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32)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32화(433/547)
(432) 독립영웅들을 먼저 마드리드로 부른다
본래 유화책이 어려운 이유는 신뢰성 때문이다.
“누가, 누굴 부른다고 하셨습니까? 이 본국에?”
이제 마드리드 수비 사령관으로서, 사실상 차기 재상에 지목된 알라바가 외쳤다.
유진이 사실상 중앙집권을 포기한 상황에서, 에스파냐 중앙군도 감축의 길을 밟고 있다.
옛날로 치면 카스티야 군만을 왕이 직접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마드리드 수비사령관은 예전보다 더욱 중요한 위치로, 사실상 재상과 다를 바 없다.
특히 유진이 재상을 아직 별도로 임명하지 않았고, 근위대장인 쥐노가 외국인이란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반대로 말하면 지금 알라바는 마드리드 대귀족과 관료들을 대표해 놀란 셈이다.
저 멀리 신대륙에서 유진이 불러낸 이들에 대해서.
유진은 간명히 답했다.
“마드리드로, 신대륙 코르테스의 유력자가 될 이들을 소환할 것이다. 알라바 장군.”
“폐하, 어째서 그런 일을 하십니까? 지금 하셔야 할 일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무너진 왕권을 다시 세우려 한다면 그렇겠지. 허나, 짐은 그럴 이유를 찾지 못했다.”
유진이 국왕 집무실에 모인 신료들을 돌아보며 일렀다.
“지금 이 나라에 필요한 건 강력한 왕권이 아니라, 평화다.”
에스파냐, 국왕 내각의 장관들이 서로 돌아보며 입맛을 다셨다.
본래 에스파냐 왕정은 이른바 비서위원회가 운영해 왔다.
권신 고도이도 엄밀히 말하면 국왕의 수석 비서에 해당하던 자다.
허나 유진이 국왕이 되면서 프랑스식 내각을 다시 강화했는데, 이 내각에 임명된 이들은 대부분 귀족들이다.
그러니 왕권을 스스로 약화시키겠다는 국왕의 말에 반항하기가 어려웠던 것이다.
“그렇다면, 우선 카스티야와 레온, 카스티야와 그라나다의 귀족들을 다독이는 데 신경 쓰소서.”
“이제 새로이 세워진 코르테스에서 일하느라 바쁘지 않겠나, 알라바? 짐은 사유지에 해당하는 신대륙에 좀 더 신경 쓰고 싶다.”
“폐하!”
그러나 나라를 걱정하는 알라바만은 필사적으로 외쳤다.
“에스파냐 왕국도 폐하의 나라입니다. 또한, 이 땅도 폐하의 영토입니다. 폐하께서 애정을 기울여주셔야 할 백성도 이 땅에 있습니다!”
사실 에스파냐 왕령은 오랜 코르테스의 전통이 있다.
왕국 영토도 국왕의 사유지가 아니라 국가의 공유지라 할 것이다.
허나 신대륙 식민지는 아예 외국과 달라서, 법적으로 왕의 사유지다.
지금까지 국왕들은 합스부르크든 부르봉이든, 대부분 본토만 중시하며 신대륙은 자금원처럼 여겨왔다.
그런데 신임 공동왕, 특히 유진은 본국에 별 관심이 없음을 드러낸다.
어째 신대륙에서 경력을 쌓은 탓인 모양인데, 이렇게 되면 본국 통치가 엉망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무리 지역별 코르테스가 부활하는 시대라도, 왕이 조정하지 않으면 같은 나라라고 할 수도 없지 않은가?
사실은 그게 유진이 노리는 바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렇게 진실을 말할 수는 없기에, 유진은 알라바를 보다 웃음을 터뜨렸다.
“푸하핫!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게, 알라바. 짐이 언제 본국에 신경쓰지 않겠다고 했나?”
“그러시면, 지금 하신 말씀은?”
“에스파냐는 본국 산업 발달이 지체되어 있지. 결국 아직도 신대륙에서 오는 무역 수입이 정부 재정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아닌가?”
유진은 재무장관, 페드로 세발로스 구에라를 돌아보며 말했다.
“누에바 에스파냐에서만 연간 6백만 페세타가 매년 들어오고 있지. 나아가 무역을 통해 들어오는 관세 수입은 10배고.”
구에라는 눈을 크게 뜰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사실 원역사에서 프랑스가 개입할 때 쫓겨나는 재상으로, 마드리드 최고의 관료인 구에라다.
그런데 유진이 파악하고 있는 숫자가 훨씬 정확했던 것이다.
유진은 다시 알라바를 향해 단언했다.
“그러니, 신대륙의 유력자들을 본국으로 불러, 귀속시켜야 해. 그게 에스파냐를 안정시키는 첫 걸음이다.”
게다가 왕국을 사실상 분할한 지금, 국왕의 주요 수입원은 더욱 신대륙으로 국한된다.
나아가 원역사 현대에도 그렇듯, 남미가 에스파냐 일국보다 합산하면 경제규모가 더 크다.
그러니 유진으로서는 남부 아메리카를 중시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그때 국왕 수석보좌관, 이폴리트 샤를이 입을 열었다.
“다 좋습니다만, 본국에서 마드리드로 소환하는 친구들 말이죠. 불러도 되겠습니까?”
유진은 갑작스런 이폴리트의 이의제기에 흥미로운 표정으로 물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나, 수석보좌관?”
“에, 지금 우리, 아니 프랑스 쉬르테의 정보에 따르면, 독립운동을 하려는 자들이 넘친다던데요? 폐하께서 소환하시려는 자들 이름이, 어째 그 친구들하고 겹칩니다.”
“정확히 봤다.”
유진은 경악하는 내각 장관들에게 설명하듯 일렀다.
“짐은 불온한 자들을 불러, 충신으로 만들고자 한다. 그게, 이번 소환령의 진의다.”
당연히 그건 쉬운 얘기가 아니다.
오히려 불온한 이들을 발견했다면, 감옥에 가두고 처형하는 게 훨씬 쉬운 일이 아닌가?
예전의 에스파냐 왕정은 늘, 그렇게 신대륙 독립 움직임을 막아왔다.
그러나 유진은 반론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럼, 이것으로 오늘 국무회의를 마치기로 하지.”
종결을 알리는 의사봉 소리가 요란하게 국왕 집무실을 울렸다.
-땅!
왕권을 약화시킨다는 퍼포먼스와는 정반대로, 국왕 멋대로 말이다.
***
물론 아직 신임 국왕의 권위가 확고하지 않다는 건, 친족의 행동에서 드러난다.
“세상에, 이럴 수가 있어요? 오라버니? 아니, 국왕 폐하!”
마드리드 궁전 후원, 간만에 커피를 즐기고 있던 유진 앞에 흥분한 ‘친족’이 나타났다.
스테파니 드 보아르네, 유진의 육촌동생이다.
본래 누벨 프랑스 시절부터 사촌동생인 에밀리와 함께 마리의 시녀로 일해온 바 있다.
그런데 에밀리가 로슈자클랭과 결혼하면서 파리에 머물게 되자, 스테파니가 수석시녀장으로 부임해 온 터다.
마리가 놀라 스테파니를 말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왜 그렇게 화가 난 거야, 스테파니? 일단, 화를 좀 식혀.”
“여왕 폐하! 만약 폐하 같으면 강제로 약혼한 후, 그 약혼자마저 갑자기 강제로 신대륙에 간다는 데, 기분이 좋겠어요? 그것도 반란자들을 데리러 가는 길에!”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야? 유진, 혹시 이폴리트가 신대륙에 가?”
마리만이 아니라, 이폴리트도 처음 듣는 소리였는데, 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됐다. 결혼식은 좀 뒤로 미루기로 하지.”
“오라버니!”
“여긴 왕궁이다. 아무리 사석이라도, 네가 내게 그런 식으로 말해선 안 되지. 이건 오르탕스라 해도 마찬가지다.”
유진의 단호한 말에 기가 막힌 이폴리트가 황급히 물었다.
“폐하, 항의는 내가 해야 할 거 같은데, 아니, 대체 왜?”
볼리바르, 산 마르틴, 오이긴스.
후일 원역사를 아는 이들이라면, 당연히 전율할 것이다.
멕시코의 미겔 이달고나 우루과이의 호세 아르티가스와 마찬가지로 남미를 에스파냐로부터 독립시키는 장본인들이니까.
그러나 지금은 그저 일개 청년 장교들이거나, 지역 유력자일 뿐이다.
단지 프랑스 쉬르테는 이들이 [불온분자]라는 정보를 입수하긴 했다.
허나 국왕의 최측근에 해당하는 이폴리트가 직접 머나먼 신대륙까지 가야 할 이유가 있을까?
문득 유진이 이폴리트를 돌아보며 대꾸했다.
“뭐, 어차피 스테파니와 결혼하고 싶은 마음도 없잖아?”
“아니, 본인을 앞에 두고 그런 말을 하는 건 실례고. 그보다 내가 그 먼 신대륙까지 다녀와야 하는 이유가 뭐야? 난 어디까지나 국왕 폐하를 측근에서 보좌해야 하는 몸인데?”
“솔직히 나도 널 보내면 불편하긴 하지. 하지만, 쉬르테의 로슈자클랭을 쓸 수가 없으니, 어쩔 수가 없잖아? 그렇다고 라살을 보낼 수도 없고.”
근위대 장군으로 멀찍이 호위하던 라살이 깜짝 놀라는 모습을 구경하며, 유진이 피식 웃었다.
“어쨌든, 세상은 이폴리트 너를 내 대리인으로 보거든.”
다들, 신대륙에 가는 게 싫긴 한 모양이다.
사실 쾌속선을 보내도 5주에서 6주는 잡아야 하는 게 신대륙의 통신이다.
아직 증기선 기술이 확립되지 않은 터라 더욱 불규칙한 점도 있다.
허나 유진 입장에서는 이번에 반드시 [불온분자]들을 에스파냐 본국에 끌고와야 한다.
그때 스테파니가 이를 악문 채 나섰다.
“그렇다면, 나도 같이 갈게요.”
“뭐?”
“어차피 강제로 혼인시킬 거 아닌가요? 신대륙에 갔다가, 이 사람이 어떤 여자와 놀아날 줄 알고! 나도 갈래요. 오르탕스 언니처럼 생과부가 될 수는 없어요!”
스테파니의 당당한 기세에 이폴리트가 당황할 정도였다.
“어, 나야 좋지만, 그래도 공녀님을 신대륙까지 데려가는 건.”
현재, 나름 공작부인의 칭호를 받고 있는 스테파니다.
또한 누벨 프랑스에도 함께 다녀오기도 했다.
허나 남부 아메리카는 열대에 더 가까운 점도 있어서 무척 무덥고 힘든 여행지인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유진이 태연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나도 마리를 데려갔는데 뭘? 됐어, 데려가. 다만 이렇게 되면 세 곳 전부 보낼 수는 없겠군.”
“엥? 설마 세 곳이나 보내려고 했다고?”
“그야 누에바 에스파냐, 라 플라타, 그리고 누에바 그라나다에서 모두 소환해야 하니까.”
유진은 품속에서 간단한 메모장을 꺼내 살펴보다 이폴리트에게 내밀었다.
“그래, 핵심은 이 친구들이겠지. 누에바 그라나다, 카라카스에 다녀와.”
현대로 따지면 베네수엘라다.
“크흠, 사실 베라크루즈가 더 쉬운 거 같은데.”
“누에바 에스파냐는 설사, 반란이 일어나더라도 진압하기 쉬워. 게다가 카라카스에 가장 위험한 친구가 있거든.”
“누군데?”
유진은 메모장 한복판, 하나의 이름을 가리켰다.
“시몬 볼리바르. 그 친구는 반드시 데려와야 해. 강제로라도.”
그 누구보다도 위험한 독립운동가가 될 자다.
***
물론 아직은 본국 국왕의 특사가 부르면 항구까지 나와야 하는 신세다.
“아이고, 덥다! 하여간, 그래서! 자네를 꼭 데려오라는 국왕 폐하의 엄명이 계셨다네.”
후일 원역사에서 남미 대부분을 독립시켜 버리는 남자, 시몬 볼리바르는 낯을 찡그렸다.
이폴리트 샤를, 저 악명 높은 프라이슈츠의 최측근 부관.
이집트와 콘스탄티노플, 누벨 프랑스, 심지어 최근 들려온 예나까지, 유진의 승전에 늘 함께 했다고 한다.
그러니까 에스파냐 신임 국왕은 정말 대리인을 보내온 셈이다.
어째서 [표면상] 일개 지역군 장교에, 지역 부호에 불과한 자신을, 국왕이 직접 선택했을까?
“왕의 보좌관이시여, 그렇다고 저 같은 일개 시민에게 이 정도 병력을 동원할 이유가 있습니까?”
“응? 일개 시민? 내가 알기로, 그대는 카라카스 프리메이슨 지부의 핵심 인사인데?”
“그건, 어디까지나, 친목단체일 뿐입니다.”
볼리바르는 숨이 멎는 기분으로 간신히 답했다.
카라카스 항구, 세관청 사무실.
국왕 근위대 병사들이 가득 도열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프리메이슨]을 언급할 줄이야.
당장 품에 있는 권총을 써야 할지 고민할 찰나, 볼리바르의 손을 누군가 붙잡았다.
“제발!”
이폴리트의 옆에 있던 스테파니다.
“세, 세뇨리타?”
“만약, 당신이 마드리도로 가지 않으면, 나도 유럽에 못 돌아가요. 내 약혼자인 이 사람도!”
“잠시만, 소, 손은 놓으시고.”
그러나 스테파니는 필사적으로 외쳤다.
“간다고 할 때까지 못 놔요! 내겐 당신이 반드시 필요하니까!”
후일 원역사에서 스테파니는 보아르네 일가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로 불렸다고 한다.
비록 아내를 잃고 상심한 볼리바르였지만, 스테파니의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문득 볼리바르가 말을 더듬다 고개를 숙였다.
“기, 기꺼이, 세뇨리타를 위해서라도, 가겠습니다.”
이로써, 스테파니의 설득으로 시몬 볼리바르가 [사자굴]로 향하게 되었다.
유진이란 사자가 기다리는 본국, 에스파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