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85)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85화(386/547)
(385) 유진도 전쟁이 필요하다
이 모든 일이 실시간으로 전해지지 않는 게, 아직 전신 발달 전인 19세기 초다.
“3천만 프랑 적자라고? 보아르네 카르텔이? 대체, 왜?”
1806년 8월 중순, 유진은 아직 세 가지 소식만 입수한 상태다.
먼저 러시아 쿠데타 불발 사건이다.
다음, 영국으로 프랑스에서 특사를 파견한 후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는 거다.
허나 가장 마지막 소식이야말로 유진을 간만에 보아르네 카르텔 집무실까지 불러낸 이유다.
보아르네 카르텔 총지배인, 앙투안 드 다마스가 어깨를 으쓱였다.
“돌아오실 때 보고 안 드렸나요? 당연히 돈은 펑펑 쓰는데, 수익은 즉각적이지 않으니 당연한 일입니다.”
“신대륙에서 벌인 사업이라면, 채산성이 높아. 영국과 교역선이 끊긴 미국과 에스파냐 신대륙령 간 중개무역을 진행해서, 대부분 투자금은 회수했을 텐데?”
“그건 듀퐁 대표의 보고죠? 파트롱, 아니 부왕 전하가 직접 보신 게 아니구요.”
슬쩍 유진이 찔린 얼굴이 될 찰나, 다마스는 부드럽지만 물샐 틈 없는 태도로 고지했다.
“그렇지만 이후 전쟁이 시작됐죠. 전쟁이 벌어지면서 공급 시작한 병기, 군복, 화약에 이르는 비용은 하나도 계산이 안 된 상태일 겁니다. 사실 신대륙 [지점]의 회계 관리는 거의 안 되는 거나 마찬가지라구요.”
1806년, 19세기 초란 유럽, 특히 서유럽 자본가들은 이른바 세계경영이 가능한 시대다.
아예 동아시아의 청제국까지 사업 무대로 삼는 영국이나, 일본까지 교류하는 네덜란드 정도는 아니어도, 프랑스도 시장 자체는 드넓다.
특히 유진이 지중해 원정과 신대륙 확장에 성공한 탓에, 신대륙과 동지중해 방면까지 프랑스 상인, 기업가, 자본가들이 진출한 상태다.
물론 보아르네 카르텔이 그 선두에 있음은 당연한 얘기다.
문제는 회계 관리다.
실시간 보고나 수익 손실 반영이 이루어질 수 없는 시대니, 각 대륙의 지점이 따로 놀 수밖에 없다.
자연히 신대륙에서 유진이 벌인 사업이나 성과는 유럽에서는 현재 미반영 상태다.
유진은 입맛을 다시다 되물었다.
“그럼 본국 회계만 따진다는 건데, 왜 적자인 거지? 본국에선 전쟁도 없었잖아.”
“대신 수에즈 운하 비용이 넘치게 흘렀죠.”
“무슨 소리야? 그건 이집트 총독부에서 처리할 일 아닌가? 게다가 만들어지려면 한참 남았을 텐데?”
예전 유진과의 약속으로 이제 수에즈 운하회사 주주인 다마스가 혀를 찼다.
“벌써 10년 되신 거 아십니까? 이집트 원정 말입니다. 그때 건설 지시하신 운하가 이제 막바지입니다. 자연히 완공까지 정비 비용이 엄청납니다. 한데, 전하께서 대주주이신지라.”
원칙적으로 대주주가 기업의 자금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할 이유는 없다.
아무리 주식회사가 이제 막 발달하기 시작한 프랑스라도, 주주는 주권만큼만 책임지는 게 대원칙이다.
그러나 명목과 실질이 다르고, 수에즈 운하는 통과될 경우 엄청난 이익을 가져올 모험사업이다.
자연히 경영자인 동시에 이해관계자인 다마스 입장에서는 자금 투입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여기에 정치적 고려 문제도 있었다.
“그래서, 이집트 총독부에서 발행한 지방채를 사들였다?”
“오슈 총독께서 우는 소리를 하시는데 어쩝니까. 아니면 귀국하겠다고 협박하시던데요?”
“그건 곤란하지. 아직 내가 자리를 못 잡은 상황에서, 오슈 총독이 돌아오시면 부황과의 충돌을 조율하기 어려워.”
바로 오슈의 귀환 문제다.
사실 유진은 오슈에게 5년 내 복귀를 약속한 바 있다.
허나 이미 기간은 지난 지 오래고, 이집트의 오슈와 콘스탄티노플의 마르소는 기약 없이 동방에 머무르는 중이다.
물론 그렇다 해도 제국 체제로 바뀐 프랑스가 달갑잖은 두 공화파 장군에게는 오리엔트 총독이나 특사가 더 나은 지위이긴 하다.
그런데 이집트에서 오슈가 갑자기 귀환한다면, 나폴레옹과 충돌할 위험이 있다.
유진도 다마스의 변명에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적자 폭이 너무 크다.
다마스는 또 다른 보고서를 내밀며 덧붙였다.
“게다가 가장 큰 수익원인 군납이 크게 줄었고, 이탈리아 방면에선 조세프 수상께서 계속 견제를 하고 계십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리야? 군납은 왜 줄고, 우리 고문인 조세프 수상, 아니 백부가 왜?”
“군납 방면은 그간 경쟁자들이 늘었습니다. 페리고와 호팅어가 이 분야에 뛰어들었거든요. 이탈리아도 비슷합니다.”
장 프레데릭 페리고, 장 콘라드 호팅어는 둘 다 프랑스의 유력 금융가들이다.
특히 페리고는 혁명 초기부터 혁명가들과 결탁해 막대한 부를 쌓은 스위스 출신 은행가였다.
또한 둘 다 재력을 인정받아 프랑스 중앙은행 주주로 참가하기도 했다.
한데 이 두 은행가가 군납업에 뛰어들었다는 거다.
유진이 쓴웃음을 머금었다.
“그 사람들은 은행업이나 전념할 것이지, 기어코 군납까지 뛰어들었나?”
“전쟁 중도 아니니 파이는 줄어들고, 나눌 사람은 많아진 거죠.”
“그럼 이탈리아 방면의 경쟁자, 아니 조세프 백부에게 접근한 작자는 누구야?”
지금껏 씁쓸해 하긴 해도 여유롭던 유진의 낯이 다마스의 보고에 일순 굳어졌다.
“마이어 암셀 로트실트입니다.”
유진은 고개를 홱 돌렸다.
“아들들이 아니라, 당주가 직접?”
“맞습니다. 뭐, 큰아들도 암셀 마이어인가 그렇긴 합니다만.”
“우리가 로스차일드, 아니 로트실트 가문의 은행에 10만 프랑을 투자했던 기억이 있는데. 게다가 프랑스 중앙은행에 지분 투자도 허락하지 않았나?”
마이어 암셀 로트실트, 곧 로트실트 가문의 가장이자 창시자다.
후일 원역사에서 영국을 장악한 네이선도, 파리를 장악한 자크도, 오스트리아에서 활약한 살로몬도 모두 마이어 암셀의 아들일 뿐이다.
이제 노인이라 곧 죽을 때가 가까워져 오긴 하지만, 그러나 가문의 최종 결정권은 여전히 마이어에게 있다.
허나 유진이 로스실트, 그러니까 로스차일드 가문에 접근하면서, 친교를 맺지 않았던가?
다마스가 어깨를 움츠렸다.
“그래서 프랑스령인 이탈리아에 접근할 수 있게 된 거죠. 전하.”
물론 유진이 투자한 은행은 어디까지나 [런던 로스차일드 뱅크]다.
또한 이 은행조차 실은 러시아에서 암살 모의 때, 뒷배경으로 일부 작용한 바 있다.
아직 거기까진 유진도 모르지만, 마이어 암셀이 이탈리아에 진출하는 것만으로도 확연하다.
골똘히 집무실 책상을 두들기던 유진이 고개를 저었다.
“영원한 친구는 사업에 없다는 거군. 증권거래소는 개설했고?”
“예? 아, 맞습니다. 일단 제노바에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이탈리아 보아르네 방크 본부가 제노바에 있다 보니. 증권거래소 지분은 백 프로 보아르네 카르텔 소유입니다.”
“그 점에선 뭔가 바뀐 게 있군. 좋아.”
본래 이탈리아 증권거래소는 밀라노에 세워진다.
허나 유진의 사업 중심이 제노바에 있던 탓에, 제노바에서 시작하게 된 셈이다.
일단 주식 시장이 열렸으니, 적자를 해결할 방도는 있다.
-척!
유진이 어젯밤 적은 날림 기획서를 내놓자, 다마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건 또 뭡니까, 전하?”
“보아르네 카르텔을 금융 중심 집단으로 만든다고 얘기하지 않았나? 그러자면 주식회사 체제로 완전히 전환할 필요가 있어. 나아가, 증권거래소에도 일부 지분은 공개할 필요가 있고.”
“그러면, 경영권에 위협이 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유진은 싱긋 웃으며 대꾸했다.
“그러니까 일부만 공개해야지. 폴리 병기창이 좋겠군. 곧, 전쟁이 있을 테니까.”
그러니까 현대적 의미로 말하자면, 비상장회사의 증시 상장이다.
거듭된 적자로 자본잠식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유진은 주식을 팔아 자금을 충당하기로 한 셈이다.
당연히 이 경우 경영권 침해가 우려되지만, 일부만 판다면 문제될 것은 없다.
게다가 어차피 프랑스의 권력자인 유진에게 누가 적대적 인수를 시도할까?
다마스는 눈을 휘둥그레 뜨다 고개를 주억거렸다.
“시기를 잘 맞춰야겠군요. 아니면 주가가 폭락할 겁니다. 전쟁은 언제 터집니까?”
유진이 미처 답하기 전에, 집무실로 뛰어드는 소리가 들렸다.
-타다닥!
바로 쉬르테의 총장으로 복귀한 로슈자클랭이다.
“전하, 긴급 보고입니다!”
“뭔가, 로슈자클랭?”
“러시아에서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그것도 영국에게!”
유진이 방금 전까지 입수했던 정보는 쿠데타 실패다.
쿠데타 실패 직후 주베르가 급히 보낸 밀사가 파리에 도착한 게 일주일 전.
그러나 곧이어 일어난 러시아의 선전포고는 발트해와 북해의 파도 때문에 일찍 도착하지 못했다.
이제야 입수한 긴급 정보를 듣다, 다마스가 손뼉을 쳤다.
“놀랍군요. 쿠데타가 실패했으니, 뭔가 러시아가 조치를 취할 거라는 생각은 했습니다만. 선전포고라뇨!”
그러나 정작 유진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아직 아니야.”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분명 선전포고를 했다고 하는데요?”
“러시아가 영국을 무슨 수로 공격하지? 신대륙에서 싸우는 거야, 사실상 우리가 싸워주는 거고.”
아주 냉정하게 벽에 걸린 지도를 보다 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이번 전쟁에서는 러시아군과 싸울 일은 없겠군.”
본래 원역사라면 러시아가 여전히 주요 적수인 전장이 되었을 테니까.
***
새로 마련된 파리의 유진 자택은 옛 오를레앙 공작이 쓰던 궁전이다.
“소식 들으셨습니까, 부왕 전하?”
아직 정비가 덜 된 궁전을 돌아보던 유진이 고개를 돌렸다.
갑자기 찾아온 손님을 맞이할 거실조차, 약탈의 흔적이 역력히 남아 조금 실례될 정도다.
그럼에도 눈앞의 손님이 겉치례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게 다행이랄까.
너무 신경쓰지 않아 본인의 옷차림도 후줄그레한 [제국칠원수]를 보다, 유진이 피식 웃었다.
“영광스러운 프랑스 제국원수께서 어쩐 일로 내 자택까지 찾아오신 겁니까? 내가 직접 인사드리러 가야 할 텐데.”
“하하! 부왕 전하, 생사를 같이 했던 사이끼리, 너무 섭섭하게 구시는군요. 우리 사이에, 직접 찾아올 수야 있는 거죠!”
“존대를 하시니 더욱 어색하긴 하군요. 란.”
장 란이 껄껄 웃다 유진에게 불쑥 물었다.
“그럼, 반말 깔까? 이봐, 어느 전장으로 나갈 거야?”
원역사에서 란은 나폴레옹에게 반말을 했다고 한다.
하물며 어린 소년 때부터 보았던 유진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전장에 대한 얘기라면, 반말보다 조금 위험하다.
어쨌든 현 프랑스 제국은 군사력 기반 하에 세워진 나라로, 군권에 대한 문제는 나폴레옹 말고는 함부로 거론해선 곤란하다.
유진이 어깨를 으쓱였다.
“란, 설마 나보고 전장에 직접 나가라고 말하러 온 겁니까?”
“나가기 싫어? 하긴, 신대륙에서 명령만 내리는 데 맛 들렸나? 하지만, 본국에 온 이상 우리 부왕 전하는 신대륙의 왕이 아니라 그저 전장의 군인일 뿐이지!”
“군대 직위로 따지면 원수님의 아래겠군요.”
가볍게 군부 분위기를 떠보는 유진에게 란이 콧방귀를 뀌며 대꾸했다.
“그럴 리가 있나. 우리 원수들이 부왕 전하의 지휘를 받게 되겠지! 나랑 같이 가자구. 가능하면 프로이센이나 오스트리아 쪽으로!”
유진은 눈썹을 치떴다.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가 전장에 같이 나온다구요? 이번에?”
물론 역사에서는 벌써 벌어졌을 일이긴 하다.
사실 프로이센은 편견과 달리, 이 시기에는 아주 평화주의적인 정책을 취한다.
하여, 오스트리아가 거듭 프랑스와 싸우다 깨져도 프로이센은 중립을 택한다.
결국 몰리던 프로이센이 직접 나서는 것은 제4차 대프랑스동맹이 결성될 때의 일이다.
그게 원역사에서는 1805년 무렵의 일이기 때문에, 시기로 봐서는 오히려 늦었다고 할 것이다.
허나 유진이 신대륙으로 떠나기 전 만든 구도는 프로이센도, 오스트리아도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다.
과연 무엇을 믿고 나서는 걸까?
전쟁에는 능해도 정략은 잘 모르는 란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몰랐어? 로슈자클랭이 요새 너무 바쁜 모양이군.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가 공동 성명을 발표했어. 라인동맹을 해체하지 않으면, 갈리치아와 보헤미아의 독립을 보장할 수 없다고!”
유진은 그때서야 깨달았다.
지난 제2차 대프랑스 동맹 전쟁 당시, 프랑스는 원역사보다 훨씬 압도적인 성과를 얻었다.
전쟁 승리 자체는 원역사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었지만, 정략 면에서 제국을 해체 시켰기 때문이다.
허나 너무 압박한 탓에 오히려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가 결속하기 쉬워진 것이다.
가만히 부서진 오를레앙 궁전의 장식을 보다, 유진이 탄식했다.
“과연, 정말 많은 게 바뀌고, 또 바뀌지 않았군요.”
전쟁을 피하려 해도 피할 수 없는 것도 말이다.
***
그래도, 궁전의 침실만큼은 가장 먼저 수리해 아름답다.
“유진, 전쟁터에 또 나가야 하는 거야?”
침실의 장식처럼 그려진 그림보다 마리가 더 예쁘다는 생각을 하다, 유진이 피식 웃었다.
“우리, 아직 정식 혼인을 못 치렀지?”
“그게 무슨 상관이야? 어차피 모두가 우리가 부부라고 생각하는데.”
“나야 상관없지만, 우리 고귀한 공주님은 상관이 있지. 또, 우리 애가 사생아가 되게 할 수는 없잖아?”
마리는 낯을 붉히다 유진을 꼬집었다.
“못하는 말이 없어. 누가 네 아이 낳아준대?”
“아야! 감히 부왕의 옥체를 해하다니, 벌을 줘야겠군!”
“꺄하하! 뭐야, 간지러!”
유진과 마리가 서로를 꼬집으며 침대로 뛰어들려던 찰나였다.
-탕, 탕, 탕!
갑자기 침실 문을 울리는 소리가 요란해, 유진은 하던 일을 어쩔 수 없이 멈추고 나갔다.
밖에서 문을 두들기는 무례한 자는 다름 아닌 수석부관 이폴리트였다.
유진을 본 이폴리트가 다급히 외쳤다.
“야, 유진! 큰일이야!”
“내가 보기에 진짜 큰일은 부왕의 침실에 함부로 뛰어드는 부관 처리야. 사형시켜야 하나?”
“농담은 집어치워! 잘 됐군. 마리 공주님도 들어요!”
마리까지 확인한 이폴리트가 고함치듯 보고했다.
“에스파냐에서 정변이 일어났어. 고도이는 추방, 국왕 카를로스 4세는 폐위! 동생인 시칠리아 왕 페르난도가 프랑스 망명귀족들과 영국의 지원으로 왕위에 올랐어!”
이거야말로 역사에 없었던 정변이다.
본래 나폴레옹이 개입할 때까지, 멀쩡히 남았어야 할 카를로스 정권 붕괴가 일어나 버렸다.
가만히 자리에 서 있던 유진이 마리를 돌아보았다.
“이젠, 전쟁을 피할 수가 없겠어. 마리.”
물론, 이 전쟁을 바랬다는 것은 유진과 다마스만의 비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