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03)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03화(404/547)
(403) 황제와 대공이 마주치다
모라비아 브르노, 혹은 아우스터리츠로 가는 길은 평탄하지만, 동시에 쉴 틈이 없다.
-탕! 탕탕! 탕탕탕!
문득 측면에서 발생한 총성에 샤를 프랑수아 위셰 드 라 베두에르 소위가 외쳤다.
“맙소사, 또 다시 초병이야! 산개, 산개!”
근위대 병사들이 바삐 전방으로 뛰쳐나갔지만, 숲에 숨어 있던 적병들은 일제히 흩어져 달아났다.
아마도 추격전을 벌여도 제대로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다.
이른바 게르만의 숲은 근대가 다가오는 이 시점에도, 구제국령 남부에는 곳곳에 흩어져 있다.
그래서 오스트리아, 혹은 모라비아가 가까워질수록 숲을 이용해 습격하는 적병들도 늘어나는 중이다.
멀리, 본진에서 말을 타고 행군하다 나폴레옹이 총성에 귀를 기울였다.
“후후, 이거 유진 녀석이 들쑤신 덕을 톡톡히 보는군.”
“본군 근위대까지 이 정도로 산병들이 공격해오는데, 전위나 후위의 피해는 더욱 클 겁니다. 폐하.”
“그럼 장군들의 역량을 시험할 차례로군.”
근위대장 란 원수의 진언에 나폴레옹은 별거 아니라는 듯 명령했다.
“란, 제국 근위군단 각 사단장들에게 명령을 하달하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짐을 따라오라고. 단, 병력 손실률이 5프로를 넘어선다면, 그 사단장은 강등이다!”
일견 엄하지만 합리적인 명령처럼 들린다.
프랑스 제국군은 용병이 많은 외국군과 달리 국민병으로 충성심이 강해, 쉽게 탈영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지금은 강행군 중이다.
또한 적군 습격도 빈발하고 있으니 5프로의 손실률은 지키기 어려운 숫자다.
기가 막힌 얼굴로 뒤로 쳐지던 란에게 베르티에가 말을 바삐 움직여 다가섰다.
“사단장들이 죽어 나가겠군. 지금 누가 예하 사단을 맡고 있소? 란 원수 각하?”
“일단 당장 떠오르는 이름은 뮈라, 모르티에, 브륀, 우디노, 마크도날, 빅토르 정도가 있군요. 총참모장.”
“다른 친구들은 별 문제가 안 되는데, 뮈라가 문제군. 통제 가능하겠소?”
란은 낯을 찌푸리다 자신의 부지휘관을 돌아보았다.
“베시에르, 자네가 뮈라 사단 감독 좀 다녀와.”
본래 원역사에서 란과 베시에르는 이 시기에 원수가 된다.
허나 이는 란이 뮈라와의 경쟁에서 지고, 공금 낭비 문제로 통령 근위대장에서 물러날 때, 베시에르가 후임을 꿰찬 사건 때문이다.
한데 현재는 유진이 뮈라를 눌렀고, 나폴레옹의 재정은 보아르네 카르텔 덕분에 튼튼했다.
해서, 돈 문제로 일어날 해프닝 대부분이 무산된 상태다.
그러다 보니 베시에르는 여전히 란의 충실한 부관인 셈이다.
하지만 아무리 충실해도 싫은 임무는 있다.
얼굴을 잔뜩 찡그리며 베시에르가 퉁명스레 대꾸했다.
“원수 각하, 뮈라의 뒤나 봐주는 건 이탈리아 원정 때로 족한 것 같습니다만.”
“아니면 다시 부왕 전하께 뮈라를 보내야 할 건데 말이야. 그렇게 되면 부왕 전하가 아주 달갑잖게 생각하겠지?”
“부왕 전하 예하에서 차라리 뛰고 싶군요. 이번에 라살이나 네이가 신나게 달렸다던데요.”
기병 지휘관으로서 경쟁자인 둘을 질투하는 베시에르에게, 란이 콧방귀를 뀌었다.
“흥, 걱정 마. 어차피 우리 위대한 황제 폐하는 공적을 남에게 주는 분이 아니야. 게다가, [아페리티브]야 부왕 전하가 먹어 치우셨지만, [플랏 프린시팔]은 이제 막 시작일 뿐이지.”
아페리티브, 전채요리.
그리고 플랏 프란시팔은 메인 디쉬를 말한다.
사실 요리의 맛에는 무관심한 나폴레옹이지만, 전쟁이라는 요리에서만큼은 누구에게도 양보가 없다.
베시에르는 고개를 끄덕이다 미간을 좁혔다.
“정말, 오스트리아군이 기어 나올까요?”
“오스트리아만 나오는 게 아니야. 헝가리도 같이 나와. 왜? 황제 폐하가 미끼로 가는 거니까.”
“예?”
란이 킬킬 웃다 황제가 가는 방향을 슬쩍 보며 낮게 일렀다.
“이 작전의 요체를 아직도 모르겠나? 폐하를 미끼로 던져서, 대어를 낚으려는 거야. 결국 폐하를 죽여야 적들은 안심하고 침대에서 미녀 궁둥이를 두들길 수 있다고!”
지금 나폴레옹은 강행군으로 모라비아 진군 중이다.
하지만 사실 나폴레옹이 서둘러야 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아무리 해상에서 영국이 프랑스를 완파하고, 교역상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을 시점이라도, 급한 쪽은 오히려 영국이다.
영국은 식량 생산국이 아니라 식량 수입국이다.
그런데 그 식량을 수입하는 나라는 전통적으로 러시아, 미국, 그리고 프랑스였다.
요컨대 영국은 식량수입선과 전부 싸우는 중이다.
당연히 급한 대로 아일랜드를 쥐어짜는 방법도 있고, 구제국 제후들로부터 식량을 수입하고 있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도시 노동자가 증가하기 시작한 런던 수요조차 채우기 어렵다.
조만간 식량 배급제라도 실시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러면 왜 나폴레옹은 서둘러 진격 중일까?
심지어 서전에서 유진이 완승을 거둔 덕에 시간을 벌었는데도 말이다.
답은 하나다.
서둘러서 일부러 달려가 적들을 모두 한 곳에 모으기 위해서다.
기가 막힌 얼굴로 베시에르가 돌아보자, 총참모장 베르티에가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이오. 폐하도 알고 계시고.”
“맙소사. 총참모장, 그런 위험한 작전은 멈춰야 하는 거 아닙니까? 옛날 이탈리아 원정 때야, 어차피 폐하가 일개 장군이셨으니까 도박을 건 거죠! 지금은, 제국을 책임지시는 분 아닙니까!”
“폐하를 말릴 수 있소? 베시에르 장군?”
베시에르가 허를 찔려 입을 다물자, 베르티에는 여전히 무감동한 어조로 일렀다.
“난 자신 없소. 아니면 뮈라 대신 폐하를 설득해 보시든가.”
결국 베시에르는 기수를 돌려야 했다.
“당장, 뮈라나 감시하러 가겠습니다. 이랴!”
어쨌든 정신 나간 황제보다는 망나니 기병이 다루기 더 쉬울 테니까.
***
이 놀라운 정보는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도 입수되었다.
“황제가, 전속으로 모라비아로 진격해?”
본래 모라비아는 슐레지엔, 라우지츠, 보헤미아와 함께 [보헤미아 왕령]을 이루던 지역이다.
그중 라우지츠와 슐레지엔은 프로이센이, 보헤미아는 나폴레옹의 동생 루이가 차지했지만, 모라비아는 여전히 오스트리아 땅이다.
허나 구제국 전체가 분할된 시대, 변경이 되어버린 곳이기도 했다.
한데 그곳으로 지금 나폴레옹이 온다는 거다.
경악한 오스트리아왕 프란츠 2세에게 원로와 장관들이 놀라 외쳤다.
“이건, 빈 협공을 노리는 게 확실합니다. 폐하!”
“맙소사, 카를 대공, 아니 국왕은 뭘하는 거지? 당장 구원군을 보내오라 해야 합니다!”
“오주로와 나폴레옹이 협격하면, 이번에도 빈은 견디지 못할 겁니다!”
이미 은퇴한 전직 재상 투구트나 현직 재상 코벤츨은 물론이고, 차기 재상으로 유력한 바르트하우젠 백작마저 난리법석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현재 오스트리아는 전성기와 비교하면 3분의 1밖에 안 되는 국력을 갖고 있다.
또한 막대한 병력 자원의 공급처였던 헝가리가 분리 독립한 상태다.
예전 제국이 멀쩡할 때도 패배했던 프랑스군, 그것도 나폴레옹이 직접 온다고 한다.
대체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오스트리아 재상이든, 군부든 당혹한 상황이다.
문득 프란츠 2세가 골똘히 생각하다 라우돈 남작을 돌아보았다.
“짐의 사촌 매부인 유진 프라이슈츠는 어디에 있나? 라우돈 원수?”
저 유명한 7년 전쟁의 원훈, 라우돈 원수의 조카인 요한 루트비히 폰 라우돈은 눈만 깜박였다.
“예? 갑자기 그자를 왜 찾으십니까?”
대체 왜 유진을 황제, 아니 구황제 프란츠가 찾을까?
“엄밀히 말해 유진 부왕은 아직, 폐하의 사촌 매부는 아니십니다. 약혼자에 불과하니까요. 혹시 불미스런 일이 있었을 가능성은 높습니다만.”
“나폴레옹의 양자라곤 하나, 그저 얼굴용으로 내세워진 인물 아니겠습니까?”
“그런 무도한 자는 프로이센이 알아서 처리하게 하시지요.”
투구트, 코벤츨, 바르트하우젠이 한 마디씩 덧붙이자, 프란츠 국왕이 벌컥 화를 냈다.
“예나에서 프로이센이 참패한 것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오나! 유진 프라이슈츠가 어디서 기동하는지 조속히 확인하라! 또한!”
문득 프란츠는 라우돈 뒤에 서 있던 총참모장, 라이베리히를 응시했다.
“짐의 동생이자, 우방인 헝가리 국왕께 예를 다하여 청하라. 구원군이 필요하다고!”
그 순간 빈의 호프부르크 궁정인들이 모두 경악했다.
전략적인 의미는 몰라도 궁정정치적 사안에는 달인인 이들이다.
프란츠가 말한 바가 어떤 의미인지 다들 안다.
그렇지만 이렇게 되면, 제국 분열을 돌이킬 수 없게 된다.
현직 재상이자 수석외무장관인 루트비히 폰 코벤츨이 부르짖었다.
“폐하, 그건 헝가리의 독립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실제 독립국이 아닌가?”
“맙소사, 폐하!”
그러나 전임 황제 프란츠는 단호히 외쳤다.
“지금은 허울이 중요한 때가 아니다. 어차피 전쟁이 시작된 이상, 진정 필요한 것은 승리뿐! 짐은 이길 수 있다면 누구에게든 머리를 숙일 것이며, 또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본래 원역사라면, 프란츠는 유능한 동생 카를을 견제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렇지만 현재는 그럴 여유가 전혀 없다.
오히려 카를이 황제가 되겠다고 해도 물러나야 할 판이다.
자칫 합스부르크 가문이 프랑스에 진멸할 위기니까.
프란츠 국왕은 곧이어 궁정 전체에 포고했다.
“나아가 전 오스트리아 국민에게 포고하라. 모든 성인 남성에게 징집 총동원령을 선포하겠다!”
“예?”
“폐하, 그러면 전국에서 대혼란이 초래될 텐데요!”
이번에도, 프란츠는 멈추지 않았다.
“이것은 국가적인 비상사태다! 프랑스인들에게 다시, 빈이 짓밟히는 꼴은 누구도 원하지 않을 것이다! 빈의 예술가들을 모두 동원해 선전하라!”
아직, 로시니나 스트라우스는 태어나지 않았지만, 베토벤과 하이든이 건재한 시대.
빈은 최소한 예술에서는 결코 유럽 어디에도 뒤쳐지지 않는다.
국가 선전 예술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만든다는 것도 모른 채, 프란츠가 선언했다.
“반드시, 이번만은 코르시카의 촌놈을 짐의 앞에 무릎 꿇리리라!”
물론, 총동원령이 국가 전체에 하달될 시간이 있다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
그러나 나폴레옹은 너무 빠르다.
-투두둑.
본래 원역사라면, 국가 총동원에 가까운 징병을 거의 4년에 걸쳐 준비한다.
또한 아직 강탈당하지 않은 기마를 모아, 유럽 최고 수준의 기병대도 편성한다.
허나 지금은 프랑스군보다 잘 준비된 게 있다면, 엉뚱하게도 병력이다.
가히 12만에 달하는 대군이 숙영지를 만든 광경을 보다, 카를 국왕이 시선을 돌렸다.
“모라비아, 저곳까지 가히 장애물도 없이 진군해온 셈이군. 옛날이라면, 생각도 할 수 없었던 일이야.”
“제국 해체의 여파 탓입니다. 과거라면, 저항했을 제후들도 모두 두 손을 들었습니다.”
“아니, 예나에서 프로이센이 졌기 때문이다.”
카를은 참모장 바이로데르에게 대꾸하며 전방을 주시했다.
딱 반나절 빠르게 도착했다.
프랑스 제국군이 말이다.
브로노의 인근에 잔뜩 도사리고 있는 8만의 병력을 보니, 옛날 빈 앞에서 펼쳤던 싸움이 생각난다.
과연, 이번에는 이길 수 있을까?
“프로이센으로, 적군의 방해를 뚫고 밀사를 급파할 수 있겠나?”
“예? 프로이센 군을 모라비아로 끌어들이실 생각이십니까?”
“물론 그치들이 탐내던 땅이긴 하지. 하지만 지금은 가릴 때가 아니잖나?”
카를은 결코 방심하지 않는 철두철미한 태도로 답하며 낯을 살짝 찡그렸다.
“이곳에서 황제를 사냥한다.”
현기증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지병인 뇌전증이 살짝 도지려는 모양이다.
전쟁이 끝나기 전까지만 몸이 정상이라면 좋겠다고 카를은 내심 생각하다 이를 악물었다.
상대는 카를이 상대한 군인 중 그야말로 최강의 적수.
나아가 합스부르크와 구제국의 부활을 위해서라도 패배는 용납되지 않는다.
“이후, 유럽을 내 손으로 재편하겠다.”
바야흐로 전직 대공 카를과 현직 황제 나폴레옹이 마주쳤다.
브르노 인근, 아우스터리츠라 불리는 한 시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