일단, 불러봐.”
어쨌든 유진의 본업은 일단 군인이다.
그것도 나폴레옹을 보좌하는 부관이 유진의 직책이다.
사실 마르세유 사령부는 제노바 동향 파악을 제외하면 약간 한가한 예비군 부대다.
사령관의 부관이 부업으로 사업을 하러 다닐 여유가 있는 것도 그 덕분이랄까.
반대로 말하면 부대 창설은 그렇기 때문에 더욱 큰 문제다.
도시 경비대를 제외하면, 대규모 군대가 없는 게 현재 마르세유니까.
나폴레옹이 유진을 부르는 이유가 있는 셈이다.
그러나 정작 불려온 유진은 아주 천연덕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간단합니다, 장군님. 부대 창설권한은 아직 없으시지만, 제안할 직급은 되시죠. 이 혼란기에 마르세유에서 장군만의 우편부대를 만드시는 겁니다.”
준장은 사령관이 아니다.
그러니 부대를 마음대로 만들 수 없고, 또한 독립적 지휘권도 본래는 없다.
하지만 엄연히 장군으로서 혁명정부에 부대 창설 건의는 할 수 있다.
이게 유진이 말한 요지다.
그래도 자칫 파리에 의심을 살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왜 하필 ‘우편부대’일까?
나폴레옹이 가만히 유진을 보다 물었다.
“지금도 군용 우편은 운행되고 있어. 그런데 왜 민간에서 하거나, 국가가 할 일을 군에서 해야 하나?”
유진은 빙긋 웃으며 대꾸했다.
“장군님은 대답을 알고 계실 겁니다. 각지의 소문, 가십, 소식을 모두 수집하시는 분이니까.”
“정보수집?”
“그렇습니다. 우편은 구실일 뿐. 실상은 정보수집 요원을 직계로 두시는 겁니다.”
우편배달부는 필연적으로 어디든 가야 한다.
편지가 출발해서 수신자에게 도착하는 장소까지 말이다.
때문에 예로부터 우편은 정보와 동의어였다.
현대의 정보통신 부처도 출발은 모두 우편을 다루는 우정본부였을 정도다.
나폴레옹의 낯에 흥미가 떠오른 순간, 유진은 놓치지 않고 설명했다.
“방식은 이렇습니다. 본래 왕실에서 인수하기 전, 샤무세는 200인의 우편부를 고용했습니다. 편지 하나당 동전 2닢을 지불하는 형태였죠.”
“나도 기억해. 1780년이었나? 내가 어렸을 때까지는 운영했거든. 검은 제복에, 장검을 착용 가능한 자들이었지.”
“지금은 혁명 시국이니 더욱 중무장 해야겠죠. 장군도 똑같이 하시는 겁니다. 명분은 마비된 우편 시스템을 군에서 원조한다는 거죠.”
옆에서 듣고 있던 쥐노가 또 다른 부관, 마르몽을 돌아보며 물었다.
“그렇게 되면 뭐가 좋은 거야?”
“쥐노 소위. 진짜 모르겠소? 무장 병력이 생기는 거 아니오!”
“뭐? 맙소사, 마르몽 대위. 이야기가 그렇게 되는 거야? 이거, 진짜 소년기수 무섭네?”
물론 무장병력도 아주 중요한 요소다.
당장 직할 병력이 없는 나폴레옹의 손에 무력이 쥐어진다는 뜻이니까.
허나 나폴레옹도, 유진도 그 점은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
나폴레옹은 정보수집, 특히 파리의 정보를 입수한다는 게 구미에 당겼다.
반면 유진은 어차피 나폴레옹이 향후 부리게 될 군 규모를 안다.
그러니 고작 많아야 200명 내외일 우편부대 정도는 눈에 차지 않을 수밖에.
나폴레옹이 유진을 응시하며 물었다.
“저 친구들은 무시해. 이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럼 누가 맡으면 좋겠나? 지금 일을 맡지 않은 부관이라면, 마르소?”
“마르소 소령이라면 잘 할 겁니다. 다만 보좌가 필요해요.”
“자네가? 아니면, 저기 마르몽이나 쥐노를 시킬까?”
유진은 용맹한 쥐노나 꽤 수완 좋은 마르몽을 돌아 보았다.
둘 다 원수감은 아니라도, 부관감은 되는 인재들.
그리 큰 일이 아니니 어느 정도까지는 해낼 것이다.
하지만 좀 더 적합한 인선이 있다.
아직, 마르세유에 오지 않은 자.
후일 황제의 그림자라 불리는 궁전 총감.
“아뇨. 미셸 뒤로크를 불러주십시오. 그 분이라면 비밀엄수를 철저히 할 겁니다.”
나폴레옹은 고개를 갸웃거리다 허락했다.
“그 친구가 포병 말고 그런 재주가 있었나? 뭐, 좋아. 어차피 니스에 있을 테니까, 부르는 거야 쉽지. 그보다 부대 창설은, 음. 그래, 살리체티에게 간만에 부탁 좀 해볼까?”
본래 니스 포병대에서 머물게 될 뒤로크가 엉뚱하게, 마르세유로 소환되는 순간이었다.
최초로 창설될 마르세유 우편부대의 지휘관이 되기 위해서.
***
하지만 우편부대가 창설되어도, 결국 누군가는 우체부로 뛰어야 한다.
“아이고, 결국 내가 하는 일은 달라진 게 없구만!”
이제 마르세유 우편부대의 정식 하사관이 된 장 고미는 투덜거렸다.
어쨌든 말을 타고 마르세유에서 파리까지 780 킬로미터를 달려야 하는 것은 똑같기 때문이다.
다시 돌아갈 생각을 하니 까마득해지는 일정이랄까.
그때 집 앞까지 나와 기다리고 있던 마리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이, 나 보는 거 그렇게 싫어요? 상사 아저씨?”
“응? 아닙니다. 공주님. 하하하! 공주님 보는 거야 영광이죠!”
“마드모아젤이라고 그냥 불러줘요. 후훗! 응?”
마리 테레즈는 고미를 고개를 갸웃거렸다.
“제복이 바뀌었네요. 무슈 고미?”
고미가 청색이 아닌 흑색의 제복을 슬쩍 털며 씩 웃었다.
“아, 이번에 새로 우편부대를 차렸거든요. 뭐, 그랑데 포스트 대신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른 건 본부가 마르세유에 있다는 거죠.”
“어머, 그래요? 혹시 그것도 유진이 계획한 거예요?”
“예? 아무래도 그렇죠?”
실은 마리 테레즈 때문에 창설된 거나 마찬가지인 부대다.
어떤 의미에서는 마리가 유진에게 군부대를 만들게 해주는 내조를 한 셈이랄까.
물론 마리는 전혀 그렇게 생각지도 않았고, 오히려 기가 막힌 얼굴이 되었다.
“대체, 언제 파리로 돌아오려는 거래요? 계속 일만 벌리고!”
저간의 사정을 대충 아는 고미가 눈을 깜박이다 마리를 달랬다.
“저, 공주님? 아니, 마드모아젤 마리. 사실 보아르네 소령님이 남프랑스 가신 건 아직 반년 밖에 안 됐습니다. 또, 파리에 있으면 아마 위험하실 거고.”
“됐거든요! 투르네가 보낸 편지나 줘요. 보냈죠?”
“예, 그, 그렇죠.”
허둥지둥 쩔쩔매며 고미가 또 다른 편지를 꺼내 건넸다.
-〈공주님께, 전직 근위대 사병 투르네가 인사 올립니다. 오늘도 유진 드 보아르네 소령은 사업에 열중하는 중이며, 주위에 별다른 여자는 지난 마드모아젤 데지레 이후 없는 상태입니다.〉
그렇다.
고미가 마리에게 주는 편지는 유진의 것 하나가 아니다.
바로 전직 왕실 근위대 병사 출신으로, 왕실에 인연이 있는 투르네의 편지가 있다.
그렇다고 마리가 투르네와 연애편지를 주고받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편지의 내용은 전부, 유진의 근황이다.
가만히 쏘아보듯 편지를 샅샅이 훑던 마리가 코웃음을 쳤다.
“흥, 어린 게 벌써부터 여자한테 관심이나 보이고. 좀 큰 다음에 보이든가.”
아직 그 12살짜리에게 자신이 관심을 보인다는 것은 잊은 마리가 다시, 남쪽을 보며 화를 냈다.
“얘는 근데, 대체 언제 돌아올 생각이야!”
아무래도 우편부대의 첫 임무는 또 다시 마리의 편지가 될 것 같은 하루였다.
물론 파리의 정보도 덤으로.
그러나 곧, 우편부대의 출진 시간이 다가올 것임을 아직 아무도 알지 못했다.
심지어 유진조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