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95)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95화(396/547)
(395) 샤른호스트와 유진이 조우하다
라이프치히, 본래 독립 도시지만 작센 공국령 안에 있는 곳이다.
“그러니, 엄연히 그곳에서 작전을 펼친다는 건, 작센 공작인 나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의 허가가 반드시 있어야 하네!”
작센 공작, 곧 베틴 가문의 본가 당주인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폰 작센이 부르짖었다.
사실 이 [본가]라는 주장에는 약간 어폐는 있다.
왜냐하면 본래 선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작센 공작가는 분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교 전쟁 시대에 카를 5세를 궁지로 몰아넣은 모리츠 폰 작센의 활약으로 본가는 분가가 되고, 분가는 본가가 된지 어언 3백여 년이 지났다.
이제 귀족제 자체가 위기를 겪고 있는 격동의 19세기, 작센 공작이라 하면 드레스덴을 수도로 하는 작센 공국령 주인을 가리킨다.
예전 라인 동맹 발족 기념 파티에서 유진과 마주쳤던 남자기도 하다.
다만 지금 작센 공작이 만나고 있는 자는 프랑스나 유진과는 정반대편인 외교관이었다.
헝가리 왕국의 수상, 메테르니히가 여유롭게 웃었다.
“공작 전하, 제가 알기로 엄연히 라인동맹에 가담하신 줄 알고 있었는데요.”
“그건 탈퇴했소! 프랑스 제국의 요구가 어지간해야 말이지!”
“그게 아니라 프로이센군이 두려우셨던 건 아니구요? 어쨌거나, 현재는 프랑스 제국군이 작센 공령을 침범하고 있는 시점입니다. 전하.”
메테르니히는 은근한 태도로 작센 공작을 우아하게 협박했다.
“그러니, 프로이센군에 전적으로 협력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작센 공작은 이를 악물었다.
본래 작센 공령은 이른바 30년 전쟁 때만 해도 독일 최강의 세력을 자랑했다.
그렇지만 30년 전쟁 때 크게 패배한 후, 쇠락을 거듭해 지금은 바이에른 공국보다도 못한 신세다.
더 큰 문제는 작센 공국의 바로 북쪽에 프로이센이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작센 공작은 라인 동맹 체결 때, 적극적으로 나섰다가 도로 탈퇴하고 말았다.
북쪽을 위협하는 프로이센의 압력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강대국의 행사라 해도, 국경을 넘어 허락 없이 군대를 진격시키는 일은 도가 지나치다.
게다가 정작 프로이센도 아닌 헝가리의 수상이 중재하러 온 것도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내 영토를 프로이센 왕의 군대가 짓밟는데, 보고만 있으라?”
“그 정도가 아닙니다. 참전하셔야지요.”
“허, [운가른]은 이따위로 전쟁하나? 당신들이야말로, 이 전쟁의 당사자가 아닌가. 애초에 프랑스에 오스트리아가 지지 않았다면, 이런 사태도 없었어!”
운가른, 곧 헝가리를 독일어로 일컫는 말이다.
합스부르크 가문에게 더 이상 제국의 영광이 없음을 보여주는 호칭이랄까.
물론 메테르니히는 작센 공작의 말에 일절 동요 없는 얼굴로 웃을 뿐이었다.
치욕은 제국이 해체될 때 충분히 겪은 탓이다.
메테르니히가 차분히 헝가리를 가리키는 헝가리어 국명을 거론하며 답했다.
“우리 마자르 군단은 러시아를 막고 있습니다, 전하.”
“하! 움직이지도 않는 이반들 말인가! 그자들은 갈 수도 없는 영국과 전쟁을 선포했잖아! 덕분에 영국이 북해로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고!”
“하지만 그렇다고 수십만을 동원할 수 있는 러시아 제국군이 사라진 건 아닙니다. 게다가 우리는 프랑스의 동맹인 오스만 투르크와도 맞서고 있습니다.”
러시아 인구는 4천만, 개중 3분의 1은 농노다.
비록 국민개병제를 취하지 않는 러시아지만, 농노를 강제징집하면 1백만 대군도 우습다.
물론 대외원정에 투사하는 건 보급 문제도 있어서, 최대 20만이 한계고 보통은 10만 정도를 진군시켜 왔다.
허나 헝가리가 갑자기 길을 열어 버린다면 어떨까?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작센 공국 입장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얘기다.
일전, 제2차 대프랑스동맹 전쟁 당시 오스트리아는 정말 러시아에 길을 연 적이 있다.
그 결과 중부 독일 일대가 러시아군에게 약탈당해 엉망진창이 되었다.
작센 공작이 부르르 떨 찰나, 메테르니히는 다른 방면도 꺼냈다.
“뭣하면 제 옛 주군이셨던 오스트리아 국왕께 작센부터 침공하라고 주청할 수도 있습니다만.”
물론 을러대는 것처럼 쉬운 얘기는 아니다.
어쨌든 오스트리아 제국의 옛 영토인 보헤미아와 갈리치아가 친프랑스 위성공국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그런데 오스트리아가 함부로 작센을 공격한다면, 당연히 위성공국의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작센 공작으로서는 오스트리아 잔존 왕국에 인접해 있다는 현실을 외면하기 어렵다.
부들부들 떨던 작센 공작이 메테르니히를 노려보았다.
“건방지게 굴지 마라, 메테르니히. 오스트리아가 아직도 제국인 줄 아느냐? 이제는 우리 작센과 다를 바 없어!”
“전하, 오해가 크시군요. 저는 마자르 국왕의 신하일 뿐입니다. 나아가, 전하께도 이번 전쟁에 참전하는 게 유리합니다.”
“뭐라고? 막강한 프랑스 제국군과 싸우는 게 왜 유리하지?”
어이가 없어 작센 공작이 입을 벌릴 찰나, 메테르니히는 묘한 얘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이번에 상대하실 자는 애송이, 나폴레옹의 양자입니다.”
예전 유진을 본 적이 있는 작센 공작이 눈썹을 치뜨자, 메테르니히가 은근한 태도로 속삭였다.
“분명, 나폴레옹은 파렴치하지만, 또한 대단하지요. 신성로마제국을 멸망시키고, 오스트리아의 정당한 상속지를 강제 분할시킨 장본인입니다.”
“적국 수괴를 옹호하는 꼴을 꼭, 자네 군주에게 보여주고 싶군.”
“허나 그 아들은, 그저 아비의 후광을 빌렸을 뿐입니다.”
작센 공작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설득이 먹히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지난 제1차, 그리고 제2차 대프랑스 동맹 전쟁 때, 나폴레옹은 분명 눈에 띄는 업적을 세웠다.
이탈리아를 정복했고, 러시아 대군을 격파했으며, 오스트리아를 해체시켰다.
하지만 유진은 주로 오리엔트에서 공적을 거둔 데다, 항상 감독관에 해당하는 총지휘관 아래서 활약했다.
사령관 킬러로 군부 인사들 사이에서는 유명했지만, 작센 공작이 보기에는 그저 운 좋은 애송이일 뿐이다.
그런데 그 애송이가 일군의 사령관으로 부임해 온다고 한다.
어쩌면 이길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그 애송이가 이끄는 전위가 꺾이면, 나머지 프랑스 원수들이 과연 수괴를 따를까요?”
이제 흥미를 갖게 된 작센 공작이 메테르니히를 재촉했다.
“제대로 설명해 보게.”
“프랑스인들이 혁명이라 부르는 대폭동의 특징은 하나입니다. 비천한 자들이 위로 올라설 수 있다는 거죠.”
“그게 내가 결국 프랑스를 따르지 못했던 이유지. 신분 질서는 신이 정하신 법도야! 어찌 인간이 뒤흔든단 말인가!”
잠시 격분하는 공작을 보다 메테르니히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비천한 섬의 촌놈 따위가 황제를 참칭합니다. 다른 장군들은 그런 야심이 없겠습니까?”
메테르니히의 말은 허황된 헛소리가 아니다.
프랑스 제국은 탄생 후 고작 3년이 조금 넘었을 뿐이다.
언제든 나폴레옹의 권위가 흔들리면 도전하려는 이들은 수도 없이 많다.
그런데 군단급 병력을 손에 쥔 원수들이 전선에 출진했다.
만약, 전위가 꺾이고 나아가 나폴레옹이 패배할 가능성이 엿보인다면 어떨까?
과연 원수들은 나폴레옹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할까?
그럴 리 없다.
“전위가 꺾이면, 일견 강대하게 보이는 프랑스군은 일거에 흩어질 겁니다.”
메테르니히의 호언장담에 결국 작센 공작은 한 발 걸치기로 정했다.
“뒤에서, 협력하지. 단, 우리 군의 깃발은 세우지 않겠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프로이센 군사 운용에는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러시지요, 전하. 분명 [연합군]은 전하께 큰 보상을 하게 될 겁니다.”
물론 전쟁에서 이길 때 얘기다.
***
이제 4개 방면군으로 구성된 프로이센군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작센 공령과 그 분가인 작센 바이마르 공령 전역에 산개병을 풀었습니다. 곧, 적군과 조우할 경우 보고가 들어올 겁니다!”
프로이센 육군참모본부 참모, 보옌이 황급히 보고했다.
이미 브라운슈바이크의 제1군과 호엔로에 공작의 제2군은 출발한 뒤다.
다만 제1군과 제2군은 플랑드르 국경선으로 다가오는 프랑스 제국군을 견제하는 측면도 있어, 조금 느리게 기동하고 있었다.
대신 서둘러 남하하는 방면군은 제3군과 제4군이다.
제3군 지휘관이 된 남자, 선대왕의 막내동생 루이 페르디난트 프린츠(프린스)가 보고서를 훑어보다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남쪽으로는 침투하지 못하고 있지? 엄연히 작센 바이마르 공령인데?”
“아, 그쪽은 지금 상대방이 경기병을 잔뜩 풀어서 난리라는군요.”
“뭐? 경기병? 그럼 우리도 요격에 들어가야지! 참모장!”
그러자 제3군 참모장 샤른호스트가 루이를 달랬다.
“본군 전체의 기병대가 고작 10개 연대입니다, 전하. 분군할 여유가 없습니다.”
또한 그 기병대는 대부분 현재 [제4군]에 집결해 있다.
왜?
이유는 간단하다.
제4군 지휘관 블뤼허는 후세의 편견과 달리, 실은 기병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본래 군에 처음 블뤼허가 투신한 게 스웨덴 군의 후사르 기병이었다.
이후로도 기병 전문가로 활약했고, 현재도 프로이센 군에서 최선임 기병장군이기도 하다.
물론 프로이센이 포병만큼이나 기병도 썩 중시하지 않는 게 문제였지만 말이다.
유진처럼 딱히 분군한 것도 아닌데, 프로이센 제3군에 기병이랄 게 부족한 이유였다.
프린츠 루이는 혀를 차다 고개를 무겁게 끄덕였다.
“빌어먹을. 좋아, 샤른호스트 참모장. 난 자네와 블뤼허 장군을 신뢰해. 그러니, 결코 실망시키지 말게.”
“물론입니다, 프린츠 전하.”
“그러니까 묻는 건데, 이번 작전은 단순한 각개격파가 아니라, 순차투입 격파라고?”
샤른호스트는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했다.
“예. 유진 부왕의 분군은 현재 북상 중입니다. 선발대로 기병 ‘여단’을 보냈지만, 결국 전쟁을 치르려면 전열보병이 있어야 하죠.”
프로이센 군은 유진의 기동을 오해하는 중이다.
사실 유진이 군을 분산시킨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고속기동, 다른 하나는 [유인섬멸]을 위해서다.
그렇지만 샤른호스트조차 이런 비상식적인 의도를 알지 못하고, 단지 기병을 먼저 보내 전방을 어지럽히는 게 본심이라 착각하고 있었다.
물론 결과적으로 비슷한 효과를 낸 것도 오해를 깊게 하는 데 한몫했다.
하여, 샤른호스트는 라이프치히 앞을 들쑤시는 네이 기병여단을 무시하고, 유진의 본대만을 보고 있는 것이다.
다만 여기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보옌이 보고했듯, 바이마르 남쪽을 아직 탐색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곳이 유진에게 적지라지만, 실은 프로이센 입장에서도 [타국]인 것은 똑같다.
그러니 지리야 알지만 군사 배치나 갑작스런 기동은 정찰을 통해 알아내야만 한다.
그런데 라살과 샹포의 별동대가 설치는 바람에 산개병들이 남하하지 못했다.
유진의 진짜 기동을 눈치채지 못했다는 뜻이다.
상대방 의도를 오해한 채, 프린츠 루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대군을 운용하기 좋은 바이마르 지역에서, 적을 떄려 잡는다는 거군.”
“맞습니다.”
“어디서 적군이 멈출 것으로 보이나?”
지도를 면밀히 살피던 샤른호스트의 부관, 그롤만이 보고했다.
“현재 진군 속도로 본다면, 라이프치히 남서쪽 나움부르크 인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찰에 방해를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프로이센 참모부는 정확한 판단을 내린 셈이다.
유진은 정말 나움부르크 인근으로 진군하고 있었으니까.
프린츠 루이가 힘차게 일어났다.
“좋아. 우리 제3방면군과 블뤼허 장군의 제4방면군이 순차적으로 공격을 가하면 최소 2배의 병력으로 싸우게 되네. 압도적인 우위로 싸울 수 있겠어!”
“맞습니다, 전하.”
“이대로 적군이 다가와 주기만 한다면, 우리 프로이센 왕국의 압승이다!”
그때 밖에서 참모 한 명이 긴급히 들어왔다.
“긴급 보고 드립니다!”
역시, 프로이센 육군 참모부의 일원인 카를 폰 머플링 대령이 외쳤다.
“적군 기병이 라이프치히에서 후퇴하여, 남하하고 있습니다.”
“역시! 어딘가?”
“나움부르크 남쪽, 아우어슈테트라는 마을입니다!”
샤른호스트가 고개를 끄덕이자, 프린츠 루이 페르디난트가 명령을 내렸다.
“행군을 서두르도록! 적군이 후퇴하기 전에 따라잡아야 한다!”
바야흐로 프로이센 제3군, 5만의 전열보병이 일제히 남으로 행군하기 시작했다.
***
물론 정작 유진은 이곳에서 멈출 생각이 없다.
“또 다시 남하하신다구요?”
간신히 유진과 합류한 네이가 황당한 얼굴로 물었다.
그러나 유진에게 아우어슈테트는 썩 기분 좋은 곳은 아니다.
왜냐면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이 자칫 패배할 뻔했던 장소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곳은 너무 탁 트인 평지인 탓에 기병까지 3만 5천 명인 유진 군단에게는 불리한 장소다.
유진이 네이를 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그래, 네이. 이곳에서 대군을 맞아 싸우기에는 쉽지 않을 게 뻔하지 않나?”
“현재 기병여단 전체가 지친 상황입니다, 전하.”
“애석하게도 포병이 남쪽에 있거든.”
난색을 표하는 네이를 무시하며, 유진이 싱긋 웃었다.
“다만, 이곳에서 조우전 정도는 벌여 줘야, 제대로 적을 낚을 수 있겠지?”
그야말로 강행군에 병력 자원이 지칠 것을 하나도 고려하지 않는 말이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문득 술트가 군대 보급 서류를 작성하다 말고 사령부 막사 한쪽에서 벌떡 일어났다.
“전하, 지금 포병 없이 적군과 싸우시겠다구요?”
“응. 맞아, 술트.”
“맙소사! 그건 전쟁의 상식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포병, 기병, 보병이 따로 진군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비상식적이다.
한데 이제는 아예 포병 없이 싸운다?
실로 예전 대포가 없던 시절에나 가능했던 소리가 아닌가?
허나, 유진은 아주 태연히 웃었다.
아니, 유진만 그런 게 아니다.
쥐노와 다부, 그리고 조미니를 비롯한 유진의 보좌진이 모두 웃고 있다.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신대륙에서 유진과 함께 싸웠던 이들이란 거다.
문득 유진 부왕 근위대장, 쥐노 원수가 낄낄 웃다 술트의 어깨를 두들겼다.
“그러니까, 조우전만 벌인다는 거 아닌가? 우리 [부왕근위대]가 어떻게 싸우는지 보라고. 포탄이 부족한 신대륙에서 싸운 방식이지.”
“그게 뭡니까?”
“어, 이걸 영어로 유진 부왕 전하께서 말씀하시던데.”
쥐노가 고개를 갸웃거리다 히죽 웃었다.
“히트 앤 런.”
곧 일격 이탈 전법.
바야흐로 아우어슈테트에서 유진이 샤른호스트와 조우하기 직전의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