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10)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10화(411/547)
(410) 나폴레옹이 유일 승자로 서다
마치 전쟁이 끝난 것처럼 사방이 고요하다.
-투두둑.
방금 전까지 포성이 시끄러웠던 게 거짓말 같을 정도다.
유진은 지금껏 청각 보호를 위해 끼고 있던 귀마개를 슬쩍 빼 보았다.
여전히 포성이나 총성이 들리지 않는다.
반대로 사람들의 외침과 행군 소리는 여전히 들리는 게, 전투가 끝나지는 않았음을 알릴 뿐이다.
사방을 돌아보다, 유진은 확언했다.
“이겼어.”
그러자 유진 옆을 따르던 라살이 휘파람을 불며 대꾸했다.
“아직, 아닌데요. 전하.”
“적군 모두가 패주하고 있잖아.”
“당장 프로이센 군만 해도 남쪽으로 이동 중입니다. 어, 저쪽에 호수가 있는 것 같은데.”
눈이 좋은 라살이 망원경까지 들어 슬쩍 남쪽 전방을 보다 고개를 갸웃거렸다.
“진짜 기후가 이상하군요. 벌써 얼었나?”
아우스터리츠는 지금 전투의 단계로 따지면 추격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우선 나폴레옹이 중앙을 돌파하고, 북쪽 좌익에 자리잡고 있던 오스트리아군을 패주시켰다.
다음 전군을 몰아쳐 중앙 고지를 점령 시도했다.
일단 여기서 공방전이 펼쳐진 직후, 프로이센군이 재반격을 도모했으나 유진이 도래해 시간이 지체되었다.
그러다 기다리고 있던 오주로가 도착해 사실상 회전은 끝났다.
이후에 연합군은 뿔뿔이 흩어져 달아나는 중이다.
하지만 유진은 라살의 말에 뭔가 떠오르는 기억이 있었다.
문득 유진이 황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뒤로크!”
본래 포병 지휘관이지만, 유진의 근위대장을 맡은 터라 따라온 뒤로크가 군례를 취했다.
“예, 전하.”
“부왕의 명이다. 기마포병대 어느 연대든 상관없다. 연대장에게 내 명령이라고 전달하고, 포병대를 인수해 달려라.”
“목표는 어딥니까?”
이유를 묻지 않는 뒤로크에게 흡족하게 웃다, 유진이 재차 명했다.
“사찬 호수다. 저곳으로 단 한 명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해라!”
물론 이 자리에서 사찬 호수가 어딘지 아는 자는 유진 말고는 아무도 없다.
허나 남쪽 호수를 가리킨다는 사실은 눈치챌 수 있었다.
명을 받들어 뒤로크가 달려가는 모습을 보다, 눈만 깜박이던 수석부관 이폴리트가 흠칫 놀랐다.
유진의 구상이 머리에 그려진 탓이다.
“잠깐, 그렇게 되면 다 물에 빠져 죽을 텐데?”
그러니까 지금 유진은 이렇게 명령한 것이다.
포병대를 장악해 이동하라.
고지든 근접 지역이든 위치를 점유하라.
다음, 호수를 향해 쏴라.
11월이지만 이상 기후로 호수가 얼어붙어, 프로이센군은 호수 위를 향해 달리는 중이다.
그런데 만약 포탄이 쏘아지면 어떻게 될까?
설사 맞지 않는다 해도 얼음은 깨어지게 된다.
유진은 냉정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여기서, 프로이센군을 남기게 되면, 결국 제국이 위험해지니까.”
찰나, 총성이 유진 옆에서 울렸다.
-탕!
완전히 빗나간 총탄이었지만, 사격 자체가 전장에서는 위협이다.
황급히 유진의 부왕 근위대가 총을 쏜 병사에게 달려들었다.
적군의 이탈자로 부근을 배회하던 낙오자들이었다.
“윽, 우리가 먼저 위험하겠어!”
“반격! 어딜 감히 패잔병들이 총을 쏴?”
“헝가리 병사들이군. 항복하지 않으면 죽음뿐이다! 어쩔 거냐!”
라살과 이폴리트, 뮈롱이 달려들자 헝가리 병사들은 도리어 용맹하게 총검을 들고 반격했다.
“카를 국왕을 위하여!”
그러나 이쪽은 뇌홍 후장식 총을 든 쪽이다.
-탕! 탕! 탕!
유진의 총기병들이 일제 사격으로 헝가리 기병들을 날려 버렸다.
아무리 용맹한 병사들이라도 신병기와 집단전술 앞에서는 무력하기 마련이다.
무심히 쓰러지는 병사들을 보다, 유진이 입을 열었다.
“미안하지만, 우리도 전쟁이라, 물러날 수 없다. 전사여.”
곧이어 유진은 말머리를 채며 명령했다.
“가자, 라살의 말대로, 아직은 전쟁은 끝나지 않았으니까!”
아직 적군이 완전히 무력화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
당연히 프로이센 군의 패주를 가장 먼저 목격한 쪽은 오주로의 제3군단이었다.
“적군이 호수 쪽으로 기동합니다!”
전위에서 적과 분투하던 생 시르가 달려와 보고하자, 오주로는 미간을 찌푸렸다.
“저건, 기동이 아니라 패주로군.”
“내버려 두실 겁니까?”
“베르디에, 북쪽 고지와 서편 강변에 남아 있는 병력부터 처리해야지. 지금은 남쪽 병력을 상대할 때가 아닐세.”
참모장 베르디에 준장에게 대꾸하며 오주로는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적군이 도주 중이라도, 위치를 함부로 옮겼다간 오히려 고지대에 남아 있는 헝가리 군에 반격을 당할 우려가 있다.
공적을 다투기보다 전략적인 결정을 침착하게 내린 오주로가 문득 고개를 갸웃거렸다.
“한데, 겨울도 아닌데 호수가 정말 얼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직접 호수를 건너는 모험가들만이 내릴 수 있는 문제다.
프로이센 군은 이번에도 블뤼허의 진두지휘 아래, 호수를 달리고 있었다.
문득 달리던 블뤼허가 망설이는 총사령관 브라운슈바이크를 돌아보다 외쳤다.
“헉, 헉! 아직, 깨지지 않습니다!”
“이게 말이 되는 작전인가? 혹시 깨지면 어떡하나!”
“그렇게 한가한 때가 아닙니다, 브라운슈바이크 공작!”
블뤼허는 브라운슈바이크에게 일침을 놓으며 명령했다.
“국왕 폐하와 왕비 폐하를 가장 먼저 이동시켜라!”
따지고 보면 얼음이 깨지면 가장 먼저 국왕 부부가 죽을 판이다.
그러나 프로이센 국왕과 왕비는 아직 죽을 때는 아닌 모양이었다.
무사히 호수를 건넌 프로이센 국왕, 프리드리히 빌헬름이 몸을 떠는 왕비를 안으며 말했다.
“이제, 일단 병사들이 모두 도강하면, 서쪽으로 이동합시다.”
“서쪽이요? 베를린은 어쩌시구요?”
“길이 막혔다고 봐야지. 하지만 헝가리는 아직 안전할 거요. 그러니, 그곳에서 다시 군대를 재정비하고, 영국의 지원을 받아서, 반격해야 하오.”
빌헬름 국왕은 자신에게 다짐하듯, 주먹을 불끈 쥐며 말했다.
“군대만 멀쩡하다면, 아직 싸울 수 있소. 나폴레옹이 가르쳐준 거지!”
사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왜냐하면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은 파리가 위협당하는 와중에도 군대를 이끌고 끝까지 싸우려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빌헬름은 나폴레옹이 아니며, 이 호수를 노리는 포구를 생각하지 못했다.
-쉬익.
저 멀리 뭔가가 날아드는 것을 발견한 빌헬름의 눈이 커졌다.
“어, 어, 어?”
하지만 아무리 구형 대포로 쏜 탄환이라도, 사람이 보았을 때 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쾅!
물론 사찬 호수는 상당히 크고, 특별히 정확한 측정을 한 뒤에 쏜 포탄은 아니다.
그렇기에 포탄에 맞아 죽은 병사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얼어붙은 호수 위에 있던 병사들 모두가 공포에 질린 표정이 되었다.
다음 순간,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쩍, 쩍, 쩍!
얼음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프로이센군 대부분은 아직 얼음을 벗어나지 못했다.
소수의 병사만이 이미 벗어났거나, 아직 들어가지 못했다.
“뭐야! 얼음이 깨진다!”
“사, 사, 살려줘! 어푸!”
“빌어먹을, 누가 호수로 오자고 한 거야!”
국왕을 수행하느라 먼저 얼음을 벗어났던 샤른호스트가 멍하니 부서지는 얼음을 보았다.
“프랑스놈들, 어떻게, 저런 짓을!”
이 상황은 본래 원역사에서는 러시아군이 당하는 일이다.
그러나 프로이센이 대신 참전한 상황에서, 운 나쁘게도 똑같은 형국에 처해 버린 것이다.
물론 애초에 항복했거나, 아예 오스트리아처럼 조기에 패주했다면 당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어떤 의미에서는 프로이센군이 너무 용감했던 탓에, 비극이 벌어진 셈이다.
-쾅! 쾅! 쾅!
포탄이 무심히 얼음을 쪼갰다.
얼음 위에 있던 병사들도 침몰하듯 물 위로 빠졌다.
아직 얼음이 깊게 얼지 않았던 게, 피해를 더욱 크게 만들었다.
사실 원역사에서 아우스터리츠 회전이 벌어지는 것은 12월.
5만의 병사들이 허우적대며 침몰하는 광경은 모두의 시선을 빼앗고 말았다.
“안돼! 대왕 폐하의 군대가! 으아아!”
그렇기에 블뤼허가 비명을 지르다 쓰러진 것을, 아무도 보지 못했다.
***
기수가 깃발을 펄럭이는 가운데, 부왕은 전장의 중앙으로 향했다.
-투둑, 투둑, 투둑.
말발굽에 부딪치는 쇳덩이가 요란하게 소리를 낸다.
이 프라첸 고지를 중심으로 얼마나 심한 공방전이 벌어졌는지 보여주는 광경이다.
반면 시신은 의외로 적다.
대부분 전사자는 프라첸 아래로 도주하는 군대 사이에서 발생한 탓이다.
문득 전령들이 달려와 보고하는 소리가 요란히 울려 퍼진다.
“보고드립니다! 헝가리군, 붕괴! 현재 대부분이 소모전에서 격퇴된 후, 후퇴하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군, 항복! 저항하는 자는 없습니다!”
“프로이센군, 어, 이, 익사?”
보고를 듣던 나폴레옹이 심상한 태도로 물었다.
“전부 익사일 리는 없겠지. 아군 피해는 어느 정도인가?”
나폴레옹도, 유진도 학살이 취미는 아니다.
그러나 전쟁에 일단 임하면 적은 궤멸시켜야 한다는 게 두 사람의 공통된 생각이다.
일단 전쟁에서 적을 완전히 꺾지 못하면, 죽는 것은 아군이 될 테니까.
문득 제대로 보고하지 못하는 전령의 보고서를 빼앗아, 란이 외쳤다.
“전사 1300여명, 부상 6000여명! 반대로 적군은 약 7만 3천명 전사에 5만이 포로, 나머지는 행방불명입니다!”
그야말로 완승을 보고하는 목소리를 듣다, 나폴레옹이 고개를 들었다.
“조금 늦게 왔구나, 유진.”
유진은 나폴레옹을 응시했다.
원역사, 이곳에서 싸운 전투를 유진도 안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악조건 속에서도 같은 곳에서 이겨냈다.
어쩌면 승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욱 많은 전쟁의 원인이 된, 본래의 역사보다 더 위대할지도 모른다.
가만히 나폴레옹을 보다, 유진이 웃으며 고개를 조아렸다.
“승전을 축하드립니다, 폐하.”
“짐도 제법 예나처럼 잘했지?”
“천만에요. 그 이상, 아니 사상 유례없는 승리입니다.”
실로 유진은 진심을 다해 고했다.
“오늘, 부황 폐하께서는 역사를 다시 쓰셨습니다.”
왜 원역사보다 더 뛰어난 승리라고 유진이 말할까?
바로 프로이센을 조기에 꺾었기 때문이다.
만약에 이곳에서 프로이센이 궤멸되지 않았다면, 프랑스는 언제든 다시 찔릴 수 있는 칼을 등 뒤에 갖게 된다.
물론 원역사는 모르지만, 전략적 감식안은 있는 나폴레옹은 피식 웃다 고개를 돌렸다.
“그렇다는군. 오주로. 동의하나?”
오주로가 엄숙한 얼굴로 답했다.
“물론입니다, 폐하. 그 누구도, 오늘의 승리가 폐하의 것임을, 나아가 완벽한 승리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나폴레옹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자리에 모인 사원수와 부왕, 그리고 장군들이 도열했다.
또한 승리를 거둔 병사들이 언덕 위 황제를 보았다.
일찍이 프랑스가 거둔 적 없는 승리를 거둔 황제가 입을 열었다.
“좋아. 그럼. 원수 여러분, 그리고 짐의 장군과 병사들이여.”
황제는 모두를 돌아보며 힘차게 외쳤다.
“짐은 그대들과 함께 이겼음을 기쁨에 차 외치노라. 모든 병사들에게는 300프랑을, 장군들에게는 각기 300만 프랑을 주겠다! 죽은 이들의 유족에게도 연금으로 보상하리라!”
그 순간 유례없는 승리와 보상에 환호성이 터졌다.
“비바 프랑스! 비바 앙페르! 비바 나폴레옹!”
1806년 11월 1일.
나폴레옹이 유럽의 유일 승자가 된 날이었다.
아우스터리츠, 전설의 전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