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84)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84화(385/547)
(384) 제3차 대프랑스 동맹이 결성되다
이제 국왕이 된 후 10년 차, 프로이센 군주 프리드리히 빌헬름은 단 한 번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
“그렇지만, 오늘은 정말로 기가 막히군. 뭐? 러시아가 누구와 싸워?”
베를린 상수시 궁전의 국왕 집무실에서, 재상 슈타인 남작이 식은 땀을 흘리며 답했다.
“영국입니다, 폐하.”
“슈타인 남작, 자네 생각에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러시아와 영국이 무슨 이해관계가 충돌할 일이 있나? 혹시 신대륙에서 벌어진다는 군사 충돌?”
“차르 암살 음모입니다. 폐하.”
오스트리아나 헝가리보다는 정보가 빠른 슈타인 남작의 보고에, 빌헬름이 기가 막혀 소리쳤다.
“미친 해적 놈들! 남의 나라 군주를 암살하려 들다니, 정말 제정신이 아니군!”
19세기는 혼돈의 시대다.
혁명과 부르주아 한쪽에서는 노동자들이 탄생하던 시절이다.
그러나 동시에 제국과 왕국, 귀족들이 건재하던 시기이기도 하다.
이른바 왕권신수설은 러시아나 믿는 계몽주의 이후 시대지만, 동시에 군주가 국가의 주권자이자 대표로서 실존하던 때다.
그러니 남의 나라 군주를 암살한다는 건, 전쟁이 터져도 결코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아무리 영국이 막무가내로 외교전과 음모를 펼치는 나라라도, 이건 선을 넘었다.
하지만 외무장관 하르덴베르크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놀라실 일은 아닙니다, 폐하. 어차피 영국인들은 나폴레옹 암살 시도를 하다, 에스파냐 왕위 승계자들을 모조리 죽인 바보들 아닙니까?”
“큭, 정말 웃기는군. 그래, 차라리 죽일 거라면 성공이라도 하지. 한데, 하르덴베르크 외무장관, 누가 이 소식을 가져왔다고?”
“오스트리아, 아니 마자르의 재상인 메테르니히라고 합니다. 폐하.”
빌헬름은 그 말에 낯을 잔뜩 찌푸렸다.
“메테르니히? 갈리치아 공국을 프랑스에게 만들어준, 그 특사 말인가?”
물론 갈리치아 공국 대공이 된 것은 엄연히 독일계 귀족, 프리드리히 공작이다.
허나 원래 프랑스 군인 출신이기도 하다, 유진이 밀어넣은 군주였다.
하여 각국은 모두 친프랑스계 위성국가로 간주하는 중이었다.
당시 협상을 했던 장본인이 바로 메테르니히다.
하르덴베르크가 정중히 고했다.
“그자가 맞습니다.”
“마자르 국왕이 보냈는지, 아니면 전직 오스트리아 황제가 보냈는지는 모르겠지만, 역시 제정신이 아니군. 우리 프로이센 코앞에 프랑스 위성국을 만든 작자를 보내다니.”
“그래도 마자르를 대표해 온 자입니다. 만나 보셔야 합니다.”
빌헬름은 오만상을 찌푸리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오라고 해! 단, 허튼 소리를 할 경우 당장 쫓아내게. 슈타인 남작!”
만약 허튼 소리를 하면 본인이 쫓아내면 된다.
한데 왜 빌헬름은 재상에게 하라고 명령하는 걸까?
이건 프리드리히 빌헬름 3세가 지난 개인적인 성격 약점 때문이다.
그때 메테르니히가 냉큼 들어섰다.
“안녕하십니까, 프리드리히 대왕의 후예시여. 이렇게 존안을 뵐 기회를 주셔서 감읍하나이다.”
빌헬름은 자신의 퍼스트 네임을 듣다, 다시 미간을 찌푸렸다.
“내 이름이 위대한 프리드리히 대왕 폐하와 같다고, 놀리는 건가?”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프리드리히 대왕이시라면, 지금쯤 제가 뵐 수도 없었겠지요. 이미 전장에 나가셨을 테니.”
“뭐라고?”
메테르니히는 유들유들하게 웃다 불쑥 쏘았다.
“영국과 러시아가 손을 잡는 대신 싸우는 시대입니다.”
갑작스런 국제정세를 논하는 말에 빌헬름을 눈을 깜박일 찰나, 메테르니히가 장광설을 토했다.
“프랑스는 신성로마제국을 멸망시켰고, 제국을 분할했지요. 게다가 라인강 일대 제후들을 하나로 묶어 동맹까지 결성했습니다.”
“아니, 그걸 누가 모르나?”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이런 형국에서 폐하께선 ‘하노페’ 영토를 병합하신 데 만족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빌헬름은 움찔거렸다.
하노페, 곧 하노버 왕국의 독일어 명칭이다.
연전에 프랑스의 부추김에 따라 하노페를 기습 점거한지도 3년여가 지났다.
아직은 영국이 되찾으려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 중이다.
그러나 메테르니히는 영국이 잊지 않았을 거라고 단언했다.
“그렇지만 이대로 간다면, 프로이센은 아무 동맹 없이 프랑스군을 맞이하게 될 겁니다! 영국이 기억할 테니까!”
빌헬름은 식은땀을 흘리다 외면했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군.”
“그럼 여기 하노페 출신인 외무장관께 여쭙죠. 하르덴베르크 외무장관님! 프로이센이 하노페를 점령한 지 3년입니다. 오스트리아는 해체되었고, 러시아는 영국과 싸웁니다. 그런데 프랑스의 동맹국과 위성국은 프로이센의 코앞에 있습니다.”
“잠깐, 그건.”
국왕 빌헬름이 당황해 손사래를 치려던 찰나, 메테르니히는 외무장관에게 다그쳤다.
“어떻습니까, 프로이센은 안전합니까?”
외무장관, 카를 폰 아우구스트 하르덴베르크는 본래 하노버 출신이다.
그것도 그냥 하노버 귀족이 아니라, 조지 3세의 하노버 육군 총사령관이었던 크리스티앙의 아들이다.
만약에 아내가 영국 왕세자 조지와 바람을 피우지만 않았다면, 하르덴베르크가 프로이센까지 올 이유도 없었을 것이다.
때문에 하르덴베르크는 반영주의자이자 상대적인 친프랑스 외교에 치우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사실을 모두 알고 묻는 메테르니히를 보다, 하르덴베르크가 이를 갈며 대꾸했다.
“안전하지 않소. 메테르니히 재상.”
“그렇다면! 프랑스가, 아니 침략자이자 무도한 찬탈자, 나폴레옹이 이 좋은 기회를 놓치겠습니까? 영국을 신경 쓰지 않고, 프로이센을 공략할 이 기회를!”
“프랑스와 싸우기라도 하라는 거요? 지금 그 말을 하러 온 거라면, 국왕 폐하의 명에 따라, 당장 추방하겠소!”
그 순간 상수시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칭송받는 목소리가 울렸다.
“안 될 말이에요!”
국왕을 제외한 모든 신하들이 고개를 조아렸다.
심지어 국왕조차 당황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미모로 유명해 역사에 기록을 남긴, 루이제 왕비가 들어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와, 왕비 폐하. 어떻게 오셨습니까?”
“슈타인 재상, 충성심이 부족하군요. 이런 중요한 인사가 왔다면, 내게 진작 얘기했어야죠! 여기 루이 페르디난트 시숙님이 아니셨다면, 난 모르고 지나칠 뻔했어요!”
“프, 프린츠께서 언제 이곳에.”
재상 슈타인은 당황해 왕비 뒤를 돌아보았다.
저 유명한 프리드리히 대왕의 막내동생이 낳은 아들.
국왕의 숙부지만 나이는 더 어린 왕자 루이 페르디난트가 왕비 옆에서 씩 웃었다.
“나폴레옹과 싸워야 하는 일이라면, 나도 빠질 수 없지요. 슈타인 재상.”
이른바 대프랑스 강경파의 수장이 바로 루이 페르디난트기도 하다.
정작 본인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프랑스식 교육을 받았음에도 말이다.
그렇지만 더욱 놀라운 쪽은 왕비였다.
왕비는 본래 평화주의자로 전쟁을 반대해 왔다.
그런데 왜 이 자리로 와서 메테르니히를 옹호하는 걸까?
루이제 왕비가 국왕의 손을 붙들고 속삭였다.
“국왕 폐하, 저는 본래 전쟁을 반대해 왔습니다.”
“그랬지요, 왕비. 갑자기 왜 이곳에 온 거요? 몸도 좋지 않은데 말이오.”
“하지만, 유럽 전체가 격변하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프로이센만 홀로 남는다면 고립된 채 멸망할 뿐입니다. 옛 제국도, 라인의 제후들도, 심지어 영국조차 우리를 버린다면.”
국왕, 빌헬름이 눈을 쉴 새 없이 깜박였다.
군주제에는 왕비가 권력을 행사하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다.
그중 루이제 왕비는 국왕의 마음을 사로잡아, 실권을 행사하는 가장 정석적인 방법을 쓴다.
이 방법이 통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빌헬름이 왕비에게 정말 홀딱 빠졌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빌헬름의 약점 탓이다.
“그러니 선택해야 합니다. 영국인지, 아니면 프랑스인지!”
프로이센의 군주 빌헬름은 지극히 우유부단해, 결단력이 없다.
때문에 결정을 내릴 때는 최측근 가신단, 그리고 루이제 왕비의 조언에 항상 의존했다.
빌헬름이 눈을 깜박이다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렸다.
“메테르니히, 하노페를 내놓지 않는 방향으로 교섭해 줄 수 있겠나?”
“폐하! 국가의 운명을 외국인에게 맡기시나이까!”
“그렇게 따진다면 자네도 외국인일세, 하르덴베르크 장관.”
하르덴베르크가 눈을 부릅뜰 찰나, 메테르니히가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조아렸다.
“물론입니다, 폐하.”
당연히 루이 페르디난트에게 먼저 접근한 게 메테르니히란 사실은, 왕자와 메테르니히의 비밀이다.
***
정작 본국이라 할 수 있는 오스트리아 국왕은 전쟁을 치를 의지가 없다.
“또 다시 전쟁이라고? 우리는 더 이상 싸울 여력이 없네. 메테르니히. 헝가리로 가더니, 강경파가 되어서 돌아왔군.”
마지막 신성로마제국 황제 프란츠 2세이자, 오스트리아 국왕 프란츠 1세인 남자는 한숨을 쉬며 일렀다.
“황제 폐하.”
“난 더 이상 황제가 아닐세. 그저 오스트리아 왕국의 왕일 뿐이지. 그것도 늘 프랑스 위성국인 보헤미아의 감시를 받고 있어. 루이 보나파르트가 얼마 전에도 왔다 간 거 아나?”
“제게는 영원히 제국의 폐하십니다. 또한, 다시 제위를 찾으실 분이구요.”
메테르니히는 빈의 호프부르크 왕궁을 돌아보다 단언했다.
“그러나 이 유럽이 격변하는 세기에,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신다면 제위를 찾을 수 없습니다.”
한때 제국의 수도였던 곳답게 여전히 호프부르크는 화려하다.
허나 예술품만 해도 프랑스에게 배상금으로 뜯기거나, 혹은 약탈당해 곳곳이 아직 복구하지 못한 게 엿보인다.
재정난으로 왕가는 후원하던 예술가들마저 떠나보내는 중이다.
저 유명한 베토벤조차 지금은 빈을 떠나 떠돌고 있다던가.
영락한 황궁을 돌아보던 프란츠 국왕이 참담한 얼굴로 물었다.
“승산은?”
“영국과 프로이센, 그리고 헝가리가 동맹을 체결했습니다. 북방으로는 스웨덴, 남방으로는 시칠리아 왕국이 함께 합니다.”
“러시아가 함께 하지 않는다? 지난 2차 반프랑스 동맹보다 불리해. 어떻게 이기겠다는 거지?”
그때 메테르니히 뒤에서 갈색 머리 청년이 나섰다.
“아니오, 두 나라가 더 있습니다. 폐하.”
바로 영국 특사 캐슬레이 남작이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입니다.”
“뭐? 포르투갈은 그렇다 치고, 스페인, 아니 에스파냐는 프랑스 동맹이 아니었나?”
“이제는 아닙니다. 아니, 정확히는 어제부로 그렇지 않게 되었죠.”
캐슬레이 남작은 방금 들어온 영국 대사관의 정보서를 보다, 빙긋 웃었따.
“고도이가 실각하고, [보르본] 왕가의 정당한 후계, 페르난도 왕께서 7세로서 왕위에 오르셨습니다!”
그러자 프란츠는 눈을 부릅떴다.
“페르난도는 죽은 게 아니었나?”
죽은 페르난도 왕세자가 살아오기라도 했단 말인가?
***
당연히 그럴 리는 없다.
“자, 페르난도, 나의 친족이여. 이제 시칠리아의 옛일은 잊고, 에스파냐의 왕좌에 앉으시오!”
마드리드 왕궁 옥좌 앞에서, 또 다른 페르난도가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이 페르난도는 본래 전대 에스파냐왕 카를로스 3세의 셋째 아들이다.
첫째 아들은 고도이에게 전권을 맡겼던 카를로스 4세이니, 현왕의 동생이라 할 수 있다.
나아가 나폴리-시칠리아 왕국의 왕이었고, 나폴리 영토를 프랑스에 빼앗긴 뒤에는 시칠리아 섬만의 군주로 지내던 터다.
그런데 이 남자가 지금 마드리드의 왕좌 앞에 서 있는 것이다.
“이 자리는 형님의 왕좌가 아닙니까.”
“그럼, 언제까지고 시칠리아에 처박혀 있을 건가?”
“프로방스 백작님, 아니 [루이 17세] 폐하. 내가 이 거대한 나라를 통치할 수 있겠습니까?”
자칭 루이 17세, 루이 스타니슬라스 프로방스 백작이 껄껄 웃었다.
“걱정말게. 대국 프랑스의 왕제였던 나와, 여기 영국 대사가 지켜주지 않겠나? 안 그런가, [웰즐리] 영국 대사?”
프로방스 백작 뒤로, 에스파냐 귀족들과 함께 영국인들이 서 있었다.
그러니까 아주 간단하다.
영국 대사관이 러시아에서 저지르려던 일이, 에스파냐에서 똑같이 벌어졌다.
러시아와 다른 점은 에스파냐에서는 성공했다는 거다.
에스파냐 주재 영국 대사, ‘웰즐리’가 고개를 조아리려던 찰나, 옆에 서 있던 청년 군인이 물었다.
“리처드 형, 이런 광대 놀음을 계속 봐줘야 해요?”
“아서, 새로운 스페인 국왕 폐하의 어전이다. 또한, 네가 지켜야 할 사람이야.”
“차라리 티푸를 지키는 게 낫겠군요. 그래서, 나폴레옹과 내가 싸워야 하는 겁니까?”
영국 대사, 리처드 웰즐리는 동생 아서를 보다 어깨를 낮게 말했다.
“어쩌면 그 아들이 될 수도 있겠지.”
이로써 에스파냐는 친영파 정권이 들어서고, 프랑스 포위망이 완성되었다.
제3차 대프랑스 동맹, 혹은 반나폴레옹 동맹이 결성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