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06)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06화(407/547)
(406) 일제회전을 위해 부왕은 기망작전을 펼친다
시간은, 잠시 10일 전으로 돌아간다.
“어이없게도, 지금 프랑스는 열세입니다. 전하.”
전투의 승리가 꼭 전쟁의 승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예나에서 80킬로미터 북서부, 라이프치히에서 루오는 전황 보고를 듣는 중이다.
5만의 프로이센 군을 문자 그대로 전멸시켰지만, 그렇다고 프로이센 군대 주력이 전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전황 전체 구도도 프랑스에 썩 유리하지 않다.
지금까지 쉬르테에서 보내온 정보를 정리하던 참모장 조미니가 입맛을 다셨다.
“특히 해상에서 영국이 전면 공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트레빌 제독이 못 막았나?”
“아시다시피 보르도 해전에서 완전히 패배했습니다.”
보르도 앞바다에서 영국의 시드니 스미스가 프랑스의 트레빌을 이겼다는 보고서를 보다, 유진이 사령부 막사 책상을 톡톡 두들겼다.
사실, 원역사라면 트라팔가 해전이 작년에 있었어야 한다.
또한 프랑스 제국과 에스파냐가 연합했음에도 더욱 처참한 패전을 겪어야 했을 것이다.
그에 비하면 훨씬 양호한 결과가 아닐까?
최악을 알고 있는 유진이 침착하게 되물었다.
“트레빌 제독의 생사는?”
“죽여달라고 청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물론 황제 폐하의 군대가 너무 빨라, 서신을 가진 사절이 아직 도착하지도 못한 것 같습니다만.”
“너무 섣부른 소리군. 어차피 이번 회전에서 이기면 상관없는 일이 될 거고, 지면 해군제독을 처리할 여유 따위는 없을걸.”
유진이 피식 웃다, 가장 중요한 사실을 재차 확인했다.
“참, 전열함이 몇 척이나 남았지?”
전열함, 3층 규모에 100문 이상의 대포를 지닌 바다의 제왕.
물론 유진이 신대륙에서 풀턴을 만난 덕에, 증기선이 진수되긴 했다.
허나 아직도 증기선이 주류가 될 정도로 증기기관이 효율화된 상태는 아니다.
또한 철갑선에 대한 아이디어가 실험되기에는 너무 전쟁이 격화된 상태다.
그러다 보니 전열함의 숫자는 아직도 해군력의 숫자와 동일하다.
“대서양 함대는 거의 반파입니다. 총 32척 중 17척이 라 로셀로 피신했답니다.”
“보르도는 멀쩡하다던가?”
“아무리 시드니 스미스라도 도르도뉴 강 어귀까지 기어들어 올 담력은 없죠. 양안에 설치된 대포가 사격할 텐데요.”
트라팔가와 앞바다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본래 원역사에서 넬슨은 바다에 면한 항구 앞에서 적 함대와 맞싸웠다.
반면 보르도는 엄연히 도르도뉴 강 하구에 위치한 도시다.
자연, 항구를 불태우기 위해서는 강의 양안에 위치한 해안포를 견뎌내야 한다.
시드니도 압도적인 전력도 아닌 터라, 결국 함대를 반파하는 데 그친 것이다.
물론 그렇다 해도 20프로만 죽어도 전멸로 간주되는 육군 기준이라면, 이미 함대 와해긴 했다.
유진은 참담하기 그지없는 소식에도, 여전히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이번 회전만 이기면 해군 복원에 큰 문제는 없겠군. 지중해 함대는 멀쩡하니까.”
“에스파냐가 영국과 합세한 상태인데요? 언제 시드니가 지중해까지 요격 올지 누가 압니까?”
“그건 지중해 함대에 맡겨두기로 하고. 우리는 진군로를 택해야지.”
문득 유진의 시선이 책상 위 지도를 향했다.
“베를린을 공략하거나, 아니면 부황 폐하의 전장을 향해 가든가.”
나폴레옹은 원역사에서, 그야말로 지도에 집착적인 면모를 보였다고 한다.
이 지도 집착광은 다른 원수들에게도 전염된 탓에, 나폴레옹 군단에서 지도를 보지 않는 자는 오직 뮈라뿐이었다는 얘기가 있다.
비록 백은문자의 은총을 지닌 유진이라도, 세부 지형까지 한 눈으로 헤아릴 수는 없다.
그러니 레이더가 없는 시대, 명장은 지도를 머릿속에 집어넣은 자다.
다부와 술트, 조미니가 옆에서 지도를 보며 재빨리 조언했다.
“아무래도 베를린 공략이 낫지 않을까요? 물론 공성전 같은 걸 하자는 게 아니라, 압박하는 겁니다.”
“우리 군은 이미 예나에서 이겼습니다. 그것도 완승이죠. 전위로서 역할은 다 한 겁니다.”
“뭐, 나머지는 폐하와 오주로, 그리고 모로가 알아서 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 그러고 보니 대체 모로는 어디서 뭘하는 건지 모르겠군요. 오주로는 아주 천천히 빈 방면으로 가는 것 같고.”
유진은 세 군인의 의견을 듣다 묘하게 웃었다.
“과연, 통상적인 상식은 그렇단 말이지.”
다부, 말할 것도 없이 원역사 나폴레옹의 스페셜 제너럴 중 하나다.
술트, 전략적 안목은 뒤처지지만 나름 A급 장군이라고 할 수 있다.
조미니는 어쩌면 전술 이론 면에서는 당대 유럽 최고봉일지도 모른다.
셋 모두가 같은 의견이다.
베를린 진공.
단, 점령하지는 않고 압박만 한다.
유진은 딱히 사관학교에서 이 시대 전술 정석을 배운 게 아니라, 보좌관들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당장 행군만 해도 유진 혼자 진행하라고 하면, 어디선가 빈틈이 생길 정도니까.
그럼에도 정석 그 자체인 세 보좌관의 결론은 유진에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문득 유진을 살피던 수석부관 이폴리트가 눈을 굴렸다.
“어, 부왕 전하? 난 이럴 때는 장군들의 현명한 경험을 따르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너도 똑같은 생각인가? 이폴리트?”
“아니, 나야 전하처럼 천재도 아니고, 장군들처럼 숙련된 전술을 아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그간 옆에서 보아온 감이란 게 있는데.”
이폴리트는 입맛을 다시다 어깨를 움츠렸다.
“어째, 우리 부왕 전하가 아주 위험한 전술을 쓸 것 같아서 말이지.”
군단장 막사 안에 있던 장교들이 깜짝 놀랐다.
혹시 부왕은 베를린 진공을 하지 않을 생각일까?
허나 적군의 전위를 격파한 마당이다.
설사 병력이 모자라더라도 수도를 압박하는 건 당연한 전술이다.
그러나 유진은 웃으며 이폴리트의 말을 수긍했다.
“확실히, 날 가장 잘 아는 건 수석부관이 맞군. 맞아. 난, 남쪽으로 진군할 생각이야.”
그러자 조미니, 다부, 술트가 입을 쩍 벌렸다.
“맙소사! 전하, 그럼 적군을 배후로 두고 진격하게 됩니다!”
“이번에는 지난 도이치 남부 진격처럼 간단하지 않습니다. 우회하면 늦을 거고, 서두르면 적국 영토를 지나쳐야 합니다.”
“보급 면에서,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사실 진군이란 건 사령관의 기분에 따라 정할 일이 아니다.
하루 행군 거리, 병사들의 보급 상태, 식사와 의복, 그리고 정찰이 종합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물론 혁명 전쟁 때, 프랑스는 현지 약탈로 보급을 채웠다.
허나 원역사에서 이런 프랑스식 행군에 감명받은 오스트리아 제국이 약탈 행군을 벌이다, 처참하게 실패한다.
그러나 유진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모두, 그렇게 생각하겠지. 아군도, 적군도. 그러니까 의미가 있는 거야. 라살, 네이!”
문득 유진의 명에 막사 한쪽에 앉아 있던 두 기병이 벌떡 일어났다.
“채비해라. 그대들 두 사람이 날 보좌할 거다.”
“어, 그거야 간단하지만, 뭘 어쩌시려구요?”
“무엇이든 따르겠습니다!”
유진은 싱긋 웃었다.
“쉽다. 기병 단독 행군이다. 이미 많이 해봤으니, 익숙하겠지?”
그러니까, 다시 기병만 기동한다는 거다.
***
베를린, 프로이센 왕국의 수도를 지키는 자는 호엔로에 공작이다.
“유진 부왕군이 현재 베를린으로 진군 중입니다!”
사실, 호엔로에 공작은 7년 전쟁 때만 해도 프로이센과 싸우던 가문의 후계자다.
허나 전쟁이 끝난 후 공작은 프리드리히 대왕에게 감명받고, 프로이센의 군문을 택했다.
이후 바이에른 승계 전쟁에서 공적을 세워, 프로이센 보병대장 지위에 올랐다.
특히 프로이센 융커 계급 장교들과, 용병 출신 병사들 사이에서 용감하기로 이름 높은 장군이었다.
프로이센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수도 방어를 맡긴 이유가 있는 셈이다.
그러나 용감한 장군이 꼭 전술 감식안도 좋은 것은 아니다.
베를린으로 진격 중인 프랑스 제4군단의 행보를 보고받다, 호엔로에 공작이 콧방귀를 뀌었다.
“흥, 샤른호스트의 예측이 틀렸군! 프라이슈츠는 역시 수도 함락이란 공훈에 눈이 멀었어!”
“어떻게 할까요, 공작 각하. 이 기회에 프라이슈츠를 잡을까요?”
“애석하게도, 그건 내 일이 아니다. 우리가 무너지면, 프로이센에는 뒤가 없어.”
호엔로에 공작은 참모장 마센바흐에게 대꾸하며 눈을 가늘게 떴다.
“모든 진격 가능한 루트에 정찰을 보내라. 놈들의 목적지는 명확하다. 베를린, 그리고 포츠담! 적의 목적을 안다면 반드시 막을 수 있다!”
이 판단은 구시대라면 정석이다.
그러나 군대가 전쟁 수행 목적의 핵심이 된 19세기에는 정석조차 아니다.
그럼에도 마센바흐를 비롯한 프로이센 제2군단 참모부도 동의했다.
다만 프로이센 병참 참모부 최고 참모, 마센바흐 대령은 다른 점에 주목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뭐지?”
“작센 공작 군이 우리 쪽에 합류하려 들지 않고 있습니다.”
마센바흐가 조심스레 공작에게 물었다.
“혹시, 프랑스에게 넘어간 게 아닐까요?”
호엔로에 공작은 콧방귀를 뀌며 대꾸했다.
“작센 공작이라면 그러고도 남지. 상관없다. 승리의 시간이 왔을 때, 작센 공작은 대가를 치를 것이다!”
작센 공국이 지닌 묘한 위치를 생각할 때,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특히 예나에서 프로이센이 패배한 이후, 작센의 동향은 결코 일관되지 않았다.
다만 아직 프로이센의 군사력은 멀쩡하기 때문에, 친프랑스로 돌아설 수도 없을 것이다.
문득 호엔로에 공작이 지도를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오라, 마탄의 사수. 이 포츠담이 네 무덤이 되리니!”
포츠담, 베를린의 남쪽에 위치한 왕궁 도시에서, 프로이센 수비군의 결사항전 태세가 갖춰졌다.
***
그렇다면 작센 공작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배웅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공작 전하.”
바로, 유진을 수도 인근, 행군로에서 맞이하는 중이다.
작센 공작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는 연신 불안한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혹시 프로이센의 첩자나 정찰병이라도 마주할까 두려운 모양이다.
물론 모든 주력을 모라비아로 보낸 프로이센에게 그럴 여력이 있을 리는 없지만.
공작이 유진에게 마른 침을 삼키며 변명했다.
“면목이 없네. 자네가 여러 번 경고했음에도, 어리석은 선택을 했어.”
“원래 옆집 깡패가 먼 곳에 있는 도적 떼보다 무서운 법이죠.”
“큼큼! 아니, 비, 비유가 좀.”
당황한 공작에게 유진이 웃으며 일렀다.
“독일 제후들이 보기엔 그렇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전하, 잘 생각하십시오. 전하께 왕위를 줄 수 있는 건 이 유럽에서 나폴레옹 황제 폐하뿐입니다.”
일견 터무니없게 들리는 얘기다.
라인 동맹에 가입했다가 탈퇴하고, 뒤에서 프로이센과 손 잡으며, 여전히 정보를 흘리는 작센 공국이다.
그런데 왕위를 준다?
어처구니없는 일이지만, 실제 원역사에서 일어난 일이다.
나폴레옹이 관대하다기보다, 오스트리아와 프로이센을 견제하기 위해, 작센과 바이마르, 뷔르템베르크를 왕국으로 승격시킨 탓이다.
물론 원역사와 달리 오스트리아는 분열되었지만, 작센을 왕국으로 승격시킬 요인은 많이 남아 있다.
예컨대 언제 적으로 돌아설지 모를 러시아 제국 견제라든가.
여기까지 꿰뚫어 보지 못하는 작센 공작이 낯을 찌푸렸다.
“이 마당에 말인가?”
“부황께선 관대하십니다. 사실, 이번 전쟁이 아니었다면 오스트리아에 제위를 돌려주셨을지도 모르죠?”
“허허, 믿을 수가 없군. 하지만, 난 자네는 믿네.”
작센 공작은 예나의 승장, 유진에게 고개를 조아렸다.
“부디, 우리 작센을 살려주게.”
유진은 작센 공작을 보다, 고개를 끄덕이며 말머리를 돌렸다.
“걱정마십시오. 이기고 와서, 뵙겠습니다. 가자, 라살! 네이!”
“히-호! 이번에야말로 제국 후사르의 용맹을 보여주죠!”
“선두는 제가 지키겠습니다!”
5천, 유진 부왕군 기병여단이 달리기 시작했다.
-두두두!
남쪽, 모라비아의 전장, 아우스터리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