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83)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83화(384/547)
(383) 마자르 국왕은 역전을 꿈꾼다
한때 나폴레옹을 위협할 뻔했던 왕은 오늘도 대포의 시연을 주시한다.
-치이익, 쾅!
10문의 대포가 쏘아낸 포탄이 전방을 때려댄다.
이미 포병이 전쟁의 주력이 되어버린 시대다.
특히 지난 세기말에 벌어진 이른바 [혁명전쟁]에서 프랑스가 주도한 화력전이 계기였다.
물론 나폴레옹과 유진이 펼친 기동우회전술이 전쟁을 결정지었지만, 그전까지 전유럽과 싸우던 프랑스군을 지킨 것은 단연 포병이다.
그렇기에 동부 유럽의 소국왕이 된 카를 폰 합스부르크는 오늘도 신형 대포 점검에 여념이 없다.
“저게 영국에서 개발했다는 신형 대포인가.”
그러자 참모장 바이로데르가 고개를 조아리며 답했다.
“정확히는 프랑스 신대륙에서 개발되었다는 대포를 영국이 모방한 겁니다.”
“본국은 아직 도입하지 않았다고?”
“불로뉴에서 한 번 시연했다고 하는데, 그 이후로 황제가 프랑스 제국군을 편성하면서, 신규 도입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문득 바이로데르는 포연이 가득한 전장을 돌아보다 어깨를 으쓱였다.
“하지만, ‘파울리’ 병기창에서 언제든 저 [후장식] 대포를 준비할 수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죠.”
파울리, 프랑스어로는 폴리 병기창이라 불리는 보아르네 카르텔의 병기 공장 얘기다.
이곳은 마자르, 영어로는 헝가리라 불리는 나라의 수도 부다페스트, 교외다.
국왕이 된 후 3년, 카를은 이곳에서 군사 훈련과 징병 편제, 그리고 신병기 도입을 독려해 왔다.
해체된 신성로마제국의 옛 병력과 체제를 마자르 중심으로 다시 재건해온 것이다.
나아가 제2차 반혁명전쟁 당시, 유진이 도입했던 신병기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본인이 직접 당한 게 있으니 당연한 일이긴 했지만.
카를은 포탄을 대포 배후로 넣는 광경을 보다 고개를 갸웃거렸다.
“보나파르트, 아니 나폴레옹이 저 대포를 도입하지 않은 이유가 뭐지? 언뜻 보기에도 장전 속도가 훨씬 빨라질 것 같은데?”
“중대한 결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영국도 한창 전쟁 중인 신대륙 전장에 해군에 시험적으로 배포 중이라고 합니다.”
“결함? 그게 뭐지, 바이로데르?”
그 순간 폭발음이 거세게 일었다.
-쾅!
대포를 쏴서 발생한 게 아니라, 대포 자체가 폭발해 버린 것이다.
“큰일이다! 부상자를 후송하라!”
“부, 불발탄이 폭발했어!”
“맙소사. 군의관! 의사 어딨어!”
긴급히 포병대 장군과 지휘관들이 뛰어가는 모습을 보다, 바이로데르가 입맛을 다셨다.
“보시다시피, 저런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오늘 부상병들에게는 반드시 보상하고, 생존자는 잘 치유해주게. 한데, 원래 대포라는 게 화약찌꺼기를 잘 치우지 않으면 폭발하기 쉽지 않나?”
“그렇지 않습니다. 일선에 배치된 대포들은 대부분 폭발률이 검증된 물건입니다. 반면, 저 신형 [웰즐리 스타일] 대포는 자주 폭발합니다.”
카를은 잔인한 사람은 아니지만, 황족 출신으로 최고지휘관만 지낸 군인이다.
자연히 사고로 대포가 터지는 광경은 익숙했고, 그리 놀라지는 않았다.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던 카를이 문득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렇군. 한데 그 웰즐리라는 건 뭔가? 개발자의 이름인가?”
바이로데르는 갑작스런 국왕의 질문에 보고서를 뒤적이다 답했다.
“아, 그건 아마 저 대포를 도입하자고 주장한 영국 장교의 가문명일 텐데요. 이름이, 아서 웰즐리? 인도 전장에서 힌두 라자들을 패배시킨 상승장군이라더군요.”
“호오, 들어본 적 있네. 영국에 반대하던 그 유명한 티푸 술탄을 패사 시켰다지? 원래 나폴레옹이나 유진이 접근하려던 친구가 바로 그 술탄이었지, 아마.”
“뭐, 정말로 인도까지 갈 생각은 아니었겠죠. 중도에 투르크로 회군한 걸 보면 말입니다.”
사실 나폴레옹이 진행했을 이집트 원정의 원역사 목표는 인도 티푸 술탄과의 동맹이다.
물론 유진은 인도까지 갈 생각이 아니었지만, 대외적으로 선전된 목표는 같긴 했다.
허나 그 동맹 대상은 이집트 원정이 이뤄질 당시, 이미 영국군에 죽어버렸던 거다.
후일 웰링턴의 공작위를 받게 될, 아서 웰즐리라는 청년 장군에 의해서 말이다.
그러나 지금 카를의 관심사는 웰즐리가 아니다.
“유진이 돌아왔다고 했지?”
“예.”
“그럼, 우리는 투르크를 정복할 기회가 없는 건가?”
바이로데르는 외눈 안경을 고쳐 쓰며 빙긋 웃었다.
“반대로 다시 합스부르크의 가령을 한데 묶으실 기회도, 주어지지 않겠습니까?”
본래 카를이 3년 간 준비한 군대의 원정 목표는 오스만 투르크 제국이다.
이른바 열강 중에서 가장 약체고, 마자르 위치에서 국경을 접한 가상적국인 탓이다.
프랑스 동맹이라고는 하지만, 나폴레옹의 관심은 이미 신대륙과 에스파냐, 영국에 이르는 대서양으로 옮겨간지 오래였다.
그러니 기습적으로 전쟁을 일으킨다면, 충분히 카를에게 기회가 있을 터다.
하지만 유진이 돌아왔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카를이 프랑스에서 두려워하는 자는 셋.
자신을 패배시킨 나폴레옹과 맞수였던 모로, 그리고 유진이다.
황제가 된 나폴레옹은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고, 모로는 견제를 받는 지금이 기회라 여겼다.
그런데 부왕 유진이 돌아왔으니, 장애물이 생긴 셈이다.
국왕을 위로하는 바이로데르도 유진 자체는 마음에 걸리는지 슬쩍 안경을 닦는다.
그때 시가지 쪽에서 급히 말을 달려오는 장년의 장군이 보였다.
“국왕 폐하! 여기 계셨군요. 궁중에서 ‘수상’이 폐하를 찾고 있습니다!”
“무슨 일인가, 라데츠키 장군? 오늘은 군제 개혁의 성과를 시험하는 날이라 방해받고 싶지 않다고 사전에 얘기했을 텐데?”
“밀사가 왔습니다, 폐하!”
이제 마흔이 된 장군, 라데츠키가 다급히 보고했다.
“그것도, 영국에서 말입니다.”
카를은 눈을 크게 뜨다 흥미로운 표정이 되었다.
“아무래도, 때가 오긴 한 모양이군.”
굳이 이 동유럽의 내륙국까지 영국이 올 이유라면, 단 하나밖에 없으니까.
***
영국은 이미 17세기부터 유럽 전장에서 싸울 때, 늘 동맹국을 앞세워왔다.
“반갑습니다. ‘헝가리’ 국왕 폐하. 저는 캐슬레이라고 합니다.”
캐슬레이 남작, 본명은 로버트 스튜어트로 후일 원역사에서 빈 체제를 만든 외교관이다.
현재는 아직 37세로 이제 막 피트에게 발탁되어 내각에 참여한 인물이었다.
카를은 캐슬레이를 보다 설명을 구하는 시선을 옆자리로 던졌다.
그러자 카를 옆에 시립해 있던 한 남자가 나섰다.
바로 [수상] 메테르니히였다.
“영국의 육군상입니다. 폐하.”
“응? 영국에도 육군이란 게 있었나? 모두 인도에 가 있는 줄 알았네만.”
“대부분 육군상이 하는 일이란 게, 인도 쪽 군대 관리이긴 하지요.”
캐슬레이는 빙그레 웃으며 부드러운 태도로 설명했다.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영광스러운 카를 폐하. 이제는 영국도 유럽 대륙에서 다시 육군을 운용해야 할 때가 왔죠. 특히 하노버를 되찾기 위해서라도.”
이 시대는 보통 국방부가 전쟁부, 육군부, 해군부로 나뉜 시기다.
유럽의 경우 관료제가 미발달하고, 반대로 전쟁 때문에 관료 체제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하던 현실을 반영한 거랄까.
영국은 해군국가란 특성도 있어, 육군부가 주로 하는 일은 인도에 원정군을 편성해 파견하는 일이다.
그것도 동인도회사의 용병이라는 형태로 말이다.
대륙의 육군 장군이었던 카를로서는 조금 우습게 여겨질 수밖에 없는 직위다.
그러나 하노버를 되찾는다는 말에는 흥미가 있다.
카를이 사각진 턱을 쓰다듬었다.
“흐음, ‘하노페’라면 현재 프로이센이 불법 점거한 걸로 아오만.”
“그러니 다시 정당한 주권자이신 조지 3세 폐하께서 되찾으셔야 하죠.”
“프로이센과 전쟁이라도 벌일 생각이오? 영국은?”
캐슬레이는 고개를 저었다.
“애석하게도 지금 이미 우리 영국은 아메리카와 싸우고 있습니다. 게다가, 동쪽의 곰까지 전쟁 선포를 했지요.”
동방의 곰, 그러니까 러시아 얘기다.
이번에는 카를도 놀랐다.
러시아가 영국에 선전포고를 했단 말인가?
“차르 파벨이 영국에 전쟁을 선포했다?”
“소식이 느리시군요. 아직 입수하지 못하신 겁니까?”
“지금까지 그럴 필요가 없었으니까. 선대 예카테리나 여제와 달리, 파벨 황제는 호전적인 인물이 아니었소. 어쩌다 보니 신대륙에서 영국과 분쟁은 있었지만, 확전은 원하지 않았을 거요.”
카를은 정보 탐지에 어두웠던 이유를 변명하듯 설명하다, 눈살을 찌푸렸다.
“뭔가 영국이 러시아에서 음모라도 꾸민 건 아니오?”
기실 구 신성로마제국 때부터, 오스트리아 황실은 정보전에 어두운 편이긴 했다.
그렇지만 파벨 집권 이후, 러시아가 대외원정에 소극적이 된 것도 사실이다.
오히려 여제 예카테리나 시절에는 투르크, 폴란드, 스웨덴, 심지어 페르시아까지 대외원정을 벌였다.
결국 프랑스와 전쟁을 시작한 것도 예카테리나로, 정작 파벨은 후폭풍에 휘말린 것에 가깝다.
그때 메테르니히가 입을 열었다.
“어제 바르샤바로부터 들어온 정보에 따르면, 영국이 파벨 차르 암살 미수사건에 연루되었다고 합니다.”
카를은 이번에는 놀라는 대신 낯을 찌푸렸다.
“그걸 왜 지금 보고하나, 메테르니히 수상?”
“왜냐면 폐하께선 바쁘셨으니까요.”
“기가 막히군. 자네를 영입해온 내 판단이 틀리지 않았기를 바라네.”
그때 캐슬레이가 슬쩍 눈치를 보다 나섰다.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폐하.”
“어째서 대수롭지 않다는 거요? 영국이 정말 타국의 군주 시해를 저질렀다면, 나도 용서가 안 되오. 하지만 그저 오해거나 미수라면, 손해배상이라도 하고 평화협상을 하는 게 급선무일 테지. 내게 러시아와 교섭해 달라고 온 거 아니오?”
“러시아를 견제해달라고 온 건 맞지요. 하지만 우리 영국이 그리는 그림은 더욱 큰 겁니다.”
캐슬레이는 어물쩡 암살 시도에 대한 설명을 뭉개며, 엄청난 제안을 던졌다.
“제3차 반프랑스 동맹을 맺고자 합니다, 폐하.”
이번에는 카를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영국 특사가 왔다고 했을 때부터, 이 제안은 어느 정도 예측했다.
예전, 루이 14세 시절에도 영국은 전유럽을 동맹으로 삼아 프랑스를 공격하는 전략을 취했다.
혁명 전쟁 때도 마찬가지였으니, 이번에도 나설 거라 짐작하는 건 쉬운 일이다.
문제는 러시아가 빠진 동맹이란 거다.
“이거, 걸작이군. 메테르니히. 어떻게 생각하나?”
“전쟁은 영국과 러시아 간에 터졌고, 되찾고자 하는 땅은 프로이센이 차지하고 있는데, 적은 프랑스가 되는 형국이군요. 폐하.”
“이 말도 안 되는 협상을 위해, 멀리서 온 손님에게 방이라도 내드리게. 아무래도 너무 먼 길을 오느라 지쳐서 제정신이 아닌 것 같군.”
그때 캐슬레이가 초조하게 카를을 보다 물었다.
“폐하, 나폴레옹을 본인의 고향, 코르시카로 돌려보내고 싶지 않으십니까?”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카를이 멈추자, 캐슬레이가 급히 덧붙였다.
“이 부다페스트에서 폐하가 하신 일을 압니다.”
“무슨 말이지? 난 그저 옛 선조가 물려주신 땅 일부를 차지하고, 여생을 보내는 데 만족하고 있네.”
“옛 제국군 병사들을 강제 징병으로 모으고, 프랑스식 군제를 도입하셨으며, 참모부를 더욱 강화해 작전 수행 능력을 향상 시키셨습니다. 물론 핑계는 있죠. 투르크.”
다시, 돌아보는 카를을 향해 캐슬레이가 정시하며 일렀다.
“하지만, 그게 전부일까요?”
카를은 빤히 캐슬레이를 보다 물었다.
“만약 동맹에 참가한다면, 영국은 뭘 줄 수 있지?”
여기서 프랑스에 이 사실을 폭로하니 마니 하는 얘기까지 하는 건, 너무 촌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
부다페스트의 왕궁, 부다 궁전의 창문에서 카를은 다뉴브 강을 본다.
“폐하, 전쟁에 참전하실 생각이십니까?”
문득 등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카를은 고개를 돌렸다.
아직 33세로 연공서열 귀족 사회인 오스트리아라면, 장관직도 한참 멀었을 남자다.
허나 카를은 이 남자가 탁월한 역량이 있다고 확신했다.
하여 헝가리 왕국의 왕으로 부임할 때, 특별히 발탁해 데려온 것이다.
아무래도 캐슬레이를 데려온 것도 계획한 바가 아닐까 생각하다, 카를이 대꾸했다.
“메테르니히, 그대는 세계가 어떻게 바뀌고 있다고 생각하나?”
“격변기죠. 고작 평민에 불과했던 자가 황제가 되는가 하면, 왕의 목이 잘리고, 신대륙에서는 식민지였던 이들이 커다란 나라를 세웁니다.”
“이 상황에서 우리 [제국]은 아예 해체되어, 뿔뿔이 강제로 흩어져야 했네. 바로 프랑스 때문이지.”
메테르니히가 음모가란 걸 알면서도, 카를이 중용하는 이유다.
“옛 [도이치] 땅을 통일해야 해. 그래야, 이 땅에 있는 신민이 국민이 되고, 나아가 우리 가문이 다시 제위를 되찾을 수 있네. 프랑스와 영국, 러시아에 맞서는 강대국이 되는 방법도 그뿐이야. 그러자면.”
프랑스, 제국을 몰락시킨 적.
그 수괴인 나폴레옹은 실로 탁월한 전술가이며, 양자 유진도 위험하다.
강대하기 그지없는 적을 이기자면 군사력이 필수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음모가 메테르니히의 계교가 필요하다.
카를은 메테르니히를 유심히 보며 말했다.
“프랑스가, 아니 나폴레옹이 패배해야 하네. 아니면, 나폴레옹의 지배를 받아들이든가.”
메테르니히는 빙긋 웃으며 답했다.
“싸울 수밖에 없지요. 평민의 지배를 받을 수야 없는 일 아닙니까?”
“어떤가. 러시아를 봉쇄하면서, 프로이센을 전쟁에 끌어들일 수 있겠나?”
“후후, 이건 캐슬레이 자작이라는 그 친구의 일일 텐데 말입니다.”
잠시 눈을 굴리던 메테르니히가 고개를 조아렸다.
“한달 내로 성과를 내겠습니다. 폐하.”
1806년 8월.
유럽의 전쟁 시계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다시, 역전을 꿈꾸는 마자르 국왕, 카를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