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28)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28화(429/547)
(428) 웰링턴과 처음으로 조우하다
누가 나폴레옹의 시대를 끝장냈을까?
여러 후보가 있다.
러시아의 쿠투조프, 프로이센의 블뤼허, 혹은 나폴레옹 그 자신이란 설도.
그러나 누구나 알기 쉬운 적은 단연 원역사 워털루의 승장이다.
아서 웰즐리, 아직은 웰링턴 공작은 아닌 남자다.
“맙소사, 정말 대단하군. 이런 식으로 민심을 모아버릴 줄이야!”
이제 38세, 나폴레옹과 동갑내기인 웰즐리는 감탄사를 터뜨렸다.
물론 사실 감탄할 쪽은 따로 있을 것이다.
웰즐리가 있는 곳은 살라망카, 마드리드에서 북서쪽 110킬로미터 전방 도시다.
남부 지역에서 반원형으로 북진해 왔지만, 프랑스군의 이목을 피하는 데 성공했달까.
그래도 마드리드를 빼앗긴 터라 영국군 입장에서는 위험한 상황이다.
“골치 아프게 됐는데요. [아이언] 장군.”
“닥쳐, 클린턴. 내가 그 별명 부르지 말랬지?”
“아, 힌두들이 바로 앞에 와도 강철처럼 서 있다는 건데, 뭐가 나쁩니까? 이곳에서도 강철처럼 버티시면 되죠.”
부관 헨리 클린턴이 피식 웃으며 말을 건네자, 웰즐리가 손을 내저었다.
“그거야 힌두인들 총이 개판이라, 내가 허세를 부린 거고. ‘나보’ 놈의 부하들 총은 아주 최신식이란 말이야. 위세 부리다 죽어.”
웰즐리와 클린턴은 인도에서 동인도회사 산하 주둔군에서 같이 근무한 사이다.
사실 인도 주둔군은 동인도회사 소속임에도 또한 영국의 정식 군대처럼 취급받았는데, 두 사람이 모두 장군 계급장을 단 게 그 증거다.
하지만 아무래도 본토 군대와 취급은 달라서, 인도에서 세운 전공은 본국에선 잘 인정받지 못하곤 했다.
그럼에도 현재 포르투갈 주둔 영국군, 3만 명은 웰즐리를 기꺼이 따른다.
지금껏 마세나를 상대로 보여준 실적 때문이다.
또한 외국 땅에서 서로 의지할 데가 없는 것도 한 몫했다.
문득 기병 지휘관 헨리 페짓이 입을 열었다.
“웰즐리 사령관, 일단 물러납시다.”
“그건 또 무슨 소리요, 로드 페짓?”
“이건 감당하기 어렵소. 본래 반도전쟁에서 우리 군의 전략은 최대한 전선을 흩트리고, 민중봉기를 최대치로 올리는 거요. 프랑스군의 보급은 박살 내고.”
예전 제1차 반프랑스 동맹 전쟁 때부터 플랑드르에서 싸운 경험자, 39세의 장군 페짓이 고개를 저었다.
“그렇지만, 왕이 정당하게 선 데다 카탈루냐와 발렌시아 지역이 모두 신왕 편에 섰소. 이러면 전부 틀어지는 거 아뇨?”
카탈루냐와 발렌시아, 곧 에스파냐 동북 해안 지역이다.
이 일대는 구 아라곤 왕국의 영토로, 마드리드 중심의 카스티야와 정서가 다르다.
다만 프랑스와 인접한 점이 있어, 예로부터 프랑스의 침공을 많이 받은 땅이기도 했다.
게다가 왕가가 프랑스계인 점도 있어, 반프랑스 감정이 들끓는 곳이다.
본래 영국, 정확히는 아서의 형 리처드 웰즐리 대사는 이 점을 이용해 아라곤 일대에 게릴라 봉기를 일으키려 했다.
만약 성공했다면 아라곤 전역에서 최소 5만 이상의 봉기군이 들끓었을 것이다.
현재 에스파냐 남부에서 버티고 있는 로마나 후작이 20만 대군을 모았으니, 충분히 승부를 낼 만 하다.
그러나 아라곤부터 유진이 민심을 산 탓에, 웰즐리 형제의 계획은 틀어져 버린 것이다.
“거참, 원래는 사라고사와 발렌시아, 바르셀로나에서 봉기를 일으키는 게 우리 형님 계획이었는데.”
“리처드 대사는 그러고 보니 어디 갔소? 전임 국왕을 이용하려 든다고 알고 있는데.”
“남쪽으로 가는 중이오. 일단 지브롤터는 안전할 테니까.”
페짓에게 대꾸하다, 웰즐리는 입맛을 다셨다.
“하긴, 유진 프라이슈츠가 지금껏 보여준 기동력이라면, 안전한 곳이 없군.”
“일단 우리부터 살라망카에서 빠져 나가야 합니다, 장군.”
“미스터 힐, 그게 그렇게 간단하다면 진작에 포르투갈 방면으로 후퇴했을 거야. 로마나 후작은 지금 바일렌까지 퇴각했지?”
웰즐리는 후퇴를 제시하는 보병대장 롤랜드 힐에게 한 소리 했다.
물론 원역사에서는 웰즐리는 포르투갈에서 싸운다.
허나 그건 에스파냐에서 본국으로 소환당한 사이, 프랑스가 대대적으로 쳐들어와 에스파냐 방면 전선이 붕괴했기 때문이다.
이후 다시 포르투갈에서 에스파냐 봉기군과 함께 맞싸워, 반도전쟁을 승리로 이끈다.
그럼에도 롤랜드 힐은 냉정하게 보고했다.
“반대로 말하면, 우리는 지금 분산되어 있습니다. 이대로 가면, 각개격파의 우려가 매우 높아집니다.”
골똘히 생각에 잠겼던 웰즐리가 물었다.
“주앙 섭정에게선 소식이 온 게 있나?”
“아뇨. 하지만 리처드 플래처 중령은 열심히 일하는 중입니다. 무어 장군이 곧, 런던에서 리스본으로 온다고 하구요.”
“그 [라인]이 완성될 때까지는 어떻게든 버텨야 하는데. 쯧.”
주앙 섭정, 곧 포르투갈의 광인여왕 마리아 대신 통치를 시행하는 왕세자를 말한다.
또한 리처드 플레처는 포르투갈에 주둔 중인 영국군 지휘관이다.
무어 장군은 내각이 임명한 이베리아 방면 총사령관인데, 아직 이베리아에 도착하지 못했다.
그때 살라망카 외곽에서 거친 외모의 군인이 황급히 돌아왔다.
“사령관, 큰일났소!”
군인 뒤에는 그야말로 오합지졸로 보이는 병사들이 보인다.
일단 군복부터 엉망으로 입었고, 군기는 전혀 없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잠시 인도에서 부리던 [정예군단]을 떠올리다, 웰즐리는 혀를 찼다.
“뭐가 또 큰일이야? 미스터 픽턴, 호들갑 떨지 마. 그리고 좀 씻고 다녀!”
“전장에서 어떻게 정찰병이 씻고 다닌다는 거요? 그보다, 전방에 적 출현!”
“뭐라고? 깃발을 봤나? 아니면, 단순히 산병?”
깜짝 놀란 웰즐리가 묻자, 정찰대 지휘관 픽턴 중령이 손을 휘저으며 외쳤다.
“황금사자기! 신대륙 부왕, 유진의 깃발이오!”
분명 마드리드에서 왕 노릇을 해야 할 유진이 출현한 것이다.
***
물론 유진이 도래한 것은 우연은 아니다.
“살라망카 외곽, 적 출현입니다!”
유진은 아직, 프랑스식 군복을 착용하고 있다.
에스파냐의 군제가 프랑스보다 훨씬 뒤쳐진 점도 있지만, 미처 군복을 마련할 틈도 없었다.
즉위식을 마치자마자, 유진은 부왕 근위대 여단과 제2군단 최정예 3개 사단, 총 3만 5천명만 이끌고 북진했다.
왜냐하면, 본래 원역사에서도 살라망카에서 영국과 프랑스간 교전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뒤따르던 마세나나 세르보니가 보기에는 정찰이 성공한 탓이지만 말이다.
“확실히 전하, 아니 에스파냐 국왕 폐하의 휘하에서는 라살이 최고긴 하군요. 벌써 정찰을 마치고 돌아오다니.”
“그 휘하라는 거 말인데, 라살을 비롯해 부왕 근위대는 그럼 에스파냐 군으로 전직하나? 세르보니?”
“국적 변경을 하고 싶은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군 행정 면에선 여전히 프랑스 그랑다르메 소속입니다. 어디까지나 누벨 프랑스 부왕의 근위대인 거죠. 쥐노 원수 각하도 마찬가지지요.”
제2군단 참모장 세르보니가 어깨를 으쓱였다.
“물론 우리 제2군단도 에스파냐 주둔군으로 남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만.”
현재 프랑스 제국은 이른바 위성국에 주둔군을 주재시키고 있다.
헬베티아 공화국, 바타비아 공화국, 보헤미아 공국과 갈리치아 공국, 여기에 새로 탄생한 바르샤바 공국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제 막 신왕이 즉위해 불안할 게 뻔한 에스파냐야 두말할 나위도 없다.
물론 대규모 군단을 무작정 주둔시킬 수는 없으니, 대략 3개 사단 정도로 정리될 것이다.
어쩐지 지금 끌려온 병사들이 대상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다, 마세나가 입맛을 다셨다.
“아주 곤란하군. 빠르게 끝내고 파리로 복귀해서 화려한 파티나 즐기는 게, 내 인생 계획이었는데 말이야.”
“부왕, 아니 에스파냐 국왕 폐하의 라인에 서겠다고 결심하신 거 아니었습니까?”
“그렇다고 마드리드에서 뺑이 치겠다는 말은 아니었다고. 생각해봐. 쥐노야 근위대장 노릇만 하면 그만이니, 결국 내가 전부 싸워야 하잖아?”
마세나가 투덜거릴 찰나, 군단장 직할 사단 지휘관, 쉬셰가 고개를 저었다.
“글쎄요, 지금 봐선 국왕 폐하가 직접 친정할 모양입니다.”
군단 선두에 선 유진이 돌아온 기병여단장 라살의 보고를 듣는 모습이 보인다.
“폐하, 어떻게 할깝쇼? 허락하신다면, 저 소규모 군대 따위는 싹 쓸어버릴 수도 있습니다만?”
“영국군인가?”
“예? 어, 그렇겠죠? 에스파냐인으론 보이지 않습니다.”
라살의 보고에 유진이 피식 웃다 대꾸했다.
“그대에게 무모한 돌파를 시키다간, 레드코트의 총알받이가 되겠지.”
라살은 원역사에서, 결국 무모한 돌진을 하다 전사한다.
게다가 레드코트, 곧 적색 군복을 입은 영국군은 뛰어난 사격실력으로 유명하다.
초석의 산지, 인도 일대를 장악한 터라, 막대한 화약을 연습 때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나름 프랑스도 화약 생산에 심혈을 기울였고, 아직 영국이 장악하지 못한 인도 쪽 물량을 이집트와 지중해로 수입하긴 했다.
허나 영국에 비할 정도는 아니다.
물론 라살 입장에서는 발끈할 소리였지만.
“허, 혹시 도발이십니까? 그간 네이나 뮈라를 써보니, 제가 필요 없어지셨나요? 이 라살의 돌파, 한 번 보여드리죠!”
“라살, 나는 진지하게 말하는 거다.”
“예? 어, 폐하. 대체 왜 그러십니까?”
슬쩍 당황한 라살을 응시하다, 유진이 시선을 돌렸다.
“적장은 명예를 아는 자일 거다. 이폴리트, 회담을 제의하고 와라.”
이폴리트가 입맛을 다시다 말에 박차를 가했다.
전혀 달갑지 않은 임무다.
그렇지만 이제 유진은 단순히 이폴리트의 친구나 임명직 부왕이 아니라, 진짜 [왕]이다.
그러니, 이건 왕명인 것이다.
“아니, 왜 하필 이런 위험한 임무는 내 몫인 거지? 알겠습니다!”
물론 유진은 영국군 지휘관이 사절을 죽일 거라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았다.
***
후일 원역사, [아이언 듀크], 곧 철공작이라 불릴 남자는 아주 신사적이다.
“이런 식으로 조우할 줄은 정말 몰랐군요. 유진 프라이슈츠 프린스!”
웰링턴, 아니 지금은 그저 모닝턴 백작 가문의 여섯째 아들로 유망한 군인일 뿐인 아서 웰즐리가 눈앞에 있다.
나아가 워털루에서 승리해, 네덜란드에서는 워털루 공작 작위를 얻기도 하는 남자다.
유진은 어쩐지 심장이 격동하는 걸 느끼다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서 웰즐리 장군이군.”
“저를 아십니까? 하긴, 프린스의 쉬르테 스파이들은 우리 쪽 에일리언 오피스만큼이나 각지에 퍼져 있다고 들었습니다. 후훗.”
“마이소르의 티푸를 죽였다지. 내가 본래 동맹을 맺으려던 자였으니, 기억하고 있다.”
살라망카의 고원 앞, 유진과 웰즐리는 소수의 호위병만 끌고 서로 마주했다.
웰즐리야 교전보다 교섭이 더 나은 선택지니 불가피한 일이다.
한데 유진은 왜 웰즐리와 싸우는 대신, 교섭을 요구했을까?
옆에서 지켜보는 쥐노나 이폴리트는 이유를 알 수가 없어, 눈을 굴릴 뿐이었다.
그때 웰즐리가 감탄해 손뼉을 쳤다.
“호오, 인도까지 시야가 닿으시는군요. 그때는 좋았지요. 제게는 영광의 전장이었습니다. 지금은 그저 도망치는 게 고작입니다만.”
“물러나 주지 않겠나?”
“어라, 그건 또 무슨 말씀이신지?”
유진은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로 미래의 철공작을 주시했다.
“영국과 소모전을 펼치고 싶지 않다. 런던으로 퇴각한다면, 지브롤터까지 길을 열어주지.”
만약 원역사를 아는 사람이 이곳에 있었다면, 유진을 철공작으로 착각했을지 모른다.
허나 웰즐리가 후일, 철공작이라 불리는 이유는 그저 공작이 된 이후의 엄격한 표정 때문만은 아니다.
문득 빙그레 웃으며, 웰즐리가 단호히 거절했다.
“그건 곤란합니다. 수상에게 명 받은 바는, 에스파냐에 친영정권을 세우는 거라서.”
유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싸울 수밖에 없겠군. 3일 주지.”
비록 불리한 상황이라도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다.
그게 실상 대영제국의 진정한 기초, 인도 정복을 성공시킨 웰즐리라는 남자다.
물론 후대 원역사에서는 나폴레옹을 이긴 것 때문에 역사에 남았지만.
멀리 태연한 태도로 사라지는 웰즐리를 보다, 이폴리트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왜 안 잡아?”
유진은 웰즐리의 등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대꾸했다.
“아마, 못 잡을 거야.”
사실 원역사에서는 웰즐리가 술트를 못 잡았다지만, 웰즐리도 만만찮다.
게다가, 굳이 가장 위험한 적과 정면으로 대결할 이유는 없다.
적어도, 아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