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98)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98화(399/547)
(398) 젊은 사자가 예나에서 포효하다
분명, 완벽한 작전이었다.
“지금, 그게 무슨 말인가? 샤른호스트가 어떻게 됐다고?”
이제 막 나움부르크에 도착한 블뤼허가 숙영지에서 뛰쳐나와 부르짖었다.
아무리 프로이센 국내가 아니라도, 코앞이나 마찬가지인 작센 공령의 땅이다.
지형은 모두 프로이센 군부에 숙지 되어 있고, 위치도 프로이센에게 훨씬 가깝다.
보급을 아예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정도니, 사실상 본거지에서 전쟁을 치른 거나 마찬가지다.
기실, 원역사에서는 독일제국의 핵심 지대기도 하다.
한데 어떻게 기습을 당해 전멸할 수 있단 말인가?
참모 그롤만이 피투성이가 된 채 보고했다.
“프린츠 루이 페르디난트 왕자가 돌아가셨습니다. 전군이 전멸되고, 생존자는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아니, 샤른호스트! 참모장 말이야!”
“살아 계십니다. 단지, 엄청난 부상을 입으셨을 뿐이죠.”
한쪽 팔이 날아간 샤른호스트가 병사들의 부축을 받으며 다가왔다.
“면목이 없습니다, 사령관 각하.”
끔찍한 몰골이지만, 1백 문의 유니콘 대포를 맞이한 것치고는 멀쩡한 편이다.
어쨌든 제3군의 장교나 사병 대부분은 포화 속에서 죽음을 맞이했으니까.
제4군 사령관 블뤼허가 샤른호스트를 붙들다 눈을 크게 떴다.
“분명, 자네 작전은 완벽했을 텐데.”
“아무래도 시 단위로 짰던 게 문제였나 봅니다. 각하께서 도착하시기 2시간 전에 이렇게 당해 버렸으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병력이 출몰했나? 그 정도로 대규모로 움직였다면, 우리가 몰랐을 리 없어!”
샤른호스트는 창백한 얼굴로 탄식했다.
“처음부터 유진 프라이슈츠는 예나를 원했던 겁니다. 사령관 각하.”
만약 평범한 장군이었다면, 아직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을 것이다.
허나 샤른호스트는 당대 최고의 프로이센 전술가답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꿰뚫어 보았다.
물론 이제는 너무 늦었다는 게 문제였지만.
반면, 블뤼허는 눈을 깜박이며 되물었다.
“거기가, 대체 왜?”
“란트그라펜 베르크. 예나 남동쪽에 있던 고지대 이름입니다. 쿨럭! 먼저 고지대를 장악하고, 아니, 그곳에 포병대를 설치했더군요.”
“무슨 소리야? 포병대가 어떻게 그렇게 빨리 움직여? 행군에서 가장 느린 게 포병인데?”
샤른호스트는 자신이 추정한 바를 답했다.
“포병대를 독립 운용하는 변칙을 쓴 겁니다. 절대로 습격당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죠. 쿨럭!”
그러니까, 보병과 기병, 포병을 전부 별개로 진군시켰다는 얘기다.
특히 포병대의 경우에는 기병과 보병에 시선이 쏠린 사이, 홀로 예나를 향해 진격했다.
아무리 기마포병대라도 그 자체로는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블뤼허는 다르게 알아 들었다.
보병이나 기병의 호위 없이 포병대가 진군한다는 건, 해당 영토 내에서 군사적 공격이 없을 거라고 확신한다는 뜻이다.
“배신? 작센 공작이 우리 뒤통수를 친 건가?”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자부터 쓸어버려야겠군. 드레스덴을 잿더미로 만들어야겠어!”
물론 유진은 작센 공작의 소극적인 성향과 백은문자를 믿고 저지른 짓이었다.
결과적으로 도박수가 들어맞았달까.
그러나 거기까지는 알 수 없는 샤른호스트가 숨을 헐떡이며 고개를 저었다.
“나중에 하십시오. 지금은, 제1군, 제2군과 합류해 베를린을 지키는 게 급합니다.”
블뤼허가 백발을 잡아 뜯으며 펄쩍 뛰었다.
“무슨 말인가! 적군은 이겼어도 3만이야! 우리 제3군은 4만, 제1군과 제2군을 합치면 12만에 달하는데!”
“잊으셨습니까? 우리 작전의, 쿨럭! 요체는, 쿨럭! 전위를 격파하고, 나폴레옹을, 고립시키는 거였습니다.”
“아직 나폴레옹은 오지도 않았잖나!”
블뤼허의 고함에도 불구하고, 샤른호스트는 침착하게 대꾸했다.
“전위가 이토록 빨리 올 줄 누가 예상했습니까? 나폴레옹은 다를까요? 쿨럭!”
나폴레옹은 이탈리아 정복으로 유럽에 명성을 처음 떨쳤다.
당시 나폴레옹이 선보인 전법은 적의 2배 속도로 움직이는 기동전술이다.
특히 유진이 가세한 탓에, 원역사보다 훨씬 놀라운 속도로 선보인 바 있었다.
한데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더 많은 자원과 기병을 이끌고 진군해오는 중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베를린 서쪽까지 밀어닥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것도 유진 부왕군이라는 승전을 거둔 군단과 함께 말이다.
부르르 떨며 이를 갈던 블뤼허가 비명 같은 고함을 질렀다.
“고작, 3만 명밖에 안 되는 군대 때문에, 15만 프로이센 군이 물러나야 하다니!”
물론 사실 정확히는 3만 5천 명이긴 하다.
***
전란의 시기에는 승전 소식을 빨리 입수할수록 더 큰 기회를 갖게 된다.
“맙소사! 프로이센이 졌다고?”
헤센 카셀의 공작, 빌헬름 9세는 놀라 외치다 자리에 주저앉았다.
사실 카셀은 전쟁이 벌어진 예나에서 197킬로미터쯤 떨어진 도시다.
허나 이번 제3차 반프랑스 전쟁이 공령의 운명을 결정할 것을 아는 공작은 따로 첩보원을 두었다.
바로 유대계 은행가 집안, 로스차일드 가문이다.
정보원에게 입수한 정보를 바로 가져온 살로몬이 어깨를 으쓱였다.
“제가 소식을 가져오긴 했습니다만, 아직 패전은 아닙니다. 헤센 카셀 공작님.”
“고작 3만, 그것도 25세밖에 안 된 애송이에게 프로이센의 쟁쟁한 장군들이 패배했어. 하물며 나폴레옹에게는 어떻겠나?”
“흐음, 본군은 멀쩡히 남아있다던데요.”
엄밀히 말해 프로이센의 유명한 장군들은 아직 패배하지 않았다.
브라운슈바이크, 호엔로에, 그리고 블뤼허.
모두 7년 전쟁 때부터 잔뼈가 굵은 프로이센의 대표 숙장들이다.
그러나 5만 명이 전멸했다는 소식은 대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사실 1806년이긴 하지만,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 대부분은 당연히 18세기에 태어났다.
이전 세기의 상식이 군상식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또한 실은 20세기가 된 이후에도, 이른바 군대의 패배란 전멸이 아니라 와해나 퇴각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본래 원역사에서 예나-아우어슈테트 전투에서 죽은 프로이센 병력도 대략 4만 명이긴 하다.
그렇지만 이 병력은 전체 병력의 20프로 미만이고, 나아가 프랑스군도 만 명이 넘게 사상자가 발생했다.
유진이 만들어낸 예나 회전은 다르다.
사상자 숫자는 서전에서 충돌한 기병대나 습격전에서 소모된 병력, 수십 명에 불과하다.
반면에 적군은 아예 녹아 버렸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전멸해 버렸다.
화력을 집중시켰을 때 벌어지는 일이, 사상 처음으로 유럽에서 드러난 셈이다.
여기까지는 몰라도, 전쟁의 기세에 대해서는 아는 용병공작 빌헬름 9세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전쟁을 모르는 사람들이나 할 소리지! 여기가 신대륙처럼 광역 공간의 전장도 아니고! 곧, 황제의 본진이 밀려들기 시작하면, 프로이센은 끝장이야!”
유진의 제4군단만 있다면, 문제가 안 된다.
그러나 프랑스 제국군, 본진 10만과 헬베티아 군단 4만이 밀어닥치고 있다.
나아가 플랑드르 방면의 바타비아 공화국군이나 라인동맹군도 함께 참전하게 될 것이다.
예나의 승리가 갖는 진정한 의미다.
살로몬은 고개를 주억거리다 되물었다.
“그럼,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마도 바이에른 대공은 축전을 보낼 겁니다. 반대로 군을 출진시켜 버린 작센 대공은 난리가 날 거구요.”
헤센 카셀 공작은 당연하다는 듯 대꾸했다.
“뭘 어째? 승자의 편에 서야지.”
“그럼, 부왕에게 축전을 보내실 겁니까? 전 달리 생각하시는 걸 권하겠습니다.”
“어째서?”
눈을 멀뚱멀뚱 깜박이는 공작에게 살로몬이 빙그레 웃으며 조언했다.
“진짜 승자는 유진 부왕이 아닙니다. 나폴레옹 황제 폐하시죠. 게다가, 누가 더 헤센 카셀에 가깝겠습니까?”
그때서야 이 전쟁의 진정한 주인이 누군지 깨달은 공작이 서기관에게 외쳤다.
“바로, 서신을 써라. 나폴레옹 황제 폐하께, 이 승리를 전달하라. 또한, 헤센 카셀은 라인 동맹의 일원으로 황제 폐하께 충성을 다하겠다고!”
“아직 동맹 가입 안 하셨던 걸로 아는데요?”
“황제는 기억도 못 할 거야! 이제부터 라인 동맹에 가입하면 되지!”
헤센 카셀 공작가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다, 살로몬은 슬쩍 물러났다.
이제부터 로스차일드 가문도 바빠질 수밖에 없다.
새로운 승자가 누군지 알았으니, 빠르게 붙어야 하니까.
문득 옆에서 수행하던 막내동생, 야코프가 물었다.
“살로몬 형님, 우리는 어떻게 하죠?”
살로몬은 가볍게 14세 소년, 야코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었다.
“진짜 승자는 황제지만, 미래의 승자는 부왕이다. 우리는 금융가니, 당연히 미래에 걸어야지.”
지금까지 영국에 한 발 걸쳤던 과거를 씻으려면 더욱 서둘러야 할 것이다.
***
정작 유진은 아직 예나 전쟁터에 머물고 있다.
“이겼나? 이겼어! 이겼다!”
3일, 예나에서 유진이 소모한 시간이다.
교전 자체는 아우어슈테트에서 예나로 돌아온 후, 하루만에 승부가 났다.
그러나 패잔병 추격, 아군 재편성, 그리고 예나의 항복을 받아내는데 시간이 걸렸다.
유진은 예나 시청 앞에서 펄쩍펄쩍 뛰는 쥐노를 보다 혀를 찼다.
“쥐노, 지금 신나게 놀고 있을 여유 없어요.”
“아니, 왜? 우리 쪽은 부상병도 거의 없는 완승이잖아!”
“아직 4개 군 중 1개 방면군만을 격파했을 뿐입니다. 지금 이곳으로 블뤼허가 다가오고 있다구요.”
그때 예나 외곽에서 기마대가 밀어닥쳤다.
-두두두!
시청을 접수 중이던 유진 부왕군은 일제히 경계 태세를 취했다.
이제는 신병들도 제법 군인 티가 난다.
반면에 3일 동안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한 유진은 깜짝 놀랐다.
“뭐야, 벌써 적인가?”
“글쎄요. 제가 보기에는 라살과 샹포 같습니다만. 물론, 전 눈이 나빠서 정확하진 않습니다.”
“라살과 샹포가 왔다고? 조미니, 어떻게 된 거야?”
대머리 다부의 보고를 듣다, 유진이 깜짝 놀라 조미니를 돌아 보았다.
“어, 이 시점에 왔다는 건 둘 중 하나입니다. 뒤치기를 당했거나, 아니면 전방에 적군이 없거나.”
조미니가 당황한 얼굴로 답했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본래 유진과 조미니가 짠 이번 작전에서 라살 별동대는 적군 교란과 정찰이 주 임무다.
마르몽 포병대의 행군을 숨기고, 4개 방면군으로 나뉜 프로이센 군을 습격하며, 동태를 유진에게 실시간으로 보고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전부 돌아왔으니 유진은 물론이고, 조미니도 당혹한 거였다.
하지만 정작 시청으로 달려온 라살은 신나는 얼굴이었다.
라살이 주위를 둘러보다 휘파람을 불며 외쳤다.
“이야, 나 빼고 신나게 노셨군요!”
“그냥 대포를 쐈을 뿐이야. 어떻게 된 거지?”
“아아, 적군이라면 걱정 마시죠.”
라살이 으스댈 찰나, 옆에서 샹포가 침착하게 보고했다.
“블뤼허 제3군은 현재, 전면 퇴각! 제1군과 제2군도 베를린 방면으로 후퇴 중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잡아 온 전령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어느새 피투성이가 된 전령이 밧줄에 묶인 채 질질 끌려온 게 보인다.
이른바 신대륙 ‘인디언’들이 쓰는 수법이다.
유진은 이런 호송 방식을 쓰면, 유럽에서는 야만인 소리를 듣는다고 한 마디 하려 했다.
순간, 수석부관 이폴리트가 눈치 빠르게 유진 앞을 가로막으며 눈을 찡긋댔다.
“어이, 부왕 전하. 이 정도면, 이긴 거 아냐?”
유진은 자신을 모두가 쳐다보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그간 승전 후속처리를 하느라 신경쓰지 못했다.
제4군단에게 이번 회전은 첫 승리라는 것을.
전쟁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지만, 앞으로 있을 전투와 고비를 넘기려면, 제4군단의 사기도 중요하다.
문득 유진이 싱긋 웃으며 힘차게 팔을 치켜 올렸다.
“그래. 승전보를 파리로 전하자! 제4군단이 예나에서 프로이센을 이겼다고! 오늘은 보너스 10배 지급일이다!”
순간, 프랑스 제4군단 병사들의 함성이 예나를 뒤흔들었다.
-와아아!
신대륙에서 귀환한 이래, 유진의 첫 승리였다.
아울러 제3차 반프랑스 동맹 전쟁에서, 프랑스 제국의 첫 승리가 선언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