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07)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07화(408/547)
(407) 카를은 필승 전략을 세웠다
1806년, 유럽의 전략가들이 공통적으로 던지는 질문이 있다.
어째서 나폴레옹은 무적인가?
이 질문에 답해야만, 승자는 승리를, 패자는 설욕을 꿈꿀 수 있다.
마치 마술처럼 불가능해 보이는 작전을 언제나 성공시켜 온 불세출의 군인에 대해서 말이다.
헝가리 국왕 카를이 습기가 가득한 10월의 아우스터리츠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항상 우세한 상황을 만들고, 열세인 병력을 깨부수기 때문이오. 그러니, 이기고자 한다면 상황을 반대로 뒤집어야 합니다. 프리드리히 빌헬름 폐하.”
아우스터리츠는 두 개의 강으로 둘러싸인 분지다.
그러니 자연히 습기가 넘칠 수밖에 없다.
안개도 꽤 자주 발생하는 편인데, 알고 보면 이곳이 초행인 카를도 이제야 지형을 파악하는 중이다.
하물며 본래 이곳이 자국령도 아니었던 프로이센 국왕이야 말할 것도 없다.
빌헬름은 낯선 습기가 낯에 부딪치는 감각에 슬쩍 찌푸리다 물었다.
“카를 대공, 아니 국왕 폐하. 잘 들었소.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이오?”
“우선 우리는 병력 면에서 상대를 압도하고 있소. 또한 대포의 숫자도 적보다 많은 게 확실하오. 아직 적들의 포대를 다 관찰한 건 아니지만.”
“화력과 병력이 앞서는군. 그럼 당장 공격을!”
마음이 급한 빌헬름과 달리, 몇 번이고 나폴레옹과 부딪쳤던 카를은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한 가지, 기동력 면에서는 적군이 앞선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소. 일단, 기병의 숫자가 우리가 훨씬 적군.”
이것은 원역사와 판이하게 달라진 점이다.
본래 역사에서 아우스터리츠에서 마주한 군대는 세 부류다.
프랑스 제국군, 오스트리아 제국군, 그리고 러시아 제국군.
이중에서 기병이 가장 많은 군대는 다름 아닌 오스트리아였다.
일견 프랑스가 기사의 나라로서, 기병이 가장 강할 것 같지만, 그건 중세 시대의 이야기다.
전열보병과 대포가 전장의 주역으로 변한 이후, 프랑스도 보병과 포병 육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자연히 기병 정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고, 혁명 당시에는 귀족들이 쫓겨나 기병이 모자란 사태까지 빚어졌다.
그런데 현재, 아우스터리츠에서 동맹군과 프랑스군이 맞닥뜨린 상황은 반대다.
포병과 보병 면에서 동맹군은 프랑스를 양으로 압도한다.
반면에 기병만은 오히려 프랑스가 절대 우위에 서 있는 것이다.
프랑스 제국 제1군단 8만 중 무려 1만 6천이 기병이다.
대포는 오히려 적어서, 전 사단을 합쳐도 150문 내외다.
그러나 헝가리와 오스트리아, 프로이센은 기병은 고작 삼군 통합 5천 기 남짓이지만, 대포는 무려 230문에 달한다.
특히 헝가리가 가져온 120문의 대포 중 50문은 영국에서 수입한 신형 대포다.
후미장전식, 속사가 가능한 대포.
보아르네 후미장전식과 달리, 기술 문제로 구경이 커서, 기마포병대로 이동할 수 없다는 단점은 있다.
하지만 전장이 고정된 현 상황에선 충분히 보완 가능한 약점일 뿐이다.
“문제는 그럼에도, 나폴레옹이 기동력으로 장난칠 우려는 있다는 거요.”
“무슨 장난 말씀이시오?”
“우리 동맹군의 배후를 공격할 수 있다는 거지요.”
고속 기동과 배후 공격.
나폴레옹이 이탈리아 전쟁 때부터 주특기로 삼았던 전술이다.
그동안 나폴레옹의 전술을 면밀히 연구해온 카를은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이번에도 나폴레옹은 자신의 주특기를 사용할 것이다.
그럼 어떻게 봉쇄할 수 있을까?
카를은 지휘봉을 휘둘러 전장을 프라첸 고지 위에서 그었다.
좌현, 프랑스군 입장에서 본다면 우익이 보인다.
“저곳, 골드바흐 강 너머에 텔니츠라는 마을이 있소.”
“흐음, 프랑스 군대가 보이는군. 어쩐지, 중앙이나 우현보다 숫자가 적어 보이는데.”
“분명 일부러 그런 거요.”
빌헬름 국왕이 흠칫 놀랄 찰나, 카를이 차분히 일렀다.
“우리를 저곳으로 유인하려는 술책이 확실하오.”
만약, 유진이 카를의 말을 들었다면 깜짝 놀랐을지 모른다.
왜냐하면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이 전개했던 전술이기 맞기 때문이다.
나폴레옹은 일부러 우익을 약하게 보이게 만든 후, 동맹군을 유인했다.
이후, 전술사에 길이 남은 승부수를 꺼내든다.
그러나 나폴레옹에게 더욱 치욕적인 패전을 겪었던 카를은, 본래 그랬을 것보다 더욱 열심히 나폴레옹을 연구한 거였다.
당연히 프로이센 국왕이나 뒤에서 듣던 장군들 입장에서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얘기다.
블뤼허 기병대장이 참지 못하고 나섰다.
“그게 말이 됩니까? 아까운 정예병을 적군에게 헌납한다구요? 게다가 우리 쪽이 대포 면에서 더 우위에 있다는 건, 나폴레옹도 압니다!”
“블뤼허 프로이센 기병대장, 나는 나폴레옹이 어리석다고 생각하지 않소. 오히려 천재이기 때문에 쓸 수 있는 전술이지.”
“아니, 천재라고 해서, 일부러 아군을 제물로 내준다니요! 그랬다가 오히려 전열이 붕괴됩니다!”
언뜻 무례한 태도에 카를의 부관들과 오스트리아 장군들이 낯을 찡그렸다.
허나 카를은 힐책하지 않았다.
대신, 여전히 차분한 태도로 간단히 설명했다.
“그건, 프랑스군의 전의를 너무 우습게 보는 거요. 블뤼허 장군.”
그러니까 블뤼허와 카를의 대화는 병사의 사기 문제에 대한 얘기다.
보통 이 시대 유럽 각국은 아직 완전히 징병제를 도입하지 못한 상태다.
그렇기에 병사들은 국가가 아니라 봉급을 위해 싸운다.
하지만 돈은 목숨보다 귀중하지 않다.
때문에 유인책으로 병사들의 목숨을 내주는 작전은 함부로 구사할 수 없다.
유인은 그저 후퇴하는 게 아니라, 싸우며 버텨내야 의미가 있는 작전이다.
만약에 프로이센 병사들에게 이런 작전을 시켰다간, 제대로 버티지도 못하고 흩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프랑스군은 다르다.
“프랑스인들이 뭐가 다르단 겁니까? 저들도 사람입니다. 군주가, 그저 자기들을 제물로 삼았다는 걸 알면!”
“그걸 누가 알려주겠소? 우리가 선전해서 알려줄 수도 없는 일이고. 병사들은 자신들의 조국을 위해 싸우는 거고, 기꺼이 목숨을 바칠 거요.”
“조국이라구요?”
블뤼허가 흰 눈썹을 치뜨자, 카를이 살짝 미간을 좁히며 일렀다.
“그렇소. 프랑스군은 자신들의 국가를 위해 싸우는 군대요. 그게 가장 무서운 점이지.”
카를의 표정이 변한 이유는 블뤼허에게 화가 나서가 아니다.
뇌전증, 오랜 지병이 도진 탓이다.
그래도 전투 때까지는 버틸 수 있다고 다짐하며, 카를은 다시 전장을 응시했다.
“허나, 이걸 이미 알게 된 이상, 우리에게도 방법은 있지요.”
“그게 뭡니까, 카를 폐하?”
“이미 프로이센군은 경험했을 전법이오.”
문득 카를이 배후를 돌아보았다.
“알아도, 막을 수 없는 화력을 퍼붓는 거요.”
그곳에 프라첸 고지로 올라오는 헝가리 도보포병대가 있었다.
-쿠르릉!
영국제 신형 [피트 캐논] 50문과 함께.
***
어두운 밤, 물샐 틈 없는 경호 속에서 동유럽을 움직이는 군주와 장군들이 모였다.
“문제는 시간입니다, 프란츠 폐하.”
가장 앞에서 유등의 빛을 받아 기괴하게 보이는 막사 속, 헝가리 참모장 바이로데르가 고했다.
허나 바이로데르의 말에 다른 모든 장군들은 의아한 얼굴이 되었다.
분명 원거리 원정을 나온 자는 나폴레옹이다.
되려 동맹군은 본거지가 가까워 보급선이 짧은데, 왜 시간이 문제일까?
오스트리아군 원수, 라우돈이 물었다.
“그게 무슨 뜻인가, 바이로데르 참모장?”
“이곳, 브로노 일대에서, 나폴레옹은 8만의 군대만을 이끌고 있습니다. 하지만 본래 나폴레옹이 출진시킨 병력은 30만, 그중 ‘서부’ 전선에 배치된 병력은 20만에 달합니다. 라우돈 원수 각하.”
“그중 보헤미아 군단은 헝가리가 이미 격퇴했지만 말이야.”
라우돈이 입맛을 다시며 칭찬했지만, 바이로데르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모로가 죽은 건 아닙니다. 나아가, 빈을 향해 오주로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과거 하나의 나라, 하나의 군대였던 오스트리아와 헝가리다.
또한 지금도 프랑스에 하나로 뭉쳐서 대항하는 중이다.
허나 분할책 자체는 효과가 있어서, 지금도 서로 틈이 벌어지는 거였다.
물론 프랑스 황제를 오늘 물리친다면, 이런 틈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문득 침묵을 지키던 오스트리아 국왕이자 전임 황제, 프란츠 2세가 말했다.
“빈 점령은 각오했네.”
“병사들의 사기가 떨어질 겁니다. 폐하.”
“그렇다 해도, 이번 회전의 승리가 중요해. 아니!”
프란츠 2세는 책상을 내려치며 외쳤다.
“나폴레옹을 잡아야 해. 반드시!”
동맹군 총사령부 막사에 있던 수뇌부 모두가 그 말에 고개를 주억거렸다.
나폴레옹을 잡아야만 한다.
그래야 프랑스 제국을 붕괴시킬 수 있다.
일견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지만, 실제 원역사에서 유사하게 일어난 사건이다.
바이로데르도 힘있게 화답했다.
“옳으신 판단입니다. 그러니, 적군이 총집결하기 전, 이곳에서 결판을 내야 합니다. 카를 ‘국왕’ 폐하와 저희 헝가리 참모부가 논의한 작전은 다음과 같습니다.”
문득 바이로데르가 시선을 돌리자, 헝가리 참모부 장교들이 달려와 표시 기물을 배치했다.
-탁, 탁, 탁!
기병과 보병, 포병이 색색으로 묘사된 기물을 보며 바이로데르가 일렀다.
“이게 바로 양군의 배치도입니다.”
“프랑스는 좌익과 중앙에 주력을 배치했군. 우익은 상대적으로 약하고.”
“유인이라는 건 벌써 모두 설명 들으셨을 겁니다. 우리는 그 유인책을 역이용합니다.”
일순, 새카만 기물 하나가 프라첸 고지 위치에 놓였다.
“이것이 영국제 최신형 대포, 피트 캐논입니다. 피트 수상이 특명을 내려 개발하게 한 대포죠. 사실 프랑스 제국 병기창에서 기술자들을 빼돌렸답니다.”
그러니까, 후장식 대포가 영국에서 제조된 배경이다.
본래 영국에서 후장식 대포가 도입되는 것은 1850년대다.
허나 유진이 카이로 해전에서 후장식 대포를 처음 사용하고, 곧이어 나폴레옹이 볼로뉴에서 사열용으로 선보이자, 영국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특히 피트가 재집권하면서 에일리언 오피스를 총동원해 기술을 빼 오게 된 것이다.
국장 위컴과 스파이 마스터 오베르뉴의 업적이랄까.
다만 정작 영국군은 대규모 육군을 동원하지 않는 데다 [로켓]에 빠져 [피트 캐논]을 사용하지 않았다.
하여, 엉뚱하게도 카를 국왕이 피트 캐논을 주병기로 구사하게 된 것이다.
카를이 미간을 찌푸린 채 눈을 감고 있는 것을 슬쩍 훔쳐보며, 바이로데르가 고했다.
“이 대포로, 집중 포격을 펼쳐, 적군 우익을 궤멸시킵니다.”
프로이센의 장군들과 오스트리아 장군들이 일제히 고개를 주억거렸다.
“과연, 그럼 유인이고 뭐고 없지.”
“아예 뻥 뚫리겠어.”
“그럼 우리는 좌익군을 총동원해, 적을 포위할 수 있겠군!”
심지어 성질이 괄괄하기로 유명한 블뤼허마저 수긍하자, 바이로데르가 힘차게 외쳤다.
“바로, 그겁니다. 빠르면 내일 중, 늦어도 3일 내에 나폴레옹이 폐하들의 앞에 무릎을 꿇고 목숨을 구걸하게 될 겁니다!”
그 순간 수도를 두고 온 국왕 두 사람과 프로이센 왕비 루이제가 소리쳤다.
“좋네! 프로이센은 작전에 찬성한다!””오스트리아도, 마찬가지요!”
“삼국 동맹이 영원하기를! 프랑스여, 저주받으라!”
미녀의 외침은 항상 남자들의 피를 끓게 만드는 법.
프로이센 왕비 루이제의 가세도 마찬가지였다.
일순, 모든 장군들이 함께 사브르를 뽑아들며 외쳤다.
“프랑스의 파멸을! 동맹의 승리를!”
나폴레옹이 고개를 들었다.
***
마침내, 아우스터리츠의 새벽이 밝아온다.
“안개가, 심하군요.”
어느새 언덕 아래를 메워버린 안개를 보다, 힐러 장군이 다가와 말했다.
헝가리 국왕, 카를은 눈을 감고 있다가, 그 말에 간신히 눈을 떴다.
두통이 머리를 짓눌러 서 있는 것도 쉽지 않다.
하지만 아직 전자 단말로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 총사령관도 전장에서 직접 지휘를 할 수밖에 없다.
카를은 창백한 안색을 애써 감추며, 힐러에게 물었다.
“대포를 발사하는 데는 지장 없나?”
“상대방 위치가 눈으로 보이지 않는 문제는 있지만, 사전에 측량은 해놨습니다.”
“그러면, 적군이 눈치채기 전에 시작해야겠군.”
카를의 허락이 떨어지기 무섭게, 포술장 벨가르드가 외쳤다.
“헝가리의 포병들이여, 이제 우리가 역사를 바꾼다!”
동시에 포문이 예열되다, 이윽고 불을 뿜기 시작했다.
-쉬익, 쾅!
크라쿠프 전투의 주역, 피트 캐논 포병 연대가 쏘아대는 포탄이 허공을 날았다.
-쾅! 쾅쾅! 쾅쾅쾅!
곡사로 쏘아져 포탄이 낙하하는 장소는 한 곳.
프랑스 제국군의 우익, 텔니츠.
아무리 조국을 위해 싸우는 병사들이라도 대포에 당해낼 장사는 없다.
그러나 카를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사전에 바이로데르와 논의해둔 작전을 명령 하달했다.
“공격 개시 신호를 보내라! 적군이 당황할 때, 좌익이 상대방 우익을 돌파해야 한다”
바야흐로 로젠베르크의 기병대와 힐러의 전열보병이 골드바흐 강을 건넜다
비록 안개가 가득했지만, 사전에 이미 지형을 파악해둔 터라, 병사들의 진격에는 거침이 없었다.
그런데 한창 진군 중일 때였다.
-쨍!
아우스터리츠 동쪽으로 해가 뜨고 안개가 걷혀갈 찰나, 로젠베르크가 눈을 부릅떴다.
“뭐야, 다 어디 갔어?”
유인전을 펼쳐야 할 텔니츠의 프랑스 우익군, 브륀 사단이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쾅!
빈 마을을 포탄이 요란하게 때리며, 전쟁의 시작을 알릴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