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17)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17화(418/547)
(417) 1807년, 황제가 개선문을 명하며 귀환하다
승자가 가장 좋은 점은 행동의 자유를 갖는다는 것이다.
“그럼, 우리는 귀국하는 건가?”
프라하 외곽 숙영지에서 궁전 방향으로 들어서던 원수, 란이 물었다.
벌써 1807년 1월, 겨울이라 프라하 시내도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모습이다.
전쟁 시작이 전년 여름이니 대략 반년 이상 해외에 체류한 셈이었다.
물론 란이 집이나 아내가 그리워서 묻는 것은 아니다.
문득 란과 함께 들어서던 총참모장 베르티에가 대꾸했다.
“일단, 헝가리 국왕이 공식적으로 항복하면 의식은 끝납니다.”
“프로이센은 내버려 두기로 한 건가? 형식상 항복 의사를 표하긴 했지만, 조건도 많은 게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던데.”
“본토 수비군은 남은 상태이긴 하죠. 하지만, 전쟁이 시작된 지 벌써 반년입니다.”
문득 베르티에의 뒤를 따르던 재무장관, 니콜라 프랑수아 몰리앙이 끼어들었다.
“만약, 이보다 더 전쟁이 길어진다면, 그랑다르메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올해 재정이 파탄에 이를 우려가 있습니다.”
본래 몰리앙은 금융가 출신으로 나폴레옹이 신뢰하는 재정 총책임자다.
파리에서 국고를 관리하는 게 본래 주업무지만, 이번 원정에서는 전쟁터까지 끌고 왔다.
막대한 자금이 소모되는 원정에서 돈 관리가 필수라고 나폴레옹이 판단한 탓이다.
그런데 재정가 입장에서 보면, 전쟁은 돈 먹는 하마고 대원정은 더욱 많이 잡아먹는 하마다.
물론 원역사에서는 돈 낭비를 하다 근위대장에서 잘린 란은 별 관심없는 얼굴로 대꾸했다.
“그놈의 돈, 돈, 돈. 이봐요, 무슈 몰리앙. 모자란 돈은 전쟁 배상금으로 채우면 되는 거 아닙니까?”
“근위대장 각하, 그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구 신성로마제국의 금고를 털면 되었지만, 이젠 그 금고도 빈 상태죠. 프로이센은 생각보다 가난한 나라구요.”
“세금 걷으라고 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아니, 오스트리아를 멸망시켜서 곤란한가?”
그러자 몰리앙이 주위의 장군들 눈치를 보며 답했다.
“제가 국제정세를 논할 처지는 아니지만, 향후 유럽을 폐하께서 통제하시려 할 때, 너무 가혹한 통치는 위험합니다.”
만약 문민통치가 이뤄지는 국가라면, 당연히 장관이 원수보다 우위다.
허나 프랑스 제국은 누구나 알 듯, 구 혁명군 출신의 [제국군]이 만든 나라다.
하여 원수들이야말로 혁명군의 화신으로, 기술 관료들보다 더 우월한 권위를 지닌다.
그러나 전쟁에는 전문가라도 통치 전문가는 아닌 란은 두 손을 들며 외쳤다.
“이겼는데 더욱 골치가 아프군! 이게 다, 부왕이 오스트리아를 멸망시켜서야!”
“적을 멸망시키는 건 좋은 일 아닙니까, 원수 각하?”
“베시에르, 그렇게 간단히 생각할 일이 아냐. 약탈도 상대가 있어야 하는 거라고. 대체 왜 오스트리아를 분할해 없애 버린 거지? 혹시, 탈레랑 때문인가? 탈레랑이 공적 세울까봐 선수친 거 아니야?”
그때 오주로가 옷깃을 고치며 엄숙하게 말했다.
“난 헝가리도 없앴으면 좋겠군.”
이 말에는 어지간한 란도 단숨에 답하지는 못했다.
국제정치야 모르지만 헝가리를 없애려면, 혈전이 필요하다는 건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 멀리 프라하 궁전 반대편에 낯익은 적수의 얼굴도 보인다.
란이 입가를 틀며 오주로에게 일렀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보이는군. 이따 카를 국왕이 뭐라 하는지 보자고.”
“프란츠보다 카를이 더 유능해. 게다가, 아직 우리는 뒤통수에 적을 남겨놓고 있어.”
“흥, 높으신 분들이 알아서 하지 않겠나? 이런, 내가 높으신 분이었나?”
란은 마음 편한 소리를 하다 입맛을 다셨다.
“하긴, 마세나가 아직도 못 끝내고 왔지? 생각보다 에스파냐가 힘든 전장인 모양이더군.”
원래 프랑스 총사령부에서 예정했던 전쟁 일정은 이렇다.
먼저 마세나가 에스파냐를 제압한다.
그 다음 라인 방면 전위로 나간 유진이 적군의 전열을 흩뜨린다.
마지막으로 나폴레옹 본군이 진격해 결정타를 날린다.
그런데 가장 빠를 거라 여겼던 마세나가 아직도 마드리드 점령조차 하지 못했다는 거다.
수도를 정복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미 빈을 정복하고 베를린도 사실상 두 손 든 상태다.
마세나 군단의 초라한 모습이 돋보이지 않을 리 없다.
그럼에도, 마세나의 실력을 아는 오주로나 란은 비웃지 않았다.
“영국 파견군이 까다롭단 얘기가 있네. 란.”
“무슨 소리야, 오주로? 영국이 육군이 있어? 설사 있다 해도 저지대로 보내지, 무슨 에스파냐 방면이야?”
“본래 포르투갈은 영국의 오래된 동맹이지. 그쪽을 통해 보낸 거야. 그런데 정면대결을 피하고, 각지에서 기습을 하니, 마세나가 진군조차 쉽지 않은 모양이네.”
오주로는 친우 마세나가 보낸 서신을 떠올리며 낯을 찌푸렸다.
“자칫, 물러나야 할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있어.”
말이 물러난다는 거지, 패배 상황이란 뜻이다.
지금까지 나폴레옹 휘하에서 패전이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사태다.
란은 눈썹을 치뜨다 고개를 저었다.
“어, 마세나가 실패한 전장이라면, 나도 가기 싫은데.”
“마세나가 퇴각하면 누군가가 가야지.”
“자네가? 아님 내가? 그것도 아니면 모로나 마르소, 또는 오슈 총독이라도 불러와야 하나?”
일국을 정복하는 전선이라면, 최소한 군단이 기동해야 한다.
그러니 원수급이 움직일 필요가 있다.
그런데 베시에르 뒤에서 따라오던 뮈라가 불쑥 말했다.
“아, 왜. 우리 잘난 부왕 전하가 있지 않소!”
“뭐?”
“어차피 에스파냐는 부왕 전하 부인, 아니 공주님인가? 하여간 그쪽에서 주장하는 영토 아뇨? 그럼 당연히 부왕 전하가 책임져야지!”
몰리앙 장관은 장군들이 떠드는 얘기를 듣다 입을 다물었다.
사실 유진이 귀국할 때도 이런 논의는 있었다.
그때 에스파냐는 아직 정변 전이었지만, 프랑스와 마찰을 일으키는 중이었다.
단지 탈레랑만의 생각은 아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예나에서 유진이 완승을 거둔 지금도, 에스파냐 부임이 유효할까?
아니면 오히려 예나에서 이겼기에 에스파냐로 보내자는 주장이 힘을 받을까?
머리가 복잡해진 몰리앙이 눈을 굴릴 때, 란이 입맛을 다시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리, 그래도 도적들이 날뛰는 곳에 황족을 보내는 건.”
그때 프라하 왕궁에서 황제 부관, 루이 샤를 카페가 뛰쳐나와 외쳤다.
“동방의 헝가리 왕, 카를 1세 폐하가 오셨습니다! 프로이센의 왕, 프리드리히 빌헬름 2세 폐하와 함께!”
마침내, 삼원수가 기다리던 손님이 왔다.
***
제국의 삼원수가 도열한 왕좌 앞에 동방의 국왕이 섰다.
“헝가리는 무조건 항복을 프랑스의 황제 폐하께 청합니다.”
란, 마세나, 쥐노가 서로를 쳐다보다 다시 국왕을 응시했다.
결국 헝가리도 오스트리아 해체라는 현실 앞에서 두 손을 든 것이다.
프라하 왕좌에서 카를을 내려다보던 나폴레옹이 묘하게 웃다, 프로이센 국왕을 보았다.
“재미있군. 지금 하는 말은 옆에 계신 프리드리히 [대왕]께는 합의가 안 된 모양이지?”
“헝가리와 프로이센은 각각 독립국으로, 외교의 자유가 있습니다. 폐하.”
“앞으로도 자유가 있을지는 모를 일이네. 헝가리의 카를 폐하여.”
무시무시한 협박부터 건넨 나폴레옹이 다시 웃으며 일렀다.
“하지만 짐은 먼저 고개를 숙인 자에게 관대하지. 또한, 그대가 군주로서 저지른 실책은 처음임을 감안 하겠네.”
카를은 잠시 몸을 떨었다.
그게 공포 때문인지, 뇌전증 때문인지, 혹은 그저 난방이 하나도 켜지지 않은 왕궁 탓인지는 아무도 모를 것이다.
그럼에도 이어진 카를의 말은 침착한 어조였다.
“감사하나이다.”
“달마티아의 프랑스 공식 영유를 승인하고, 옛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 영토를 돌려주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돌려주다니요?”
카를이 고개를 들 찰나, 나폴레옹은 여전히 웃는 얼굴로 대꾸했다.
“오스만 제국이 사실상 분할되어, 발칸 서북부가 독립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은 알고 있을 텐데?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도 이번 기회에 독립을 하게 될 걸세. 그대가 도와야겠네.”
달마티아는 일전부터 프랑스가 차지한 아드리아해 동안이다.
또한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령은 헝가리 왕국령에 합병되어 있는 해당 국가의 영토다.
프랑스가 이미 차지한 달마티아야 사실을 추인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헝가리 영토 일부를 내주는 것은 뼈아픈 일이다.
그럼에도, 카를은 군소리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사실 왕국이 해체된 오스트리아에 비하면 헝가리는 관대한 처분을 받은 게 맞다.
다만 이것은 오스트리아가 본래 단일성이 없는 영토를 합스부르크 가문이 결합시킨 왕국인데 비해, 헝가리는 이전부터 마자르 민족이 구성하고 있던 나라란 차이 때문이다.
이런 민족 문제는 또 다른 왕국에도 적용된다.
“자, 그럼. 우리 프리드리히 [대왕]께서는 항복의 준비가 되셨나?”
나폴레옹의 질문에 프리드리히 빌헬름이 고개를 숙였다.
아우스터리츠 회전이 끝나고 2개월이 지났다.
그 사이 프리드리히 빌헬름은 프라하와 헝가리 사이에 갇힌 채, 전혀 움직이지 못했다.
베를린은 유진이 남기고 온 제4군단의 압박으로 무너졌고, 엉뚱하게도 쥐노가 베를린의 점령자가 되어 버렸다.
결국 프로이센도 항복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국가의 존속을 허락하신다면, 조건을 받아들일 각오가 되어 있소.”
“어떤 조건이든? 하하! 그럼, 이렇게 하지. 구 폴란드령을 모두 내놓으시오.”
“뭐, 뭐, 뭐라구요?”
빌헬름이 놀라 반문할 찰나, 나폴레옹이 이죽거렸다.
“어차피 프로이센의 본래 영토도 아니지 않았나? 폴란드는 프랑스의 오랜 우방으로, 그 영토는 독립하게 될 거요. 또한, 하노버에서도 철군하시오.”
폴란드령은 프로이센 국토의 거의 반에 가깝다.
게다가 인구도 역시 4백만이나 된다.
무엇보다 동부 프로이센과 브란덴부르크 본토를 연결하는 것도 모두 폴란드 영토가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국토를 절단내라는 요구에 빌헬름이 답하지 못할 찰나, 나폴레옹이 눈을 번뜩였다.
“이건, 정말로 관대한 요구요. 아니면 프로이센의 군대를 모두 해체 시키라고 요구할까?”
당장이라도 그러기를 바란다는 듯한, 나폴레옹의 말에 빌헬름은 결국 다시 답해야 했다.
“따르겠습니다.”
이로써 헝가리와 프로이센은 최소한 존속은 보장받았다.
***
그랑다르메가 다뉴브 강을 건너 서쪽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길게 보인다.
“왜 프로이센 군대의 해체를 요구하지 말라고 했느냐?”
문득 행군하는 광경을 보다, 나폴레옹이 물었다.
이 질문을 들은 자는 황제의 바로 옆에 설 수 있는 측근들 뿐이다.
총참모장과 근위대장, 그리고 누벨 프랑스 근위대장과 부관들.
그리고 부왕 유진이다.
유진은 나폴레옹의 옆에 말을 탄 채로, 가볍게 앞을 보다 답했다.
“그래봤자, 우리가 직접 통제하지 못하면 헛짓입니다. 카를 대공만 해도, 이번 전쟁에서 사실상 국민병을 동원했습니다.”
“흥, 프로이센의 국민은 모두 병사가 될 수 있다, 이거냐?”
“유사시엔 가능하죠. 게다가 앞으로 부황 폐하의 적은 둘이 될 겁니다.”
유진의 손이 동과 서를 그었다.
“영국, 그리고 러시아.”
양국을 이기지 못한 결과,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은 몰락한다.
그러나 굳이 역사를 몰라도 예측할 수 있는 게 있다.
유럽의 패권을 장악하려는 자는 바다의 패자와 동방의 곰을 제압해야만 한다.
나폴레옹은 피식 웃다, 유진이 선물한 이집트산 명마 [마렝고]에 박차를 가했다.
“좋다. 하지만 돌아가면, 먼저 피레네 남쪽의 문제부터 처리해야지. 아!”
달려가기 직전, 나폴레옹이 명했다.
“파리로 들어갈 때, 목제로 된 문을 설치하라 일러라. 귀국 후에, 이번 승리를 기념하는 [개선문]을 제대로 만들어야겠다. 가자!”
이른바 에투알 개선문을 명하며, 나폴레옹이 귀환하기 시작했다.
승리의 영광과 아직, 해결되지 않은 에스파냐 문제가 기다리는 파리를 향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