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88)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88화(389/547)
(388) 제국 육원수가 대육군을 집결시킨다
1806년 8월 중순, 프랑스 제국군의 정점이 파리에 집결했다.
“이번 군제 개편에서 드제와 쥐노 장군이 원수로 승진하였습니다. 다만, 오슈, 마르소 원수와 마찬가지로 드제 원수는 신대륙에 있죠. 그러니, 이번 전쟁에는 총 6명의 원수가 황제 폐하와 부왕 전하 휘하에서 움직입니다.”
브리핑을 하는 것은 [총참모장], 루이 알렉상드르 베르티에다.
둘째 루이 세자르 가브리엘, 셋째 빅터 레오폴 베르티에, 넷째 조세프 알렉상드르 베르티에가 뒤에 섰다.
그야말로 베르티에 일가가 총사령부를 장악한 형국인데, 워낙 베르티에가 뛰어난 탓에 아무도 제지하지 못하는 상태다.
때문에 최근 나폴레옹이 총사령부에 신설한 [총참모부]에 오려는 참모급 장교들이 거의 없다.
엉뚱하게 ‘프로이센’에서 끌려온 한 장교가 베르티에 옆에서 보좌하고 있는 이유다.
물론 그 장교를 신경쓰는 사람은 유진 밖에 없는 것 같지만.
그런데 문득 마세나가 손을 들었다.
“한 가지, 이의가 있는데.”
“뭡니까, 마세나 원수?”
“쥐노가 원수직에 오른 건, 뭐 인정하겠어. 실력은 좀 딸리지만, 지도상 차지한 땅은 나보다 10배는 되는 거 같거든. 그런데 말야.”
쥐노의 낯이 찌푸려질 찰나, 마세나가 히죽 웃었다.
“우리 부왕 전하께선, 아직 원수도 아닌데 원수를 다스린다고?”
모든 장군의 시선이 유진을 향했다.
현재 프랑스 제국 총사령부에는 국내에 있는 원수들 전부, 그리고 원수 보좌 격인 참모들이 모여 있다.
다들 너나 할 것 없이, 혁명 전쟁 때부터 전장을 누벼온 노련한 장군들이다.
한데 직위도 원수가 아닌 유진은 여기에 왜 있을까?
지금까지 대부분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
애초에 유진은 소년병, 아니 소년장교로 전쟁에 뛰어들어 혁명 전쟁 후반부 주요 전장을 거의 다 누빈 베테랑이니까.
그러나 확실히 군대 지위로만 따지면 유진은 아직 사단장급이긴 하다.
순간, 쥐노가 회의용 테이블을 걷어찼다.
-텅!
신대륙에서 시커멓게 타서 온 쥐노가 험악한 얼굴로 으르렁댔다.
“이봐, 마세나. 유진 부왕 전하께선 신대륙 플로리다와 루이지앵의 통치자시다! 황제 폐하의 대리인이지. 당연히 원수보다 위일 수밖에.”
“흥, 그거야 신대륙에서 얘기고. 여기선 밀라노 공국 수상 살리체티보다도 떨어지는 직위잖아? 게다가 난 참모장이나 부왕 전하께 설명을 듣고 싶은데?”
“뭐야?”
그때 베르티에의 부관격인 장교가 슬쩍 손을 들었다.
“어, 제가 한 말씀 드려도 되겠습니까?”
그러자 마세나는 흥미롭다는 듯 장교 쪽을 돌아보았다.
“뭔가, 클라우제비츠?”
“그, 그게 말입니다. 원래 군주제인 다른 나라에선, 딱히 군직 없이도 왕족들이 최고 사령관 지위를 차지합니다. 그래야 자, 자존심 높은 장군들, 토, 통제가 쉬워서죠.”
“그거야 혁명을 거친 적도 없는 나라일 때고. 우리 프랑스는 언제든 혁명이 또 일어날 수 있는 나라라고. 이 제국도 시민제정이란 말이지!”
후세, 전쟁론의 대가가 될 남자가 한 발언을 일축하며 마세나는 유진을 돌아보았다.
“아무래도 다들 답변 못 할 것 같은데, 부왕 전하께서 직접 말해주실까?”
정작 유진이 입고 있는 군복은 흑색 원수복이다.
유진은 피식 웃다 마세나를 정시했다.
아마도 마세나가 정말로 저렇게 생각해서 하는 말이 아닐 것이다.
누군가 이 자리에 있는 장군들 중 불만이 있는 자가 있다.
혹은 신대륙 멤버가 아닌 전부일지도.
“답은 지금 마세나 원수, 당신이 보여주고 있군.”
“엥? 그게 무슨 소리?”
“원수직이 없다고 부왕이자, 황후 폐하의 친자이며, 황제 폐하의 양자인 내게 무례하게 굴지 않나? 한데, 원수직이 있으면 같은 원수라고 맞먹으려 들지 않겠나?”
마세나가 다시, 흥미롭다는 듯 휘파람을 불 찰나, 유진의 시선이 회의실을 훑었다.
“그러니, 나는 황제 폐하의 대리자로서, 원수봉을 받을 수 없는 거야. 심지어 프랑스 10배 규모의 누벨 프랑스 심부를 정복한 장본인임에도 말이지.”
마세나는 킬킬 웃다 다른 장군들을 돌아보았다.
“그렇다는데? 어때, 다들 납득 했나?”
그러자 특히 남은 원수들, 특히 란과 오주로가 마세나에게 대꾸했다.
“아니, 왜 우리를 봐. 난 옛날에 납득했어. 마세나.”
“난 아직도 납득 못 했다. 그건 베르티에와 그 동생들도 마찬가지겠지.”
“이런, 고집불통 오주로 원수 각하 때문에 이 소동이 벌어진 거구만?”
아무래도 공화파 출신인 오주로가 가장 반대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유진의 군단장 임명은 나폴레옹이 직접 지시한 바다.
아무리 황족과 귀족의 특권이 없는 [시민제정] 체제라도, 최종 결정권은 단연 군 통수권자인 황제에게 있다.
때문에 오주로를 비롯해 원수들과 장군들도 싫더라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도 한 번 이런 과정을 거쳐야, 석연찮은 점이 사라진다.
“그럼, 작전을 논하자고. 베르티에 참모장 각하, 황제 폐하는 어떤 작전을 원하시나?”
슬쩍 유진에게 눈을 찡긋거리며 마세나가 묻자, 클라우제비츠가 슬쩍 나섰다.
“제가 설명드리겠습니다. [라 그랑드 아르메]의 정식 출범, 그리고 전격기동전을 원하십니다.”
이른바 [대육군]이 세계에 모습을 드러낼 순간이 왔다.
***
프랑스어로 연이어 발음하면 그랑다르메, 곧 대육군은 제국의 영광을 상징하던 군대다.
“그러니까, 거대육군? 위대한 군대? 엄청난 군단? 뭔지 모르지만 엄청난 명칭인걸?”
본래 등장 시점은 1805년, 영국 침공을 위해 결성된 군대다.
그렇지만 현재는 영국이 프랑스로 진공할 틈이 없는 상태라, 나폴레옹과 베르티에가 좀 더 여유를 두고 만들어냈다.
군사 훈련, 장비 상태, 무엇보다 사기 면에서 그 어느 때보다 드높은 정예군이라 할 것이다.
엉뚱하게도 프로이센 장교 출신인 클라우제비츠가 제도 개편에 크게 관여한 점도 이채롭긴 하다.
“일단 규모 면에서 충분히 [그랑]이라 할 만합니다. 상비군만 50만에 달하니까요.”
“그거, 혁명 전에도 비슷한 규모 아니었나?”
“란 원수 각하. [우리] 프랑스 제국군이 해외에도 파병되어 있음을 고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이집트와 신대륙에서 각각 10만에 가까운 병력이 운용되고 있습니다. 물론 용병과 현지병 포함해서.”
유진은 클라우제비츠가 프랑스를 ‘우리’라고 부르는 걸 들으며 묘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같이 잡아 온 그나이제나우는 프랑스군에 복무하지 않는 모양이다.
아마도 클라우제비츠는 26세인 반면, 그나이제나우는 이미 46세인 점이 한 몫했을 것이다.
연령이 젊을 수록 새로운 도전에 익숙해지기 마련이니까.
클라우제비츠는 열띤 어조로 브리핑용 전단지를 넘기며 설명했다.
“군제는 소대로 시작해서, 중대와 연대, 그리고 여단의 편제가 있지만, 핵심은 사단입니다. 최소한 사단 3개에서 최대 10개가 결집된 단위를 군단으로 편성하였습니다.”
대략 여단이 3천 명, 사단이 6천 명, 군단은 3만에서 5만 사이다.
특히 사단급은 물론이고 군단급이 되면, 포병과 기병을 모두 완편해 독립적인 작전을 할 수 있는 규모다.
동원 병력 숫자가 많아야 만들 수 있는 군사편제기도 하다.
일찍 국민개병제를 도입한 프랑스가 가장 먼저 군단 체제를 만든 이유랄까.
마세나가 고개를 까딱이다 되물었다.
“이번 전쟁의 작전 단위는 방면군이 아니라 군단이 되겠군. 그러니까?”
“우선 에스파냐 군단입니다. 사령관은 마세나 원수 각하십니다. 니콜라 우디노 장군이 부관으로 따라갈 겁니다. 동의하십니까?”
“우디노? 좀 사나운데. 할 수 없지. 오노레 레유도 붙여줄 거지?”
그러자 클라우제비츠 대신, 베르티에가 답했다.
“그러죠. 다음은 헬베티아 군단입니다. 오주로 원수 각하, 유사시 라인 전체를 장악하셔야 하는 임무입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오주로는 무표정하게 앉아있다가 미간을 좁혔다.
“난 배치가 바뀔 수도 있다는 소리처럼 들리는군.”
“신임 원수인 쥐노 원수가 갈 수도 있습니다. 물론 유진 부왕 전하께서 쥐노 원수의 배속을 희망한 터라 가능성은 낮습니다만.”
“총참모장, 나까지 내보낸다면 본국의 수비를 누가 맡지? 폐하는 절대로 전장을 남에게 양보하려 드실 분이 아닌 걸 우리 모두 알지.”
본인의 공훈보다 제국 전체를 생각하는 게 오주로의 장점이다.
물론 그 전체를 위하는 마음이 꼭 황제에게 좋지는 않다는 게 오주로의 약점이지만.
허나 오주로의 지적은 또한 날카롭다.
만약 파리가 갑자기 뚫린다면, 제국 전체가 무너질 수도 있지 않은가?
그러나 베르티에는 아주 간명히 대안을 내놓았다.
“그건 세뤼르에 장군님이 맡을 겁니다.”
그러자 이탈리아 원정 참전 경험이 있는 원수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그 노친네면 믿을 수 있긴 하지.”
“아니, 왜 난 빼놓고 말하는 거야, 오주로? 사람이 없다니!”
“이봐, 란. 자네는 황제 폐하랑 같이 움직일 거 아닌가.”
소란이 잠시 일 찰나, 베르티에의 시선이 유진을 향했다.
“유진 부왕 전하는 프로이센 군단을 맡으실 겁니다. 그랑다르메의 전위로, 가장 빠르게 적을 확인하고, 전열을 흩뜨리셔야 합니다. 가능하시겠습니까?”
유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주어진 군대 편성 서류를 살폈다.
“멤버는 내가 원한 그대로죠? 병종은, 일단 기병이 후사르와 용기병, 그리고 카라비니에리?”
“흉갑기병과 창기병은 편성하기 어렵습니다. 대신 신대륙으로 데려가지 않으신 척탄기병대가 카라비니에리, 곧 총기병으로 편성될 겁니다. 이외 이탈리아 원정군 출신 척탄병과 전열보병, 그리고 추격병이 합류합니다.”
“포병은? 베테랑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도보포병대라면 필요 없어요.”
혁명 당시에는 기병대 대부분이 망명하거나 흩어져서, 사실상 경기병만 운용되었다.
그러나 유진이 척탄기병대를 선보인데 이어, 기마사격전이 가능한 보아르네식 총이 개발되자 병종이 추가되었다.
이른바 카라비니에리, 곧 총기병이 정식 병종이 된 것이다.
본래는 흉갑기병대나 창기병대의 돌파력에 밀려 사장되는 병종이다.
다만 유진은 제국 근위대를 중심으로 구성된 흉갑기병대나 폴란드 망명자들로 구성된 창기병대는 얻지 못한 셈이다.
물론 기동력이 중요한 상황에서 유진 입장에선 어차피 필요 없는 병종이긴 했지만 말이다.
다만 포병대는 기동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전원 기마포병대, 그리고 견인포병마차가 지원할 겁니다. 다만, 이 친구들은 우리 ‘이탈리아 군단’ 출신은 아니고, 오슈 군단 출신입니다.”
베르티에의 보증에 유진은 싱긋 웃었다.
오슈는 사실상 유진의 [대부]나 다름없는 인물이다.
그러니 플랑드르 방면을 담당하던 오슈 휘하 부하들이라면, 오히려 유진이 다루기 쉽다.
“좋아요. 그럼 마지막은 제국 근위대입니까?”
유진의 질문에 클라우제비츠가 눈치를 보며 나섰다.
“맞습니다. 황제 폐하, 란 원수 각하, 그리고 베르티에 총참모장님이 총사령부를 형성할 겁니다. 총 4개 군단, 동맹국 지원병력까지 합하면 40만의 대군이 [원정]을 나가는 전장입니다. 모두, 실패는 용납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베르티에를 제외하고, 총사령부에 집결한 사원수와 부왕이 동의의 표시로 발로 땅을 굴렀다.
-퉁! 퉁! 퉁!
총 4개 군단, 실 병력 30만의 원정군이 출범했다.
***
시테 섬을 나오는 길, 새로 만들어진 다리를 건너다 쥐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뭔가, 크게 빠진 게 있는 거 같은데?”
유진은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눈치챘어요? 맞아요, 두 가지가 빠졌어요. 쥐노.”
“어, 두 가지였어? 사실 내가 생각한 건 모로 하나였는데.”
“모로는 이번 전장에서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견제 역할이에요. 사단급 규모 병력으로 그 어려운 임무를 해내야 하죠.”
그러니까, 제국 원수 중 모로가 빠진 것이다.
모로는 현재 헬베티아 공화국, 그러니까 스위스 주둔군을 맡고 있다.
하지만 제국원수인 만큼 본래 담당 범위는 스위스 동쪽 방면 방어 전체다.
예컨대 종속국인 보헤미아 공국과 갈리치아 공국도 모로의 관할이란 얘기다.
하지만 베르티에는 모로의 역할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전쟁에서 제한적인 역할만을 줄 것임을 고위 장군들 앞에서 드러낸 셈이다.
쥐노가 혀를 찼다.
“역시, 홀대 하는구만. 모로 입장에선 차라리 어디 대사로 나가는 게 나을 판인데. 잠깐, 그럼 또 하나 빠진 건 뭐야?”
유진이 피식 웃었다.
“누가 육군 아니랄까봐. 해군이 빠졌잖아요, 쥐노.”
그때서야, 쥐노는 적이 프로이센만이 아니란 걸 깨달았다.
오히려 따지고 보면 영국이야말로 7년 전쟁, 아니 그 이전의 에스파냐 왕위 계승 전쟁 때부터 프랑스의 진정한 숙적이다.
한데, 영국 해군이 파상 공세를 펼칠 때 누가 막을까?
쥐노가 입을 쩍 벌리다 다급히 말했다.
“영국과 싸워서 누가 이겨? 아무리 넬슨이 죽었어도, 여전히 영국 해군은 세계 최강이야! 설마, 빌뇌브?”
“갑자기 알렉산드리아 해전이 생각나는군요. 빌뇌브가 빼는 게 쥐노, 당신에게 보였었나 보죠?”
“당연하지, 언덕 위에서 열심히 구경했는데. 브뤼에 제독이 죽은 게 정말 뼈아프군. 그럼 누가 최일선에서 막지? 카사비앙카? 아니면 샤일라?”
유진은 고개를 저으며 대꾸했다.
“일단, 트레빌 제독이 맡게 될 겁니다. 다만, 트레빌 제독의 역할은 시간끌기예요.”
유진이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프랑스 총사령부에 해군에 대해 논할 수 있는 자가 유진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름 해군전문가인 유진이라도, 쓸 수 있는 카드는 한정되어 있다.
카사비앙카는 원역사에서 오리앙 호와 생사를 함께 했던 맹장이다.
또한 샤일라는 알렉산드리아 해전에서 유진의 뜻에 따라 해군을 운용한 숙장이다.
그러나 어느 쪽도 시드니 스미스 하나를 이기기 어렵다.
반면 트레빌은 본래 원역사에서 빌뇌브 대신 트라팔가 해전에 나가야 했을 인물로, 당대 프랑스 최고의 해군제독으로 일컬어지던 인물이다.
문제는 트레빌이 일을 맡긴 직후, 과로로 인해 죽는다는 거다.
빌뇌브가 해군 최고 지휘관이 된 것은 그 이후의 일이다.
그렇기에 유진은 트레빌에게 과중한 업무를 맡길 생각은 없다.
단지, 영국에게 프랑스가 치명적인 타격을 입지 않게 막기만 하면 된다.
유진이 눈을 번뜩였다.
“그러니까, 이건 시간 싸움입니다. 영국이 해군을 총집결시키기 전에, 우리는 프로이센을 완전히 정복해야 해요.”
고속기동 각개격파.
이것이 바로 유진이 베르티에를 통해, 나폴레옹의 동의를 받아낸, 이번 원정의 요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