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05)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05화(406/547)
(405) 나폴레옹이 열세로 회전을 마주하다
지금껏 프랑스가 겪어본 적 없는 상황이 펼쳐졌다.
“병사 숫자가, 우리 두 배라고?”
아우스터리츠, 황제 근위대 숙영지에서, 순시를 하던 나폴레옹이 입을 쩍 벌렸다.
물론 나폴레옹은 열세로 싸워본 경험은 많다.
허나 전장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유리한 형국을 만든 후에 싸운 것도 사실이다.
또한 프랑스 전체 구도에서도, 적국 모두를 합쳐야 겨우 맞설 정도로 대군을 운용해 왔다.
그런데 정작 유럽의 운명을 결정할 판인 이번 전장에서는, 프랑스가 적군 2분의 1 이하다.
“예, 폐하.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비정규병력인 산개보병까지 합하면 3배에 달할지도 모릅니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전황이야? 오스트리아의 동원력이 이렇게 높았나?”
“엄밀히 말하면 오스트리아가 아니라, 헝가리의 동원력이 높습니다. 오스트리아는 이제 막 국민 징집 총동원령을 선포한 상황입니다.”
총참모장 베르티에가 총사령부 참모들의 보고서를 한 문장으로 요약했다.
“결국, 우리는 3개국 군대 22만을 맞아 싸워야 합니다.”
본래 원역사에서는 나폴레옹이 오직 2개국, 오스트리아와 러시아 군대와 이곳에서 마주친다.
또한 오스트리아군은 울름에서 한 번 패주해, 완전히 쫓겨가던 패잔병이었다.
반면 지금은 프로이센군조차 전투 한 번 치러보지 않은 생기 넘치는 병력이다.
해서, 나폴레옹은 실로 최고 상태인 적군을 마주한 셈이다.
어이없다는 듯 혀를 차다, 나폴레옹이 피식 웃었다.
“흐음, 베토벤인가 하는 친구가 또 짐을 비난하는 곡이라도 발표하겠군.”
“그게 누굽니까?”
“빈의 유명한 피아니스트인데, 귀가 먹고 작곡만 한다던데. 짐이 아직 장군이던 시절 찬양하는 곡을 발표했다가, 갑자기 제위에 등극하니 제목을 바꿨다고 해서 알게 됐지.”
잠시, 상관없는 소리를 늘어놓는 황제를 어리둥절하게 보던 베르티에가 이어진 말에 대경질색했다.
“우리 군에도 불만 많은 친구들이 꽤 많을 거야. 짐이 이기니까, 따라오는 거지.”
오직 이겨야 따른다.
결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비록 천재이긴 하지만 나폴레옹이 특별히 매력이 넘치거나, 정통성을 지닌 군주는 아니다.
모든 프랑스인들이 나폴레옹을 황제로 인정하는 이유는 하나.
전쟁에서 항상 이겨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회전에서 진다?
황제 체제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
베르티에가 말문이 막혀 아무 말도 못할 찰나, 란이 나섰다.
“제국 근위대는 폐하께 충성합니다. 저처럼.”
“이런, 란. 정직하게, 사실대로 말하게. 자네, 나랑 동갑내기잖아? 생일은 빠르고. 혁명의 아수라장을 함께 헤쳐나온 동지라고 생각하고, 편히 말해.”
“그렇게 말하신다면야.”
란은 어깨를 으쓱이며 대꾸했다.
“난 나폴레옹, 당신이 이길 거라고 생각해. 우리 근위병들이 그렇듯이! 그러니까, 약한 소리 말라고!”
이번에는 베르티에만이 아니라 주위에 도열해 있던 장군들과 참모, 모두가 입을 쩍 벌렸다.
심지어 대담무쌍한 뮈라조차 눈만 굴릴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물론 원역사에서 그렇듯, 란을 비롯해 나폴레옹에게 이른바 프랑스식 반말을 구사하는 장군들은 꽤 있다.
그렇지만 너무 거침없지 않은가?
그 순간 나폴레옹이 광소를 터뜨렸다.
“푸하핫!”
잔뜩 긴장했던 장군들이 간신히 안도의 한숨을 쉴 때, 나폴레옹은 란의 어깨를 세게 때리며 외쳤다.
“그래. 내가 자신 없어 하는 꼴을 봤다간, 아마 유진이 비웃겠지!”
“그러고 보니 유진 부왕은 이겼군요.”
“맞아, 란. 크하핫! 정작 난 부왕을 시험하니 어쩌니 하고 있었는데, 고작 내게 패배한 놈들을 두고 머뭇거리는 꼴이라니!”
문득 나폴레옹이 눈을 번뜩이며 베르티에를 돌아보았다.
“베르티에, 지도를 가져와! 구제국 황제와 프로이센의 군대왕, 그리고 헝가리 국왕을 어떻게 섬멸해야 할지 결정하겠다!”
물론 총참모장이 지도를 직접 가져오는 법은 없다.
당연히 부관과 각급 참모 장교, 그리고 당번병이 잔심부름을 하기 마련이다.
나아가 나폴레옹의 휘하에는 총참모장 휘하만이 아니라, 전속 고급부관으로 불리는 장교들도 있었다.
구르고, 로리스통, 로바우, 랍을 비롯한 이들로, 후세 원역사에서는 주로 러시아 원정 때 활약하는 신진 세대다.
다만, 이번에는 계급이 아직 낮아 잡일도 도맡아 하는 클라우제비츠가 냉큼 수제 지도를 가져왔다.
베르티에가 지휘하는 통칭 [총참모부]의 작전 참모, 클라우제비츠는 지도를 펼치며 마른 침을 삼켰다.
외국인, 그것도 적국 프로이센 출신인 클라우제비츠에게는 프랑스 제국군에 완전히 입성할 절호의 기회다.
프랑스군 지형부 참모장, 바클레르 달베가 만든 지도를 가리키며 클라우제비츠가 말했다.
“주요 요지는 이렇습니다. 이 근방은 지대가 높지 않고, 동쪽은 평야, 서쪽은 구릉입니다. 우리 총사령부가 위치한 산톤 언덕, 그리고 그 옆에 주란 언덕이 있고, 브르노가 사이에 위치합니다.”
“배후와 남쪽에 강이 있는데?”
“동쪽 배후에는 보세니츠 강이, 남쪽에는 골드바흐 강이 있습니다. 현재 프로이센은 북동쪽에서 접근 중이며, 오스트리아군과 헝가리군 연합이 남동쪽에서 진격 중입니다.”
나폴레옹은 가만히 지도를 보다 눈에 이채를 띠었다.
“중앙에, 고지대가 있군.”
클라우제비츠는 눈을 깜박이다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예? 아, 프라첸이라는 구릉 지대입니다. 이 부근은 그리 높지 않아, 이곳도 언덕 수준입니다. 정찰을 보낼까요?”
“유인을 해야겠어.”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나폴레옹은 눈을 가늘게 뜨다 킬킬 웃으며 주위를 돌아보았다.
“이곳, 고지대를 우리가 탐내는 척하면서, 적군에게 내줘야 해. 누가 나서겠나?”
순간, 장군들이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중요한 임무가 확실하다.
그런데 고지대 확보는 포병 사격전이든, 적진 시찰이든, 혹은 전열보병의 돌격전이든 모두 중요한 과제다.
어째서 나폴레옹은 고지대를 넘겨주는 걸 목표로 하라고 말하는 걸까?
그때 란이 한 발 앞서 나섰다.
“허락하신다면, 제가 직접 하겠습니다.”
“호오, 란? 자네는 직무를 잊고 있군. 근위대장은 짐을 지켜야지.”
“이번 전투의 결정적인 순간 아닙니까?”
란은 눈을 반짝이며 호기롭게 외쳤다.
“어차피 전쟁이 시작되면 폐하 곁에서 지켜보고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 이번 유인전을 제게 맡겨 주십시오!”
사실 황제 근위대장이란 출세하기는 좋지만 전공을 세우기에는 나쁘다.
본래 원역사에서는 란은 일찍 잘리고, 대신 전장에서 선두로 나서며 공훈을 세훈다.
한데 지금은 신임도가 더 높은 대신, 공적을 세울 기회가 없어진 것이다.
승리의 예감에 안달하는 란을 보다, 나폴레옹이 흡족히 웃었다.
“좋아. 그럼, 우디노와 같이 가게. 돌파력과 자제력 모두 기대할만하다는 평가를 들었어. 모로에게.”
기대 없이 장군들의 대열 뒤에 서 있던 우디노가 깜짝 놀라 나섰다.
“성심을 다해, 폐하의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후일 원역사에서 척탄병 장군이라 불리게 될 남자가 처음 나폴레옹에게 제대로 기용된 날이었다.
***
란의 가스코뉴 기병대가 아우스터리츠의 구릉을 달렸다.
-두두두!
문득 저 멀리 적군이 다가오는 것을 보다, 란이 우디노에게 물었다.
“자넨 두렵지 않나?”
“뭐가 두렵단 말입니까? 우리 제국군은 이보다 병기도, 준비도, 보급도 엉망이던 시절에도 오스트리아를 이겨왔습니다. 프로이센이 가세했다고 다를 것도 없죠.”
“과연, 간이 부어서 배 밖에 나온 놈이군.”
우디노는 본래 프랑스군에서 몸을 아끼지 않고 돌격하는 장교로 유명한 남자다.
다만 원역사와 달리 이른바 돌격장으로서만 유명해진 문제가 있었다.
왜냐하면 원래는 이집트 원정으로 나폴레옹이 자리를 비운 사이, 마세나의 참모장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출세하기 때문이다.
이집트 원정을 유진이 간 이후로 우디노의 보직은 모로 군단 휘하가 되었고, 자연히 출세길이 꼬였다.
그러니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듯, 열의를 띤 채 적군을 마상에서 쓰러뜨리는 중이었다.
물론 란도 척탄병 출신이라 우디노와 꽤 잘 맞기도 했다.
원역사에서 우디노의 상관을 지내기도 하는 란이 피식 웃다 말했다.
“사실 난 후퇴하자고 하려 했어.”
쇄도하던 적병에게 사브르로 한 칼을 먹이던 우디노가 깜짝 놀랐다.
“으챠! 원수 각하, 어떻게 그런 말씀을!”
“난 체계적으로 사관학교에서 전술을 배운 적은 없지만, 전쟁에 대해서 감은 있지. 적군은 2배, 게다가 크라쿠프 전투 보고서에 따르면, 적은 후장식 대포를 도입했다던데. 화력 면에서 뛰어나.”
“화력이 모자라면 기동력과 용기로 맞서면 됩니다!”
란은 껄껄 웃다 고개를 저었다.
“전쟁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야, 우디노 소장. 하지만 그럼에도 나도 승전보에 생각이 바뀌었지.”
문득, 란이 눈을 가늘게 뜨며 전방이 아닌, 창공 너머를 응시했다.
“우리, 마탄의 사수께서 적군을 격멸했단 말이야. 카를과 똑같이.”
예나 회전의 승리.
이 승리가 충격을 준 것은 비단 적만이 아니다.
모든 장군들은 동료의 승리에 기뻐하고, 또한 질투한다.
유진도 만약 부왕이 되지 않았다면 원수 지위에 올랐을 게 분명할 터다.
우디노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렇죠. 부왕 전하께 결코 뒤져서는 안 됩니다!”
“이런, 내 말을 못 알아듣는군. 공적 경쟁 얘기가 아니야. 후장식 대포와 적 대군을 상대할 전법에 대한 거지.”
“예?”
란이 기병대를 손짓으로 지휘하며 일렀다.
“아무리 화력이 뛰어나도, 포병으로 적군을 상대하려면, 사정거리 내에 병사들이 들어와야 해. 유진 부왕도, 카를도 그걸 보여준 거야. 반대로 말하면.”
유진도, 카를도 승리의 본질은 같다.
포병 사용, 그것도 신형 대포 활용의 극대화.
지금까지 유럽에서 포병을 활용한 승전은 많았지만, 이 정도로 화력집중을 이뤄낸 장군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런데 역으로 뒤집어 보면 어떨까?
대포를 쓰지 못하게 하면, 이긴다.
“적이, 사정거리 내로 들어온다고 착각했을 때, 승리가 시작된다. 폐하는 그걸 깨달으신 거야. 이크!”
문득 갑자기 밀어닥친 적 대군의 전열에, 란이 상념에서 빠져나오며 외쳤다.
“자, 후퇴다. 얘들아! 꽁지 빠지게 달아나 보자!”
가스코뉴 기병대가 일제히 선회하여, 프라첸 고지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
고지 선점은 그 어떤 때라도 군대에 기쁜 일이다.
“푸하핫! 나폴레옹이 당황해서 큰 실수를 저질렀군!”
블뤼허가 파안대소를 터뜨리자, 샤른호스트가 막사에서 외팔로 턱을 쓰다듬었다.
“이상하군요.”
“그렇지! 이런 고지대를 빼앗기다니, 나폴레옹이 전에 없던 실수를 저질렀어. 아, 파리에서 여자랑 놀아나느라 밤을 지샌다던데, 그래서 그런가?”
“아무리 그렇다 해도, 상대는 나폴레옹입니다. 고지대를 차지하는 게, 포병에게든, 탐색이든 훨씬 유리하다는 걸 모르겠습니까?”
하지만 동맹군 총사령부 막사의 누구도 샤른호스트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어쨌든 병력이든, 보급이든, 혹은 화력이든 모든 게 압도하는 전장이다.
그런데 입지까지 우위에 섰다.
승산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상황이니, 누구도 나폴레옹의 실책을 의심하지 않는다.
문득 프로이센 장군, 뤼헬이 껄껄 웃으며 샤른호스트에게 대꾸했다.
“그러니까, 기병대를 출진시켰다가 도망친 거 아니오. 우리 프로이센 척탄병들이 빨랐던 덕이지! 하하하!”
곧이어 프로이센, 오스트리아, 그리고 헝가리 동맹군 지휘관들이 일제히 축배를 들었다.
“이제, 코르시카 촌놈을 다시 섬으로 쫓아 보냅시다!”
“승리를 위하여!”
“여기 있는 세 분의 왕께 영광을!”
그러나 샤른호스트만은 미간을 좁힌 채, 고지 너머, 적진을 응시했다.
“대체, 나폴레옹은 무슨 생각이지?”
하지만 나폴레옹이 실로 대담한 작전을 구상하고 있음을, 누구도 알지 못했다.
멀리, 아우스터리츠로 달려오는 유진을 제외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