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89)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89화(390/547)
(389) 대육군이 유럽으로 진격한다
본래 그랑 다르메, 곧 대육군이 탄생한 것은 원역사에서는 1805년이다.
“1년이나 늦어졌군.”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부왕 전하?”
“아니, 전쟁이 1년이나 늦게 일어났다고. 로슈자클랭. 생각보다 부황 폐하께서 오래 참으셨어.”
에스파냐 사태가 벌어진 지 3일, 뢱상부르 궁전에 프랑스 제국의 [양원]이 모였다.
총재 정부 시절부터 존재했던 오백인 의회, 그리고 통령 정부 때 만들어진 원로원.
각기 하원과 상원으로 통칭되는 입법 기관이다.
특히 오백인 의회는 선거를 통해 아직도 의원이 선출되고 있어, 제국이 단순한 군주정이 아닌 [시민제정]임을 표방하는 상징이기도 했다.
유진이 부왕의 제복을 입은 채, 로슈자클랭과 함께 궁전에 들어섰을 때였다.
“오, 이게 누구야? 신대륙을 다녀와서 인사도 하지 않는 부왕 전하가 아니신가!”
문득 귀에 익은 목소리에 유진은 시선을 돌리다, 반갑게 손을 잡으며 웃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오귀스트 원로원 의장님. 아니, 이젠 공작이신가요?”
“하하! 대혁명의 기수였던 형님께 부끄럽군. 하지만, 영지 같은 건 받지도 않았어. 단지 황제 폐하께서 칭호만 내려주신 거지. 그것까지 거부하는 건 불충인 것 같더군.”
“그건 국가에 대해서입니까, 아니면 황제 폐하에 대해서입니까?”
아라스 공작, 오귀스트 로베스피에르가 난처한 듯 웃다 유진의 어깨를 두들겼다.
“짓궂군. 우리는 많은 모순 속에서 살고 있지만, 나는 제정과 혁명이 서로 상반된다고 생각하지 않네. 자넨 안 그런가?”
물론 양원이 모여서 국가 중대사를 결정하는 오늘 같은 날도 시민제정의 모습을 보여준다.
허나 사실상 최종 결정을 이미 황제가 내린 상태란 점은 결국, 이 체제도 군주제란 뜻이다.
다만 유진은 제정의 설계자로서, 그런 진실까지 파고 들 생각은 없어, 고개를 끄덕였다.
“옳은 말씀입니다. 완전한 공화제가 어떤 혼란을 불러오는지, 우리는 충분히 봤죠. 반대로 완전한 절대군주제도 어떤 위험이 있는지도.”
“결국 폭정과 압제, 전쟁이지.”
“이런, 곤란하군요. 오늘은 전쟁에 대해서 논의할 텐데.”
그때 오귀스트 뒤에 서 있던 깡마른 남자가 물었다.
“유진 부왕, 그 문제 말인데. 정말 전쟁이 일어나는 거요? 대전쟁이 끝난 지, 고작 5년도 채 안 되지 않았소?”
바로 카미유 데물랭, 한때 총재를 지냈던 전 보나파르트파다.
허나 제정 도입 후에는 황제와 거리를 두고 지낸다고 알려진 거물 정치인이기도 했다.
물론 유진 입장에서는 반가운 얼굴이긴 매한가지다.
“간만입니다. 데물랭 의원님. 작위를 거절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난 오귀스트만큼 황제 충성파가 아니라서 말이요. 바뵈프 같이 반체제파가 된 건 아니지만, 언론인으로서 지켜야 할 선이 있소.”
“가끔 쓰시는 칼럼은 신대륙에서도 회자될 정도긴 하죠. 바뵈프는 잘 지냅니까?”
데물랭은 유진의 질문에 눈살을 찌푸렸다.
“여전하오. 황제 반대론을 외치는데, 아직 죽거나 추방당하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지. 그 점에서 보면, 확실히 황제 폐하는 관용적인 분이 맞는 것 같소.”
아직 바뵈프는 멀쩡히 살아서 파리를 누비는 중이다.
사실 이전 나폴레옹 암살 시도에 바뵈프가 참가했다는 확증을 유진도, 푸셰도, 나폴레옹도 잡지 못했다.
단지 바뵈프가 영국 정보원들과 자주 만난다는 방증만 있는 상태다.
허나 유진은 당시 신대륙으로 떠나야 했고, 푸셰는 제정 초기 혼란 대처에 몰두해야 했다.
당연히 나폴레옹이야 두말할 것도 없이, 제국 통치와 애인 유희로 바빴다.
그 덕에 바뵈프가 아직도 살아있는 셈이랄까.
유진은 로슈자클랭에게 슬쩍 눈짓을 보내두며, 다시 데물랭에게 시정 상황을 물었다.
“혹시, 샤토브리앙이나 스탈 부인도 국내에 남아 있습니까?”
원역사에서 반 나폴레옹 사상가들인 두 사람에 대해 묻자, 데물랭이 의아한 듯 되물었다.
“응? 샤토브리앙을 부왕이 어떻게 아시오? 요새 유망한 신예 작가인데, 왕당파 옹호 기질이 있지. 하긴, 생각해 보니 구왕실 공주님이 부왕의 부인이었지?”
“애석하게도 아직 아닙니다. 혼인 허락을 폐하께 받지 못해서.”
“그러고 보니 에스파냐 문제가 있구료. 어떻게 할 거요? 결국 부인이 될 분의 정당한 상속분을 빼앗긴 셈인데.”
샤토브리앙은 스탈 부인과 마찬가지로, 왕당파 옹호로 이름을 남기는 문필가다.
문필가 자체는 아무런 힘도 없지만, 21세기 원역사로 따지면 인플루언서에 해당하는 존재다.
그렇기에 유사시 반황제 여론을 들끓게 만들 수 있는 [스타]들이기도 했다.
유진은 역시, 로슈자클랭에게 그들도 감시하라는 눈짓을 보내두며, 데물랭에게 답했다.
“에스파냐는 종속 변수입니다. 군부에선, 마세나 원수가 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정복은 무리일 거고, 주로 방어전에 치중하겠죠.”
“에스파냐가 종속 변수라면, 주된 독립 변수는 뭐요?”
“영국, 모두 아시지 않습니까? 지금 영국 대사가 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러자 오귀스트가 혀를 찼다.
“바라스라면 아마 오늘도 런던에서 벌어지는 사교 파티에 참가하고 있겠지. 런던은 타락한 땅이라, 여배우들을 벗겨놓고 관람하는 파티가 다반사라더군. 쯧!”
만약 원역사라면 바라스가 조세핀의 애인이었을 것이다.
또한 나폴레옹과 결혼한 조세핀에 대해 [창녀]라고 비방을 퍼부었을 게 뻔하다.
허나 유진이 조세핀을 철저히 감독한 탓에, 바라스는 조세핀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한데 그 덕분에 오히려 바라스는 나폴레옹의 노여움을 살 일이 없었고, 피슈그뤼 쿠데타 참여에도 불구하고 주영대사직을 맡게 되었다.
물론 주영대사직을 나폴레옹이 별로 중시하지 않은 탓도 있지만 말이다.
만약 유진이었다면 좀 더 충직한 인물을 보냈을 것이다.
슬쩍 쓴웃음을 머금던 유진이 어깨를 으쓱였다.
“아까 질문에 답하죠. 영국 대사가 노는 사이, 영국은 저지대로 상륙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영국 수상 윌리엄 피트의 형, 채텀 백작이 상륙전을 지휘할 겁니다.”
“자, 잠깐 뭐라구요?”
“전쟁은 이미 사실상 개시되었다는 겁니다, 데물랭 의원님. 정확히는 신대륙에서 우리와 영국이 간접 충돌할 때부터 말이죠.”
지금 유진이 말한 바는 원역사에서, 실제로 영국이 시도하는 전쟁이다.
다만 문자 그대로 대실패로 끝난 상륙전인데, 이때는 윌리엄 피트가 죽은 뒤라는 문제가 있었다.
반면 현재는 피트가 살아 있으니, 상륙전이 더욱 체계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저지대에서 파리까지는 지극히 가깝다.
영국이 제대로 상륙만 한다면, 파리 전체가 위험해진다는 뜻이다.
놀라서 얼어붙은 두 고위 정치가를 보며 유진이 고개를 까딱였다.
“그러니까, 오해는 하지 마십시오. 전쟁을 일으킨 건 영국과 그 동맹국들이지, 우리가 아닙니다.”
그때 밖을 지켜보고 있던 당통의 옛 측근, 데글란틴 의원이 외쳤다.
“황제 폐하요!”
그러자 상원의장 오귀스트와 하원의 거물 데물랭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백인 의회 의원과 삼백인 원로들이 일제히 정자세를 취한다.
나팔이 거세게 울려 퍼졌다.
-빰! 빰빰! 빰빰빰!
선전관 겸 수석비서관, 브리엔이 외쳤다.
“프랑스 제국과 시민의 수호자,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황제 폐하가 들어오십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거친 발걸음으로 황제가 들어섰다.
근위대장 란을 필두로 하는 12인의 근위병들이 황제를 단상으로 인도했다.
모두가 황제를 주시하는 가운데, 황제가 단상 위에 섰다.
본래 원역사라면 황제는 의회로 직접 출두하지 않고, 단지 포고령을 내릴 것이다.
그러나 시민제정인 프랑스 제국에서는, 황제가 의회를 직접 설득할 필요가 있다.
“오백인 의회, 국민의 대표자들이여. 원로원의 국가 원훈들이여. 짐은, 비통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 왔다.”
나폴레옹이 투박하지만 힘 있는 어조로 서두를 꺼냈다.
“3일 전, 마드리드에서 놀랍게도 정당한 국왕 카를로스 4세가 폐위되었다고 한다. 이는 영국이 파견한 군대와 무도한 반란자들에 의해 저질러진 일이다.”
그러자 의원들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에스파냐 왕위 찬탈 쿠데타.
전임 국왕인 카를로스 4세가 강제 퇴위되어 연금되고, 막내 동생 페르난도가 왕위에 올랐다.
무엇보다도 영국 대사와 주재 무관 지휘 용병 부대가 마드리드로 진입했다.
소문으로만 들었던 정보가 공식적인 진실로 드러난 셈이다.
“에스파냐 쿠데타가 정말이었군.”
“그럼, 이제 프랑스 동맹국은 위성 국가들 밖에 없는 건가?”
“아니, 왜 투르크와 러시아를 무시해? 좀 멀긴 하지만.”
의원들이 수군거릴 찰나, 황제가 단상을 내리쳤다.
“그것은! 짐의 아들인 유진 부왕과 그 정혼녀인 마리 카페의 정당한 상속분을 빼앗은 것이기도 하다!”
모두의 시선이 유진을 향할 순간, 다시 황제는 이번에는 동맹에 대해 거론했다.
“나아가, 짐과 프랑스 시민의 충실한 동맹인 러시아의 황제가 암살 위기에 처한 사건까지 있었다. 이 또한 영국이 주도했음이 밝혀졌다!”
에스파냐도, 러시아도 모두 정변이 일어났다.
실패와 성공의 차이는 있지만 배후는 같다.
영국.
프랑스가 지금까지 교역의 평화를 위해 내버려 두었던 영국이 프랑스의 동맹을 뒤집어 버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 상황에서 프랑스 제국은 가만히 있어야 할까?
“하여, 짐은 오백인 의회와 원로들에게 요청한다. 무도한 영국과 그 동맹을 부수기 위한 전쟁이 필요함을! 결의를 원한다!”
황제의 선언에 문득 데물랭이 벌떡 일어났다.
“전쟁은 피해야 할 악입니다! 그러나, 침략자에게 맞서야 한다면, 프랑스 시민들은 결코 물러나지 않습니다. 혁명과 황제 폐하, 프랑스를 위하여!”
오귀스트도 황제가 서 있던 단상 아래, 의장석에서 외쳤다.
“결의합시다! 모두, 만장일치로!”
의원들은 술렁이다 자리에서 다시 일어났다.
이미 황제는 결정을 내렸다.
무엇보다도 영국이 프랑스를 유럽에서 고립시키고 있는 판국이다.
만약 프랑스가 여기서 머뭇거린다면, 혁명 초기처럼 홀로 전유럽을 상대해야 할 게 분명하다.
-짝! 짝! 짝!
박수로 만장일치를 표명하는 의원들을 돌아보다, 황제가 손짓을 했다.
-척, 척, 척!
그러자 의원 쪽 단상에 서 있던 유진이 나섰다.
동시에 란과 함께 나폴레옹을 지키던 근위병들이 도열했다.
그런데 근위병처럼 보이던 이들의 계급장이 묘하다.
원수 계급장이었기 때문이다.
“여기, 우리 프랑스의 대육군을 지휘할 다섯 원수와 내 아들, 유진 부왕이 왔다!”
마세나, 오주로, 란, 베르티에, 그리고 쥐노.
여기에 유진이 필두로 섰다.
지금껏 나폴레옹과 함께 상승 불패의 전설을 만들어온 프랑스 제국군 최고위 인사들이다.
나폴레옹은 원수들을 가리키며 부르짖었다.
“침략자에게 맞서고, 시민을 지키며, 프랑스를 위해 싸울 것이다. 짐 또한 한 사람의 병사로서, 이들과 함께 싸우리라!”
순간, 자리에서 묘한 표정으로 지켜보던 또 다른 고위 정치가, 시에예스가 눈을 부릅떴다.
“친정?”
황제가 직접 전쟁터로 나선다고 천명한 것이다.
아무리 나폴레옹이 전쟁으로 입신했어도,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다.
의원들 모두가 놀라, 격동해, 혹은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부르짖었다.
“그랑 다르메가, 폐하와 프랑스, 시민들을 지킬 것입니다!”
“비바 그랑 다르메! 비바 나폴레옹!”
“오직 승리를 위해!”
나폴레옹은 흡족하게 웃다 양원을 향해, 나아가 프랑스 전체를 향해 선언했다.
“대육군이, 이제, 유럽으로 간다!”
이로써, 역사에 남은 프랑스 제국의 최정예, 그랑다르메 출격이 최종 결정되었다.
러시아를 제외한 유럽 전체와 싸우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