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86)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86화(387/547)
(386) 황제는 부왕을 부른다
이 모든 일이 부왕 귀환 후, 1개월 만에 벌어졌다.
“아무래도, 부왕 귀환이 재난 예고였나?”
퇼르리 궁전, 황제 집무실에서 나폴레옹이 혀를 찼다.
지금껏 나름 나폴레옹은 안정적으로 프랑스 제국과 유럽 정세를 관리해 왔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유진이 제국을 해체하고, 신대륙에서 영국을 방해한 덕이다.
그 때문에 원역사에서 있었을 영국의 거듭된 음모와 오스트리아의 도발을 피해갈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나폴레옹, 그리고 최고 조언자격인 외무장관 탈레랑은 그 사실을 모른다.
“현실적으로 그렇지요. 황제 폐하. 부왕은 언뜻 보기에 엄청난 공적을 세운 것 같지만, 문제만 일으키고 왔습니다. 실제로는.”
“험담만 말고 근거를 말해.”
“당장 신대륙에서 넓은 영토를 차지했다지만, 빛 좋은 라임일 뿐. 실제로는 미국과 트러블을, 영국과는 사실상 전쟁을, 러시아에게 북미대륙을 내주지 않았습니까?”
탈레랑은 ‘객관적’인 현실을 알리며 우아하게 지팡이를 짚었다.
“게다가 특사조차 아무런 성과 없이 돌아오게 생기지 않았습니까.”
본래 다리 한쪽을 절기 때문에 특별히 황제 앞에서도 지팡이를 허락받은 탈레랑이다.
허나 그런 약점조차 우아한 모습으로 구현하는 게 탈레랑의 강점이기도 하다.
비록 자신은 예절을 안 지키지만, 귀족 예절을 동경하는 남자, 나폴레옹이 탐욕스레 탈레랑의 몸놀림을 보다 손뼉을 쳤다.
“좋아, 정리해 보지. 일단 우리의 적은 누구고, 우리의 아군은 누구인가?”
탈레랑은 일목 요연하게 읊었다.
“아군을 세는 건 쉽습니다. 위성국인 보헤미아와 갈리치아, 헬베티아와 바타비아. 마인츠 대주교와 바이에른 대공을 중심으로 하는 라인 동맹. 그리고, 러시아군요.”
“덴마크나 스웨덴, 투르크는?”
“스웨덴은 러시아의 적국이고, 덴마크는 표면상 중립입니다. 오스만 제국은 아무래도, 마르소 원수의 통제하에 있긴 하지만, 헝가리조차 못 이길 겁니다.”
요컨대 러시아를 제외하면 이른바 [속국]만이 프랑스 편이다.
심지어 속국들조차 혁명 정신도 아니고, 군사력으로 지배하는 프랑스에 반감이 있다.
어쩌면 이탈리아 반도조차 거듭 반란을 일으킬지도 모를 일이다.
나폴레옹은 낯을 찌푸리다 지구본을 돌아보았다.
“그럼, 적국은, 유럽의 나머지 전부인가?”
유럽 대륙이 그려진 장소를 보다, 탈레랑이 난처한 미소를 머금었다.
“영국, 오스트리아, 헝가리, 프로이센, 그리고 에스파냐와 포르투갈이 되겠군요.”
그중 중요한 나라는 영국, 프로이센, 그리고 에스파냐다.
본래 영국 외에는 감히 프랑스를 상대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허나 러시아가 영국과 선전포고를 한 마당인데도, 도리어 각국은 프랑스를 노리기 시작했다.
이건 그동안 프랑스가 너무 유럽에서 독주한 탓이 크다.
혹은 다른 나라들을 완전히 지배할 정도로 강해지지는 못한 탓일지도 모른다.
“에스파냐, 거길 찌르고 들어오다니. 피트도 보통이 아니군.”
“부왕을 보냈어야 했습니다.”
“글쎄, 에스파냐 대사의 보고서가 맞다면, 고작 1천 남짓한 연대급 병력에 뒤집어 졌다던데? 그 정도로 약한 나라에 왕도 아니고 부마로 가서, 유진이라고 별 수 있었겠나?”
그럼에도 가장 큰 약점은 역시 에스파냐다.
프랑스 남쪽 배후를 찌를 수 있는 나라고, 식민지 크기로 따진다면 세계 최대에 달한다.
사실은 신대륙 영토가 분열된 탓에, 그 저력을 제대로 동원하지 못하지만, 외국에서는 그것까지 완전히 알기는 어렵다.
덕분에 나폴레옹은 상당히 부담스런 상태에서 적국, 특히 영국과 프로이센을 맞이하게 된 셈이다.
그런데 탈레랑이 묘한 얘기를 건넸다.
“그보다 더 위험했던 이집트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돌아온 부왕이 아닙니까?”
나폴레옹은 눈썹을 치뜨다 콧방귀를 뀌었다.
“자네 참 이상해, 탈레랑. 유진을 믿지 못하는 거 아니었나?”
“폐하의 후계자감은 아닙니다. 하지만 장군으로서는 폐하 다음가는 인재가 확실하죠.”
“그 정도는 아직 아니야. 마세나, 란, 그리고 오슈가 있지. 모로 정도야 유진이 이기겠지만 말이야.”
공적과 별개로 나폴레옹은 아주 냉정하게 유진을 평가했다.
사실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니다.
신대륙으로 떠나기 전, 유진이 세운 공훈은 놀랍지만, 실제 교전에서는 주로 사령관 습격에 의존한 편이었으니까.
그러나 신대륙에서 유진은 대륙 규모의 전쟁을 작은 크기로 경험하고 왔다.
이 점을 미처 생각지 못한 채로 나폴레옹은 유진의 실력을 평가한 셈이다.
“어쨌든 유진은 에스파냐에 가지 않았고, 우리는 에스파냐를 잃었어. 탈레랑, 아직도 자네는 유진을 에스파냐로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나?”
나폴레옹의 질문에 탈레랑이 한 발 물러났다.
“전쟁에 관한 일은 제가 전문이 아닙니다.”
“정략은 탁월하지. 유진이 에스파냐를 장악할 수 있을까? 이 상황에서?”
“당연히 어렵습니다. 하지만, 명분은 있지요.”
문득 탈레랑이 눈을 빛내며 음험한 미소를 머금었다.
“카를로스 4세 국왕의 정당한 후계자, 마리 공주의 부군이니까요.”
예전 에스파냐 계승 전쟁 때 그랬듯, 정통성 있는 후계자는 왕위를 차지하기 쉽다.
다만 그 과정은 에스파냐에 진창처럼 매달려야 하는 꼴이 될 것이다.
물론 프랑스 파리의 권좌는 꿈도 못 꿀 상황이 될 게 뻔하다.
나폴레옹은 그 사실을 꿰뚫어 보듯, 탈레랑을 쳐다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유념하지. 그대의 조언.”
그렇다 해도, 나폴레옹은 에스파냐 왕을 양자로 둘 수 있을 테니까.
***
하지만 퇼르리 궁전에 비밀은 없다.
“절대, 안 돼요. 유진은!”
황후 조세핀이 부르짖는 소리를 듣다, 나폴레옹은 눈살을 찌푸렸다.
“황후, 궁전의 일이라면 모를까, 외정에 관한 일은 그대의 몫이 아니오.”
“폐하의 침실도 마음대로 못하는 저 아닌가요? 그렇게 말씀하시니 놀랍군요!”
“조세핀! 말조심하시오. 샤를과 플로랑스의 앞이오!”
그러나 조세핀은 거침없이 나폴레옹을 다그쳤다.
“그렇다면 더욱 잘 아시겠군요. 나는 당신의 아들, 샤를과 딸 플로랑스의 모후예요. 유진은 이 아이들의 동복형제구요! 당신과 피가 이어지지 않았다고, 사지로 보낼 수는 없어요!”
나폴레옹은 입을 쩍 벌렸다.
그러나 조세핀의 말은 틀리지 않다.
만약에 유진이 친자였다면, 나폴레옹은 고민도 하지 않고 유진을 황태자로 추천해 선출해 버렸을 것이다.
핏줄이 섞이지 않은 양자이기에, 친자 샤를 나폴레옹을 우선시하는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차기 황제 일순위인 샤를은 정작 유진과 피가 섞여 있다.
만약에 나폴레옹이 잘못되었을 때, 샤를을 지켜줄 자는 누구일까?
당연히 유진이 될 수밖에 없다.
다만 나폴레옹이 어이가 없는 쪽은 그게 아니다.
“어처구니가 없군. 유진을 에스파냐로 보내는 게 왜 사지로 보내는 일이오? 신대륙으로 보내는 게 열 배는 더 어려웠을 거요.”
“당신 생각과 달리 대서양은 가까워요. 난 마르티니크 출신이라 알죠. 하지만 에스파냐는 사람들은 험악하고, 영국이 이미 전권을 차지했다고 들었어요. 심지어 구왕실 사람들까지!”
“오히려 그러니 더 쉽지 않겠소? 외국인이 정권을 차지한 상황이오. 유진과 마리가 간다고 해도 거부감이 적겠지.”
나폴레옹이 하나씩 에스파냐로 갈 때의 이점을 손꼽을 찰나, 조세핀이 소리쳤다.
“헛소리예요! 그곳이 정말 쉬운 곳이었다면, 진작 신대륙 대신 에스파냐에 보냈어야죠!”
물론 나폴레옹은 전혀 다른 이유에서 유진을 신대륙에 보냈다.
당시 조세핀은 샤를을 임신하고 있었다.
만약 아들이 태어난다면 유진은 위협이 될 가능성이 존재했던 게 사실이다.
또한 유진이 에스파냐 왕실 참사를 허용하는 워낙 큰 사고를 쳤기 때문에 무마하는 차원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걸 설명할 수가 없으니, 나폴레옹으로서는 답답할 찰나였다.
“아, 아빠, 아니 부황 폐하. 전쟁이에요?”
문득 플로랑스가 눈을 깜박이며 물어오자, 나폴레옹은 소탈한 미소를 지으며 딸을 번뜩 들어안았다.
“걱정할 거 없다. 플로랑스. 네 아빠는 무적이야. 네 오빠도 그렇고.”
“아빠하고 오빠 같이 안 간다면서요.”
“응?”
플로랑스는 눈을 반짝이며 나폴레옹에게 말했다.
“옛날에 아빠랑 오빠가 같이 싸웠다고 들었어요. 그때는 누구도 이길 수 없었다고. 란 아저씨가 얘기해줬어요.”
란은 근위대장의 지위라, 황족과 자주 만난다.
나폴레옹의 친자로서 공주인 플로랑스와도 자주 접촉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마다 군인답게 무훈담을 늘어놓던 란이다.
개중 유진과 함께 싸우던 기억이 아주 인상적이었던 모양이다.
낯이 붉어진 나폴레옹이 투덜거렸다.
“란이 쓸데없는 말을 했군.”
“맞는 말이기만 하네요. 유진은 아직 어려요. 혼자서 전쟁터를 책임지기 어렵다구요.”
“훨씬 어릴 때 이집트 원정을 사실상 책임진 게 유진이오, 조세핀. 게다가 25살이면, 난 그때 이미 툴롱에서 이겼을 때지.”
고개를 젓던 나폴레옹이 문득 빙그레 웃었다.
“하지만, 신대륙에서 얼마나 발전했는지 살펴보는 것도 아비 된 도리겠지?”
순간 나폴레옹의 심경 변화를 민감하게 눈치챈 조세핀이 반색했다.
“같이, 싸우러 가실 건가요?”
군인에게 생사를 가르는 전장은 그 무엇보다 인상적인 경험이다.
전장을 함께 누비던 전우만큼 각별한 존재도 세상에 둘도 없다.
예전, 유진과 함께 싸우던 때를 나폴레옹도 떠올린 것이다.
나폴레옹이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렇게 하리다. 다만, 유진에게는 맡길 임무가 있소. 이건 양보 못 하오, 조세핀.”
조세핀은 나폴레옹이 어떤 임무를 맡길지 몰라 다시, 걱정하기 시작했다.
***
부왕 유진이 퇼르리 궁전 집무실에 섰을 때, 황제는 지구본을 보고 있었다.
“유진, 들었을 거다. 사실상 러시아를 제외하고 전세계가 우리의 적이다.”
물론 당연히 과장이다.
일단 동아시아나 아프리카는 둘째치고, 신대륙의 미국을 염두에 두지 않은 발언이다.
허나 유진은 유럽 중심적 시각을 교정하는 대신, 간단히 답했다.
“위성국은 동맹으로 보시지도 않는군요.”
“영국이 대륙에 발 디디지 못하게 방해야 할 수 있겠지. 사실상 우리 프랑스가 모두 감당해야 할 몫이다.”
“제게 주실 임무가 무엇입니까? 에스파냐?”
에스파냐 왕위 문제는 아주 중요하다.
그러니 유진은 어쩔 수 없이 이번만은 에스파냐행을 피할 수 없다고 여기고 있었다.
한데 나폴레옹이 고개를 저었다.
“그곳은 마세나에게 맡기기로 했다, 유진.”
유진은 눈을 크게 떴지만, 의외로 나쁜 인선이 아니라 더욱 놀랐다.
사실 이른바 반도 전쟁에서 나폴레옹은 쥐노를 비롯해 2선급 장군들을 주로 보낸다.
마세나가 진입하는 것은 웰링턴이 자리를 잡은 이후라, 한참 전장이 나빠졌을 때의 일이다.
그러니 이번에 마세나를 보낸다면, 설사 웰링턴이 왔다 해도 프랑스가 선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정말 웰링턴, 아니 아서 웰즐리가 왔다는 것은 모르는 유진이 물었다.
“마세나를 동부 전장에서 빼신다구요?”
“그래.”
“부황 폐하, 이번에는 프로이센이 참전합니다. 프로이센은 최소한 2개의 집단군, 아니 [군단]을 운용할 수 있는 저력이 있습니다. 게다가 헝가리까지 고려하면······.”
유진이 마세나를 뺐을 때의 어려움을 논할 찰나, 나폴레옹이 웃음을 터뜨렸다.
“푸하핫! 너도 러시아를 무시하는구나. 어쨌든 좋다. 너도 이번에 동부 전선으로 간다.”
유진은 다시 놀라 눈을 크게 떴지만, 나폴레옹은 더욱 놀라운 임무를 안겼다.
“네 말대로 프로이센의 제2군단은 네 몫이다. 할 수 있겠나?”
독립 군단의 지휘권.
군사제국인 프랑스 제국에서 군 통수권은 권력의 요체다.
반대로 말하면 독립 군단 지휘권을 맡긴다는 것은 황제의 신임도를 보여준다.
지금 나폴레옹은 최고의 신임을 유진에게 보낸 것이다.
유진이 반사적으로 군례를 취했다.
“최단시간 내에 격파하고, 합류하겠습니다. 부황 폐하.”
비로소, 유진이 유럽에서 독자적인 군사지휘권을 얻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