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08)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08화(409/547)
(408) 기동 각개격파 섬멸전이 펼쳐지다
1806년 11월 1일, 아우스터리츠 고지에서 쏘아지는 포격이 창공을 메아리쳤다.
-쾅! 쾅! 쾅!
프라첸을 빼앗긴 것은 처음부터 프랑스 제국군이 의도한 바다.
허나 아무리 그렇다 해도 고지를 빼앗긴 것은 역시 뼈아픈 일이었다.
어쨌든 황제가 친히 기동 중인 본영 한복판까지 오탄이 날아들 정도니 말이다.
문득 제1군단 후방사단장 브륀 소장이 달려와 고했다.
“황제 폐하! 피하십시오! 본영이 위험합니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아직도 희뿌연 앞을 힐끗 보다 대꾸했다.
“안개 속인데, 무슨 정확도가 있겠나?”
“오히려 그러니, 유탄이 날아올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브륀! 짐을 겁쟁이로 보는 건가!”
문득 나폴레옹이 브륀을 보며 호통쳤다.
“리볼리의 위기 때도, 짐은 물러난 적이 없네! 하물며, 지금은 충성스런 제국 근위대와 함께 있지 않나!”
이탈리아 원정을 종식시킨 결정적인 전투, 리볼리에서 브륀도 함께했다.
당시 나폴레옹이 위태로운 전황에서도 굴하지 않았음을 떠올리며, 브륀의 심장이 격동했다.
저 사람이 브륀의, 아니, 프랑스 제국의 황제다.
문득 브륀은 용맹하게 쏟아지는 포화 속을 달리며 부르짖었다.
“근위대! 폐하를 지켜라!”
근위대 병사들도 일제히 뛰쳐나가기 시작했다.
-타다닥!
제국 근위대 중핵은 이탈리아 군단 출신 병사들이다.
그때만 해도 패잔병이나 다름없는 꼴이었지만, 지금은 제국 최고의 군인 집단이라 할 수 있다.
누가 이들을 제국 대육군 최정예로 만들었을까?
다름 아닌 나폴레옹이다.
황제가 나서는 모습에, 용맹하게 진군하는 병사들을 보며, 나폴레옹도 포효했다.
“좋아! 리볼리의 용자들이여! 짐을 따르라!”
이탈리아 원정 때보다는 살이 찐 나폴레옹이 힘차게 달려나갔다.
물론 제국 근위대에 이렇게 마음 편하게 질주할 수 있는 사람만 있는 건 아니다.
근위대장 란, 총참모장 베르티에, 그리고 수석부관 수우코프스키가 미처 따르지 못한 채 서로 돌아보았다.
“설마 아직도 리볼리의 하사관인 줄 아시나?”
“그때는 부관 여럿 죽을뻔했지. 하여간 수우코프스키 대령, 폐하가 완전히 노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게.”
“정 안 되면 제가 육탄으로 방어하죠. 이랴!”
폴란드 출신 망명장교, 수우코프스키가 기병 전문가답게 힘차게 말을 달렸다.
베르티에를 비롯한 참모들은 약간 느리게, 란을 비롯한 근위 기마척탄병 연대는 빠르게 뒤를 따랐다.
문득 란에게 우디노가 바삐 달려오다 물었다.
“원수 각하, 우익이 완전히 비었는데, 이거, 괜찮을까요?”
“폐하께서 이미 예상하셨던 바야! 특히 오스트리아나 헝가리군은 기병과 보병이 뒤섞인 약점이 있지!”
“그럼 병종이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어서 좋은 거 아닙니까?”
우디노가 눈을 깜박일 찰나, 란이 호쾌하게 웃으며 외쳤다.
“천만에, 느려! 그렇잖아도 우리보다 느린 오스트리아-헝가리 군이 더욱 느려질 수밖에 없어!”
물론 오스트리아군과 헝가리군은 다르다.
그렇지만 카를 국왕의 개혁에도 불구하고, 원판이 [구제국군]임은 변함없다.
자연히 세 가지 병종, 특히 보병과 기병 부대가 함께 편재되어 있는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지휘관들이 명령을 내릴 때, 양대 병종이 함께 있는 게 훨씬 편했기 때문이다.
반면 프랑스 제국군은 사단 단위에서만 병종이 함께 있고, 연대별로는 병종이 따로 편재되어 있다.
아직 동력기관이 전장에 도입되지 않은 시대, 이 차이가 각국 군대 속도 격차로 이어졌다.
바로 오늘 아우스터리츠에서.
-두두두!
란이 제국근위대 병사들을 질타하며 외쳤다.
“가자, 좌익으로 맹격을 퍼부어야 한다! 적군은 좌익 측면에 제대로 된 방어를 하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 제국 근위대는 후세에 널리 알려졌듯, 세 종류의 병력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고참 근위대로, 이들은 빠르면 툴롱, 늦어도 이탈리아에서 함께 한 이들이다.
다음 중견 근위대로, 이들은 대체로 제2차 대프랑스 동맹 전쟁 무렵에는 전장에 참여했다.
허나 지금 가장 빠르게 달리는 이들은 신참 근위대, 곧 이번 전쟁에서 처음 나폴레옹을 따르게 된 이들이다.
전쟁이 처음이지만, 모두 기세를 타고 신나게 달려간다.
특히 기병대가 아닌 전열보병들조차 전력으로 질주하고 있다.
근위대가 노리는 목표는 좌익, 적군이 가장 취약한 지점이다.
문득 근위보병 지휘관, 마크도날 장군이 외쳤다.
“적들이 보입니다!”
“전열, 사열!”
“사격 준비! 모두 적보다 빨리 쏴야 함을 잊지 마라!”
란의 명령에 마크도날이 바삐 전열보병을 사열하며, 사격준비를 개시했다.
그런데 란은 전열보병을 보고 있지 않았다.
그보다도 더 빠르게, 흩어져 달리는 병력들을 보다, 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우디노가 외쳤다.
“티라이외르! 스커미셔! 그리고, 볼티져! 전원 산개! 사격 개시!”
저격병, 척후병, 그리고 도약병.
기병만 흉갑기병과 창기병, 용기병과 총기병, 후사르의 차이가 있는 게 아니다.
보병도 차이가 있다.
당연히 아직도 후장식 소총이 보편화되지 않아 머스킷이 주력인 시대, 전장의 주인공은 대오를 갖추어 사격전을 펼치는 전열보병이다.
그러나 그 앞에서 산개, 곧 흩어져 좌식사격을 펼치는 병사들이 있다.
이른바 척후병으로 통칭되는 이들인데, 나폴레옹은 이들을 세분화해 저격 전문가와 선제 척후, 그리고 아예 기병들까지 봉쇄하는 도약병으로 나누었다.
지금 근위대에 배치된 경보병 스페셜리스트들이 총출동한 것이다.
이 작전이 가능한 이유는 간단하다.
보아르네 카르텔 폴리 병기창에서 만들어진 특제 병기, 뇌홍 전장식 소총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철컥, 탕! 철컥, 탕! 철컥, 탕!
물론 유진이 직접 신대륙에서 공수해온 후장식 기병용 라이플에 비교할 정도는 아니다.
허나 화약이 아니라 뇌홍으로 격발되는 퍼커션, 아니 [마르소캡]으로 구성된 총탄도 장전과 격발 속도는 빠르다.
비록 포복 사격까지는 어려워도 이른바 ‘앉아쏴’는 가능하단 뜻이다.
사방에서 흩어져서 쏘아지는 총탄에 대기 중이던 북측 좌현, 오스트리아군이 일거에 꺾였다.
중앙 고지에 있을 헝가리 군대가 미처 도우러 오지 못한다.
당연히 남측 우현으로 진군했던 프로이센 병사들은 멀다.
이 틈을 탄 란이 재차 명령을 내리려던 찰나였다.
“적들의 전열이 깨진다, 용기병들이여, 나를 따르라!”
순간 뮈라가 이끄는 근위대 후사르, 곧 엽기병들이 뛰쳐나갔다.
“뮈라 장군을 따르라!”
엽기병들은 사브르를 휘두르며 미친 듯 달렸다.
문제는 그들이 달리는 방향이 좌현, 곧 오스트리아 군이 후퇴하는 방향이란 거다.
반면, 나폴레옹의 제국 근위대는 방향을 본격적으로 뒤바꾸는 중이었다.
문득, 베시에르가 달려와 외쳤다.
“원수 각하, 뮈라가 폭주합니다!”
“냅둬!”
“하지만, 저대로 가다가 포위당하면!”
란은 고개를 저으며 고함쳤다.
“아니, 지금은 기세를 탈 때가 맞아! 베시에르, 자네도 출격 준비해!”
베시에르가 낯을 찡그리다 직계 용기병들과 함께 회군해 뮈라의 뒤를 따랐다.
-잇히이이잉!
그 순간 나폴레옹의 본대가 중앙을 향해 진군하기 시작했다.
***
헝가리군 참모장, 바이로데르는 도저히 현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된 거야! 분명 우리가 고지대에 있는데!”
총사령관 카를 국왕과 바이로데르가 짠 작전은 완벽했다.
심지어 나폴레옹의 기동조차 예측하고 대비책까지 마련했다.
그러나 누가 대군 대치 상황에서 한쪽 측면을 완전히 비울 거라고 예상한단 말인가?
지금도 프로이센 군과 헝가리 혼성군이 당황했을 뿐, 정상적으로 기동한다면 나폴레옹이 되려 포위당할 수도 있다.
허나 너무 빨리 프랑스측 좌현, 동맹군측 우현이 꺾이는 바람에 포위전조차 불가능해졌다.
한데 어느새 고지대로 적군이 올라오고 있는 게 보인다.
문득 로젠베르크와 힐러가 회군하는 게 보인다.
당장 적의 배후를 치라고 바이로데르가 외치려던 찰나, 척후병이 달려와 외쳤다.
“고지대로, 프랑스 놈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포구를 어서 바꿔! 프라첸 고지를 빼앗겨서는 안 된다!”
“어렵습니다. 모두 중포라서!”
포병대를 맡은 벨가르드가 악을 썼다.
“게다가, 초반부, 과열로 연기가 새어 나옵니다!”
이것은 후장식 대포의 기술적 문제점이다.
본래 원역사에서 후장식 대포는 19세기 중반에서야 비로소 현실화된다.
아이디어 자체는 사실 무려 14세기부터 나왔지만, 연기가 새고 자칫 폭발하기 쉬운 기술적 난이도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진도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해, 꼼수를 썼다.
브리치블록, 그러니까 포탄이 설치된 후미를 갈아끼우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반면 영국에서는 정말 후미로 포탄을 장전하는 방식을 도입했는데, 이 기술은 폴리 병기창에서도 아직 연구중인 기술이었다.
신기술인 대신, 불안정하고, 나사 구조가 쉽게 연기를 새도록 만든다.
바이로데르가 당황해 어떤 명령을 내릴지 망설일 때였다.
-쨍!
문득 햇살이 눈부시게 전장을 비추기 시작했다.
“햇빛이다! 놈들이 눈을 뜨지 못할 거야! 지금, 쏴야 한다!”
안개가 걷히고, 동쪽에서 고지로 올라오는 게 보인다.
프랑스 제국 근위대가 돌격하고 있었다.
참모장 바이로데르가 바삐 명령을 내렸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했다.
그야말로 웅장한 나폴레옹의 [시엘코트], 혹은 영어로는 블루코트가 밀려 들어왔기 때문이다.
“어, 어, 어서 쏴라!”
“맙소사, 놈들이 대체 언제 여기까지?”
“사, 삼만이 넘겠어!”
게다가 정면에서도 브륀의 후방사단이 밀려들어오고 있었다.
본래는 우익을 지켜야 할 병력이었지만, 나폴레옹이 일찍 빼돌려서 중앙에 배치한 탓이다.
완전히 압도된 헝가리군 사이에서 일순 브륀 쪽을 보다 힐러가 말했다.
“잠깐, 저놈들, 포병 아니야?”
모두가 시선을 돌렸을 때, 이미 늦은 뒤였다.
-쉬익, 쾅!
프랑스가 자랑하는 기마포병대가 밀려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당연히 당황하지 않았다면 격퇴할 수 있는 상대였지만, 헝가리군은 완전히 공황에 빠진 상태였다.
그랑다르메 포병 사령관, 에블레가 소리쳤다.
“고지를 쏴라! 적군을 고지 아래로 내쫓는다!”
열띤 추격과 진군, 포격이 프라첸 고지를 무대로 펼쳐졌다.
그 모습을 보던 나폴레옹이 프라첸 고지 북쪽에서 올려다 보다 흡족히 웃었다.
구상한 작전이 완전히 맞아 떨어졌다.
처음부터 나폴레옹은 오스트리아도, 프로이센도 안중에 없었다.
오직 카를만이 목표였던 것이다.
“이겼군. 후후.”
“아직, 아닙니다. 폐하.”
“저대로 중앙을 돌파해서, 헝가리군을 격파하면 그것으로 끝이야. 프로이센과 오스트리아군은 더 이상 나서지 못할 걸세.”
나폴레옹은 껄껄 웃으며 호언했다.
“이번에도 짐의 [마법]이라고, 신문 기자들이 떠들겠군. 하하핫!”
그러나 전쟁은 격동이고, 언제든 전황은 뒤바뀔 수 있다.
-탕!
문득 뺨을 스쳐지나간 총탄에 나폴레옹이 간담이 서늘해져 시선을 돌렸다.
“뭐야, 이건.”
대체 어디서 총탄이 날아왔을까?
상황을 알아차리는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나폴레옹의 옆을 바싹 지키고 있던 부관, 루이 샤를 카페가 외쳤다.
“폐하! 프로이센입니다! 프로이센 전열 보병이 밀어닥치고 있습니다!”
우현, 프라첸 고지 남쪽에서 이제야 정신을 차린 프로이센군이 돌아오고 있었던 것이다.
***
물론 프로이센도 그리 형편이 좋지는 않았다.
“오직, 돌격뿐이다! 이제는!”
블뤼허가 핏발 선 눈으로 지휘봉을 휘두르며 부르짖었다.
당연히 싸움 한 번 하지 않은 프로이센군은 싱싱하다.
그러나 보병 위주라 갑작스런 전황 변동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예컨대 전열이라도 갖추고 진군하다간 전투가 다 끝난 다음에나 돌아올 수 있다.
때문에 지금 프로이센군은 전적으로 전열조차 이루지 않은 채 산개돌진을 실행하는 중이다.
블뤼허가 전권을 브라운슈바이크에게서 위임받은 터라, 아무도 막지 못했다.
문득 후위군 사령관이었던 뤼헬이 바삐 달리다 말 위에서 아는 얼굴을 발견했다.
외팔이 참모장, 샤른호스트다.
“참모장! 적어도, 대열을 이루며 실탄을 쏠 시간이 필요하네! 기병대장을 멈춰주게!”
“그럴 시간은 없습니다! 지금, 황제를 잡아야 하오. 그러자면, 오직 총검돌격 뿐!”
“그렇지만 만일 실패한다면 어찌되겠나!”
샤른호스트가 잘려나간 팔의 소매를 펄럭이다 고개를 저었다.
“어차피, 우리가 시도하지 않아도, 이대로 가면 전군 전열 붕괴요!”
만약 프로이센이 천천히 대열을 갖춰 진격한다면, 용감히 싸울 수는 있다.
허나 헝가리와 오스트리아는 그 사이 빠르기 그지없는 그랑다르메의 먹이가 될 것이다.
이후 전투는 프랑스의 일방적 우세하에 치러지게 될 게 뻔하다.
그럴 바에는 여기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
프로이센의 이름 높은 장교단이 용맹히 달리며 외쳤다.
“이대로, 프랑스의 독수리를 잡는다!”
“가자! 촌놈을 잡아라!”
“코르시카에 돌아갈 것은 시체뿐! 진격!”
그때 전혀 예측하지 못한 방향에서 총격이 쏘아졌다.
-탕! 탕! 탕!
너무 멀어 닿지는 않았지만 병사들을 놀라 멈추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습격입니다!”
당혹한 샤른호스트가 멀쩡한 눈으로 망원경을 들다 비명을 질렀다.
“어떻게, 동쪽 배후에서 진격을?”
동쪽, 아우스터리츠 마을 방면에서 기병대가 달려오고 있었다.
선두에서 달리는 기수는 바로 유진이었다.
유진이 기마에 탄 채 라이플을 들었다.
-탕!
마침내 유진 총기병 여단이 아우스터리츠에 도착한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