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04)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04화(405/547)
(404) 프로이센의 마지막 희망도 왔다
본래 전쟁이란 군대가 아니라, 수도가 점령당할 때 끝나는 것이다.
“하지만, 나폴레옹이 모든 걸 바꿔놨지요!”
베를린 남쪽 소도시 포츠담, 이곳에는 동명의 프로이센 왕궁이 있다.
예나의 충격적인 패배 이후, 프로이센 수뇌부는 다시 포츠담에 집결했다.
물론 아직 프로이센의 군사력이 와해된 상태는 아니다.
패배에도 불구하고, 강도 높은 군기와 규율, [체벌]로 다져진 프로이센 군대는 여전히 국내 상황을 통제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프랑스 제국군을 이길 수 없다.
누구든 이 현실을 피하지 못한다.
평소에 고집 센 장군이라 여겨 온 블뤼허의 말을 국왕이 진지하게 듣고 있는 이유다.
그럼에도, 국왕은 블뤼허가 너무 파격적인 주장을 하자 낯을 찌푸렸다.
“중요한 건 군대입니다. 수도나 영토가 아니라!”
“지금, 그래서 전군을 오스트리아에 헌납하자고?”
“연합해야 한다는 겁니다. 폐하!”
블뤼허가 흰 수염을 나부끼며 고함쳤다.
“아니면, 모라비아에서 나폴레옹이 이겼을 때, 아무도 막지 못합니다!”
카를 헝가리 국왕의 특사는 아직 도착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나폴레옹과 카를, 그리고 오스트리아의 라우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명확하다.
따지고 보면 원역사 현대에는 하루 거리 생활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나아가 프로이센은 과거 슐레지엔을 차지하기 위해, 모라비아에서 작전을 펼친 경험이 풍부했다.
7년 전쟁 참전자, 블뤼허가 모라비아 진군을 자신 있게 주장하는 배경이랄까.
허나 블뤼허를 제외한 나머지 장군들은 자신 없는 얼굴이다.
또한 국왕 프리드리히 빌헬름 3세도 마찬가지였다.
“루이 숙부가 죽었네.”
“전쟁에서는 원래, 전사자가 발생하는 겁니다. 폐하!”
“5만 명이 모두 죽은 것도 그런가? 원래 그게 전쟁인가? 본래 전쟁이란 승패가 갈리면 포로는 살려주는 게 규칙 아닌가?”
문득 빌헬름 국왕이 주먹을 파르르 떨며 외쳤다.
“프랑스의 야만인들은 어떻게 이토록 패자를 가혹하게 학살한단 말인가!”
꼭 분노에 치를 떠는 것 같지만 실은 정반대다.
이것은 공포의 비명이다.
프로이센 장군들도 말을 하지 않을 뿐, 내심 경악하고 있었다.
대체 어떻게 전쟁에서 포로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섬멸할 수 있단 말인가?
물론 이건 유진이 화력전을 택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긴 하지만, 당대 유럽 전쟁 상식을 통째로 부수는 사건이기도 했다.
지난 이탈리아 전쟁 때도, 항복을 하면 최소한 포로는 발생했다.
그러나 유진은 이번에 항복할 틈도 없이 오직 적군 궤멸에만 집중했다.
결과적으로 프로이센 제3군은 도주한 장교와 병사를 제외하면 생존자가 전무한 상태다.
그때 왕궁 한쪽에서 침묵을 지키던, 왕비 루이제가 입술을 뗐다.
“폐하, 울분을 토한다고 승리가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루이제, 전쟁을 결단한 게 잘못일까? 차라리 우리, 모두 나폴레옹에게 가서 목숨을 구걸해야 하나?”
“정신 차려요. 프리츠!”
국왕의 애칭을 부르며, 루이제가 손을 붙들고 소리쳤다.
“영국 대사를 소환해, 전쟁 시작의 책임을 묻고 추가 군사자금 지원을 요청하세요. 그 다음 전군을 이끌고, 블뤼허 기병대장의 말대로 진군하세요!”
그러니까, 모라비아로 합류하란 얘기다.
그것도 전군을 이끌고.
하지만 이렇게 되면 베를린이 빈다.
그런데 당장 프라이슈츠가 베를린으로 기동 중인 마당이다.
국왕은 입을 쩍 벌리다 재차 물었다.
“그럼, 당신은? 애들은? 베를린은?”
“왕자와 왕녀는 모두, 쾨니히스베르크로 피신하면 돼요! 이곳은 호엔로에 공작이 지키게 하고, 당신은 브라운슈바이크 공작과 함께 진군하세요. 난, 군과 함께 하겠습니다!”
“잠깐, 당신이 함께 간다고?”
루이제 왕비가 눈을 번뜩였다.
“왕족과 군인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할 때가 있는 법입니다! 지금이 바로 그때입니다!”
쾨니히스베르크, 원역사 현대의 칼라닌그라드다.
옛날 프로이센이 기원한 튜튼기사단이 수도로 삼았던 장소로, 왕국 동쪽 끝이다.
본래 원역사에서도 프로이센이 나폴레옹에게 항전하기 위해 피신하는 곳이기도 하다.
허나 루이제는 지금, 수도 베를린 함락을 불사하며 싸울 것을 주장하는 것이다.
그 순간 공포에 떨던 프로이센 장군들이 모두 격동했다.
“왕비 폐하의 말이 옳습니다! 이 카를 폰 브라운슈바이크! 프로이센의 육군 원수로서 목숨을 바치겠습니다!”
“베를린은 걱정마십시오. 병사 전원이 전멸하는 그 순간까지 지킬 것입니다. 저 무도한 마탄의 사수가 감히 침범하지 못할 겁니다!”
“저, 에른스트 폰 뤼헬이 국왕 폐하와 왕비 폐하를 사력을 다해 지키겠나이다!”
눈을 크게 뜨고 입을 쩍 벌리던 블뤼허마저, 손뼉을 쳤다.
“하하하! 기사란 레이디를 위해 싸우는 거지요. 기꺼이 함께 하겠습니다!”
그때서야, 비로소 프리드리히 빌헬름 국왕도 결연한 얼굴이 되었다.
어차피 전쟁은 시작된 후다.
선택은 둘 중 하나다.
프랑스 제국과 싸우거나, 아니면 나폴레옹에게 항복하거나.
태어날 때부터 왕족인 이들에게 벼락출세자에게 항복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좋다. 수도나, 영토보다, 군대가 우선이라면, 그거야말로 프로이센의 전통! 프리드리히 대왕 폐하가 보여주신 바다!”
일단 결단을 내린 뒤에는 빌헬름 국왕도 빨랐다.
“호엔로에 공작, 그대의 제2 방면군은 베를린을 지켜라. 나머지 제1군과 제4군은 전원 모라비아로 간다. 짐이, 왕비와 함께 하겠다!”
흑색 군복의 프로이센 장군들이 일제히 발을 구르며 군례를 취했다.
-쿵, 쿵, 척!
바야흐로 프로이센의 정예, 10만이 남하를 결정한 순간이었다.
***
그러나 결정만으로 군이 이동할 수는 없다.
“문제는 경로입니다. 현재, 프로이센 남부는 적국 괴뢰인 보헤미아와 유진 프라이슈츠의 군단으로 포위되어 있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전쟁을 지배하는 것은 전적으로 행군이다.
미래 공중 투하가 가능해질 시대라도, 점령을 위해서는 육군의 진군이 필요할 것이다.
하물며 1806년에는 말할 것도 없다.
나폴레옹조차 결국 원역사에서 몰락한 것은, 전투 패배가 아니라 퇴각 행군의 실패 때문이었다.
참모부에서 보옌 대령의 설명을 듣던 블뤼허가 눈살을 찌푸렸다.
“이상한 점이 있긴 하군.”
“예? 무슨 말씀입니까?”
“프라이슈츠가 베를린으로 천천히 기동하고 있어. 지금까지 번개처럼 달려온 것과 달리.”
블뤼허는 유진 부왕군의 행군 방향을 보다, 샤른호스트를 보았다.
“아무래도, 오스트리아 군을 의식하는 것 같지?”
이제 외팔이가 된 샤른호스트가 파리한 얼굴로 고개를 기울였다.
“우리 프로이센 군의 기동을 경계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유진 부왕군은 여전히 3만 5천이니까요.”
“나폴레옹이 진격하는 상황만 아니라면, 당장 때려잡았을 텐데.”
“화력 면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신병기가 있습니다. 함부로 맞설 상대는 아닙니다.”
이 자리에서 유진과 맞싸운 사람은 샤른호스트 한 명뿐이다.
그만큼 샤른호스트의 말에는 무게가 실려 있었다.
비록 패배했다지만 다른 장군들이 같은 곳에 있었어도, 결과가 같았을 걸 알기 때문이다.
문득 총사령관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이 물었다.
“그럼 우회해야겠군. 어디로 가야 한다고 보나?”
그러자 샤른호스트가 힘겹게, 한쪽 팔로 지도 위를 그었다.
-찌이익!
흑색 목탄이 그어낸 경로를 가리키며 샤른호스트가 말했다.
“보헤미안 루트입니다.”
지도를 뚫어져라 보던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이 고개를 들었다.
“이거, 걸작이군. 여긴 엄연히 적의 영토야.”
“고작 3년 전까지 오스트리아 영토였습니다. 지방 관료나 주민은 대부분 반프랑스 감정으로 가득하죠.”
“딱히 프로이센에 좋은 감정도 없을걸? 모로는 걱정하지 않는 건가?”
그러니까, 지금 샤른호스트는 프로이센에서 보헤미아를 가로지르는 루트를 주장한 것이다.
이것은 모라비아의 위치 때문이다.
모라비아는 원역사 현대로 따지면 체코 남부로, 체코 북부에 해당하는 보헤미아의 남쪽에 위치한다.
프로이센에서 진격하려면 남독일을 돌거나, 아니면 보헤미아를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보헤미아에는 패배하긴 했지만, 모로와 베르나도트가 있지 않았던가?
“모로는 이미 오주로에게 합류하기 위해 이동 중입니다. 작센 공작이 준 선물입니다.”
샤른호스트가 파리한 얼굴로 웃으며 일렀다.
작센 공작은 예나 회전 직전, 프로이센을 선택했다.
현재 프로이센이 운용 중인 군대에도 작센 출신 병사들이 다수 포함되었을 정도다.
하여 예나 회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억지로 프로이센에 붙어 있는 거였다.
브라운슈바이크는 피식 웃었다.
“하, 작센 공작은 아직도 양다리인가?”
“이제와서 프랑스에 붙을 담력이 없나 봅니다.”
“좋아. 전군, 전속력으로 행군한다. 강행군이 프랑스의 전유물이 아니란 걸 보여주지. 블뤼허!”
문득 블뤼허가 눈썹을 치뜨며 브라운슈바이크를 돌아보았다.
“예, 총사령관 각하.”
“이번 전투는 자네에게 맡기겠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대대로 내려온 공작가 후예, 카를 빌헬름 페르디난트 브라운슈바이크가 블뤼허를 보며 웃었다.
“프라이슈츠, 저 저주받을 어린 마탄을 보며 느꼈어. 난 확실히 늙었네. 애석하게도 우리 군에서 그나마 젋고, 또 재기가 넘치는 장군은 노인네가 된 자네뿐이군.”
브라운슈바이크 공작은 저 유명한 발미전투의 패배 이전부터, 프랑스와 싸워왔다.
7년 전쟁, 프로이센 왕위 승계 전쟁, 그리고 혁명 전쟁.
모든 전투에서 용맹히 싸웠고, 때로 이기며 때로 졌지만, 이제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제 71세의 노인, 브라운슈바이크는 시대에 뒤쳐졌다.
뒤를 맡길 자도, 결국 64세의 노인이긴 하지만 말이다.
“게다가, 난 카를 국왕에게 머리 숙일 자신이 없어.”
어차피 하급귀족이라 고개 숙여야 하는 블뤼허가 껄껄 웃었다.
“저도 숙일 생각은 없지만, 이기려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지요. 알겠습니다. 각하.”
프로이센도 쓸 수 있는 최고의 카드를 뽑은 셈이다.
***
이로써 프로이센 왕국군이 적국의 영토를 가로질러, 전장에 왔다.
-탁!
사브르를 검집 채, 땅 위에 꽂으며 블뤼허가 눈을 번뜩였다.
“드디어, 모라비아로군.”
저 멀리 양군이 대치하고 있는 게 보인다.
8만 프랑스군과 12만 오스트리아군.
여기에 10만 프로이센 군이 가세한다면, 규모에서는 [동맹군]이 [제국군]을 압도한다.
문득 샤른호스트가 파리한 얼굴로 상황을 살피다 물었다.
“작센 공작과 호엔로에가 프라이슈츠를 잘 잡아줄까요?”
“놓친다고 봐야지. 다만, 갑자기 진격해 올 때를 대비해, 우리 예비대가 중요하다. 물론 가능성은 낮지만.”
“하긴 베를린 코앞에서 모라비아로 급거 기동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죠. 호엔로에 공작도 바보가 아니고.”
블뤼허는 고개를 끄덕이다 거칠게 검을 휘둘렀다.
“그러니, 우리는 저 코르시카 촌놈을 잡는데 전력을 다하면 돼.”
사브르가 프랑스 제국군 군영이 있는 방향을 갈랐다.
-쉭!
마치, 나폴레옹의 목을 자르기라도 할 것처럼.
1806년 10월 25일.
모라비아 브르노 인근 아우스터리츠.
나폴레옹을 블뤼허와 카를이 포위한 구도가 완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