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46)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46화(447/547)
(446) 1809년, 다시 피트가 권력을 잡다
1808년 12월, 런던은 여전히 붐빈다.
“신문 사세요! 신문! 프랑스에서 날라리로 유명한 황녀가, 구왕실 왕자랑 결혼했답니다!”
신문팔이 소년들이 거리 곳곳을 누비며 외치는 소리도 요란하다.
남의 나라 일이지만, 이래저래 프랑스 소식은 런던 시민들에게 관심사 중 하나다.
특히 원역사보다는 못하지만, 나폴레옹의 자유분방하다는 황녀 폴린의 스캔들은 항상 런던 시민들을 타오르게 만들었다.
본래 원역사에서는 폴린이 나폴레옹과 근친상간했다는 소식이 버젓이 일간지에 빈번히 등장했을 정도다.
물론 영국인들의 가십 사랑은 거기서 끝나지 않아, 오르탕스와 나폴레옹의 스캔들, 스테파니와 나폴레옹의 스캔들도 함께 거론되곤 했다.
만약 마리 앙투아네트를 나폴레옹이 자주 방문했다면, 역시 신문에 나왔을 게 분명하다.
신문 한쪽에는 폴린의 음란한 그림이 그려져, 더욱 런던 시민들이 열심히 신문을 사보는 중이었다.
그 모습을 구경하다, 방금 프랑스에서 도착한 남자가 커피를 마시며 피식 웃었다.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대혁명의 총아가 구왕실 왕자를 동생의 남편으로 맞이했습니다.”
“자네까지 대혁명이라고 부르나? 영지를 빼앗기고 원한이 깊을 텐데. 스파이 마스터 오베르뉴.”
“농담하지 마십시오. 마스터는 당신이죠. 미스터 위컴.”
대 프랑스 방면, 영국 공작 최고 책임자, 오베르뉴가 눈을 번뜩였다.
“게다가 나야 어차피 프랑스인도 아니고 영국인입니다. 영지를 받기를 갈망하지만, 굳이 프랑스 귀족처럼 굴 필요야 없지 않습니까?”
사실 부이용 공작위를 주장하지만, 오베르뉴는 어디까지나 영국인이다.
단지 먼 조상이 부이용 공작가에서 갈려 나왔고, 부이용 공작가가 마침 대가 끊겼을 뿐이다.
기왕 생긴 거대 자산을 차지하려다, 여기까지 오긴 했지만.
속물이지만 유능한 부하를 물끄러미 보다, 위컴이 커피잔을 두들겼다.
“바뵈프는 뭐라던가? 포기할 남자가 아닌데.”
“이렇게 된 거, 테러를 다시 준비하겠다는 걸 간신히 말렸습니다. 물론 보나파르트, 부르봉, 거기에 보아르네 일가까지 전부 날려버릴 수 있다면야, 저도 찬성하겠지만.”
“그건 어렵지. 게다가 특히 유진 프라이슈츠는 위험한 상황은 정말 빨리 알아차린단 말이야. 꼭 마법사처럼.”
사실 유진에 대한 테러가 시도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허나 에스파냐 국왕이 된 이후에도, 유진은 귀신같이 위험을 알아차리고 피하곤 했다.
물론 백은문자 덕이지만, 위컴이 거기까지 알 수야 없는 노릇이다.
그때 오베르뉴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시에예스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미스터 위컴.”
위컴은 미간을 좁혔다.
“사실 피트 수상도 비슷한 말을 했지.”
“그럼 당장 추진해야겠군요.”
“허나 그건 현직만 실행할 수 있는 수준의 음모야. 전직의 지위로는 불가능하지.”
그러자 오베르뉴가 안달난 얼굴로 물었다.
“그럼, 언제 수상 각하가 복귀하시는 겁니까? 당장 배신자를 끌어내려야죠.”
사실 아무리 영향력이 높아도 전직에게는 한계가 있다.
일단 위컴부터 수상의 허가 없이 멋대로 움직이기 어렵다.
하여 피트가 현직 수상이 되어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대프랑스 공작을 펼칠 수 있다.
위컴은 고개를 까딱였다.
“자네를 런던으로 부른 이유가 그 때문이지. 미스터 오베르뉴.”
“파리라면 모를까, 런던에서 제가 뭘 할 수 있다구요?”
“허수아비 에딩턴이나 실세 폭스야 어떻게 할 수 없지. 하지만 섭정은 다르지?”
놀란 오베르뉴를 향해 위컴이 낮게 일렀다.
“섭정 조지 왕세자의 애첩, 마리아 피츠허버트를 스파이라고 폭로하게. 저 신문, 모닝포스트에.”
온갖 선정적인 삽화가 잔뜩 그려진 신문을 돌아보다, 오베르뉴가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그건 사실이 아닌데요.”
“하지만 왕세자의 또 다른 애인, 그레이스 엘리엇은 스파이가 맞지.”
“아니, 그 여자는 우리 쪽 스파이죠. 흠.”
조지 왕세자는 역사에 남은 것만 열 손가락이 넘는 애인을 두었다.
물론 이 시대 영국 상류층의 연애가 그렇듯, 이 애인들이 무슨 정절을 지키는 것은 아니다.
오직 조지 왕세자의 애인으로만 남지 않고, 다른 무수한 상류층과 또 다른 연애를 누렸다.
그중 하나인 그레이스 엘리엇은 혁명기에 프랑스로 넘어갔다가, 오를레앙 공작의 애인이 되었고 다시 영국의 스파이로 활약했다.
반면 마리아 피츠허버트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여자다.
“게다가 미세스 피츠허버트는 단순한 애인이 아닙니다. 인정받지 못했을 뿐, 사실상 결혼한 사이 아닙니까?”
만약 국왕과 의회가 인정했다면, 지금 왕세자비는 마리아 피츠허버트여야 한다.
허나 마리아 피츠허버트는 왕족이 아닐뿐더러, 가톨릭 교도다.
예전 명예혁명 이래, 영국 왕가는 가톨릭을 배제하는 왕위승계법에 의해 통제된다.
때문에 조지가 애인이었던 피츠허버트와 맺은 비밀결혼은 무효화되었다.
그러나 적어도 비밀 결혼식을 올릴 만큼 애틋한 사이였던 것도 맞다.
위컴은 그럼에도 냉담한 태도로 대꾸했다.
“그건 혼인무효로 이미 판정났네. 미세스 피츠허버트는 가톨릭 신도니까. 왕위승계법에 따라 가톨릭 신도는 왕비가 될 수 없지.”
“그렇다고 스파이로 몰아 붙인다구요?”
“누가 반역자로 추방이라도 하자고 했나? 우리는 딱 한 사람만 흔들면 돼.”
문득 위컴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차갑게 일렀다.
“섭정이지.”
사실, 망나니 왕세자 따위 어떻게 되든, 위컴이 알 바는 아니기도 하다.
***
영국 국왕의 거주지, 버킹엄 궁전이 고함으로 가득찼다.
“이건, 사실이 아니요!”
국왕 대리, 섭정 조지 왕세자가 눈에 핏발을 세우며 방방 뛰었다.
허나 그 모습을 보는 수상 에딩턴과 외무상 폭스는 서로 쳐다볼 뿐이었다.
일단 아무도 믿지 않을 답이었기 때문이다.
문득 에딩턴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전하, 너무 정황이 뚜렷합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마리아가 대체 뭣 때문에 프랑스와 내통한단 말이오?”
“가톨릭 신도 아닙니까. 게다가, 전하께 버려지기도 했고.”
그 순간 조지 왕세자가 눈을 부릅떴다.
“우리는 왕실이 인정해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헤어진 거요! 마리아가 날 배신할 리 없소! 내 아이들의 모친인데!”
하지만 조지 왕세자의 발 아래 흩어진 신문은 너무 많다.
-〈섭정의 애첩 피츠허버트! 프랑스의 괴수 나폴레옹에게 자금 지원 의혹!〉
-〈영국 왕가의 추문, 어디까지 번지나? 피츠허버트, 새로운 애인 프랑스인이라는 소식〉
-〈이 스파이 사태는 섭정의 책임이다!〉
가만히 신문을 내려다보던 폭스가 입맛을 다시며 일렀다.
“전하, 아무래도 엄벌에 처하시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야, 이 위험에서 빠져나오실 수 있지요.”
조지 왕세자는 부들부들 떨다 외쳤다.
“다들, 썩 꺼지시오! 당장!”
결국 에딩턴과 폭스는 둘 다 왕세자를 설득하지 못한 채 나가야 했다.
허나 수상과 외무상을 쫓아낸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일단 런던 전체가 지금 이 스캔들로 들끓고 있다.
왕세자는 부들부들 떨며 버킹엄 궁전의 홀을 빙빙 돌았다.
“어떻게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믿을 수 있단 말인가! 에딩턴과 폭스는 인정머리도 없나? 아니, 폭스 이 놈은, 애초에!”
그때 아주 침착한 화답이 돌아왔다.
“마리아 피츠허버트의 애인이기도 했지요. 섭정 전하.”
왕세자 조지가 고개를 홱 돌렸다.
그곳에 창백한 얼굴의 피트가 서 있었다.
예전에 자신의 섭정을 반대했던 불쾌한 기억을 떠올리며, 왕세자는 낯을 찡그렸다.
“나는 그대를 부른 기억이 없네만. 미스터 피트.”
“제가 필요하실 거라 생각했습니다. 마침, 왕비 폐하께서 저를 부르시기도 했고.”
“하! 모후께선 그대 같은 냉혹한 자를 뭘 믿고 계신지 모르겠군. 필요하다면 국왕도 희생시킬 수 있는 자인데!”
그때 피트가 고요한 태도로 일렀다.
“제 모든 행동은 국익과 왕가를 위한 것입니다. 또한, 저라면 마리아 피츠허버트도 구할 수 있지요.”
국익 운운하는 얘기는 왕세자는 믿지 않는다.
왕가에 대한 충성도 헛소리라 여긴다.
그렇지만 피츠허버트를 구할 수 있다는 말에 왕세자의 눈이 번뜩 뜨였다.
“어떻게?”
“그야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지요. 사건은 사건으로 덮는 겁니다. 책임자를 만들면 됩니다.”
“이 신문을 보라고. 책임자로 날 앞세우고 있네!”
발 아래 떨어진 신문을 주워 흔드는 왕세자를 향해, 피트가 침착하게 대꾸했다.
“아닙니다. 국정은 수상이 맡아서 처리하는 거죠. 국왕 폐하께선, 오직 최종 결정을 내리실 뿐입니다.”
왕세자가 눈을 깜박이다 멈췄다.
피트의 암시는 분명하다.
모든 책임은 결국 국왕에게도, 섭정에게도 있지 않다.
현임 수상 에딩턴에게 있다.
“과연, 그렇군. 그럼 신임 수상은?”
“섭정 전하께서 허락하신다면, 저는 기꺼이 고난의 길을 걸을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말은 잘하는군. 쯧!”
혀를 차던 조지 왕세자가 피트를 응시하며 일렀다.
“다시, 화이트홀을 맡아주게. 피트.”
피트는 정중히 고개를 조아렸다.
***
웨스트민스터 궁전, 하원의사당은 소란하다.
“국왕 폐하의 명으로, 현 수상 에딩턴을 해임하고, 새로운 수상으로 윌리엄 피트를 지명할 것을 천명합니다!”
그랜빌이 임시 의장 자격으로 의사봉을 거세게 내리쳤다.
사실 원역사 20세기 초까지도, 수상을 결정하는 것은 하원 선거가 아니다.
바로 국왕의 신임이 수상을 결정하는 척도다.
다만 어차피 다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면 법률이 통과되지 않으니, 어쩔 수 없이 다수당 당수가 주로 수상이 되었을 뿐이다.
그런데 섭정이 나서서 이런 결정을 내리니, 의회 다수파도 분열될 수밖에 없다.
“어떻게! 이건, 배신이야! 조지가, 우리를 배신했어!”
“국왕 폐하를 만나게 해주시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오!”
“어허! 왕명이오!”
의원들이 서로 뒤엉켜 소리치는 가운데, 그랜빌이 엄숙히 고했다.
“수상을 정하는 대권은 오직 국왕 폐하, 그리고 현재는 폐하를 대신하는 섭정의 권한에 달려 있소! 아니면, 반역이라도 하겠다는 것인가!”
에딩턴은 고개를 푹 숙일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처음부터 피트 파의 배신자였던 에딩턴에게는 따르는 의원 자체가 적다.
그렇다면 폭스는 어떨까?
이미, 전의를 상실한 채 웨스트민스터를 나가고 있던 폭스가 누군가와 마주쳤다.
“피트.”
지팡이를 짚고 비틀거리며 걸어오던 피트가 정중히 고개를 끄덕였다.
“미스터 폭스. 간만이오.”
“다시, 프랑스와 전쟁을 벌일 셈이겠지?”
“당연한 얘기요. 영국의 국익은 프랑스를 꺾어야만 달성될 수 있소.”
폭스는 피트를 노려보다 고함쳤다.
“전쟁은! 영국의 파멸을 불러올 뿐이야! 그렇게 싸워놓고도 모르나!”
사실 폭스가 원한다면, 의회 다수파를 집결시켜 한바탕 난리를 만들 수도 있다.
허나 영국이 프랑스와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대혼란은 나라를 망하게 할 뿐이다.
다만 피트의 방식은 영국을 몰락시키지 않을까?
허나 폭스를 향해 피트는 담담히 대꾸할 뿐이었다.
“그럴지도. 허나, 어차피 프랑스를 이기지 못하면, 영국의 미래도 없소. 미스터 폭스.”
1809년 1월.
전직 수상 피트가 다시 영국의 수상이 되었다.
생애 세 번째 수상 임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