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92)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92화(393/547)
(392) 프로이센의 척탄병들도 돌진한다
너무 적이 빠르다.
“맙소사, 물 건너 영국 육군은 그렇다 치고, 오스트리아나 [운가른]의 병력조차 도착하지 않았는데! 벌써, 프랑스군이 온다고?”
베를린 외곽, 포츠담 상수시 궁전이 발칵 뒤집혔다.
이른바 국민개병제가 프랑스를 시작으로 유럽에 유행하기 시작한 게 18세기 말, 혁명기다.
그러나 가장 프랑스에게 호되게 당한 구 오스트리아 제국령 말고는 아직 제도로 자리잡지 못했다.
인권을 생각해서가 아니라, 국민 전체를 동원하는 체제를 만드는 게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프랑스야 전유럽이 반혁명전쟁에 가담한 비상시국이니 가능했을 뿐, 국민의 반발이든 행정비용이든 결코 간단하지 않다.
때문에 프로이센 궁정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전쟁 선포가 시작된 게 언제인데, 벌써 군을 집결시켜, 진군 중이란 말인가?
정보를 가져온 남자, 바이에른 공국 수상 몽겔라스가 고개를 조아렸다.
“예, 슈타인 재상 각하. 이미 프랑스군 전위가 벌써 라인강을 넘었다고 합니다.”
“대체 구제국령의 제후들은 자존심도 없소? 아무런 저항도 없이 길을 내준단 말이오?”
“오히려 라인동맹의 일원으로 전쟁 참여를 강요받고 있는 실정이죠.”
몽겔라스는 경악한 프로이센 재상, 슈타인 남작에게 공손하지만, 단호히 대꾸했다.
“일차 저지선은 하노페입니다. 우리 바이에른 공국이 아니라.”
사실 프로이센 국왕이 놀란 건 행군 속도가 아니라 동원 속도다.
왜냐하면 구 신성로마제국령 내라면, 프로이센 전열보병도 결코 느리지 않기 때문이다.
저 유명한 프리드리히 대왕, 실은 그 선대인 군인왕 때부터, 프로이센 군은 강한 군기와 훈련, 가혹한 체벌로 유명했다.
때문에 하루 24킬로미터 행군을 자랑하는 프랑스군이라 해도, 프로이센은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동원력만은 놀랍다.
어쨌든 프로이센의 전병력을 동원해도 20만이 겨우 넘는 게 현실이니까.
그런데 프랑스 제국, 아니 나폴레옹은 대외 원정용으로 30만을 동원한 것이다.
문득 프로이센 외무장관, 하르덴베르크가 물었다.
“몽겔라스 남작, 막시밀리안 대공의 뜻은 프랑스 편에 서는 거요?”
“당연히 그렇지 않습니다, 하르덴베르크 남작. 그러나 거대한 프랑스 제국에 맞서기에는 우리 바이에른은 너무나 미약합니다.”
“최소한 군의 진군 정도는 방해할 수 있지 않소!”
그러나 몽겔라스는 예의 바르면서도 빈틈을 허용하지 않는 태도로 반문했다.
“30만 대 5만입니다. 정녕 바이에른이, 아니 비텔스바흐 가문이 당대에 멸망하길 바라십니까?”
물론 프랑스 동부 전선에서 활약하게 된 군단은 20만 내외긴 하다.
프랑스 제국 근위대, 제2군단 헬베티아, 제3군단 보헤미아, 그리고 제4군단 유진 부왕군.
당연히 이중 모든 병사들이 라인을 넘은 것은 아니다.
유진의 제4군단이 넘었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라인강 일대의 구 신성로마제국 제후들은 프랑스 제국 전체의 압력을 느끼고 있다.
언제든 대군을 동원할 수 있는 바로 옆의 대국을 말이다.
과거, 신성로마제국이 아직 기능할 때는 그래도 달랐다.
오스트리아라는 대국을 중심으로 맞설 수 있었고, 프랑스도 대군을 징병만 했지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그러나 나폴레옹이 등장한 이래, [고속기동]이 프랑스군의 중심 교리가 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프랑스와 맞먹는 대군을 동원하지 못하는 나라는 도저히 프랑스군에 저항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문득 프로이센 국왕 프리드리히 빌헬름이 손을 내저었다.
“좋소. 상황을 알려주신 데 감사하오. 그러면, 다른 협력을 요구하겠소.”
“이미 지금 상황만으로도 충분히 바이에른은 위험을 감수하고 달려온 것입니다.”
“아주 정확한 적군 동향이 필요하오.”
프리드리히는 침중한 얼굴로 몽겔라스에게 다그쳤다.
“가능한 한 모든 적군 진격 정보를 우리 군부에 전달해 주시오. 그 정도는 가능하지 않겠소?”
이미 바이에른은 라인동맹에 가입한 후다.
라인동맹은 단순한 라인 일대 제후들의 연합체가 아니다.
지난 제2차 반프랑스 동맹 전쟁 당시, 프랑스는 신성로마제국을 해체했다.
그 대신 만들어낸 서부 제후 연합으로, 사실상 나폴레옹에게 종속되는 대신 불가침을 약속받은 동맹이다.
이렇게 프로이센에 전황을 전하러 온 것만으로도, 바이에른은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
그런데 군사 동향까지 보고하라?
혹시나 프랑스에 알려진다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모른다.
그럼에도, 몽겔라스 남작은 거절하지 못했다.
“······알겠습니다, 폐하.”
후세인들은 신성로마제국이 그저 형식적인 낡은 집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당대인들, 특히 제국의 귀족들에게는 자신들의 권위와 재산, 지위를 보장하는 강력한 체제 기반이었다.
당장 바이에른 대공만 해도 [선제후]라 드높은 지위의 귀족일 수 있지 않았던가?
이 체제를 붕괴시킨 프랑스는 군주제가 되었어도, 여전히 귀족들의 적이다.
또한 민족주의가 싹트기 시작한 지금은 독일 민중의 적이기도 했다.
때문에 바이에른은 프로이센의 청을 여러 배경 때문에라도 함부로 거절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문득 무겁게 밖으로 나가는 몽겔라스 남작을 보다, 제복을 입은 한 군인이 말했다.
“감사드립니다, 폐하. 덕분에 정보 수집이 한결 쉬워질 듯 합니다.”
“이보게, 샤른호스트 장군. 이게 대체 무슨 소용인가? 적군 동향 따위는 우리도 알 수 있어. 당장 우리는 보헤미아나 갈리치아에 뒷덜미를 잡힐 판인 게 더 급해!”
“그쪽은 헝가리가 봉쇄할 겁니다.”
프로이센 참모본부의 수장, 샤른호스트가 지도를 국왕 집무실 책상에 펼치며 답했다.
-촥!
급박한 상황이긴 하지만, 프로이센은 놀고 있지 않았다.
몽겔라스가 도래하기 전, 국왕과 재상, 군부 핵심인사들이 모여 거듭 작전을 논의했다.
심지어 루이 페르디난트 왕자까지 와서 참여하던 중이다.
단지 예상보다 프랑스군의 진군이 빠를 뿐이었다.
샤른호스트는 새로 갱신된 프랑스군 정보를 지도 위에 기재하며 일렀다.
“이 지도를 보십시오. 현재 유럽의 구도입니다.”
지도 위, 동서로 포위된 프로이센의 구도가 드러난다.
“우리 프로이센은 동쪽은 러시아령 폴란드, 서쪽은 영국령 하노페로 둘러싸인 상태입니다.”
“그야말로 확장이 불가능한 구조군. 물론, 하노페는 점령했지만 그 후에는 라인동맹이 있지.”
“나아가 남쪽은 프랑스 위성국인 보헤미아와 갈리치아가 가로막고 있죠. 그런데, 이 구도가 반프랑스 동맹이 되면 이렇게 바뀝니다.”
샤른호스트는 적과 청, 흑과 백의 기물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설명했다.
“헝가리, 오스트리아가 러시아와 갈리치아, 보헤미아를 막습니다. 또한 우리 프로이센은 영국, 에스파냐와 함께 프랑스를 포위하게 되죠. 전장은 오히려 라인동맹 영역이 될 겁니다.”
요컨대 프로이센 국내에서는 전쟁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게 샤른호스트의 전략 요체다.
사실 프로이센은 아직 국민들의 충성심이 그리 높은 나라는 아니다.
후일 원역사의 독일제국과 다른 점이랄까.
다만 융커를 중심으로 하는 토지귀족과 이에 기반한 군사 장교들의 충성심은 열혈과 같은데, 이 점을 이용하려면 전장은 국외여야만 한다.
여기에 전략적으로 프랑스를 고립시키려는 영국의 의도가 작용했다.
심지어 하노버 왕국을 프로이센에게 빼앗겼음에도, 항의 한 점 없이 캐슬레이를 통해 지원금을 보내왔다.
그동안 군비 확장으로 재정난을 겪던 프로이센 입장에선 그야말로 가뭄의 단비다.
지도를 뚫어져라 보던 루이 페르디난트 왕자가 휘파람을 불었다.
“휘유! 역포위 구도란 얘기로군.”
“맞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프랑스 제국군을 이길 수 있느냐가 문제야. 어떤가, 이길 수 있겠나? 블뤼허?”
그때까지 삐딱하게 선 채 이야기를 듣던 백발의 장군이 눈썹을 치떴다.
나이 64세, 본래 스웨덴 왕국 출신으로 7년 전쟁 때부터 전장을 누벼온 숙장.
신분이 평민이라 군부 최고위에 오르지 못했을 뿐, 프로이센 군부에서 가장 명망 높은 장군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불 같은 성질은 나이가 들었어도 여전한지, 도발적인 말에 눈을 부릅뜬다.
노장, 블뤼허가 이를 드러내며 으르렁댔다.
“프린츠 루이, 우리 군을 얕보지 마쇼! 프로이센은 프랑스에게 한 번도 진 적이 없소. 이번에도 마찬가지요!”
물론 과장이 뒤섞인 말이다.
왜냐하면 이 자리에도 있는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이 이끈 발미에서 졌으니까.
하지만 당시 발미 전투의 주력은 오스트리아였고, 프로이센은 조공을 담당했을 뿐이다.
“이 블뤼허가 코르시카 촌놈을 다시, 섬으로 되돌려 보내겠나이다!”
블뤼허의 호언장담에 결국 우유부단한 국왕 프리드리히도 결단했다.
“좋네. 프로이센 전군의 통수권을 총참모부에 위임하지! 나아가, 짐도 전장에 동참하겠네!”
그러자 프로이센 군부 장군들이 일제히 군례를 취했다.
-척!
바야흐로 20만 프로이센 상비군이 출격할 때가 왔다.
***
베를린, 프로이센 [육군참모본부]에서 블뤼허가 자리에 주저앉으며 투덜댔다.
“왕 앞에서는 호언장담했지만, 빌어먹게도 프랑스 바게트 놈들은 보통이 아니란 말이야.”
블뤼허는 성격이 불 같고, 아주 오래 전부터 싸워온 장군이다.
그러나 시대 흐름 변화에 민감하고, 적의 강약을 알아채는 데도 능숙했다.
전쟁이 7년 전쟁 때와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 따위는, 이미 혁명 전쟁 때 플랑드르 방면에 진주하며 익히 느꼈던 바다.
게다가 나폴레옹은 무려 신성로마제국을 해체한 장본인이 아닌가?
무엇보다 블뤼허는 프로이센 육군 최고 사령관이 아니다.
블뤼허의 위에는 브라운슈바이크, 호엔로에, 그리고 루이 페르디난트가 있다.
전통적인 귀족 장군들이 지배하는 게 프로이센 군부다.
낯을 찌푸린 블뤼허를 달래듯, 커피를 건네며 샤른호스트가 일렀다.
“마세나는 남부로 향했지만, 우리 쪽으로 오는 자들도 장난이 아닙니다. 전위는 유진, 스위스 방면으로 오주로, 보헤미아에는 모로와 베르나도트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본국에서 나폴레옹이 직접 출격 준비를 하고 있지?”
“예, 다만 서전에서 전위가 꺾인다면, 이 모든 게 뒤바뀝니다.”
샤른호스트는 빙그레 웃으며 지도 남쪽, 보헤미아 방면과 스위스 방면을 지휘봉으로 가리켰다.
“일단 모로와 베르나도트는 결코 적극적인 자들이 아닙니다. 상황을 주시하며 소극적으로 기동하겠죠. 오주로는 제국 체제에 반감이 있습니다. 그러면 나폴레옹 혼자가 됩니다.”
결국 30만이라고 하지만 주력은 2개 군단이다.
전위, 유진 군단 3만 명.
본진 나폴레옹 제국 근위대 7만 명.
다른 부대는 에스파냐와 보헤미아, 스위스 방면에 흩어진 상태로, 각개격파가 가능하다.
그러자, 샤른호스트의 친구이자 참모본부의 중요 참모 중 하나, 카를 폰 그롤만이 웃었다.
“후후, 각개격파가 나폴레옹의 전유물로 착각하는 자들이 많지만, 사실 우리 프로이센이야말로 각개격파의 전문가죠!”
저 유명한 프리드리히 대왕이 선보였던 전략이 바로 각개격파이기 때문이다.
소수 정예로 다수의 강대국을 이기는 유일한 방법.
전선을 쪼개서 고속으로 이동한 후, 분산된 적을 하나씩 격파한다.
동원자원 면에서 프랑스에 극히 뒤지는 프로이센이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전략이랄까.
블뤼허가 고개를 까딱였다.
“결국 전위를 꺾어야 하는군. 부왕 유진이라고?”
“이집트 정복자로군요.”
“콘스탄티노플의 함락자기도 하지. 물론 오슈와 마르소의 도움이 있었겠지만, 그래도 보통내기는 아닐 거야.”
블뤼허와 샤른호스트, 그롤만을 비롯한 참모본부 요인들이 머리를 맞댔다.
엄밀히 말해 이곳은 진실로 [참모집단]일 뿐, 결정권이 없다.
결정을 하는 자들은 최종적으로 국왕이고, 실제로는 귀족 장군들이다.
그러나 프로이센은 권위적이고, 경직적이고, 수직적이기 그지없는 사회구조와 별개로, 실무적인 기풍을 갖고 있는 나라다.
이곳에서 논의가 정해지면, 귀족 장군들은 큰 문제가 없는 한 따를 것이다.
문제는 상대가 그저 애송이에 불과한 자가 아니란 거다.
분명 엄청난 실적을 거둬온 게 분명한 유진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까?
그때 샤른호스트가 빙긋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첩보에 따르면 중대한 약점이 있습니다.”
블뤼허가 눈썹을 치떴다.
“뭔가, 샤른호스트 참모장?”
“파리에서 그나이제나우가 보내온 첩보입니다.”
“그나이제나우? 아, 프랑스에 끌려간 참모장교 말인가. 아직, 전향하지 않았나?”
아직 그나이제나우는 군부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을 시점이다.
그렇기에 블뤼허는 그저 유망한 중년 장교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었다.
샤른호스트는 조금 안타깝다고 생각하며, 고급 정보원인 그나이제나우의 첩보를 보고했다.
“여전히 프로이센과 게르만 민족에 대한 충성심으로 가득합니다. 어쨌든 그나이제나우의 보고에 따르면, 유진 부왕이 이끄는 군은 그야말로 오합지졸이라고 합니다.”
이건 유진 부왕군의 지휘부에서도 나온 얘기니, 거짓 정보는 아니다.
다만 상이숙련병들 입장에서는 꽤 억울한 평가겠지만.
허나 프로이센 장교 출신이 보기에는 확실히 군기 빠진 군대인 것도 맞다.
보고서를 훑어보던 블뤼허가 눈에 이채를 띠었다.
“흐음, 상이군인과 신병으로 구성된 부대라.”
“정면으로 격돌할 경우, 우리 전열보병 상대가 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바이에른 수상의 말에 따르면 고속 진군하고 있다고 하지 않았나?”
그러자 참모 중 하나, 헤르만 폰 보옌이 급히 보고했다.
“보급과 병력 편제를 도외시한 게 확실합니다. 만일 제대로 군을 움직였다면 결코 나올 수 없는 속도죠.”
이는 프로이센 군부가 그동안 프랑스 제국군에 대해 면밀히 분석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프랑스 제국군, 정확히는 그 전신인 혁명군은 빠른 행군으로 유명했다.
특히 나폴레옹이 지휘하던 이탈리아 군단은 가히 기병에 가까운 진군 속도를 보여준 적도 있다.
그렇지만 특별히 약물을 맞은 것도 아닌데, 똑같은 사람으로 이루어진 군대가, 고속 기동한다는 건 뭔가를 희생했다는 뜻이다.
나폴레옹 군단은 보급을 희생했다.
그 말은 프랑스군이 화력, 특히 포병 면에서도 많은 것을 희생하고 있다는 뜻이다.
프로이센 육군참모본부 참모들 머릿속에 한 가지 그림이 떠올랐다.
헐벗고 굶주리고 화약이나 포탄이 모자란 군대가 적지를 헤매며 달려오는 모습.
이길 수 있다.
블뤼허가 히죽 웃으며 물었다.
“좋아. 그럼, 어디서 잡아야 한다고 보나?”
샤른호스트는 이번에도 명쾌하게 답했다.
“마인츠, 라인연방의 핵심에서 잡아야 합니다.”
그곳이라면 보급 한계에 다다른 프랑스군이 궤멸되기 딱 좋은 무대가 될 것이다.
***
루스터가르텐, 곧 베를린의 유명한 정원이자 연병장인 장소다.
후일 원역사에서는 독일 제국과 나찌가 자주 이용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번에도 프로이센 왕국군이 정식으로 출진하기에 앞서, 퍼레이드 행사가 열렸다.
시민은 멀리서, 귀족들은 단상에서 보는 가운데, 국왕 프리드리히 빌헬름 3세가 외쳤다.
“출격 준비! 제1군은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이, 제2군은 호엔로에 공작이, 제3군은 프린츠 루이 페르디난트가, 제4군은 블뤼허 중장이 맡는다! 전군은 협력을 다하여, 적을 섬멸하라!”
블뤼허가 맡은 군대는 사실상 예비대인 제4군이다.
각기 4개의 군으로 나뉘었지만, 프랑스처럼 군단으로 조직화된 상태는 아니었다.
아직 프로이센 군은 연대 단위로 구성된 옛 편제를 유지하는 가운데, 사단제를 실험적으로 도입하는 정도다.
군제 개혁 면에서는 오히려 구 오스트리아령인 헝가리보다 뒤쳐졌달까.
그러나 평민 블뤼허가 제4군의 지휘관이 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놀라운 일이다.
“끝까지 완전한 전권을 주시지 않는군.”
“이 정도로도 충분히 용단을 내리신 겁니다. 폐하 입장에서는.”
“과연, 저 구시대 유물이 프랑스 제국군을 상대할 수나 있겠나?”
블뤼허가 투덜거릴 찰나, 샤른호스트가 웃으며 답했다.
“우리는 부왕군만 먼저 잡으면 됩니다, 각하.”
이미 대부분의 군은 포츠담 남쪽으로 진군하기 시작한 이후다.
지금 이곳에서 퍼레이드를 하고 있는 부대는 각 방면군의 대표 연대 병사들.
행사 종료 직후, 모든 장군들은 맡은 부대로 달려가기로 되어 있다.
국왕 프리드리히가 외쳤다.
“승리를 기원하노라!”
그때다.
“급보입니다!”
문득 달려온 전령에 모두가 놀랐다.
경직적인 프로이센 사회에서 국왕 주재 퍼레이드에 전령이 뛰어드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전령을 본 프리드리히는 심각하게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얼마 전 하노버 점령지로 시찰을 나갔던, 외무장관 하르덴베르크였으니까.
“무슨 일인가? 외무장관?”
“프랑스군이 이미 프랑크푸르트를 넘어, 카셀을 지났다는 급보입니다!”
“뭐?”
베를린에서 라인동맹 일대 프랑크푸르트까지는 546킬로미터.
그러나 카셀까지는 381킬로미터다.
한데 보고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곧, 라이프치히까지 돌파할 기세입니다. 정말 [번개]처럼 밀어닥치고 있습니다!”
베를린 남쪽, 191킬로미터 전방, 라이프치히.
후일 원역사에서는 나폴레옹의 운명을 결정한 전역이 벌어진 장소.
그곳까지 프랑스 유진 부왕군이 진출한 것이다.
프로이센이 처음으로 프랑스의 고속 전격전을 마주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