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97)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97화(398/547)
(397) 예나의 유니콘이 프로이센 군단을 녹이다
그야말로 경보 선수라도 되는 것처럼 전열보병들이 속보로 행군한다.
-척, 척, 척!
반면 지휘관급 장군들은 마차를 타고 따르는 중이다.
보통 이 시대 지휘관은 보병지휘관이든 기병지휘관이든, 대부분 기마를 타고 이동하기 마련이다.
중세 이래 내려온 기사 전통이 남아있기 때문이랄까.
허나 프로이센 군에서도 이색적으로 샤른호스트는 마차를 탄 채 행군을 따라가고 있었다.
왜냐하면 ‘지도’를 살펴야 했기 때문이다.
-슥, 슥, 슥!
샤른호스트가 바삐 보고서를 살피며, 지도 위에 배치도를 그리는 광경을 보다, 그롤만이 옆에서 감탄했다.
“참모장 각하, 정말 엄청나군요.”
“이건 대단한 일이 아니오. 상대도 이 정도는 할 테니까.”
“예? 어떻게 그게 가능합니까? 이곳은 상대방에겐 적지 아닙니까?”
문득 샤른호스트는 펜을 멈추고 진지하게 답했다.
“유진 프라이슈츠 보나파르트가 지금껏 해온 전쟁을 보면, 마치 전황을 모두 [보는] 것처럼 싸워왔소. 괜히 내가 정보망 구성에 몰두해온 게 아니오.”
지금까지, 샤른호스트가 펼쳐온 작전은 기실 단순하다.
먼저 바이에른을 비롯해 프랑스의 형식적 동맹국을 구슬러 적군 동향을 확인한다.
또한 산개병, 곧 경보병들을 잔뜩 뿌려 전장 상황을 입수한다.
이런 정보에 근거해 축차 투입의 시간표를 만들고, 다시 연락병을 선발해 급파하는 것이다.
이번에도 계획서를 다시 쓴 샤른호스트가 연락병에게 서신을 건네며 말했다.
“이번 서신은 브라운슈바이크 공작께 전해야 한다! 결코 빨라서도, 늦어서도 안 됨을 명심하라!”
연락병이 긴급히 뛰어가는 모습을 보다, 샤른호스트는 다시 지도를 뚫어져라 보았다.
“이상하군.”
참모부관 그롤만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가 이상하단 말씀이십니까?”
“유진 프라이슈츠를 우습게 보는 자는 많소. 하지만 실제로는 지금껏 탁월한 전술 역량을 보여준 바 있소. 대규모 군대를 지휘해본 경험은 적지만, 이렇게 쉽게 무너질 자가 아니오.”
“말씀대로, 대규모 지휘가 처음이라 그런 거 아닙니까?”
그러나 샤른호스트는 고개를 모로 꼬았다.
“글쎄, 분명 서전에서는 기병돌격이라는 기상천외한 수법을 쓰긴 했지.”
샤른호스트, 아니 프로이센 육군 참모부에게 가장 좋은 전술 교과서는 다름 아닌 프랑스 혁명군의 전쟁이었다.
그중 나폴레옹 군단의 원정이야말로 최고의 본보기였다.
사실 유진의 오리엔트 원정은 너무 멀리서 벌어진데다, 궤계가 많아서 썩 많이 연구한 대상은 아니다.
다만 그럼에도 나폴레옹 휘하에서 선보였던 유진의 전법은 놀라운 구석이 있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다본 것처럼, 판세를 정확히 보고 약점을 찌르는 방식이었으니까.
물론 알고 보면 [백은문자]의 도움이긴 했지만, 샤른호스트가 거기까지 알 수는 없는 일이다.
허나 샤른호스트와 프로이센 참모부는 유진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않음에도 오판하는 중이다.
신대륙에서 대군을 동원해 광역 전쟁을 벌여본 경험이 있다는 걸, 미처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이상한 보고가 있습니다. 기병 지휘관이었던 빌렘 공자가 한 말인데요.”
“귀족에게 맡긴 게 실수요. 차라리 기병 지휘는 블뤼허 장군이 오실 때까지 기다렸어야 했는데.”
“지휘관의 문제라기보다, 적군이 이상한 총을 썼답니다.”
문득 그롤만이 상황이 급박해 잊었던 빌렘 네덜란드 왕자의 말을 전했다.
“장전을 총열 뒤에서 진행하는 총이었다고 하던데요?”
샤른호스트는 미간을 좁혔다.
이것은 프로이센 군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다.
신무기 도입에 어둡다는 거다.
후일 원역사에서도 사실 프로이센은 후장식 소총의 도입에서 약간 뒤쳐진다.
프랑스의 샤스포 소총보다 구식인 드라이센 소총을 쓰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군사 운용의 안정성을 중시한다는 점에서는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다.
단지 유진이 너무 빠를 뿐.
샤른호스트가 골똘히 이전에 입수했던 정보를 떠올리며 말했다.
“최근에 프랑스와 영국에서 [뇌홍]이란 물질을 만들어냈다는 얘기는 들었소.”
“이번에 우리 군에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죠? 하지만, 그것도 여전히 총구를 통해 장전하는 방식인 건 비슷합니다. 단지, 화약을 쑤셔 넣지 않는 거죠.”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적군 전열보병이 쏠 수 있는 탄환 숫자가 늘어난다는 얘기로군.”
여기까지 추론한 샤른호스트가 급히 마차 밖, 연락장교에게 외쳤다.
“사령관께 전하라! 당장 군을 사열하고, 대열을 2열로 만들어야 한다고!”
그러자 옆에서 보좌하던 또 다른 참모장교, 보옌 대령이 놀라 말렸다.
“예? 아니, 지금은 추격 중이라 어렵습니다.”
“아니야! 이건, 유인이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적군 대열은 완전히 붕괴된 상태인데요?”
샤른호스트는 저 멀리 도주하는 유진 제4군단 보병들을 보다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만약, 프랑스군이 정말 후장식 소총을 전면 배치하는 데 성공했다면, 우리 군은 속사 싸움에서 이길 수 없다! 그렇다면, 대열을 넓히는 수밖에!”
본래 전열보병이란, 머스킷과 유연화약, 그리고 수석식 격발을 전제로 하는 전술의 산물이다.
강선이 없고, 연기가 많은데다 전장식 장전을 하는 머스킷은 필연적으로 병사를 일어서게 만든다.
때문에 대열, 곧 [라인]을 이뤄 일제사격을 하는 게 보병전술의 기초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전열보병의 사격 전술에서는 1분에 2발 정도 쏘는 게 보통이다.
프로이센 전열보병은 영국처럼 화약이 넘쳐나지는 않지만, 엄격한 군기와 훈련, 그리고 구타로 1분에 3발을 쏘는 게 가능하다.
반면 상대가 만약 뇌홍식 격발에 후미장전이 가능하다면 어떨까?
그것도 마상에서 총을 쏠 수 있을 정도로, 연기가 적은 화약을 쓴다고 하면 더욱 문제다.
속사 경쟁에서 신병조차 프로이센 군과 비슷한 속도가 날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적군이 멈춰서는 게 보입니다!”
문득 전방에서 다가온 보고에 샤른호스트는 바삐 연락병들을 동원했다.
사령관 루이 프린츠도 샤른호스트의 말을 바삐 수용했다.
전열보병들이 2열로 대열을 이루기 시작했다.
“서둘러라! 보병 2열 전개! 각 연대, 전열을 갖춰라!”
이렇게 되면 영국 레드코트나 유진이 만들어낸 나폴레옹의 [시엘코트]처럼 일렬 사격은 불가능해도, 그에 맞먹는 화망 구성이 가능하다.
최소한 사격전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래도 불안한 듯 그롤만이 입맛을 다시며 물었다.
“혹시, 밀리면 어쩌죠?”
“상관없소, 그롤만 대령.”
“예?”
다시, 침착을 찾은 프로이센 최고 전술가, 샤른호스트가 전방을 주시하며 답했다.
“우리 군의 전략목표는 상대방을 축차투입으로 격파하는 거요. 곧, 블뤼허 장군의 제4군이 도착하는 대로 적군은 궤멸할 거요. 우리가 버티기만 한다면.”
그렇다.
만약 버티기만 하면, 숫자에서 압도하는 프로이센 군이 이긴다.
***
물론 유진은 신병과 상이병사 중심인 제4군단 전열보병에, 특별한 기대가 없다.
“이야, 프로이센군이 알아차린 것 같은데?”
전열을 갖추는 모습을 보다, 쥐노가 휘파람을 불었다.
언뜻 보기에도 제4군단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전력인 게 보인다.
만약 유진이 신대륙에서 운용하던 근위대나, 혹은 플로리다 사단 정도만 되어도 맞설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다만 처음부터 유진은 보병 사격전으로 승부를 낼 생각이 없었다.
가볍게 남동쪽 고지대를 돌아보다, 유진이 어깨를 으쓱였다.
“늦었어요. 저 고지대 쪽, 란트그라프 베르크에 이미 마르몽이 준비하고 있으니까.”
란트그라프 베르크, 예나 남쪽에 있는 고지대.
사실 예나도 그리 작은 도시는 아니고, 이곳에도 수비병들이 있었지만, 이들은 마르몽의 진군을 눈치채지 못했다.
왜냐하면 워낙 네이와 라살이 설치는 통에 기병대에 모든 시선이 집중되었던 탓이다.
그동안 마르몽의 기마포병대는 그야말로 습격의 위험을 무릅쓰고 예나 고지대까지 다다랐던 것이다.
문득, 쥐노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될까?”
“갑자기 무슨 약한 말이에요?”
“아니, 이건 회전이라기보다, 꼭 공성전 같잖아.”
조미니가 작성해서 가져온 작전도를 보다, 쥐노는 불안감 가득한 얼굴로 덧붙였다.
“난 이런 건 툴롱에서나 봤단 말이지.”
사실 쥐노도 포병에 완전히 무지한 건 아니다.
애초에 쥐노가 처음 입신한 것은 나폴레옹과 마찬가지로 툴롱 전투 때다.
당시에 나폴레옹은 툴롱을 점령하기 위해 온갖 고지와 요지에 대포로 도배를 했다.
포격이 가히 하늘을 뒤덮을 정도로 쏘아진 끝에, 막판 돌격전으로 툴롱이 점령된 것이다.
그렇지만 회전은 다르지 않을까?
“대포가 등장한 이래, 전장을 지배하는 건 포병이에요. 대포는 전쟁의 신이고.”
“어, 그래? 그건 포병이었던 황제 폐하도 안 하던 말인데?”
“요새 기동전 때문에 기병에 꽂혀 계시는 것 같더군요.”
유진은 피식 웃다 전방을 주시했다.
“하지만, 결국 근대, 아니 ‘현대전’은 화력이 전쟁을 결정합니다.”
그 순간, 말이 끝나기 무섭게 란트그라프 베르크에서 대포가 불을 뿜었다.
-쉬익, 쾅!
숫자, 총 1백 문.
그간 폴리 병기창에서 적자를 감수하고 찍어낸 대포다.
기본 틀은 러시아 제국군에게 약탈한 리코르네, 곧 유니콘 대포지만, 완전히 개조되어 전혀 딴판이 된 물건.
일단 후장식 장전이 가능한 데다, 무엇보다 포탄이 지금까지 전장에서 쓰여진 것과 다르다.
착탄한 순간 폭발해버리는, 이른바 작렬탄이다.
-쾅! 쾅! 쾅!
칼처럼 날이 서 있던 프로이센 전열보병들이 혼비백산하는 게 보인다.
고함을 지르며 달려오던 병사들도 포탄에 날아간다.
지금껏 두려움에 떨던 제4군단 보병 병사들도 갑자기 뒤바뀌는 전황에 눈에 핏발을 세우며 총을 부여잡았다.
승리가 눈앞에 보인다.
일순, 좌익에 배치되어 있던 술트가 달려와 외쳤다.
“전하, 돌격 준비를 명령해 주십시오!”
“아직 안 돼.”
“지금이, 절호의 기회입니다!”
유진은 말 위에 탄 채로, 예나 남쪽의 언덕에서 전황을 살피다 고개를 저었다.
“여기서, 우리는 프로이센 제3군을 전멸시켜야 한다, 술트.”
언뜻 전황은 압도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프로이센의 전부대는 총 20만에 달한다.
베를린 수비군을 제외한다 해도 최소한 17만 이상이 전선에 나온 상태다.
프랑스 제국군 본군이 라인을 이제야 넘고 있을 시점.
유진은 샤른호스트가 무슨 생각을 할지 꿰뚫어볼 수 있다.
틀림없이 유진부터 완전히 격파한 후, 기세를 몰아 나폴레옹과 맞싸울 것이다.
이탈리아에서 나폴레옹이 오스트리아 제국군을 상대로 썼던 전법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역으로 적을 꺾으려면, 축차 투입해오는 방면군 중 하나를 완전히 격멸해야 한다.
“오직, 그것만이 고작 3만 5천밖에 안 되는 우리 제4군단으로, 20만 프로이센 군을 압도할 수 있는 방법이다.”
찰나, 유니콘 후장식 대포가 프로이센 제3군 진영 한복판을 갈랐다.
-쾅!
유명한 프로이센의 [철혈전열]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
과거 프리드리히 대왕 이래, 프로이센의 전열보병은 유럽 최강이라 불리웠다.
“아악, 내 다리, 내 팔!”
그러나 아무리 강철 같은 군인이라 해도, 포격을 받으면 죽는다.
이것은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의 불사신 같던 원수들이 몸으로 증명한 것이다.
하물며 프로이센 제3군은 화력전에 제대로 대비도 되어 있지 않았다.
프린츠 루이가 달려와 샤른호스트에게 외쳤다.
“대체 뭐야! 포탄이 터지고 있어!”
“드, 들은 적이 있습니다! 프, 프랑스군이 해전에서 도입했다는 신병기! 그, 그렇지만 아직 수율이 낮아서 전면 배치가 안 됐다고 들었는데요!”
“파리에서 그나이제나우는 어째서 이런 정보를 알려주지 않은 건가!”
루이는 이를 악문 채 그나이제나우를 원망했다.
하지만 그나이제나우가 몰랐던 것도 당연하다.
왜냐하면 후장식 대포든, 후장식 라이플이든, 모두 안정성 문제가 커서 나폴레옹이 정식 채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언뜻 후미장전식이라고 하면 좋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원역사에서도 실전 배치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바로 화약 연기와 불발 문제다.
허나 유진은 서슴없이 이 병기를 도입했다.
혹시 불발탄이 터지더라도, 신병 위주의 군대가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이것 뿐이라 생각한 탓이다.
그 덕에 유인포격전의 제물이 되어 버린 프로이센 제3군을 보다, 루이 페르디난트는 이를 악물었다.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어!”
“후퇴하셔야 합니다!”
“화망이 우리 군의 후퇴선을 노리고 있단 말이다!”
프린츠 루이가 참모장 샤른호스트를 노려보며 부르짖었다.
“퇴각하다간, 오히려 전부 궤멸이다! 돌격을, 어?”
그 순간 포격이 멈췄다.
-두두두!
마치 포격이 멈출 것을 알았다는 듯, 무너진 대열로 달려오는 기병대가 보였다.
네이, 그리고 쥐노가 호위하는 단 한 사람을 선두로 한 채로.
선두, 권총을 든 사수가 외쳤다.
“여기, 유진 프라이슈츠가 왔다!”
누구나 프랑스어를 알아듣는 시대, 특히 프랑스 애호가라 이름도 루이인 프린츠가 눈을 부릅뜰 찰나였다.
-타아앙!
보아르네식 뇌홍 피스톨이 쏘아지고, 프린츠가 비틀거리다 말 위에서 떨어졌다.
실로 찰나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유진은 재빨리 기마를 회선하며 고함쳤다.
“적군 사령관, 프린츠 루이가 죽었다. 포격 신호를 다시 보내라. 부왕 근위대, 전면 퇴각!”
마치 총탄이 쏘아지듯 달려왔다가, 다시 사라지는 유진 부왕근위대를 보다, 샤른호스트가 눈을 부릅떴다.
“이게, 사령관 킬러 프라이슈츠인가!”
그 순간 화답하듯 유니콘의 화망이 샤른호스트의 대열을 덮쳤다.
-쾅!
프로이센 제3군, 5만 명의 철혈 전열보병이 세상에서 지워지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