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02)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02화(403/547)
(402) 제국 근위대가 아우스터리츠로 간다
패배가 알려졌을 때, 웃을 수 있는 자는 아마도 황제뿐일 것이다.
“푸하핫! 모로 녀석, 어처구니가 없군! 병사들을 그렇게 허무하게 날려 버리다니! 게다가, 트레빌 제독은 배를 전부 날려 먹어?”
이곳은 마인츠, 라인 동맹의 명목상 대표자, 마인츠 대주교가 있는 곳이다.
본래 원역사라면 이른바 교회령은 벌써 모두 해체되는 [독일 제후령 개편]의 시대다.
이는 프랑스가 라인강 서안을 모두 차지하는 대신, 해당 지역에 영토를 갖고 있던 제후들에게 다른 영토로 보상해준 사건이다.
당시 이 개편으로 인해 자유도시나 소영주, 그리고 저물어 가던 교회 제후령이 일거에 사라졌다.
허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우선, 나폴레옹이 교황과 알루미늄 은화를 매개로 거래하며, 교회와 훨씬 친해졌다.
다음, 본래 제후령 개편은 신성로마제국이 제국의회를 통해 마지막으로 결의한 사건인데, 제국이 조기에 해체되었다.
무엇보다 나폴레옹이 딱히 독일 제후들에게 신세를 진 것도 없고, 눈치를 볼 일도 없는 데다, 견제할 오스트리아 제국이 없는 탓에 개편을 해줄 이유도 없다.
결국 엉뚱하게도 구시대 유물인 교회 제후령이 고스란히 존속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 사실에 어색함을 느끼는 대신, 프랑스 제국군은 보급용으로 제후령을 써먹는 중이다.
마인츠 대주교의 사제들에게 보급 명령서를 하달하다, 총참모장 베르티에가 눈살을 찌푸렸다.
“주교께서 이 일은 잘 처리해주시오. 폐하, 웃고 계실 때가 아닙니다.
“그럼, 울까? 내 아들이 승전보를 전해왔는데 말이야!”
“일단, 국경에서 기다리며 다른 군단이 전진하는 걸 지켜보심이 어떻겠습니까?”
나폴레옹은 껄껄 웃다 눈을 번들거렸다.
“베르티에, 짐을 그렇게 모르나! 애초에 신중하게 군을 운용할 거였다면, 전쟁을 일으키지도 않았어! 전쟁이란 시작하지 않는다면 모를까, 시작한다면 반드시 적군 주력을 격멸해야 해! 그게 전쟁의 유일한 선이야!”
이미 이곳은 라인강 동안, 그러니까 구제국령 경내다.
나폴레옹 휘하 제국근위대를 중심으로 하는 제1군단의 숫자는 총 8만 명.
본래 대육군을 만들 때부터 신경썼던 기병 비율도 20프로라, 총 1만 6천기에 달한다.
나아가 대포의 수량도 총 320문으로 병사 1천명 당 4문의 비율을 갖췄다.
이 비율은 원역사라면 1천명 당 2문 정도고, 후일 러시아 원정에서나 겨우 4.5문 정도로 늘어난다.
특히 포병대 전부가 기마포병대로 구성된 탓에 전장 기동성이 좋다.
물론 행군 중에는 마차로 끄는 도보포병대와 별 다를 바도 없었지만 말이다.
다만 프랑스에서 일찍이 볼 수 없었고, 나폴레옹 본인도 처음 거느리는 잘 훈련된 정예군인 것만은 확실히다.
이런 병력을 손아귀에 쥐었는데, 신중하게 움직인다?
나폴레옹은 이보다 못한 병력을 이끌 때도, 언제나 공세적인 남자다.
그러나 적극 기동은 당연히 보급 혼란을 가져온다.
총참모장 베르티에는 그 점을 떠올리다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폐하.”
“좋아, 현 상황을 정리해 보자고. 우리도 빠르게 움직였지만, 적도 생각보다 빨라. 시시각각 상황이 변하고 있어.”
“지금까지 들어온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베르티에가 다시 무표정한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
본래 나폴레옹의 사령부는 나폴레옹이 지시하고, 베르티에와 참모들이 단순히 지시를 이행하는 구조다.
이런 구조는 오스트리아에서 체계화된 참모장교단이나, 프로이센의 참모본부처럼 체계화된 작전을 구사하기 어렵게 만든다.
대신 총사령관의 지시가 신속, 정확, 효율적으로 전달된다는 장점이 있다.
베르티에가 만든 총사령부 참모진도 그런 구조다.
“우, 우선 에스파냐 전선입니다. 마세나 원수가 사라고사에서 막혔습니다. 상대는 에스파냐 육군 총사령관 로마나 후작, 그리고 영국 인디아 연대가 가세했다고 합니다.”
총참모장의 눈길을 받은 참모 부관, 클라우제비츠가 재빨리 보고했다.
“인디아 연대? 설마 인도인들로 구성되었다는 소리는 아니겠지?”
“어, 그렇지는 않지만, 이, 인도에서 싸웠던 동인도회사 용병들은 맞습니다. 무, 물론 주로 영국인이긴 하지만, 도이치인들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마세나도 실전 감각이 많이 떨어졌군. 고작 그걸 돌파하지 못해서 지체 중인가? 짐이 옛 아라곤 왕국의 분열을 이용하라고 신신당부했건만!”
나폴레옹이 혀를 찼다.
물론 마세나로서는 억울한 얘기다.
모든 지시를 따랐고, 성공적으로 진격 중이었는데, 엉뚱한 적수를 만나 고전하는 중이었으니까.
아직 유럽에는 알려지지 않은 인디아의 정복자를 말이다.
클라우제비츠가 긴장한 채 땀을 닦으며 설명했다.
“다, 다음으로 플랑드르 전선은 조용합니다. 아직, 영국 해군이 우리 해안선을 공격할 뿐, 상륙전의 조짐은 보이지 않습니다. 주, 주된 이유는 러시아 방면 북해 공략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거 말인데, 혹시 덴마크를 노리는 게 아닐까?”
“예? 덴마크는 중립국입니다만.”
당황한 클라우제비츠를 한심한 듯 보다, 나폴레옹이 다그쳤다.
“프로이센 출신이라서 뭘 모르는군! 영국놈들이 그런 걸 따지나? 내가 보기엔 전세계를 삼키기 전에는, 영국인들의 탐욕은 끝나지 않아! 틀림없이 코펜하겐을 노릴 거야. 쉬르테와 내무부는 덴마크를 주시하도록!”
쉬르테 총수이자 이번 원정에서는 황제를 따라온 남자, 로슈자클랭이 쓴웃음을 머금고 고개를 조아렸다.
하지만 다른 군용 스파이는 베르티에의 몫이다.
어떻게 코펜하겐까지 첩자를 보낼지 고민하다, 베르티에가 직접 나섰다.
“작전 회의 종료 후 재차 당부해 놓겠습니다. 그 다음은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전선입니다.”
“헝가리는 완전히 말아먹은 걸 들었고, 오주로는 뭘하는 거지? 왜 아직도 오스트리아 경내로 들어서지 않은 건가?”
“오스트리아 외곽의 뷔르템베르크 공작령으로 진격 중이라고 합니다. 별다른 보고는 없지만, 오스트리아군을 유인해내려는 것 같습니다.”
순간, 나폴레옹이 지휘관용 임시 책상을 내리쳤다.
“흥, 저 신의도 없는 프란츠를 왕좌에서 끌어내려야 할 게 아닌가! 오주로는 영광을 얻는 방법을 모르는군. 단숨에 빈으로 쳐들어가서, 원하는 전장으로 이끌어야지!”
당연히 그렇게 간단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나폴레옹이었다면, 보다 대담하고 신속한 기동을 펼쳤을 게 분명하다.
입맛을 다시던 베르티에가 마지막 군단 기동을 보고했다.
“마지막은 예나의 승장, 유진 부왕과 쥐노 원수입니다. 현재 부왕군은 예나 승리 후, 베를린으로 진격하고 있습니다.”
“후후, 역시 내 아들이군. 하지만 섣부른 판단이야. 프로이센 본토로 진입하면, 15만 대군에 포위될 우려가 있지.”
“그러면, 후퇴하라고 명령서를 전달할까요?”
그런데 나폴레옹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짐이 직접 진격한다. 그러면, 아주 간단히 포위를 풀 수 있지!”
8만, 황제가 직접 이끄는 근위대 1만과 제1군단 7만 명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
어쨌든 마인츠에서 뮌헨까지, 427킬로미터를 보름만에 주파할 수 있는 군대는, 이 시점에선 나폴레옹 군단밖에 없다.
“가, 간만에 뵙습니다. 화, 황제 폐하.”
전혀 예상치 못한 황제의 직접 진군에, 바이에른 대공 막시밀리안 요제프가 서둘러 맞이하러 나왔다.
그렇지만 대공이 나왔음에도 황제의 시선은 곱지 않다.
나폴레옹이 뮌헨 앞 초지, 임시 의자에 앉은 채 대공을 힐끗 쏘아보았다.
“바이에른 대공께서는, 참 바빠 보이시오?”
“예? 무, 무슨 말씀이신지요?”
“아니, 이쪽저쪽으로 움직이느라 힘들겠다는 말이오. 그저께는 영국, 어제는 프로이센, 오늘은 프랑스라니 얼마나 빠른 기동일지?”
아직 나폴레옹이 황제가 된 지 고작 4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비텔스바흐 가문의 당대 당주인 대공이 보기엔 그야말로 벼락출세한 하층민이다.
하지만 이 순간 대공은 사시나무 떨 듯 떨며 황제 앞에 무릎을 꿇었다.
“용서해주십시오, 폐하! 그저 옛 구제국 시절의 친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절을 받았다가, 그만!”
이미 나폴레옹이 바이에른의 동향을 파악했음을 깨달은 것이다.
그냥 떠보는 게 아니라, 나폴레옹은 평소에도 수많은 첩자를 개인적으로 운용하며 전장 정보를 수집해 왔다.
하물며 바이에른 공국처럼 중요한 요충지에 위치한 나라를 내버려둘 리는 만무하다.
그렇지만 양다리를 걸친 걸 알면서도 내버려둔 이유가 있다.
나폴레옹이 은근한 태도로 대공의 어깨를 두들기며 물었다.
“대공, 왕이 되고 싶지 않소?”
“무슨, 말씀이십니까, 폐하?”
“이미 신성로마제국은 멸망했소, 대공. 또한, 유럽에는 오직 두 개의 제국이 있을 뿐이오. 프랑스, 그리고 러시아지.”
전혀 예상치 못한 말에 대공은 눈을 굴렸다.
나폴레옹이 당장 대공을 처단하려 들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대체 뭘 요구하려고 이러는 걸까?
“그 말은 유럽의 패권을 프랑스와 러시아가 양분하게 될 거라는 의미요. 물론 이번 전쟁에서 짐이 패배한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 하지만, 그럴 것 같소?”
대공은 마른 침을 삼키다, 나폴레옹에게 고개를 조아렸다.
“스, 승리의 여신이, 폐하와 함께함을 누구도, 의심하지 않습니다!”
나폴레옹은 란과 베르티에, 그리고 휘하 장군들을 돌아보며 킬킬거렸다.
“그런가? 정작 대공 전하께서는 의심하는 것 같소만. 안 그런가?”
“폐, 폐하!”
“물론 짐은 관대한 사람이오. 배신자에게도 한 번의 기회는 주지. 또한 바이에른은 훌륭한 군대와 뛰어난 작가, 그리고 문화를 지니고 있지. 애석하게는 괴테는 없지만 말이오.”
괴테는 이름이 비슷한 작센 바이마르 공국 출신이다.
그러니까, 얼마 전 유진이 전쟁을 치르느라 지나쳤던 땅이랄까.
물론 나폴레옹과 달리 딱히 괴테의 팬이 아닌 유진은 무심히 비켜갔지만 말이다.
진작 괴테를 영입했어야 했다고 속으로 안달 난 대공에게, 황제가 명했다.
“그러니 딱 한 번의 기회를 주겠소. 이번 전쟁에 보급을 전적으로 담당하시오.”
“예? 아, 그, 그건.”
“싫소? 물론 짐은 관대한 사람이니 강요하진 않겠소. 다만, 그렇게 된다면 배신에 대해 짐의 아들부터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군. 마침 베를린으로 진격 중인 아들을 다시 회군시킬 필요가 있긴 한데.”
그 순간 예나의 참사를 떠올린 대공이 부르짖었다.
“공국의 모든 물자를 동원해서라도, 제국 그랑다르메의 진군을 지원하겠나이다! 요, 용서해주소서!”
나폴레옹은 껄껄 웃다, 바이에른 대공의 어깨를 치며 일어났다.
“좋소. 그럼, 청구서는 나중에 우리 외무장관에게 보내 주시오. ‘적정히’ 처리해줄 거요.”
물론 한 푼도 안 주겠다는 소리다.
-저벅, 저벅, 저벅!
대공은 나폴레옹과 제국 근위대가 그 자리를 떠날 때까지, 일어나지 못했다.
***
바이에른에서 간만에 편안히 쉰 프랑스 제국근위대가, 다시 채비를 갖췄다.
“폐하, 행군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나폴레옹은 새벽부터 눈을 뜬 채, 지도를 주시하다 총참모장의 보고에 일어났다.
“좋아. 속보로 간다. 바이에른 공국 외에 진군로에 있는 공국들에게 협조 허락은 받았겠지?”
“물론입니다. 헤센 카셀, 뷔르템베르크, 작센 바이마르, 그리고 작센 공국도 모두 전적인 협력을 약속했습니다.”
“밀라노에서 보급된 통조림은?”
총참모장 베르티에가 빈틈없이 답했다.
“헬베티아 공화국 루트로 바이마르 공국을 통해 수송될 예정입니다. 한데, 목적지가 어딥니까, 폐하?”
지금껏 그 문제로 나폴레옹은 홀로 밤을 지샌 것이다.
만약에 프로이센이라면 참모간의 열띤 토론 끝에, 오스트리아라면 노장군들의 커피 회담 끝에 정해졌을 일이다.
그러나 그랑다르메는 위험하게도 행군, 보급, 이동에 대한 모든 최종 결정을 나폴레옹 홀로 내린다.
단지, 나폴레옹이 천재일 뿐이다.
“아주, 간단하다. 적들 모두를 한곳에 모을 수 있는 곳이지.”
문득 나폴레옹이 눈을 번뜩였다.
“모라비아. 오스트리아의 남은 북부 변경령에서, 구제국의 망령과 프리드리히 대왕의 후예들을 동시에 박살낸다.”
모라비아, 원역사 현대의 체코다.
아직 분할에도 불구하고 이곳만큼은 여전히 오스트리아 왕국의 영토다.
한데 이곳 남부에는 브르노라는 도시가 있다.
수도 빈으로 직항하는 요충지인데, 이 도시 인근에는 한적한 평원과 마을이 있다.
바로, 아우스터리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