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96)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96화(397/547)
(396) 유진은 순차격파를 역이용한다
병법의 대가는 실전에도 능할까?
“손자는 실전에서도 뛰어나긴 했지만, 그거야 전근대 일이고.”
“예? 쏜차이? 어느 나라 전술가입니까?”
“동방의 ‘칭’ 제국이지. 그것도 2천 년 전쯤 옛날 전술가야. 그런데 난 지금 우리 시대 최고의 병법가, 아니 전략론의 모델이 될 장군을 맞이하고 있단 말이지?”
나움부르크의 동쪽, 소도시 아우어슈테트에서 전방을 주시하다 유진은 어깨를 으쓱였다.
물론 이른바 전략론을 쓴 것은 클라우제비츠다.
현재 프랑스 총사령부 참모가 되어 버렸으니, 유진이 먼저 특채한 보람이 있달까.
허나 클라우제비츠는 전략론을 쓸 때, 두 명의 장군을 참고했다.
하나는 단연 나폴레옹이지만 다른 한 사람이 문제다.
“샤른호스트, 프로이센 최고의 전술가지.”
유진은 확신을 담아 말했다.
사실 1806년 현재 시점에서 이런 말은 섣부르다.
왜냐하면 샤른호스트는 아직 실전에서 뭔가를 보여준 게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일 원역사에서 프랑스가 선도하던 군사 혁신을 프로이센이 따라잡은 이유는 전적으로 샤른호스트 덕분이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카를 대공이, 러시아에서는 베니히센과 쿠투조프가, 그리고 프로이센에서는 샤른호스트를 필두로 하는 참모들이 프랑스식 군제개혁을 주도한 것이다.
현재도 7년 전쟁의 영광에만 매달려 있던 프로이센 군이 그나마 사단제를 도입한 게 샤른호스트의 주장 덕이다.
다만 지난 반프랑스 전쟁에서 이미 면역주사를 맞은 오스트리아와 격차는 있다.
신병기에 대한 대비가 하나도 안 되어 있는 상태란 점이다.
물론 영국식 총기를 수입해 무장한 상태이긴 하지만, 그래도 18세기 말 제식에서 큰 변화가 없는 상태다.
전열보병이 대열을 맞춰 걸어오는 걸 보면 더욱 그렇다.
군기가 엄정해 보이는 프로이센 제3군을 언덕 위에서 보다, 다부가 대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
“그럼, 이 상황을 어떻게 이겨내실 겁니까, 전하?”
“왜? 불리해 보이나?”
“당연하죠.”
언뜻 보기에도 5만은 되어 보이는 병력을 헤아리던 다부는 입맛을 다셨다.
“지금, 우리 군에는 대포가 없습니다. 병력은 언뜻 보기에도 적의 선발대가 우세해 보이는군요. 게다가, 말씀하신 대로라면 탁월한 전술가까지 있는 거 아닙니까?”
물론 다부는 시력이 나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시력이 좋은 유진이 보기에도 적군은 프랑스 제4군단보다 유리하다.
전통의 제식대로 [보기포]가 모두 조화를 이루고 있다.
보병의 전열은 엄정하고, 기병은 소수지만 굳세 보이며, 대포의 숫자는 최소 50문은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유진은 망원경으로 대포를 살피며 대꾸했다.
“프로이센군은 오스트리아와 달리 기마포병대가 거의 없어. 지금도 모두 도보 포병대다.”
“그건 그렇죠. 다만 사실상 아군 지역이라고 파악했기 때문에, 방심한 것도 있을 겁니다.”
“반대로 말하면 우리 군이 조금만 배치를 바꿔도, 대포는 무용지물이 되지.”
유진이 우현에 사열 중인 네이의 기병대를 돌아보며 싱긋 웃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총기병대가 있으니까.”
일견 네이의 기병여단은 19세기 초, 대세를 거스르는 것처럼 보인다.
현 시대, 기병의 대세는 이를테면 돌격기병이다.
갑주를 입어 방어력을 높인 흉갑기병이나 폴란드산 창기병들이 전장을 질주한다.
이런 유행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 바로 나폴레옹으로, 당장 제국근위대부터 중장기병으로 구성되어 있다.
반면 유진이 선호하는 총기병, 카라비니에리는 어중간하다.
화력은 전열보병에 뒤지고, 기동력은 후사르에게 뒤지며, 당연히 방어력은 흉갑기병에 뒤진다.
그렇기에 처음 기병을 편성할 때, 쥐노는 본래 유진의 주특기였던 척탄기병대, 혹은 수류탄 기병대를 제안했다.
하지만 유진은 신병 위주의 기병을 이끌면서도, 오히려 총기병대를 편성해 달려왔다.
왜?
아주 간단한 이유 때문이다.
신병기, 보아르네식 후장 라이플이 있었으니까.
“그러시다면, 적군이 제대로 배치하기 전에, 먼저 공격을 시작하셔야 하는 게 아닐지······.”
문득 다부의 부관, 술트가 조심스레 전방을 보다 질문할 찰나였다.
-쉬익, 쾅!
갑자기 프로이센 군에서 포격이 쏘아졌다.
“포격! 적군이 포격을 개시했습니다!”
“걱정할 거 없어. 위험하지 않아. 사정거리 밖이야, 술트.”
“예? 아니, 그래도, 그걸 어떻게 확신하십니까?”
아주 태연한 유진을 보다 술트는 새삼 놀랐다.
유진만이 아니라 쥐노, 다부, 그리고 조미니마저 태연했기 때문이다.
이런 전장은 아주 익숙하다는 듯한 얼굴이다.
당연히 신대륙에서 자주 경험한 탓에, 이들은 익숙하다.
지극히 위험한 전장에 부왕이 직접 진입하는 광경에.
“프로이센 군은 포병을 따로 운영하지 않아. 보병의 보조로, 함께 움직이지. 게다가 6파운드 미만이라, 사정거리도 지극히 짧거든.”
유진은 아주 합리적인 설명으로 술트를 납득시켰다.
사실 프로이센 군은 엄정해 보이지만, 굉장한 약점이 있다.
모든 군대 전통이 7년 전쟁, 그러니까 1750년대에 고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반면 프랑스군은 거듭 영국에 깨지고, 오스트리아에 깨지고, 프로이센에 깨지면서도 계속 혁신을 거듭해왔다.
이 차이는 병종에서도 드러난다.
말이 부족한 점도 있지만 프로이센군은 기병 숫자나 종류가 매우 적어, 후사르만 있다.
나아가 포병들은 아예 괄시를 받아, 보병의 보조병으로 각 보병 연대마다 배치된 상태다.
화력을 집중시켜 화망을 구성한다는 생각 자체가 없다는 뜻이다.
다만 유진이 태연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긴 하다.
바로, 백은문자가 연신 떠오르고 있어서다.
[안전, 안전, 안전.]쏘아지는 포탄과 그 위로 떠오르는 백은문자를 응시하다, 유진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우선, 후사르를 출격시키지. 라살은 어디 있나?”
그러자 조미니가 정찰병의 보고서를 뒤적이다 답했다.
“남서쪽 후방에서 현재 접근 중입니다. 전하.”
“이런, 당장 쓸 수는 없겠군. 명령을 바꿔라. 라살은 바로 예나로 가도록 전해. 그럼, 네이. 그대가 탐색전을 펼쳐볼 수 있겠나?”
“예?”
네이가 당황해 눈을 크게 뜨다 황급히 유진에게 군례를 취했다.
“기꺼이, 적장의 모가지를 따오겠습니다!”
그 순간 유진이 네이의 뺨을 쳤다.
-철썩!
네이만이 아니라 장군들 모두가 크게 놀랐다.
“저, 저, 전하?”
“네이, 분명히 말해두지. 난 돌격전이 아니라, 탐색전이라고 말했다.”
“그, 그건 들었습니다. 전하.”
당황한 네이를 향해 유진은 어깨를 재빨리 말 위에서 붙들며 다그쳤다.
“명심해라. 난 반역자인 너를 발탁해서 이곳까지 끌고 왔다. 여기서, 내 명령 없이 적진 깊숙히 들어갈 경우, 이전에 묻지 않았던 반역죄까지 물을 것이다.”
네이는 부들부들 떨다 고개를 조아리고는, 바로 돌아서 달렸다.
장군들 앞에서 치욕을 입은 것보다, 갑자기 날벼락 같은 호통을 들은 게 정신없어 보인다.
쥐노가 옆에서 혀를 차며 물었다.
“조금 심한 거 아냐?”
“네이는 기병 운용 면에서 뮈라의 상위호환이에요. 하지만 머리에 열이 오르면, 앞뒤 안 가리고 돌격하는 건 뮈라와 똑같죠.”
“어, 그건 좀 위험하군. 차라리 라살을 쓰지 그랬어?”
유진은 고개를 저었다.
“라살은 다 좋지만, 목숨을 아끼지 않는 버릇이 있어요. 쥐노, 당신처럼.”
라살은 본래 원역사에서, 기병으로 요새를 점령하는 미친 짓을 벌인다.
평상시에는 술과 담배, 여자를 사랑하는 쿨 가이였지만, 전장에서는 미친 야생마와 같았다.
게다가 돌격밖에 모르는 뮈라와 달리, 완급을 조절할 줄 아는 기병의 미학을 알았다.
허나 결국 바그람 전투에서 총격을 맞고 죽고 만다.
이것은 본래 리볼리에서 머리 부상을 입고 미쳐 버리는 쥐노와 흡사한 면모기도 하다.
유진이 쥐노나 라살을 전방에 자주 보내지 않는 이유가 기실 여기에 있다.
당연히 유진의 속내 따위는 모르는 쥐노는 어이없다는 듯 소리쳤다.
“아, 날 저런 무지막지한 친구들하고 비교하면 곤란하지!”
“글쎄요, 로르에게 원망 듣고 싶진 않거든요.”
“흥, 내가 탁월한 전술가이기도 하다는 걸 이번 전쟁에서 보여주지!”
바삐 좌익 보병 전열로 향하는 쥐노를 유진이 보다 피식 웃을 찰나였다.
“전하, 그럼 일단 본진으로 이동하시는 게 어떨까요?”
대머리에 땀은 넘치지만, 아주 침착한 다부의 진언에 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곧 꽁지가 빠져라 도망가야 할 테니. 신병들에게 단단히 일러두도록.”
왜냐하면, 아우어슈테트는 유진에게 어디까지나 미끼이기 때문이다.
***
이제 막 전열을 갖추던 프로이센 제3군은 갑작스런 적을 맞이했다.
“전방, 적군 기병이 나타났습니다!”
이미 18세기부터 기병은 전열을 갖춘 보병을 이길 수 없는 게 상식이다.
게다가 프로이센 제3군은 모두 엄정한 정예 보병에, 대포까지 갖춘 상태였다.
그런데 기병으로 서전 돌격을 시키다니, 군문의 상례를 어긴 짓이다.
상대가 애송이란 사실을 새삼 느끼게 만드는 광경이라 할 것이다.
프린츠 루이도 어이가 없어 껄껄 웃었다.
“하! 이거 걸작이군. 전열보병이 진영을 이루는 중인데, 기병이 돌격전을 펼쳐?”
“아무래도 정말 애송이일지도 모르겠는데요? 흐흐.”
“블뤼허 장군이 오길 기다릴 필요도 없겠어!”
프린츠 루이와 부사령관 빌헬름 카를 폰 슈메타우가 낄낄 웃을 때였다.
“방심하지 말고, 전열을 펼쳐야 합니다. 우리도 후사르를 준비시키지요!”
참모장 샤른호스트의 진언에 프린츠 루이는 고개를 까딱여 허락했다.
비록 기병의 숫자는 적지만 프로이센은 전통 있는 군사강국답게 훈련도 하나는 높다.
또한 대부분 경기병이긴 했어도 상대도 경기병이니 충분히 맞싸울 수 있는 상태다.
대열 배후에 도사리던 기병대가 일제히 출격 준비를 갖췄다.
경기병 지휘관 빌렘이 의욕 넘치게 외쳤다.
“이 빌렘, 무도한 프랑스의 폭도들을 물리치고, 정당한 오랑주 공작위와 홀란드 통령 직을 되찾겠다!”
“빌렘 공자, 절대로 적군에 정면으로 맞서지 마십시오. 주공은 어디까지나 보병입니다!”
“알고 있소, 참모장!”
빌렘 판 오라녜-나사우.
본래는 네덜란드의 통령 가문인 오라녜 가문의 후계자로, 시절이 좋았다면 네덜란드의 통령이 되었을 자다.
그러나 프랑스가 대혁명의 광풍에 휩쓸린 후, 오슈의 진격으로 네덜란드는 점령된 바 있다.
때문에 오라녜 가문은 영국으로 망명을 떠나야 했다.
그러나 빌렘은 나라를 되찾기 위해, 방법을 찾다가 프로이센 군에 투신하게 된 것이다.
“가자, 프로이센의 후사르여!”
네덜란드에서도 뛰어난 경기병 지휘관이었던 빌렘이 후사르를 이끌고 출격했다.
사실 이것은 프로이센 군, 아니 프랑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유럽 군대가 지닌 병폐다.
상급 지휘관을 귀족들이 독점한다.
반면 평민이 지휘하게 될 경우, 그렇잖아도 장교단이 융커 귀족인 프로이센 군부로서는 지휘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기도 했다.
어쨌든 기세 좋게 빌렘의 후사르 연대가 달려갈 찰나였다.
-키릭, 탕!
네이 기병대가 총격을 쏘자, 급히 부관 오스왈드 대령이 외쳤다.
“총격입니다!”
“상관없다! 어차피 기병의 총격은 단발이야. 권총을 더 갖고 있더라도 최대 3발이 한계다!”
“자, 자, 잠깐.”
오스왈드는 기마의 속도를 죽이며 말을 더듬었다.
“재장전하는 것 같은데요?”
빌렘이 눈을 크게 뜰 찰나, 네이 총기병대가 연사를 시작했다.
-탕! 키릭, 철컥. 탕! 키릭, 철컥. 탕!
프로이센 후사르가 그대로 피투성이가 되며 비산했다.
***
멀리서 기병대 접전을 보던 술트가 흥분해 외친 것은 바로 그때였다.
“전하! 적진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돌격을!”
“그러면, 우리 군은 잘 정련된 프로이센 전열보병과 대포의 먹이가 되겠지.”
“예? 어, 그, 그건. 빠, 빨리 포병을 이곳까지 끌고 오시죠! 이런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술트는 오랜 경험상, 이 상황이 승리의 관건임을 직감했다.
분명 상대는 지금 동요하고 있다.
이럴 때 총검돌격이라도 하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
허나 유진은 피식 웃을 뿐이었다.
어차피 유진의 포병대, 정확히는 마르몽 기마포병연대는 현재 24킬로미터 남쪽에 있다.
“아니, 놓쳐도 돼.”
게다가 유진과 조미니가 구상한 작전은 여기서 전열의 우위를 겨루는 싸움이 아니다.
“조미니, 어때. 확인했나?”
“예. 아무래도 적군은 순차 격파를 기획한 것 같습니다. 그게 아니면 20만 프로이센 군대 중 고작 5만 남짓이 전방에 출현한 게 말이 안 되죠.”
“그렇다면, 우리가 후퇴할 때, 적군은 반드시 쫓아오겠지?”
조미니는 눈을 굴리다 피식 웃었다.
“그건, 다부 장군과 술트 장군께서, 얼마나 잘 도망치시느냐에 달려 있을 것 같군요.”
다부는 빙그레 웃고, 술트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을 찰나, 유진이 명령했다.
“좋아. 전군, 후퇴기동을 개시한다. 목적지는 남쪽 24킬로미터 후방, 예나다!”
다시, 유진 부왕군이 남쪽으로 기동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적군 정면에서 그대로 도망치기 위한 고속 기동이었다.
프로이센 군이 놀라 속행으로 달려오는 모습을 뒤로 한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