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18)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18화(419/547)
(418) 제2차 라인동맹으로 동유럽을 통제한다
본래 라인강은 꼭 서유럽만을 흘러가는 강은 아니다.
“이른바 동유럽 일부로도 흘러가지요. 뭐, 지류지만.”
라인강이 보이는 도시, 마인츠에서 지팡이를 짚은 우아한 남자, 탈레랑이 말했다.
이곳은 마인츠 대주교의 주교궁이다.
보통은 얼마 남지 않은 알프스 이북의 주교영주령으로서, 교회 의식이 자주 치러지는 장소다.
하지만 오늘은 그야말로 세속의 극단, 국제정치의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었다.
바로 라인동맹, 나폴레옹이 신성로마제국을 해체하고 만들어낸 제후들의 회동이 이뤄지는 곳이니 말이다.
“그래서, 라인동맹에 동유럽 국가들도 포함 시킨다는 겁니까, 외무장관 각하?”
“어렵소. 그래도 이름은 라인 동맹이니 중부 유럽 정도가 한계요. 다만, 이번에는 작센이 가맹합니다.”
“그러면, 작센 대공을 폐위하는 대신, 폴란드 국왕위를 준다는 게 사실입니까?”
계속 민감한 질문을 던지는 국무장관, 위그 베르나르 마레를 향해 탈레랑이 웃으며 대꾸했다.
“폴란드 왕위는 부활하지 않을 거요. 다만, 아마도 바르샤바 공국이라는 이름이 거론되던데.”
이 마레란 남자는 후일 원역사에서 탈레랑의 후임자가 된다.
다만 국무장관이란 지위는 사실 이름과 달리 총괄 재상이 아니라, 이를테면 내각의 비서실장 같은 직위다.
또한 실무와 문필의 명인이라 길이 남을 자서전을 남기기도 한다.
허나 지금은 사실상 나폴레옹 제국내각의 재상 격인 탈레랑을 윗사람처럼 모시는 인물이다.
탈레랑이 만들어낸 판, 라인동맹을 흥미롭게 구경하던 마레가 눈을 반짝였다.
“저기, 우리 동맹의 맹주가 오시는군요.”
“마인츠 대주교? 그거 들었소? 마인츠 대주교령의 공동 책임자로 페슈 추기경이 임명되었다던데?”
“이런, 달베리 대주교는 또 물 먹은 모양이군요.”
본래 영국대사도 지내 외교에도 능한 마레가 휘파람을 불 찰나, 황제 수석비서관 브리엔이 달려와 외쳤다.
“황제 폐하께서 오십니다!”
브리엔은 이미 뇌물을 받는 걸로 유명하다.
하지만 뇌물이라면 마레의 옆에 서 있는 탈레랑도 빠지지 않는다.
과연, 오늘 라인동맹 리셉션을 주최하면서, 둘 중 누가 더 많은 뇌물을 받았을지 생각해보다, 마레가 고개를 저었다.
“오늘 감상할 포인트가 뭡니까? 외무장관 각하.”
“세 개요. 달베르 대주교가 맹주 자리를 유지할 것인가, 정말 바르샤바 대공위라는 자리가 신설되고, 그 자리에 작센 대공이 올라갈 것인가.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저쪽이군.”
“바이에른 대공 말씀입니까?”
탈레랑의 시선을 따라가던 마레가 묻자, 탈레랑이 고개를 우아하게 까딱였다.
“바이에른 대공이 예전부터 난리가 난 거 아시오? 장녀 아우구트테 아말리아 루도비카를 어떻게든 프랑스 황실에 집어넣고 싶어서 난리랍디다. 정 안 되면, 황제의 애인으로라도.”
제법 미녀로 소문났다는 아말리아가 화사한 드레스를 입은 게 보인다.
반면 프랑스 황실 쪽에서도 역시 미녀들이 나와 있는데, 개중 스테파니 보아르네가 돋보였다.
혹시 이번에 스테파니를 라인동맹 제후 중 한 명에게 선보인다는 얘기가 사실일까?
파리에 돌아가 꺼낼 가십이 생겼다고 마레가 생각할 찰나, 나폴레옹이 파티장에 들어섰다.
-저벅, 저벅, 저벅!
문득 탈레랑의 낯이 굳어지는 걸 마레는 보았다.
탈레랑의 시선을 따르던 마레는 묘한 표정이 되었다.
나폴레옹의 바로 옆에 부왕 유진이 서 있었기 때문이다.
문득 나폴레옹은 손사래를 치며 껄껄 웃었다.
“오호라, 벌써 다들 모이셨군. 늦어서 미안하오. 하지만 원래 파티의 주인공은 늦게 오는 법이라지?”
“아하하. 폐하께서 늦으신 게 아니라, 저희가 너무 일찍 온 게지요!”
“멀리서 진군하시느라, 얼마나 힘이 드셨습니까? 미처, 마중 나가지 못하여 죄송할 뿐입니다!”
제후들이 저마다 칭송할 찰나, 나폴레옹이 손을 들었다.
“그러면 모두가 모였을 때, 아직 술에 취하기 전, 중대 발표를 해야겠군.”
모두가 다시 긴장했다.
나폴레옹이 자주 변덕을 부린다는 걸, 이제 제후들도 알만큼 안다.
하지만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뒤에,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문득 나폴레옹의 손짓에 근위대장 란과 근위병들이 훈장을 들고 왔다.
-척, 척, 척!
훈장을 높이 든 나폴레옹이 바로 앞에 있던 마인츠 대주교를 붙들었다.
“우리 위대한 라인의 동맹 맹주, 달베리 대주교를 프랑크푸르트 대공으로 임명하오!”
혹시 근위병에게 잡혀가나 걱정하던 달베리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프랑크푸르트 대공국은 기실 옛 주교영주령 중 하나다.
그러니까 나폴레옹은 지금 대주교령의 하나를 임의로 마인츠 대주교에게 선사한 셈이다.
물론 교황과 사전 협의야 되었겠지만, 이렇게 깜짝 쇼로 알려줄 일은 아니다.
그런데 나폴레옹이 경악할 소리를 하나 덧붙였다.
“또한, 대공위의 상속자는 향후, 짐의 아들인 유진 보나파르트가 될 것이오!”
“예? 아, 그것은.”
“성직제후가 상속인이 없는 게 당연하지요. 자, 모두 박수를 칩시다! 어서!”
마인츠 대주교가 당황하자, 황급히 바이에른 공작 주도하에 모두가 박수를 쳤다.
어차피 신대륙에 막대한 영토를 장악하고 있는 유진이다.
유럽에 어떤 영지를 갖게 되든, 사실상 부재영주가 될 게 뻔하단 소리다.
그러면 누군가는 프랑크푸르트를 실질적으로 장악해야 한다.
그게 누가 될지 눈치를 보는 사이, 나폴레옹이 또 다른 물건을 손에 들었다.
“또한 짐의 친우인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폰 작센 공작에게, 선물을 하나 주겠소.”
작센 공작은 마른침을 삼키며 나폴레옹의 앞으로 다가섰다.
사실 나폴레옹은 작센 공작과 친구도 아니고, 선물을 건넬 사이도 아니다.
당장 지난 제3차 반프랑스 동맹 전쟁에서, 작센은 양다리를 걸쳤다.
한데 뭔가를 준다니 혹시 기요틴행 티켓이 아닐까 걱정될 뿐이다.
문득 작센 공작의 눈이 커졌다.
“이것은 지도가 아닙니까?”
“본래 지도를 건네는 건 왕권의 중요한 상징이지. 애석하게도, 이곳에서는 왕권은 행사하지 못하겠지만.”
“설마?”
작센 공작의 어깨를 두들기며, 나폴레옹이 껄껄 웃었다.
“새로 신설되는 바르샤바 공국의 대공위를 부탁하오. 내 수석부관인 수우코프스키와 나의 신임 [상급대장], 포니아토프스키 장군이 도와줄 거요.”
폴란드 출신의 수석부관 수우코프스키 대령, 그리고 보헤미아 일전의 수훈자 포니아토프스키가 다가섰다.
작센 공작은 사실상 군사권을 폴란드 출신 프랑스 군인들에게 내준다는 소리에 눈을 크게 떴지만, 애써 웃었다.
공작령을 박탈당할 위기였는데, 오히려 새로운 대공위에 올랐으니 기쁜 일이다.
그렇다면 왜 작센 공작이 하필 폴란드 왕관을 쓰게 되었을까?
“이런, 너무 먼 인연 아닌가.”
탈레랑은 혀를 찼다.
18세기, 폴란드는 왕을 선거로 뽑았다.
그래서 한때 작센 선제후가 폴란드 왕이 된 적이 있다.
그러니 나폴레옹은 그 인연으로 작센 공작에게 바르샤바 대공직을 선사한 것이다.
마레가 재미있다는 듯 탈레랑의 표정을 구경하다 물었다.
“상급대장은 또 뭡니까?”
“원수직을 남발하기 싫으신 모양이지. 소장보다는 높을 거고, 새로운 직책인가.”
“이러다 대장이나 중장이란 직위도 생기겠습니다.”
마치 예언이라도 하듯 마레가 말할 찰나, 나폴레옹이 좌중을 돌아보았다.
“이제, 마지막 선물이오.”
아직까지는 제후들이 다들 선물을 받았다.
물론 유진이라는 상속자와 폴란드인이라는 감시자를 덧붙인 족쇄와 함께였지만.
그러나 이번에도 과연 선물을 받을 것인가?
무엇보다 선물을 받게 될 제후는 누가 될까?
그때 나폴레옹의 시선이 중앙에 서 있던 한 남자를 향했다.
“친애하는 막시밀리안 요제프 대공이여.”
“폐하,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하하핫!”
바이에른 대공이 고개를 숙일 찰나, 나폴레옹이 껄껄 웃다 외쳤다.
“이제, 그대는 왕이 될 거요!”
오스트리아가 멸망한 시대, 독일에 새로운 왕이 탄생한 것이다.
***
이 모든 것은 당연히 국제정치학적인 고려를 통해 나타난 결과다.
“결국 마리 공주님과 혼인하셨군요, 전하.”
리셉션 홀의 구석, 와인을 마시던 유진에게 한 미녀가 다가섰다.
나이는 이제 18살쯤일까.
예전에 봤던 얼굴이 아직 남아 있어, 유진도 알아볼 정도다.
“그렇게 됐군요. 공녀. 아니, 이제는 왕녀님이라 불러야겠는데?”
“옛날에 제 부친께 약속하셨던 바는 잊으셨나 봐요?”
“약속이라고? 아, 그건 그냥 농담이지. 어쨌든 예상대로 미녀로 컸군요.”
바이에른 왕녀, 아말리아가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었다.
“혹시, 아쉬우신가요?”
순간 유진은 자신도 모르게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을 느꼈다.
아말리아의 미모 때문이 아니다.
만약 원역사대로였다면, 아말리아의 남편은 유진이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혼인은 무척 행복하여, 두 사람은 일곱 남매를 얻었을지도 모른다.
이루지 못한 미래가 심장을 아리게 만들 찰나, 유진이 입을 열었다.
“나와 결혼한다면, 불행해질 겁니다. 왕녀.”
“예?”
“운이 좋다면 바이에른보다 더욱 큰 나라의 왕비가 될 수는 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평생을 지위가 박탈당할까 불안해야 할 거고, 내가 패배라도 한다면 절망에 빠져 있는 걸 억지로 위로하며 살아야겠죠.”
아말리아가 입술을 살짝 벌릴 찰나, 유진이 확언했다.
“그건, 결코 좋은 인생이 아닙니다. 왕녀.”
왜 바이에른을 왕국으로 만들었을까?
그건 오스트리아를 해체한 후 프로이센과 헝가리를 견제할 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바이에른은 상당한 국력을 갖고 있지만, 동시에 독일 지역을 통일할 힘은 없다.
후일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이 유진의 처로 아말리아를 선택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허나 그건 나폴레옹의 승패에 지위와 운명을 걸어야 한다는 뜻이다.
항상 남편은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고, 언제 목숨을 잃게 될지 모른다.
그런 불안한 인생을 아말리아는 살지 않을 가치가 있다.
지금 유진은 그렇게 답한 셈이다.
너무 진지한 유진의 말에 아말리아가 멍하니 눈을 깜박이다 미소를 머금었다.
“그렇다 해도, 부왕 전하 같은 남자라면, 여자들이 기꺼이 몸을 던지지 않을까요? 설사, 파멸이 기다리는 걸 안다고 해도.”
“왕녀, 그건.”
“부럽네요. 전하가 불행하게 살 거라고 말하는 마리 왕녀님이.”
살짝, 몸을 돌리며 아말리아는 속삭였다.
“그래도, 한 번은 저도 그렇게 살아보고 싶었어요.”
사실, 따지고 보면 유진과 아말리아는 이번이 고작 두 번째 만남이다.
그러나 유진은 기이하게도, 마치 생의 한 시간이 끊겨 버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아말리아의 원래 운명을 알기 때문이었을까?
그렇다면 아말리아는 왜 유진에게 그렇게 말했을까?
유진이 사라져가는 아말리아의 뒷모습을 볼 때였다.
문득 이폴리트가 옆에서 보다 휘파람을 불었다.
“헤에, 이런 걸 키워서 잡아먹으려다, 놓친다고 하나.”
“닥쳐, 이폴리트.”
“혹시 내가 손대면, 어, 안 되겠지?”
유진은 싱긋 웃다, 이폴리트를 향해 일렀다.
“우리 어머니에게 손댄다고 할 때 내가 뭐라고 했지?”
당연히, 죽인다고 말했다.
***
그러나 부왕은 본래 운명이었을 여자의 추억에만 빠져있을 시간이 없다.
“부왕 전하, 멋지게 또 제게 한 방 먹이셨군요.”
재상의 칭호만이 없는 무관의 재상, 탈레랑이 유진의 옆에 섰다.
유진은 딱히 한 방 먹인 기억이 없었지만, 탈레랑은 그렇게 느꼈던 모양이다.
하기야 본인이 만든 라인동맹이란 판을, 유진이 멋대로 조정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가볍게 고개를 저으며 유진이 대꾸했다.
“프랑크푸르트라면, 난 아무 관심 없으니까 걱정마시죠.”
“바르샤바 공국을 얘기하는 겁니다. 러시아도, 프로이센도, 옛 오스트리아도 모두 폴란드 독립에 민감했던 걸 잘 아실 텐데, 그런 짓을 하셨군요.”
“오스트리아는 이제 해체됐고, 프로이센은 군사력을 잃었습니다. 남은 건 러시아 뿐이군요.”
탈레랑은 눈을 가늘게 떴다.
“러시아와 싸워서는 안 됩니다. 부왕.”
후일에 원역사에서 비스마르크가 말했다.
외교란, 러시아와 친하게 지내는 거라고.
시대를 막론하고 외교관의 시각은 비슷한 모양이다.
유진은 쓰게 웃다, 시선을 돌렸다.
“그건, 폐하께서 정하실 일이죠. 하지만, 어차피 우리 프랑스가 먼저 상대해야 할 쪽은 전부, 서쪽 아닙니까?”
좋아하는 주제가 나왔는지, 장광설을 늘어놓는 나폴레옹을 응시하다, 탈레랑이 묘하게 웃었다.
“그것도 그렇군요. 에스파냐가 곧, 부왕 전하를 기다릴 테니.”
1807년 1월 30일, 겨울.
라인동맹에서 프랑스 제국의 동유럽 조율이 결정되었다.
에스파냐 문제가 기다리는 파리가 코앞인 마인츠에서.
물론 유진은 본래의 아내를 끊어버린 게 더 기억에 남을 날이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