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43)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43화(444/547)
(443) 3B 가문 연결 전략으로 돌파한다
후일, 19세기를 풍미한 3개의 B로 시작하는 가문이 있다.
“보나파르트, 부르봉, 그리고 보아르네. 모두 B로 시작하지.”
“어, 이건 어쩐지 너무 스스로 칭찬하는 것 같군. 그러니까, 유진 네가 나폴레옹 황제 폐하나 수십 대를 내려온 부르봉 왕가와 동일하다는 거 아냐?”
“엄밀히 말해 이미 그렇잖아? 난 에스파냐 왕이라고.”
마르세유 도심 외곽, 거대한 창고 앞을 지나치다 유진은 이폴리트에게 대꾸했다.
“게다가 이제는 프랑스 사람이면, 누구나 보아르네란 이름을 알지. 보아르네 카르텔, 아니 그룹 때문에.”
사실 원역사에서도 19세기 초, 프랑스 정국을 지배한 것은 보나파르트와 보아르네 간 암투다.
물론 현재는 유진이 워낙 초기부터 보나파르트 일가와 친해진 탓에 암투는 없다.
허나 유진 때문에 엉뚱하게도 본래는 이 시기에 매장될 가문이 부각되었다.
부르봉.
프랑스의 구왕가로 혁명의 적.
그러나 당장 혁명의 도화선이 된 ‘오스트리아 여자’ 마리 앙투아네트부터 멀쩡히 잘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공주였던 마리 테레즈는 이제 에스파냐 여왕이 되었고, 왕자였던 루이 샤를 카페는 황제의 부관이다.
어떤 의미에서 앙시앵 레짐 적폐의 장본인, 유진이 창고 앞에 섰다.
엉뚱한 광고판이 시선을 끌었기 때문이다.
-〈오늘도 보아르네 로열젤리 캔과 함께! 여행용으로 좋습니다.〉
이폴리트가 휘파람을 불며 물었다.
“저 괴상한 상품은 대체 누가 생각해낸 거야?”
“당연히 우리 여왕 폐하시지. 임신한 와중에도 마르세유와 니스, 밀라노와 제노바로 서신 명령을 끊임없이 보내고 있어. 근데 이게 마르세유에도 오는 줄은 몰랐는데.”
“이런, 프랑스의 경제가 에스파냐 왕비, 아니 여왕에게 좌우되다니. 통탄할 노릇인데?”
보아르네 카르텔은 여전히 에스파냐 국왕부처의 소유다.
이제 동인도회사처럼 주식회사 체제로 바뀌었지만, 절대지분을 유진이 보유하고 있고 식품과 우체국 지분을 마리가 보유한 형태랄까.
여왕이 되었지만, 딱히 국정에는 관심이 없는 마리는 여전히 보아르네 그룹 경영에 간섭 중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폴리트가 농담 삼아 떠드는 소리가 너무 컸을까?
문득 창고 안에서 한 남자가 나오다 놀라 외쳤다.
“아이고, 국왕 폐하. 오셨으면 말씀을 하셨어야죠!”
바로 보아르네 카르텔의 총지배인, 앙투안 드 다마스다.
원래 유진이 조세핀을 구하러 갈 때 함께 돌아왔던 마르티니크 총독의 아들.
만약 원역사였다면 혁명에 어설프게 동조했다가 기요틴에 목이 날아갔을 비운의 남자다.
그러나 이제는 유진의 기업, 보아르네 그룹을 이끄는 최고경영자인 다마스에게 유진이 웃으며 일렀다.
“파리에서 오느라 고생했겠군. 바쁜데 불러내서 미안하네. 경영 점검을 간만에 할까 해서.”
“어차피 원래 밀라노와 파리를 오가는 게 제 업무의 절반이라, 별로 고생도 아닙니다. 가끔 카이로까지 가야 할 때가 문제죠.”
“카이로? 동지중해 무역까지 다마스 자네가 직접 챙기나?”
유진의 부름을 받고 마르세유까지 달려온 남자, 다마스가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원래는 알베르 페르몽이 전담하고 있었죠. 그런데, 폐하께서 신대륙에 데려가 버리셨지 뭡니까. 요새 통 소식이 없는데, 설마 죽은 건 아니겠죠?”
“내게 편지를 보낼 때까진 안 죽었어. 베라크루즈를 통해서 보내온 편지인데, 대충 2달 전이군. 요새는 한창 구아노 교역권 따내느라 바쁜 모양이야.”
“이제 그 친구는 아예 독립하기로 한 겁니까? 듀퐁처럼?”
유진이 어깨를 으쓱였다.
“어쩔 수 없지. 듀퐁과 약속했던 10년의 기한이 끝났거든. 시간이 정말 빠르군. 페르몽이야 아직은 보아르네 카르텔 사원이야. 단지, 신대륙 방면 영업을 할 뿐이지.”
엘뤼튀르 드 듀퐁, 원역사의 듀퐁 창업주다.
현재 누벨 프랑스에서 보아르네-듀퐁 합작사를 세워 신대륙 무역과 화약사업에 종사 중이다.
사실 증기선을 비롯한 신대륙 군수 병기창도 반쯤은 듀퐁의 소유다.
이런 듀퐁은 보아르네 카르텔 입장에서도 중요 인사지만, 이제는 어쩔 수 없다.
1795년, 유진은 라부아지에를 구하며 듀퐁과 약속했다.
10년.
그 시간 동안 유진에게 봉사하라고.
이제는 벌써 그 시간이 다 끝난 것이다.
“카이로 얘기가 나왔으니까 말인데, 데지레 부인은 잘 지내고 계시나?”
유진이 옛 감회에 젖어있을 동안, 이폴리트는 엉뚱한 질문을 던졌다.
“이야, 하다 하다 마담 오슈까지 노렸습니까, 샤를 장군님?”
“무슨 소리야. 그냥 안부만 묻는 건데.”
“마담 오슈는 잘 지내십니다. 벌써 자녀가 셋이에요. 오스카, 에티앙, 쥘리!”
다마스가 혀를 차며 대꾸했다.
물론 이폴리트가 굳이 데지레에 대해 묻는 건 당연히 여자에 대한 관심이다.
언젠가 이집트로 갈 때, 데지레를 만나고 혹시 가능하면 유혹할 수 있을지 군침을 삼키는 게 맞다.
유진도 가볍게 혀를 차다, 엉뚱한 이름을 듣고 되물었다.
“에티앙은 클라리 가문 지금 당주 아닌가? 외삼촌의 이름을 따서 지었나 보군?”
“보아르네 카르텔 마르세유 지배인이죠. 곧 백작 작위를 받는다는 얘기가 있던데요. 뭐, 옛날에 국왕 폐하가 구해주신 적 있죠? 애석하게도 지금은 니스에 가 있습니다. 불러올까요?”
“됐어. 그럴 시간도 없고. 그러면.”
한때 마르세유에서 클라리 가문은 몽땅 망할 뻔했다.
공포정치가 한창이던 시절의 일이다.
그 당시 클라리 가문을 구한 것은 나폴레옹이지만, 에티앙만은 유진이 구한 게 맞다.
원역사라면 에티앙은 결국 죽고 마니까.
그때 데지레를 유진의 소개로 만났던 한 남자를 입에 올렸다.
“오슈 아저씨는 이집트 생활에 만족하나?”
라자르 오슈, 프랑스 혁명군 초기의 삼대 사령관 중 하나다.
모로는 유럽에 남아 구 제국을 해체하는 자가 되었고, 나폴레옹은 황제가 되었지만, 오슈는 멀리 이집트로 갔다.
유진이 진행한 오리엔트 원정의 뒤처리를 맡게 된 셈이랄까.
원수로 임명도 받았고, 이집트 총독으로 오래 재직 중이지만, 당연히 유럽만큼 좋을 리는 없다.
그러나 별다른 불만은 얘기하지 않는 듯, 다마스가 고개를 저었다.
“만족하지 않으면 어쩌시겠습니까? 거기선 오슈 원수 각하는 왕, 아니 파라오입니다. 또한 황제 폐하의 인척인 클라리 가문의 사위잖습니까?”
그러나 진정 혁명을 믿었던 오슈가 귀국하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을지도 모른다.
제국에 대한 불만.
만약에 오슈가 나폴레옹에게 반대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면, 그건 아마도 옛 연인인 조세핀과 그 아들 유진 때문이 아닐까?
유진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쪽도 5년은 벌써 옛날에 지났군. 슬슬 약속을 지키긴 해야겠는데.”
그때 이폴리트가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그보다 저 새로운 커플에게 어떻게 설명할 거야, 이 상황을?”
저 멀리 마르세유 밖에서 달려오는 화려한 마차의 대열을 보다, 유진이 몸을 돌렸다.
“그거야, 황제 폐하가 알아서 하시겠지?”
바로 2B, 곧 보나파르트의 폴린과 부르봉의 루이 샤를이 탄 마차다.
***
파리에서 황명을 받고 한달음에 달려온 충실한 부관, 루이 샤를 카페는 경악했다.
“폐하, 방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마르세유 군사령부 내실, 군복을 입은 황제가 빙그레 웃으며 루이 샤를에게 일렀다.
“짐의 충실한 부관, 루이 샤를이여. 그대에게 전쟁에서 공훈을 세우면, 보답하겠다고 약속한 적이 있지. 그 약속을 지키고자 한다.”
“폐하, 그건 벌써 작년의 일입니다. 게다가, 저는 넘치도록 좋은 대우를 폐하께 받고 있습니다.”
“고작해야 연 3백 개의 금화 따위가? 한때는 프랑스의 모든 게 그대의 것이 될 수도 있었지 않나.”
순간, 루이 샤를은 무릎을 꿇고 외쳤다.
“폐하! 제 충심을 기억해 주십시오. 전 절대로 불측한 마음을 품은 적이 없습니다!”
루이 샤를의 낯은 식은땀으로 가득하다.
그렇잖아도 구왕실 정통 후계자 출신이란 신분은 늘 루이 샤를을 위험하게 만든다.
한데 프랑스가 사유물이니 하는 소리를 황제가 입에 올렸다.
누군가 루이 샤를을 모함해서 부른 게 아닐까?
그때 심드렁한 표정으로 뒤에 서 있던 폴린이 입술을 뗐다.
“오라버니, 놀리지 말고. 대체 왜 나랑 루이가 결혼해야 한다는 거죠?”
“뭐냐. 이젠 루이라고 부르는 거냐? 벌써 애칭을?”
“그야 자코뱅 아저씨들이 다들 싫어하겠지만, 샤를이라고 부르면 우리 귀여운 조카랑 헷갈리잖아요? 뭐, 언젠간 혼인할 거라 생각하긴 했지만.”
폴린은 정색하며 나폴레옹을 쏘아보았다.
“왜, 지금이냐구요.”
후일 원역사에서 증명되듯, 나폴레옹의 형제자매 중 가장 나폴레옹과 친밀한 사람은 폴린이다.
한때 같이 하숙했던 루이 보나파르트도, 늘 편지로 시시콜콜 모든 걸 상담했던 조세프도 폴린보다 충성심이 낮다는 게 증명되어 있다.
허나 폴린은 원역사에서도 그랬듯, 나폴레옹의 정략결혼 요구에 대해서는 늘 불만을 품고 있다.
나폴레옹이 눈썹을 치뜨다 대꾸했다.
“그건 내 동생으로서 묻는 거냐, 아니면 루이 샤를 카페의 연인으로서 묻는 말이냐?”
“성 요한 기사단 누벨 프랑스 총책임자 겸, 프랑스 간호부대 총사령으로서 묻는 건데요?”
“이런, 프랑스 외부 세력이라면 더욱 들려주기 어려운걸. 후후.”
폴린의 말이 농담이란 걸 알아차린 나폴레옹이 피식 웃다 일렀다.
“하지만, 짐의 말을 어차피 들어야 할 테니 알려주지. 네 귀여운 조카‘들’의 입지를 흔들려는 사악한 데물랭의 음모를 깨기 위해서다.”
조카들이라고 말했다.
물론 양녀 오르탕스도, 친자 플로랑스도 있겠지만, 여기에는 아마도 유진이 포함될 것이다.
유진의 일이라면, 폴린은 움직이지 않을 수 없다는 걸, 잘 아는 나폴레옹의 말장난이다.
과연, 폴린이 낯빛이 변하더니, 직설적으로 물었다.
“그게 무슨 말이죠? 왜 나랑 루이가 결혼하는 게 후계구도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되나요?”
“부르봉이 후계자 후보군이 되기 때문이지.”
“뭐라구요?”
이번에는 폴린도 경악했지만, 정작 나폴레옹은 놀라지도 않은 얼굴로 답했다.
“물론, 짐은 그럴 생각이 없다. 또한 실제로 혁명군이 장악한 프랑스 제국에선 불가능해! 하지만, 당연히 사람들은 주목하게 될 거고, 구 왕당파는 흥분하겠지. 나아가!”
사실 이건 유진이 이미 설명해준 바다.
아예 영국과 통혼할 생각마저 했던 나폴레옹이지만, 부르봉을 제위후보군으로 올릴 생각은 하지 못했다.
한데 폴린과 루이 샤를이 결혼하면, 당연히 루이 샤를도 후보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문득 나폴레옹이 입가를 틀어 웃으며 말했다.
“샤를과 유진이 차라리 낫다고 모두가 생각하지 않겠니?”
구왕가의 후계자가 현 황실의 황녀와 결혼한다면, 당연히 제위요구자가 될 수는 있다.
그러나 대혁명을 거친 프랑스다.
아예 극렬 왕당파가 아닌 이상, 구왕실 사람을 꺼리는 것은 당연하다.
자연스레 구왕실의 재래를 막기 위해 나폴레옹의 아들들, 실은 그중 친자에게 시선이 솔리게 될 것이다.
폴린이 빤히 나폴레옹을 보다 입술을 뗐다.
“희생양이 되라는 거네요. 루이, 받아들일 거야?”
루이 샤를은 눈을 깜박이다 벌떡 일어나 군례를 취했다.
“폴린과 함께 할 수 있다면, 기꺼이 따르겠습니다. 폐하.”
나폴레옹은 흡족하게 웃다, 폴린을 응시했다.
“그래서, 너는? 폴린?”
폴린은 잠시 눈을 감았다.
결정하기 전, 꼭 보아야 할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
유진은 달갑지 않은 얼굴로 밀실에 들어서자마자, 입을 열었다.
“나를 보자고 했다고?”
이 방에는 단, 둘뿐이다.
폴린, 그리고 유진.
하필이면 폴린은 엠파이어 스타일, 곧 오르탕스가 유행시킨 시스루 스타일의 드레스를 입고 있다.
어쩐지 속옷도 입지 않은 듯, 하늘하늘 속살이 고스란히 비친다.
애써 시선을 떼려 애쓰는 유진에게 폴린이 묘하게 웃어 보였다.
“오랜만이네요, 에스파냐 국왕 폐하?”
“약혼자가 있는 여자가 홀로 남자와 독대하는 건 좋지 않은 버릇이오. 파르마 공작 부인.”
“어머, 나도 모르는 칭호는 뭔가요? 결혼하면 주나?”
유진은 여전히 시선을 위로 올리려 애쓰며 대꾸했다.
“마르몽이 사실상 나폴리 국왕으로 내정된 상황에서, 루이 샤를에게 주는 직위치곤 낮아. 하지만 조세프 백부님도 고작해야 밀라노 공작일 테니까.”
그러나 자꾸 시선이 자신도 모르게 내려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심장이 빨리 뛰는 것도 마음대로 안 된다.
나아가 갑자기 눈을 깜박일 때마다 이상하게, 폴린이 가까이 다가오는 것도.
“그런 건 별로 상관없어.”
“뭐가 그럼 상관있지?”
“이번 결혼, 네가 원해?”
문득 유진의 바로 앞에 다가선 폴린이 속삭였다.
“만약 그렇다면 해줄게. 단, 내가 원할 때 넌 날 만나야 해. 은밀하게.”
유진은 눈을 부릅떴다.
지금 이 말은 그저 단순히 앉아서 차나 마시자는 얘기가 아니다.
두 사람이 오직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비밀리에 만아야 한다는 뜻이다.
성인남녀가 은밀히 밀실에서 만나 할 일이 대체 뭘까?
“폴린, 지금, 너.”
이게 바로 폴린의 결혼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