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38)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38화(439/547)
(438) 러시아는 인도 공략을 꿈꾼다
항상 얼음이 녹지 않는 땅에서, 얼지 않는 바다로 나가는 건 러시아의 꿈이었다.
“이번 핀란드 정복으로 짐은 드디어, 발트해의 패권을 장악했도다!”
간만에 겨울궁전으로 나온 파벨 1세는 엄숙히 말했다.
사실 차르가 진지한 태도로 행사에 임하는 것 자체가 정말 몇 년만의 일이다.
그간 굳이 실패한 쿠데타가 아니라도, 차르는 국정에 싫증을 내고 기분이 내킬 때만 일해왔으니까.
하여, 재상 로스토프친과 황실고문 쿠라킨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파벨에게 간언했다.
바로 핀란드를 정복한 수훈자들을 기리는 일이다.
“폐하, 이번에 스웨덴과의 전투에서 승리하고, 핀란드를 차지한 것은 큰 업적이십니다.”
“맞습니다! 오랫동안 핀란드를 노려왔던, 선제께서도 이루지 못하셨던 일입니다!”
“북스회베덴 장군과 바그라티온 장군에게 훈장과 작위를 수여하심이 옳은 줄 아룁니다.”
파벨은 재상과 고문의 말을 듣다 고개를 까딱였다.
“그래. 프리드리히 빌헬름 폰 북스회베덴에게 에스토니아의 영지를 내린다. 어디든 적당히 하도록! 훈장은 성 안드레아의 훈장으로!”
“오, 그건 폐하께서 새로 만드신 훈장이군요!”
“영광입니다, 폐하!”
저 멀리 무릎을 꿇고 있던 복스회베덴도 기쁨에 찬 얼굴로 고개를 조아렸다.
그러나 재상과 고문의 기쁨에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승전으로 새로운 영토를 얻은 것은 진정한 성과가 아니다.
요새 구석에서 나오지 않은 채 세상을 외면하고 있던 차르가 밖으로 나온 게 진정한 성과다.
그런데 파벨이 문득 북스회베덴 뒤에 있던 바그라티온을 응시했다.
“바그라티온에게는 같은 훈장과 함께, [크냐즈]의 영예를 내리겠다!”
크냐즈, 곧 [대공]에 해당하는 러시아 작위다.
물론 특별한 영토를 준 것은 아니니, 실권이 따르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작위를 준 것만으로도 엄청난 일이 아닐 수 없다.
행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 황실고문 쿠라킨과 재상 로스토프친이 서로 돌아보았다.
“허, 게오르기아 왕족에게 우리 러시아 귀족보다 더 큰 영예를 주시다니.”
“아니, 공훈으로만 보면 틀린 판단은 아니요. 총사령관이었던 북스회베덴보다, 바그라티온이 더 뛰어난 공적을 세웠죠.”
“기동전의 대가란 얘기는 들었지, 하지만. 흐음.”
분명 바그라티온은 이 시대 러시아 장군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명장이다.
수보로프의 전술을 이어받아, 이동식 공격전 교리를 세웠다.
참호보다는 총검 돌격을, 사격전에 의존하기보다 소단위 기동 진군을, 나아가 보병 대대 하나하나를 군악대 음악만으로 통제하는 전술 교본을 만들기도 했다.
무엇보다 잡다한 인력이 뒤섞인 복잡한 러시아 군대를 강한 규율로 간결하게 지휘하는 데 탁월한 솜씨를 보였다.
그렇지만 황태자 시절부터 파벨을 아는 쿠라킨은 혀를 찼다.
“이건, 아무리 봐도 우리 귀족들이나 군부 고위 장군들에 대한 견제책 같은데.”
파벨이 바그라티온의 실력을 높이 평가한 게 아니란 얘기다.
차르는 실력보다 자신의 기분을 더 중시한다.
러시아 전군의 가장 높은 지위를 쿠투조프가 차지한 것도, 파벨의 비위를 잘 맞춰서다.
그때 근심 섞인 얼굴로 듣고 있던 로스토프친이 고개를 돌렸다.
“베니히센 장군, 뭔가 할 말 없소?”
멀찍이 뒤따르던 베니히센이 화려한 군복 어깨 견장을 움츠렸다.
“우리 쿠라킨 황실고문님과 로스토프친 재상 각하께서 모르실 일을, 제가 어찌 알겠습니까?”
“지난 폐위 소동에서도 살아남은 그대가 아니오? 눈과 귀를 닫고 있지는 않을 거고.”
“어허, 저는 어디까지나 사특한 반역자들을 잡기 위해 함정을 팠을 뿐입니다.”
짐짓 점잔을 빼는 베니히센에게 로스토프친이 다그쳤다.
“차르 폐하께서 원하시는 바가 뭐요? 설마 영국과 정말 싸우실 것도 아닐 거고. 혹시 투르크나 페르시아를 생각하고 계시는 거요?”
물론 베니히센은 로스토프친 눈밖에 나도 좋을 신세가 아니다.
어쨌거나 지난 파닌의 쿠데타 당시, 베니히센이 가담했던 것은 사실이다.
주위를 둘러보며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베니히센이 낮게 말했다.
“바그라티온의 고향이 투르크로도, 페르시아로도 통하는 건 사실이지요.”
“설마, 정말이오?”
“하지만 폐하께서 요새 계속 주시하는 지역은 따로 있습니다.”
문득 베니히센이 엉뚱한 이름을 입에 올렸다.
“인도입니다.”
이건 파벨도, 러시아 궁정도 꽤 오래 겪은 쿠라킨이나 로스토프친 둘 다 예상치 못한 장소다.
아니, 러시아 귀족이라면 누구라도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곳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인도 북변의 카불까지는 대략 5천 킬로미터쯤 되는 초장거리니까.
기가 막힌 얼굴로 로스토프친이 물었다.
“아니, 그건 신대륙 영국 식민지를 공략하게 되면서, 포기하신 거 아니었소?”
“애석하게도 그렇지가 않습니다. 신대륙 소식이 끊긴 지 얼마나 됐습니까? 사실상 프랑스 땅이 됐다는 소문도 파다하고. 또, 설사 이겼다 해도 모피라면 시베리아로도 충분합니다.”
“신대륙 모피도 시베리아와 맞먹을 정도인데, 거 참. 대체 어떻게 인도를 공략한단 말이오?”
언뜻 광업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라, 캐나다는 가치가 없는 땅처럼 여겨지기 쉽다.
그러나 이 시대에도 캐나다는 충분한 경제적 가치가 있다.
바로 비버의 모피 때문이다.
모피무역은 러시아의 전통적인 외화 획득원이었고, 특별한 공업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 러시아 경제를 지탱하는 축이다.
그러니 캐나다 공략에는 분명 의의가 있다.
하지만 파벨의 관심을 오래 자극하기에는 너무 멀고, 일단 영국과 싸우면서 소식이 다 끊긴 상태다.
때문에 지금 파벨은 다른 곳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베니히센이 입맛을 다시며 일렀다.
“페르시아를 정복하고, 다시 인도 북부를 공략하시는 겁니다. 폐하께서는 이미 결심하고 계십니다.”
쿠라킨이 로스토프친에게 탄식했다.
“미치겠군. 차라리, 프랑스와 싸우는 게 훨씬 쉽겠소.”
로스토프친은 낯을 흐리다 투덜거렸다.
“설마 그렇기야 하겠습니까? 폐하께서 얼마나 프랑스인들에게 푹 빠져 계시는데요. 쯧!”
물론 이 말이 예언 아닌 예언이 될 날이 올지는 이 자리의 아무도 모를 일이다.
***
겨울궁전 구석, 황태자 거주구역에서 호기로운 외침이 들렸다.
“캐슬레이 자작이 말한, 기회가 왔습니다!”
간만에 돌아온 황제가 돌아가기만 기다리던 황태자, 알렉산드르는 눈을 깜박였다.
“그게 무슨 말인가, 스트로가노프? 기회라니. 혹시, 인도?”
“맞습니다.”
“폐하께서는 연일 바다만 외치고 계셔. 발트해로 진공할 함대를 건조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판이야. 그런데, 무슨 인도 타령인가?”
얼지 않은 바다에 항구를 갖는 것은 역대 러시아 차르들의 꿈이다.
하지만 흑해로 나가는 길, 콘스탄티노플이 프랑스 주둔군에 막힌 형국이 되었다.
그렇기에 발트해, 나아가 북해로 진공하는 것은 파벨의 시책 중 하나다.
그런데 황태자의 친우, 스트로가노프는 고개를 저으며 외쳤다.
“그건 폐하의 진의를 잘못 읽은 겁니다! 폐하께서는 바다가 아니라, 대륙을 원하십니다. 황금과 식량이 넘쳐난다는 곳, 초석마저 땅에서 난다는 인도를!”
분명 인도는 풍요로운 땅이다.
원역사에서 영국이 19세기에 패권을 차지할 수 있었던 근본 동력도 인도 지배에 기원한다.
프랑스가 영국보다 유럽에서 확고히 우위를 점유한 1807년 현재도, 영국은 여전히 인도 이권을 중심으로 버텨내고 있다.
그러나 풍요로운 인도는 러시아에서 너무 멀다.
어이없는 얼굴로 알렉산드르가 물었다.
“점령할 수만 있다면, 누구든 원하지 않겠나? 하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나?”
“그러니까 기회죠. 안 될 일이니까!”
“아니, 캐슬레이라는 그 작자도 그렇지만, 자네까지 왜 이러나?”
알렉산드르가 미간을 찡그리며 지구본을 돌아보았다.
“부황 폐하께서 아무리 성질이 급하셔도, 불가능한 일을 추진하실 리가 없지 않나.”
지구본 한쪽, 러시아와 인도가 보인다.
물론 러시아 국경에서는 언뜻 다다를 수도 있는 땅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러시아의 수도권인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는 너무나 멀다.
그런데 알렉산드르의 또 다른 참모, 냉정한 노보실체프가 입을 열었다.
“프랑스를 이용하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폐하.”
“무슨 말인가, 프랑스라니?”
“원래 프랑스 제국의 황제도, 현재 에스파냐 국왕이 된 황제의 양자 유진도, 모두 인도 공략을 내세운 바 있습니다.”
노보실체프는 지중해 일대를 가리키며 일렀다.
“게다가 오스만 투르크는 현재 프랑스가 사실상 통제하고 있는 실정이죠. 이집트는 아예 프랑스의 통치령이고, 시리아는 보호령입니다. 프랑스가 협력하면, 인도 공략이 꿈만은 아닙니다.”
이렇게 보니 동지중해 전체가 프랑스의 권역이다.
러시아와 인도 사이를 가르고 있는 나라는 결국 페르시아 하나다.
페르시아를 점령한다면, 이 과정에서 프랑스가 돕는다면, 정말로 인도 공략이 가능하지 않을까?
실은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이 구상했던 대전략을 듣다, 알렉산드르가 혀를 내둘렀다.
“노보실체프, 자네 말을 들으니, 나까지 홀딱 넘어갈 지경이군.”
“말이 그렇다는 거죠. 실제로는 어렵습니다. 프랑스가 전력으로 도와도.”
“하지만 폐하께는 달리 들리겠지?”
노보실체프가 차갑게 비웃었다.
“황태자 전하께 군권을 허락할 정도로, 빠져드시겠지요.”
캐슬레이가 내놓았던 음모는 알렉산드르의 군권 장악이 핵심이다.
비록, 영국이 정권이 교체된 시기지만, 러시아에 아직 그 소식이 닿으려면 멀었다.
지원을 약속한 자들이 이미 실각했다는 것도 모른 채, 알렉산드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좋아. 주청하지. 설사, 직접 지휘하지 못한다 해도, 분명 군부에 불만이 생길 거다. 이대로 가면 어차피 난 폐위야.”
인도 진공 음모가 개시된 것이다.
***
당연히 상식적인 재상이 듣기에는 기가 막힌 얘기다.
“맙소사, 황태자 전하! 그게 무슨 망발, 아니 말씀이십니까!”
로스토프친이 목놓아 부르짖었지만, 알렉산드르는 재상을 무시한 채 차르를 향해 말했다.
“부황 폐하, 지금 간특한 영국의 섬나라 놈들이 우리 러시아를 우롱하고 있나이다. 허나, 해군 제독들이 미약해, 북해조차 건너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 전하!”
“그럼에도, 우리 러시아 제국이 영국을 징벌할 방법은 있나이다.”
알렉산드르가 힘차게 지구본을 가리키며 외쳤다.
“우리의 동맹! 프랑스 제국의 힘을 빌려, 인도를 함께 공략하는 것입니다!”
그 자리에 있던 프랑스인, 당통과 주베르가 어이없는 얼굴이 된 것도 당연하다.
사실 나폴레옹의 인도 침공 발상도 실현되지 못했다.
그런데 러시아가 페르시아를 넘어 인도를 공략한다니 과대망상도 지나치다.
당통이 주베르와 눈빛을 교환한 후, 헛기침을 하며 나섰다.
“아니, 그건 일단 논의가 필요한 이야기옵니다만.”
“옳도다!”
“폐하?”
당황한 당통이 눈을 부릅떴지만, 파벨은 흥분한 태도를 감추지 않았다.
“당통, 지금이야말로 그대와 나폴레옹 황제, 그리고 유진 국왕의 우정을 보일 때다! 짐이 직접 친정하겠다!”
이번에는 알렉산드르가 얼빠진 소리를 냈다.
“예?”
이건, 상정 범위 밖이다.
차르 친정, 그것도 인도로 간다?
대체 어떤 생각으로 나온 발상일까?
파벨은 달아오른 얼굴로 외쳤다.
“그래야 프랑스도 짐을 돕겠지! 가자, 인도로! 영국을 징벌하러!”
그러니까, 단순히 기분으로 결정한 일이란 얘기다.
1807년 12월.
러시아의 정국이 격랑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차르 파벨의 전격적인 인도 침공, 혹은 페르시아 통과 친정 결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