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31)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31화(432/547)
(431) 신대륙 식민지가 요동치기 시작한다
아직, 전신이 탄생하지 않은 시기, 구대륙의 소식은 신대륙에 늦게 전해진다.
“왕이 바뀌었다! 정당한 왕이 없어! 그러니, 우리는 부왕과 총독의 지배를 받을 이유가 없다!”
1807년 5월, 누에바 에스파냐 혹은 [멕시코]라고 불리는 땅은 들끓고 있다.
왕이 본국에서 쫓겨나고, 프랑스에서 온 공주가 여왕이 되었다.
그런데 신대륙 식민지는 모두 [왕령지]다.
그러니까 국왕의 정통성이 없다면 에스파냐의 지배를 받을 이유가 크게 약해진다는 뜻이다.
사우다드 데 멕시코, 곧 영어로 멕시코 시티 광장에 사람들이 모였다.
“옳소! 아니, 대체 왜 [인디오]들을 함부로 부리지 말라는 거야?”
“노예상인들은 또 왜 막고? 이건 재산권 침해야!”
“세금을 거두지 마라! 너희가 우리에게 해준 게 뭐가 있다고! 돈 내놔!”
그런데 모여서 화를 내고 있는 이들은 너나할 것 없이 화려한 옷을 입은 백인 남녀다.
이른바 크리오요, 곧 신대륙 태생 백인들이다.
그들은 지금 산발적으로 날아온 본국 소식에 격분해 모였다.
특히 새로운 여왕의 남편, 유진이 누벨 프랑스 부왕 출신인 게 문제다.
왕족 출신도 아닌 프랑스인이 공동왕을 차지했다는 것도 기분 나쁜데, 문제는 따로 있다.
신임 ‘에우제니오’ 1세가 누벨 프랑스에서 펼친 정책이다.
흑인 노예의 해방, 원주민 귀족 서임, 거기에 토지 분배까지 행했다.
물론 유진 입장에서는 인구가 적은 누벨 프랑스를 단기간에 키우기 위한 선택일 뿐이다.
허나 누에바 에스파냐 크리오요들에게는 반감을 살 수밖에 없는 정책이다.
문득 멕시코 시티 소칼토 총독궁에서 시위를 벌이는 크리오요들을 향해 부왕 근위병들이 나섰다.
“누가 감히, 본국의 국왕 폐하 권위를 흔드는가!”
그런데 시위대 해산을 위해 나선 부왕 이투리가라이 앞에 웬 미녀가 나섰다.
“당신은 신대륙 사람 아닌가요? 그렇다면 우리의 대의를 따라요! 이투리가라이 총독!”
“대의라니? 잠깐, 지금 반역을 꾀하는 거요, 시뇨리아?”
“반역이 아니라, 자치 통치입니다!”
귀부인, 마리아 이그나치아가 눈을 부릅뜨며 외쳤다.
“본국에 정당한 왕이 없다면, 우리는 스스로 통치할 권리가 있습니다!”
마리아 이그나치아 로드리게스, 본래 원역사에서 멕시코 독립의 여신으로 불리는 여자다.
다만 이 시기에는 아직 멕시코 시티의 유력자로, 남편을 세 번 바꿔 부자가 된 걸로 유명할 뿐이다.
어쨌거나 부왕 호세 데 이투리가라이도 알 정도니 말이다.
호칭은 부왕이지만 실상은 총독인 이투리가라이가 낯을 찌푸렸다.
“로드리게스 부인, 우리 누에바 에스파냐 총독부는 마리아 여왕을 지지하오. 이건 내 전임자인 마르퀴나 후작도 마찬가지였소!”
“그래서 프랑스의 속국 신세를 받아들이겠단 건가요! 누에바 에스파냐가 어떤지 몰라요? 노예 하나 부릴 수가 없어요!”
“아니, 그건 다른 문제인데.”
그러나 로드리게스 부인은 작은 몸에 어울리지 않는 기세로 외쳤다.
“우리는 신대륙인들의 재산을 지키고, 권리를 수호해야 합니다. 총독이 우리와 함께 하지 않겠다면, 우리가 직접 통치해야 합니다!”
이건 로드리게스 부인, 개인의 생각이 아니다.
여기 멕시코 시티에 거주하는 크리오요, 아니 누에바 에스파냐 상류층 전반의 주장이다.
아예 에스파냐 반도에서 온 소수의 페닌술라르만이 크리오요와 사이가 나빠 반대할 뿐이랄까.
일단 시위대를 내버려 둔 채 총독궁으로 이투리가라이는 복귀했다.
그때 한 눈에도 에스파냐인은 아닌 것처럼 보이는 남자가 혀를 차며 발코니로 다가왔다.
문득 남자가 부왕에게 위로를 건넸다.
“아이고, 부왕 각하. 난리군요.”
“아, 훔볼트 남작님. 일단 총독부 안에 계시는 게 좋겠습니다.”
“로드리게스 부인이라면 나도 몇 번 살롱에서 본 적이 있는데. 똑똑한 여자라 생각했죠. 저렇게 반란을 선동할 줄은 몰랐지만.”
가볍게 턱을 쓰다듬던 알렉산더 폰 훔볼트가 말했다.
“유진 부왕, 아니 국왕은 대단한 사람입니다. 이렇게 저항하는 건, 오히려 화를 부를 겁니다.”
나이는 나폴레옹과 동갑인 이 남자는 후일 원역사에서 지리학의 시조가 되는 남자다.
본래는 프로이센 귀족이지만 전세계, 특히 남부 아메리카를 여행한 걸로 유명하다.
그러나 역사에 훔볼트가 큰 영향을 끼친 것은 따로 있다.
구아노.
이른바 새의 배설물이 말라붙어 만들어진 암석을 페루에서 발견한 것이다.
초석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유럽에 알렸달까.
현재는 멕시코 시티에 머물며 지리를 연구 중인데, 유진에 반대하는 시위를 구경하게 된 것이다.
-타다닥!
그때 총독궁으로 화려한 옷차림의 중년 귀족이 수행원들과 함께 뛰어들었다.
“큰일 났소, 부왕 각하!”
“무슨 일이오, 세바스티안 칼보 데 카사 후작? 누벨 프랑스로 지원을 요청하러 갔던 게 얼마 전인 것 같소만.”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오! 쿠바에서, 시스네로스 제독이 직접 왕명을 보내왔소!”
본래 원역사에서는 루이지애나 총독이 될 남자, 카사 후작이 악을 썼다.
“모든 도시에 있는 카빌도를 확대 개편! 누에바 에스파냐 전체를 총괄하는 코르테스를 만들 것! 그리고, 현지 부왕과 총독들은 코르테스의 대표자를 존중하라!”
에스파냐로 귀환했던 에스파냐 신대륙 함대 제독, 시스네로스가 돌아온 것이다.
신왕 ‘에우제니오’의 왕명과 함께.
그런데 그 왕명의 내용을 들은 부왕이 벌떡 일어났다.
“맙소사, 대체 본국에선 뭘 생각하는 건가! 아니, 국왕 폐하도 신대륙을 와 봤잖아!”
마치 화답이라도 하듯, 멕시코시티 광장에서 드높은 외침이 울렸다.
“노예와 재산의 자유를! 우리의 권리를 위해 싸웁시다!”
로드리게스 부인의 선창과 함께 거센 함성이 메아리쳤다.
-와아아!
코르테스가 설립되면, 온갖 난리를 피울 게 뻔한 이들의 외침이었다.
***
멕시코 시티에서 남쪽으로 3천 6백 킬로미터를 가면, 카라카스라는 도시가 있다.
“어때, 로페스? 내가 쓴 선언문이?”
이 도시 자체는 남미 사람이 아닌 한 잘 모른다.
그러나 원역사 현대의 나라 이름은 엉뚱한 이유로 잘 알려져 있다.
석유 때문에 흥했다가, 석유 때문에 망한 나라, 베네수엘라의 수도다.
지금은 누에바 그라나다 부왕령이라 불리는 땅의 중심지에서, 한 청년이 멋들어지게 쓴 문장을 친구에게 보이며 묻고 있었다.
“아주 격정적이군. 다만 한 가지 문제가 있네, 시몬.”
“무슨 문제지?”
“사실 전임 왕이 영국 때문에 폐위되고, 현왕은 정통성이 부족하단 말이야. 그런데 전임 왕인 카를로스가 지명한 후계자가 여왕이 됐어. 이 상황에서, 과연 얼마나 시민들이 동참할까?”
친구, 루이스 로페스 멘데스는 어깨를 으쓱였다.
사실 변호사인 멘데스가 보기에는 너무 격정적인 선언문이다.
또한 국왕이 멀리 있긴 하지만, 존재하는 것은 당연한 세상에서 살아온 사람들에게도.
무엇보다, 이 선언문의 목적은 지극히 과격하다.
“그것도, 독립을 위한 봉기라면.”
청년, 시몬은 껄껄 웃다 멘데스의 어깨를 두들겼다.
“설사, 그렇다 해도, 로마에서 난 맹세했네. [라틴 아메리카]의 독립이 이뤄질 때까지, 내 팔에 자유를 주지 않겠다고!”
이 시대 아메리카 대륙의 엘리트는 젊을 때 유럽을 방문하는 게 필수 교육 코스 중 하나다.
누에바 그라나다의 명문가에서 태어난 시몬도 당연히 유럽을 다녀왔다.
그런데 시몬이 유럽을 갈 무렵, 유럽은 프랑스 대혁명의 광풍에 휘말린 상태였다.
시몬이 혁명 정신에 감동받고, [공화국]을 꿈꾸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나름 시몬만큼 열정적이지는 않아도 공감하긴 하는 친구, 멘데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럼 지도자는 누구로 하지? 이건 누에바 그라나다의 프리메이슨과도 얘기를 나누어야 하는 문제야.”
“다른 사람을 생각할 필요가 있나? 프란시스코 데 미란다 장군이지. 프랑스 대혁명에 참가했고, 독립 원정을 시작한 선도자! 단연, 이번에야말로 그분을 지도자로 받들어야 해!”
“글쎄, 결국 영국 앞잡이 아닌가?”
시몬과 멘데스의 대화는 의미심장한 점이 있다.
프리메이슨, 미란다, 그리고 독립원정.
1807년, 이미 남미는 멕시코보다 앞서서 독립열풍에 휘말린 뒤다.
특히 누에바 그라나다 일대는 영국에서 전파된 프리메이슨 조직이 앞장서, 지하 독립운동이 진행 중이다.
이 운동을 실제로 봉기로 끌어낸 게 바로 미란다 장군이다.
미란다는 미국 독립전쟁에 참여했고, 에스파냐 당국에 의심을 받아 영국으로 망명했다가, 프랑스 혁명에 참전한 남자다.
심지어 뒤무리에 휘하에서 혁명전쟁에 실제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러나 뒤무리에가 반란을 일으키려다 실패한 후, 미란다의 인생도 꼬여서 결국 귀국하게 되었다.
그런데 귀국한 뒤에도 미란다는 포기하지 않고, 에스파냐로부터 신대륙 식민지를 독립시키고자 활동했다.
이른바 [독립원정]이라고 시몬이 부르는 것도 바로 그 봉기 중 하나다.
원역사에서는, 결국 적이 될 장군을 시몬이 칭송하고 있을 때였다.
-덜컹!
문득 대저택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1층에서 요란하게 울린다.
“볼리바르, 안에 있나!”
시몬은 깜짝 놀라 1층으로 내려서다 불청객을 반겼다.
“무슨 일이십니까, 베요 선생님?”
“왕명이 내려왔어.”
“예? 아, 본국에서요? 그게 무슨 소용입니까. 어차피 프랑스 여자와 그 남편이 프랑스의 꼭두각시 국가를 만드는 중 아닙니까?”
시몬의 스승, 안드레스 베요가 포고령 문서를 흔들며 외쳤다.
“틀려! 지금, 본국에서 누에바 그라나다를 총괄하는 코르테스 설립을 허가했다고 하네! 물론 크리오요만이 아니라, 메스티소와 물라토까지 의원이 될 수 있는 건 문제지만!”
시몬과 멘데스가 깜짝 놀라, 포고령 문서를 보았다.
“코르테스라고? 설마, 자치를 허용하는 건가?”
“이건, 단순히 거짓이 아냐.”
“응? 아니, 그건 또 어떻게 장담하나, 시몬?”
시몬은 포고령 문서를 뚫어져라 보다 외쳤다.
“건방진 메스티소나 발칙한 물라토까지 포함 시켰다는 걸 봐! 우리 크리오요들을 페닌술라르들이 견제할 때 쓰는 술책 아닌가. 그럼, 그 대신 코르테스는 정말 실권을 쥔다는 얘기야!”
문득 시몬이 1층에 모여있던 [동지]들을 돌아보며 힘차게 외쳤다.
“봉기는 취소다! 코르테스를 장악하겠어! 어서, 카라카스의 유력자들을 모아!”
시몬 호세 안토니오 데 라 산티시마 트리니다드 볼리바르 팔라시오스 폰테.
통칭 시몬 볼리바르라 불리는 남자.
후일 원역사에서는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페루의 해방자가 될 24살의 청년.
바야흐로 볼리바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
다시, 카라카스에서 7천 3백 킬로미터 남쪽에는 부에노스 아이레스라는 도시도 있다.
“호세, 자네도 왔군.”
잠시, 간만에 입는 군복이 어색해 옷 매무새를 보던 청년이 고개를 들었다.
옛날 마드리드 유년학교에서 같이 공부했던 친구가 보인다.
다만 성년이 된 이후에는 고향도, 배치 부대도 달라 소식만 가끔 전하며 지낸 사이다.
청년, 호세가 먼 곳에서 다시 본 친구를 반기며 물었다.
“베르나르도, 어쩌다 자네까지 소환되었나?”
“글쎄, 우리 모두 [본국]에서 장교로 일해서 그런 게 아닐까?”
“아니면, 혹시 라우타로 롯지가 들킨 건?”
두 청년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나아가 라우타로 롯지는 남부 아메리카 전역에 퍼져 있는 프리메이슨 조직으로, 미란다를 후원하는 집단이다.
요컨대 남미 독립운동의 산실이랄까.
그때 다시 문이 열렸다.
-척!
리오 데 라 플라타의 부왕, 라파엘 데 소브레몬테가 들어서다 고개를 끄덕였다.
“오, 왔군. 호세 데 산 마르틴 중령, 그리고 베르나르도 오이긴스 중령.”
“대체 무슨 일로 저희를 소환하셨습니까? 부왕 각하.”
“아주 간단하네.”
지금 소브레몬테가 소환한 두 청년은 본국, 곧 에스파냐에서 공훈을 세운 청년장교들이다.
또한 부왕령이 아니라 본국에서 공훈을 세운 장교는 당연히 신대륙에서는 귀중한 인재다.
하여 예전부터 소브레몬테는 유력자 집안이기도 한, 두 청년 장교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본국에서 두 사람을 집어서 부를 줄은 몰랐다.
“신임 국왕이신 에우제니오 폐하와 마리아 폐하께서 그대 두 사람을 우리 리오 데 라 플라타를 대표해 부르셨어. 새로 만들어질 코르테스의 의원으로 선출하라는 명령과 함께.”
호세 데 산 마르틴과 베르나르도 오이긴스.
본래 원역사라면 각기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독립 영웅이 될 남자들.
다만 아직은 그저 유망한, 혹은 불온한 청년장교들인 두 사람이 서로 마주보다 부왕에게 물었다.
“저희를 말입니까?”
역시, 원역사에서는 영국에게 쫓겨 도망치는 겁쟁이 부왕, 소브레몬테가 호기롭게 답했다.
“나아가, 최단시간 내 마드리드로 올 것을 명하셨네. 이건, 왕명일세.”
그러니까, 지금 유진은 남미 독립운동 영웅들을 소환한 것이다.
아직, 독립전쟁이 시작되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