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14)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14화(415/547)
(414) 나폴레옹은 세계패권을 원한다
그렇다면 정작 이 모든 것을 만들어낸 장본인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하하하! 체크 메이트! 내가 이겼군!”
유진은 저 유명한 [나폴레옹 어택]을 구경하는 중이다.
체스 게임에서 불규칙한 수법으로 기물을 진전시키는 행마인데, 당연히 이런 행마를 거듭하면 지기 쉽다.
허나 생전에 나폴레옹은 이 불규칙 행마로 연전연승이었다고 한다.
지금 앞에서 체스판을 내려다보는 붉은 모자의 사제도 패색이 짙어, 말을 놓을 데가 없어 보인다.
잠시 후, 사제는 빙그레 웃으며 패배를 선언했다.
“훌륭하십니다, 황제 폐하.”
“이런, 여기서 경칭을 쓸 거 있습니다. 페슈 외삼촌. 저도 추기경 예하라고 불러야 하나요?”
“황제가 있고, 추기경이 있고, 부왕이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자리가 공식적 자리가 아니라면, 무슨 자리겠습니까.”
조세프 페슈, 레티치아의 이부 동생으로 촌수로 따졌을 때 나폴레옹의 외삼촌이다.
나이는 의외로 어려 나폴레옹보다 4살 많은 정도다.
그래도 나폴레옹이 어렸을 때부터 서로 의지한 사이라, 페슈가 코르시카 시골 사제이던 시절부터 친하게 지내왔다.
물론, 추기경이 된 것도 모두 나폴레옹이 밀어준 덕분이다.
사실 예로부터 프랑스 군주 측근을 추기경으로 삼은 것은 교황청의 전통 중 하나이긴 하지만 말이다.
문득 엄숙한 태도를 견지하는 추기경을 보다, 나폴레옹이 히죽 웃었다.
“샤토브리앙이 또 날 비방하는 글을 썼다죠?”
뜬금없는 말을 건네는 건 나폴레옹의 일상적인 화법이다.
하지만 페슈는 꽤 익숙한데다 무슨 소리인지 알고 있었기에 조금 난처한 표정이 될 뿐이었다.
비서, 샤토브리앙이 또 사고를 친 모양이다.
“재능이 있지만, 너무 패기가 넘치는 친구지요. 폐하께서 관용을 베푸신다면 기꺼이, 충성을 바칠 겁니다.”
“관용은 이미 많이 베풀 대로 베풀었는데. 마담 스탈과 함께 내 수도에서 내게 펜으로 찔러대는 양대 문필가죠. 그런데, 그 친구가 외삼촌의 비서로군요?”
“잊으셨군요. 비서로 추천한 사람이 바로 황제 폐하십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반 나폴레옹 문필가, 샤토브리앙.
이 시기에는 아직 친황제파에 가까운 글을 쓰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슬슬 독단적 정치를 비판하는 글을 신문에 싣곤 해서, 신문이라면 모두 읽는 나폴레옹의 신경을 긁는 중이다.
나폴레옹은 피식 웃다, 또 다른 얘기를 꺼냈다.
“곧 알루미나 은화의 가치 산정을 다시 해야 할 시기가 옵니다. 외삼촌.”
역시 뜬금없는 소리 같지만, 알루미나를 교황청이 가치 지정했으니, 중요한 사안이긴 하다.
“성하께선, 기꺼이 원하시는 대로 정하실 겁니다.”
“새로운 교황께서 내 대관식에 아주 불만이 많다죠? 잘 알고 있습니다. 루앙에서 대주교에게 관을 받아야 좋아했을 텐데.”
“오히려 성하께선 신대륙에 새로운 교구가 개척된 데 만족하고 계십니다. 부왕 전하의 공이지요.”
슬쩍 옆에 시립해 있던 유진에게 공을 넘기는 추기경을 보다, 나폴레옹이 껄껄 웃었다.
“이런, 유진. 네가 모르는 사이 가톨릭 교회에 큰 공을 세웠구나. 교황청에 기사 작위라도 하나 더 받아야 하지 않겠냐? 하하하!”
비록 이부 외삼촌과 조카 사이지만 동시에 제국의 황제와 교황의 추기경이다.
두 사람은 각기 양측의 이해관계 사안을 체스를 두다 논하는 거다.
일종의 회담이라 할 수 있을 자리라 생각하다, 유진이 빙긋 웃으며 답했다.
“성 요한 기사단의 의석을 가진 걸로 충분합니다. 폐하.”
“이 자리는 사석이라니까, 쯧! 어떠냐. 이번에 발행할 알루미나 은화에는 네 얼굴을 넣어줄까?”
“동전에 넣을 얼굴은 부황 폐하의 모습으로 족하죠.”
나폴레옹은 손사래를 치다 다시 웃었다.
“천만에. 황제의 아들이자 예나의 승리자도 그럴 자격이 있다! 물론, 아우스터리츠에서 이긴 나보단 못하지만. 하하핫!”
역시, 자신을 자랑하는 말을 빼놓지 않던 나폴레옹이 정색했다.
“그럼, 외삼촌이 아닌 추기경에게 답할 시간이로군요.”
“말씀하십시오.”
“교황에게 전하시오. 교황청의 영역을 제외한 이탈리아 반도 전부는 프랑스의 직할령이 될 거요. 또한, 로마냐는 못 돌려줍니다.”
페슈의 진짜 요구 사안을 단 칼에 거절하며, 나폴레옹은 또 다른 제안을 던졌다.
“대신, 이집트의 성 요한 기사단 영토를 다미에타 밖으로 일부 확장하고, 신대륙에 교황령을 설정하겠소. 로마냐보다 더 크게.”
로마냐, 이탈리아 반도 중동부 일대로 중요한 통로다.
밀라노, 베네치아, 제노바를 지배하에 두고 있는 프랑스로서는 반란의 온상인 나폴리로 군대를 투사할 직접 통로가 필요하다.
그러니 본래 교황령이었다가, 이탈리아 원정 당시 빼앗아간 로마냐를 돌려줄 수가 없다는 거다.
그 대신 더 큰 땅을 주겠다는 말에 페슈가 흥미를 보였다.
“신대륙이라면, 대체 어디입니까?”
“나보단 여기 내 아들이 더 잘 알겠지? 어디가 좋겠냐? 마르티니크? 거긴, 조세핀의 고향이니 너나 오르탕스에게 줄까?”
“오르탕스를 신대륙으로 한 번 보내시는 건 좋겠군요. 요새 드제만 생각하며 더 삐뚤어지는 것 같거든요. 쿠바가 좋겠습니다.”
슬쩍 일종의 민원사항을 던지며 쿠바를 논하는 유진에게 페슈가 먼저 놀라 반응했다.
“아니, 그곳은 에스파냐의 식민지가 아닙니까?”
유진은 페슈를 돌아보다 묘하게 웃었다.
“3년 뒤엔, 아닐 겁니다. 예하.”
그야말로 가족 체스 모임에서 세계의 영토 분할이 이뤄지는 현장이다.
***
그렇다면 나폴레옹의 체스 솜씨는 어떨까?
“궁금한 게 있습니다.”
“뭔가, 살로몬?”
“황제 폐하께선 정말 체스에 능하십니까? 연전연승이라고 하던데요.”
유진은 프라하 궁전의 내실에서 창가를 보다 힐끗 시선을 돌렸다.
나폴레옹의 체스 솜씨는 원역사의 역사가들도, 현 시대의 황제를 상대하는 체스꾼들도 공통된 평가를 내린다.
뮈라보다 조금 낫고 베르티에보다 못하다.
아예 초보는 아니지만, 대단한 경지라고 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굳이 이런 설명을 하는 대신, 유진은 단정한 옷차림의 욕심 많아보이는 청년에게 간단히 대꾸했다.
“원래 권력자가 되면 누구라도 체스에 능해지기 마련이지. 설마, 그게 궁금해서 온 건 아닐 거고.”
“사실 왜 아직도 프라하에 머물고 계신지, 궁금해서 왔습니다. 빈에 가시는 것도 아니고, 베를린으로 진공하시지도 않고, 그렇다고 국경선의 마인츠로 복귀하시는 것도 아니구요.”
“그야 폐하께서 정하실 일 아닌가? 아직 프로이센과 헝가리가 완전히 항복선언을 한 것도 아니거든.”
그러자 살로몬 로트실트, 혹은 솔로몬 로스차일드가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
“그럼 제가 오스트리아 왕보다는 좀 빠르군요. 저희 로트실트 가문은 무조건 항복입니다. 부왕 전하.”
유진은 빤히 살로몬을 보다 고개를 기울였다.
“헤센 카셀 공작은 조건부로 라인동맹에 가입하고 싶다던데.”
“아직 정신을 못 차렸군요.”
“눈치가 빠른 거지. 지금은 부황 폐하의 기분이 아주 좋거든. 어쩌면 작센 공작에게 정말 왕위를 줄지도 모를 정도로.”
순간, 살로몬이 놀라 되물었다.
“작센 국왕이 왕이 됩니까? 프로이센에 빌붙었는데요?”
살로몬이 이곳, 프라하로 온 이유는 간단하다.
아우스터리츠의 승리 이후, 나폴레옹이 보헤미아 공작령에 주둔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생 루이의 지배권 재확립을 보장하고, 무조건 항복한 오스트리아를 확고히 누르는 목적도 있지만, 그렇다 해도 너무 오래 머무르고 있다.
그런데 나폴레옹, 그리고 유진에게 러시아 쿠데타를 사과하고자 와서 이상한 소리를 들은 셈이다.
그러나 유진은 심상한 얼굴로 대꾸했다.
“전쟁에서 이긴다고 승자가 모든 걸 마음대로 할 수는 없지. 전통 있는 국가를 완전히 멸망시키면 반란의 온상이 되고. 러시아와 프로이센, 오스트리아가 폴란드에서 겪은 것처럼.”
“하지만, 배신자에게 오히려 더욱 큰 혜택을 베푸는 건.”
“그래야 자네 집안 같은 배은망덕한 유대인에게도 기회가 오지 않겠나? 좋게 생각하게.”
살로몬은 창백한 표정이 되었다가, 무릎을 꿇었다.
“용서해 주십시오. 러시아 쿠데타는 실로, 저희는 아무것도 모르는 채 끌려간 겁니다. 영국에 있는 나탄도 허락하신다면 당장 런던에서 달려와 사죄할 겁니다!”
사실 반은 맞는 진실일 것이다.
허나 정보 수집에 능한 로트실트 가문이다.
비록 이 시대에는 후일 원역사의 성세는 없지만, 러시아에서 쿠데타가 벌어질 때 영국에 유리하고 프랑스에 불리하다는 것도 몰랐을까?
유진은 굳이 따지고 묻는 대신, 간명히 대꾸했다.
“금융가의 사죄 따위는 필요없네, 살로몬. 물론, 그대들의 목숨도.”
“재산을 전부 바쳐야 할까요? 꼭 필요하시다면, 기꺼이!”
“이런, 준비를 단단히 하고 왔군. 좋아, 그럼 막내동생을 내게 인질로 보내게.”
살로몬 뒤에서 벌벌 떨던 막내, [야코프]가 눈을 깜박이고, 살로몬도 당황했다.
“예?”
“못 알아들었나? 거기 ‘자크’를 내 시동으로 부리겠다고.”
“아니, 그, 그러셔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야코프를 프랑스식으로 바꾸면 자크가 된다.
자크 마이어 로쉴드, 곧 후일 [샤토 무똥 로쉴드]와인으로 유명한 프랑스 로스차일드 가문의 창시자다.
그러니 유진이 그냥 아무나 보내라고 한 건 아닌 셈이다.
반면 로스차일드 가문 입장에서는 굉장한 기회다.
어차피 아직 어린 아들들을 유럽 각지로 보내 해외 진출을 시도한 로스차일드 가문이다.
그렇잖아도 파리에 진입할 방도가 필요한데, 프랑스 중앙은행 지분도 깎이지 않은 채 막내가 프랑스 황실 핵심부 측근에 진입하게 된 셈이다.
그때 유진이 살로몬을 정시했다.
“살로몬, 우리 부황 폐하가 오스트리아를 두 번 용서한 걸 알고 있나?”
“아, 압니다. 벌써 두 번이나 빈을 점령하셨죠.”
“이번이 세 번째야. 또한, 세 번째는 아마 부황 폐하도 용서하지 않을 거야. 나도 마찬가지네.”
이건 단순히 살로몬이 아니라 부친 마이어, 나아가 로스차일드 가문 전체에 대한 경고다.
“두 번째는 없도록 하겠습니다, 부왕 전하.”
살로몬이, 아니 로스차일드가 유진 보나파르트에게 고개를 조아리는 순간이었다.
***
물론 유진이 관대한 조건을 제시했다고, 아무것도 받지 않았다는 건 아니다.
“그래서, 그 유대인 은행가 집안이 선두가 돼서, 독일의 유대인들이 전쟁 비용을 헌납했다고?”
원역사와 달리 돈에 쪼들린 시기가 짧아, 나폴레옹은 축재에 그리 관심을 두지 않았다.
사실 따지고 보면 20대 초반에 툴롱에서 출세한 이후에는, 보아르네 은행이 재정을 완전히 책임졌기에 풍족한 청년기를 보낸 셈이다.
그래서 프랑스 중앙은행의 지분을 가진 가문 이름도 잘 기억하지 못한다.
한때 합스부르크 가문의 대표자가 앉았을 옥좌를 구경하던 나폴레옹에게 유진이 보고했다.
“2천 5백만 프랑입니다. 물론 그 친구들이 파산하면 곤란하니, 구 오스트리아 영토의 이권을 보장해줄 생각입니다. 도로 정비권리나 우체국 개설, 그리고 프랑스 상품 우선 매수권이죠.”
“어쩐지 오히려 일거리만 늘리는 것 같구나. 호엔촐레른은 살려두자고?”
“한 번에 두 나라를 없애는 건, 쉽지 않죠.”
한 나라를 없애는 게 체스게임이라도 되는 양 말하는 유진을 나폴레옹이 돌아보았다.
“합스부르크 왕가와 통혼할 생각이었다. 폴린은 카를과, 넌 마리 루이즈와 말이지.”
이번에는 유진이 조금 당황해 눈을 크게 뜨다 간신히 답했다.
“전 약혼을 했습니다만.”
“괜히 결혼 허락을 하지 않은 줄 아느냐? 넌 좀 더 좋은 혼처를 얻을 자격이 있어. 내 아들이니까. 조세핀의 아들이니까.”
“샤를이 앞에 있었어도 같은 말씀을 하실 겁니까?”
샤를이란 이름은 아주 흔하다.
당장 나폴레옹의 부관만 해도 루이 샤를 카페니까.
허나 여기서 유진이 말한 샤를이 누군지는 나폴레옹도, 유진도 안다.
샤를 나폴레옹, 조세핀과 나폴레옹의 친자다.
그 순간 나폴레옹이 눈을 번뜩였다.
“당연하지! ‘우리’ 보나파르트는 신흥 일족이야. 아무리 시민제정이라도, 결국 세습제! 가문을 강화하려면 전통 있는 가문의 후광이 필요하다! 또한, 마리는 혁명에 제거된 왕가야!”
혈연에 집착하는 코르시카 출신인 나폴레옹이 이렇게 말하는 건 사실 놀라운 일이다.
유진을 단순히 양자로서 가족으로 보는 게 아니라, 친자처럼 여긴다는 거니까.
아무리 그래도 상속 순위에서는 샤를보다 후순위겠지만.
문득 나폴레옹이 다시 옥좌를 돌아보며 뇌까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패권을 장악하려면, 때로 위험을 감수해야 하지.”
유진은 격동하는 심장을 누르다 눈에 이채를 띠었다.
“패권입니까?”
나폴레옹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정복이 아니라 헤게모니아다. 이 복잡한 유럽, 유서 깊은 왕가들, 골치 아픈 민중을 모두 하나로 통일할 수는 없어. 하지만, [통제]할 수는 있겠지.”
원역사 헤게모니 개념은 20세기에나 나오지만, 단어 자체는 역시 그리스어로 존재한다.
세계정복은 이미 불가능한 19세기.
유럽은 너무 민족 구성이 복잡해 하나로 일통한다는 건 누구라도 어렵다.
허나 단일제국의 통일은 불가능해도, 단일제국의 [패권] 체제 확립은 가능할 수 있다.
지금, 나폴레옹의 머릿속에 있는 구도다.
“그게, 내 야망이다, 유진. 자, 말해봐라. 천년 왕가를 내가 멸망시킬 수 있겠나?”
유진은 불타는 듯한 나폴레옹의 눈을 보다 경례를 취했다.
“뜻을, 실행하고 오겠습니다. 아버지.”
이제, 합스부르크 왕가가 멸망할 때가 왔다.
나폴레옹의 세계 패권 일보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