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399)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399화(400/547)
(399) 삼원수가 유럽에 맹공을 퍼붓다
북방에서 사자가 포효하는 소리는 남쪽 피레네에선 아직 들리지 않는다.
-쾅! 쾅! 쾅!
물론 포성이 너무 시끄러운 탓은 있다.
“빌어먹을! 로스 모로스 놈들! 정말 무어인답게 끈질기구만!”
로스 모로스, 에스파냐어로 무어인, 곧 이슬람 교도 중 아프리카 방면인을 가리킨다.
에스파냐는 옛날 이슬람 교도들이 지배했던 땅에 세워졌다.
때문에 유럽에서는 에스파냐를 비칭할 때 이슬람 교도의 나라라고 떠들곤 했다.
물론 이교도와 성전을 벌여온 기사들의 후예를 자처하는 에스파냐인들에겐 꽤 억울한 별명일 것이다.
그러나 본래 밀수꾼 출신이라 입이 거친 사령관 마세나에게는 알 바 아닌 일이다.
특히 본래 계획했던 작전이 완전히 틀어졌을 때는 더욱 그렇다.
남쪽에서 치열하게 수비전을 펼치는 적들을 보다, 참모장 세르보니 소장이 말했다.
“이대로 가면 전열 돌파 불가능합니다.”
“알아!”
“바르셀로나에서 일으키기로 한 시민 봉기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군단장 각하.”
그 순간 제2군단, 에스파냐 군단장 마세나 원수가 이를 갈며 외쳤다.
“누가 모르나, 세르보니? 나도 여기서 진입이 막힐 줄은 몰랐다고!”
이곳은 피레네 산맥 남쪽으로 진입하면 나오는 대도시, 사라고사다.
한때는 아라곤 왕국의 수도였던 곳이기도 한데, 프랑스 방면에서 마드리드로 접근하려면 피할 수 없는 요충지다.
예전에 에스파냐 왕위 승계 전쟁이 벌어질 때도, 사라고사를 무대로 전투가 벌어진 적도 있다.
그러나 마세나는 이곳에서 교전이 벌어질 것을 기대하지 않았고, 또한 벌어져도 쉽게 돌파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우선 이탈리아 원정군 출신을 중핵으로 하는 마세나 군단은 정예다.
반면 에스파냐는 18세기 중반 이래, 해군이라면 모를까 제대로 된 육군을 양성하지 못했다.
지난 혁명 전쟁 때도 주력을 보낸 것도 아닌 프랑스에게 피레네 남쪽까지 밀려났을 정도다.
물론 사령관이었던 뒤고미에가 죽는 참상도 있었지만, 대체로 프랑스의 일방적인 우세였다.
원역사에서도 정규전에서는 초반부터 에스파냐가 프랑스 제국에게 격파당한다.
그런데 내부에서 쿠데타마저 일어난 상황이다
어떻게 프랑스 제국의 초일류 장군, 마세나가 이렇게 고전하고 있을까?
“이대로 가면, 피레네 산맥으로 다시 돌아가야 할 판입니다.”
“상대방 사령관이 누구라고?”
“페드로 카로 수레다 데 로마나. 로마나 후작입니다.”
본래 원역사에서 로마나 후작은 프랑스 제국군에 종군한다.
허나 에스파냐가 프랑스에게 침공당할 때, 무려 덴마크에서 영국의 도움을 받아 탈주하는 남자다.
아직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에스파냐 입장에서는 최고의 장군이랄까.
마세나는 순수한 의미로 전선을 보며 감탄했다.
“수비전에서, 정말 상당한 역량을 갖고 있군. 이 사라고사가 엄청난 요새지도 아닌데 말이야.”
사실 백여 년 전, 정확히는 1710년에 벌어진 사라고사 전투 때도, 공격측이 이겼다.
그만큼 사라고사는 지키기 어려운 땅이다.
그럼에도 수비 측은 그야말로 임시 장벽을 쌓은 후, 장벽 너머에서 치열한 포격과 총격을 통해, 원정군을 성공적으로 막는 중이다.
그때 군단 부사령관, 루이 가브리엘 쉬셰 소장이 미간을 좁혔다.
“영국 놈들이 가세했단 정보가 있긴 하더군요.”
“뭐? 그게 무슨 말이지, 쉬셰 사단장?”
“아시다시피, 제가 주베르 장군과 친분이 있지 않습니까? 그 친구가 러시아에서 보내온 편지 중에 그런 얘기가 있었습니다. 이번 에스파냐 쿠데타는 영국인들이 사실상 일으킨 거라고.”
주베르는 현재 러시아 쿠데타를 막은 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무관으로 주재 중이다.
당시 영국 대사 휘트워스는 달아났지만, 기밀문서까지 모두 파기하진 못했다.
그 덕에 러시아 주재 프랑스 대사관은 영국의 기밀을 모두 얻은 바 있다.
에스파냐 방면에 펼쳐지던 피트 내각의 음모도 당통과 주베르 손에 들어간 것이다.
하지만 마세나는 퉁명스레 대꾸했다.
“그건 의회에서 공표된 공지의 사실 아닌가? 그것만으로 영국군이 참가한다고 볼 수는 없어. 엄밀히 말해, 쿠데타란 스파이들만으로도 가능한 일이야.”
하지만 쉬셰는 여전히 심각한 태도로 설명했다.
“그 편지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붙잡힌 영국 대사관 기밀 서류가 있었답니다.”
“뭔데, 그게?”
“인도에서 티푸 술탄을 죽인 청년 장군이 있는데, 그자가 투입된다고 하더군요.”
본래 원역사에서 에스파냐 반도 전쟁에서 프랑스군에선, 거의 유일한 승장이 쉬셰다.
허나 반도 전쟁의 진정한 승자는 당연히 따로 있다.
바로, 영국 육군의 유일한 희망이다.
“이름이, 아마 아서 웰즐리? 영국 대사의 동생이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젊다는 말에 마세나는 어깨를 으쓱였다.
“글쎄, 나도 30대에 성공했고, 우리 황제 폐하도 20대에, 동부전선에 선봉으로 참가한 부왕은 10대에 참전해 명성을 떨치긴 했지. 하지만 인도에서 싸운 게 뭐가 대단하다고?”
“어쨌든 상대도 최소 20만, 영국군도 10만을 동원한 대전쟁입니다. 마이소르 왕국 정복전은 그냥 무시할만한 전쟁은 아니죠. 특히, 그 지휘관이 저곳에 있다면요.”
“그냥 로마나 후작의 솜씨 아냐? 게다가, 설사 그렇다 해도 우리를 막아서는 것 외에는, 대단할 게 없어 보이는데.”
그때다.
-쉬익!
뭔가가 쏘아지는 소음에 마세나가 시선을 돌렸다.
-펑! 펑! 펑!
순간, 허공과 지상에서 쏘아진 뭔가가 폭음을 냈다.
기마가 혼비백산하고, 병사들이 놀라 뒤로 물러났으며, 무엇보다 화재 피해가 크다.
마세나는 경악해 부르짖었다.
“뭐야, 저게!”
“펴, 편지에서 봤습니다! 여, 영국군이 뭔가 이상한 병기도 준비한다고!”
“그런 건 진작 보고해야지! 대체 뭔데!”
쉬셰는 사실은 자신도 믿지 않았던, 주베르의 편지 한 구석을 떠올리며 외쳤다.
“마이소르, 마이소르 로켓! 인도인들이 발명한 병기랍니다!”
인도 마이소르 왕국인들이 만든 화약 병기.
허나 인도인들은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고, 영국으로 건너와 콘그리브 백작이 실전 병기로 바꿔놓은 물건.
로켓.
근대 최초의 로켓 병기가 에스파냐 사라고사에서 첫 선을 보였다.
-퍼어엉!
본래 행운의 여신이 사랑하던 남자, 마세나가 처음 맞이한 불운이었다.
***
헬베티아 공화국, 독일어로는 슈바이츠, 프랑스어로는 쉬스, 그리고 영어로는 스위스라 불리던 나라에는 저 유명한 알프스 산맥이 있다.
-키릭, 탁!
알프스 산맥이 남쪽으로 보이는 베른, 한 장군이 줄칼로 손톱을 긁는 중이다.
“각하, 너무 한가하신 거 아닙니까?”
“왜, 뭔가 문제라도 있나. 생 시르?”
“헬베티아 방면군은 오스트리아를 담당하는 게 임무 아닙니까. 이렇게 베른에서 그냥 머무르는 건 이상하지 않습니까?”
제3군단 사령관, 원수 오주로는 불만스런 표정의 생 시르를 힐끗 쳐다보았다.
“원래, 이 군단 핵심부대의 사령관이 누구였는지 자네도 알 테지? 자네 옛 상관인 모로였지. 그런데 난 그 모로가 지휘하던 부대를 지휘해야 해. 그럼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뭐겠나?”
본래 제3군단, 통칭 헬베티아 군단은 프랑스 제국의 위성공화국인 헬베티아를 지켜준다는 명목으로 파병된 군대가 재편성된 것이다.
사실 여기에는 약간 프랑스와 우호 위성국가 간 난처한 문제가 숨어 있다.
왜냐하면 본래 위성공화국이란, 프랑스 대혁명 정신을 바탕으로, 왕정 내지 귀족제를 폐지하고 공화국으로 전환된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프랑스는 시민제정이긴 하나, 제국이 되어 버렸지 않은가?
사실상 프랑스 제국 속령이 된 이탈리아 반도는 큰 문제가 없다.
롬바르디아 공화국, 베네토 공화국, 토스카나 공화국, 그리고 제노바 공화국 모두 사실상 프랑스 제국의 영토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조만간 왕국이 선포된다는 얘기까지 있다.
이탈리아 반도가 이전부터 오스트리아나 에스파냐의 지배를 받아온 게 한몫했다.
그렇지만 네덜란드나 스위스는 오랜 독립 전통이 있다.
나아가 엄연히 공화정을 이룰 도시 시민 세력들이 상존했다.
하여, 위성공화국을 지켜준다는 명목으로 파병한 주둔군은 사실상 해당 국가를 통제하는 군대가 되어 버렸다.
다행히 지금도 간간히 반란이 일어나는 이탈리아와 달리, 네덜란드와 스위스는 꽤 조용하다.
이것은 네덜란드 방면이나 스위스에 주둔했던 장군들이 꽤 인격자인 데다, 정복자 행세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히 스위스 주둔 사령관 모로 원수는 유화적 태도로 인해, 파리의 신임도가 더욱 깎여나간 상태였다.
이 상황에서 오주로가 낙하산처럼 왔다.
스위스 인이든, 주둔군이든, 오주로를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게 당연하다.
본래 주둔군 지휘관이었던 생 시르가 낯을 찌푸렸다.
“그렇다면, 훈련을 하시든, 보상을 약속하시든, 그게 아니면.”
“훈련은 모로가 알아서 했겠지. 보상은 제국 총사령부가 할 일이야. 월권을 함부로 하는 건 정부에 대한 도전이 될 수 있어.”
“황제 폐하도 하셨던 일 아닙니까?”
생 시르의 도발적인 말에 오주로는 눈썹을 치뜨다 참모를 돌아보았다.
“베르디에 참모장, 이 작자가 날 너무 우습게 보는군. 당장 모로의 보헤미아 군단으로 쫓아내는 게 좋을까?”
장 베르디에, 이제 준장으로 진급한 참모장이 쓰게 웃다 오주로에게 고했다.
“저 같으면 안 그러겠습니다. 각하. 그렇잖아도 동요가 심한 제3군단 내에 군기불복종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럼, 이대로 건방진 말을 내버려 둬야 하나?”
“설명을 해주시죠. 귀찮으시면 제가 할까요?”
오주로는 오만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 적임자가 이제 왔군. 어서 오게, 라하르페. 내 전우여.”
사령부 건물로 들어서던, 성실하게 생긴 한 남자가 오주로 앞에서 웃으며 인사했다.
“간만에 뵙습니다. 오주로 원수 각하.”
“낯 간지럽군. 공적으로 본다면, 자네야말로 쥐노 대신 원수가 되었어야 했는데. 마르소보다도 자네가 앞서고!”
“저는 현재의 지위도 과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본래 이탈리아 군단의 공적자 중 하나, 라하르페 소장이 생 시르를 돌아 보았다.
“간만이오, 생 시르 소장. 헬베티아 군단은 잘 관리되었더군. 훌륭하오.”
그때서야 생 시르는 혀를 차며 수긍했다.
“과연, 라하르페 장군을 통해 부대를 통제하시려는 거였군요.”
라하르페는 본래 스위스 출신이며, 동시에 나폴레옹 군단에서 수위권의 공적을 세운 남자다.
물론 유진도, 나폴레옹도, 특별히 라하르페를 높이 평가하진 않았다.
다만 세뤼르에와 마찬가지로 등 뒤를 맡길 수 있는 군인이란 것만은 분명하다.
또한 라하르페는 예전 모로의 지휘를 받았던 병사들도 존경하는 인물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제국 체제 하에서, 특별히 지위를 받지도 않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묵묵히 임무를 다한 군인이기 때문이다.
공화파 지지자가 많은 헬베티아 군단을 통제하는 데, 딱 어울리는 인선인 셈이다.
원수 오주로가 지도를 돌아보며 입을 열었다.
“전쟁에선 나폴레옹 황제 폐하나, 유진 부왕처럼 빠르기만 한 군인만 이기는 게 아니지. 게다가, 우리가 상대할 자는 카를 대공이 아니야.”
“이젠 국왕입니다. 하지만 헝가리 군대도 결국 우리 적이 될 겁니다.”
“당장은 아니지, 생 시르. 오스트리아 왕국의 라우돈 기병대장, 그리고 라이베리히 총사령관이 우리의 적수다.”
문득 오주로가 금박 무늬가 새겨진 원수봉을 들며 눈을 번뜩였다.
“그들, 모두 모험을 싫어하지. 그럴 때는 압박으로 싸워야 하네. 어쨌든, 이제 라하르페가 왔으니 출진을 해볼까?”
사령부 밖을 나서는 오주로의 앞으로 군단 근위대가 사열했다.
-척, 척, 척!
이제, 오스트리아를 겨냥한 헬베티아 군단의 기동이 시작될 차례가 온 것이다.
***
물론, 오스트리아가 하나였다면 이미 전쟁은 시작된 뒤다.
-쾅! 쾅! 쾅!
모로는 부임하자마자 전투가 진행되는 광경을 목격했다.
위치는 옛 오스트리아 땅인 갈리치아 공국령 크라쿠프.
공격자 또한 옛 오스트리아 제국이었던 헝가리 왕국군이다.
그러나 오스트리아 제국군과 군복만 흡사할 뿐, 편제는 전혀 다르다.
마치 프랑스 제국군을 떠올리게 만드는 적군을 시찰하던 모로에게 베르나도트가 달려왔다.
“원수 각하, 어려울 때 도착하셨군요.”
“갈리치아 공국이 벌써 절반 이상 점령당했다고?”
“어쩔 수 없잖습니까? 거긴 유진 부왕이 자기 부친 애인 오빠를 위해 만든 공국 아닙니까. 저꼴이 되는 것도 당연하죠.”
보헤미아 공국 총사령관, 베르나도트는 이를 갈며 말했다.
“게다가 헝가리 놈들, 보통이 아닙니다. 우리 제국군에서도 도입되지 않은 병기를 씁니다.”
모로는 포격전이 벌어지는 광경을 보다 미간을 좁혔다.
“후장식 대포로군.”
“아직, 제국근위대가 정식 도입하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맞습니까?”
“그렇다네. 다만 저건 작렬탄은 아닌 것 같군. 하긴, 그건 불발률이 높아서 해군에서나 쓰일 수 있는 병기지.”
한때 오스트리아 제국과 호엔린덴에서 일전을 벌였던 모로가 눈을 가늘게 떴다.
“카를 국왕, 이번에야말로 승부를 낼 때가 왔나.”
저 멀리, 호엔린덴의 숙적이었던 카를이 지휘하는 군대에서 요란한 소리가 울렸다.
-쉬익, 쾅!
본래 원역사보다 50년 빨리 육지에서 도입된 후미장전식 대포가 쏘아 보내는 포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