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47)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47화(448/547)
(447) 삼선수상 피트는 유럽대전을 기획한다
세 번째 수상에 오른 사람은 예전에는 없고, 후일 원역사에는 오직 글래드스턴만이 있을 뿐이다.
“실로 전무후무할 업적을 이루셨군요, 수상 각하.”
“권력을 얻는 건 업적이 아니야. 권력은 수단일 뿐.”
“그럼, 어떤 업적을 원하십니까?”
다시, 다우닝가 10번지 제1재무경 관저로 돌아온 수상 피트는 간명히 답했다.
“당연히, 프랑스 제국을 무너뜨리는 거지. 나폴레옹과 유진을!”
간만에 수상 관저에서 피트를 맞이한 에일리언 오피스 수장, 위컴이 눈썹을 치떴다.
물론 피트가 예전부터 반혁명, 반프랑스, 반나폴레옹을 외친다는 건 위컴도 안다.
사실 영국인이라고 해서 모두가 이런 태도는 아니다.
바로 옆나라와 친하게 지내자는 이들은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나 있기 마련이니까.
그러나 피트는 프랑스가 망해야 영국이 산다는 신념을 고수하고 있다.
원역사 후대를 돌아보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프랑스 패권이 무너져서 영국의 전성기가 열렸지만, 또한 프랑스가 아예 몰락할 때는 영국도 같이 몰락했으니 말이다.
어쨌든 지금 위컴이 놀란 것은 피트의 신념에 반대해서는 아니었다.
“유진 국왕이 나폴레옹과 동급이군요.”
“그래. 한때는 그냥 어린애였지만, 이제는 아니지. 단순한 젊은이도 아니고. 에스파냐 국왕이잖나?”
“왕이 되자마자 국가 해체부터 하고 있던데요. 당대에야 본인의 권위로 누르겠지만, 후대에는 여기저기서 독립한다고 난리일 겁니다. 우리 연합왕국의 아일랜드처럼.”
위컴은 유진에 대해서는 큰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
특히 에스파냐를 사실상 분할하는 조치가 결정적이다.
에스파냐 귀족들이야 본인들이 실권을 되찾으니 좋을 것이며, 평민들은 세금이 낮아지니 좋을 것이고, 성직자들은 재판권이야 빼앗기고 있지만 대혁명의 반종교 열풍을 막았으니 좋을 것이다.
하지만 왕권과 중앙집권 국가가 약화되는 길은 피할 수 없다.
자연히 막대한 돈이 소요되는 해군부터 내리막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아무리 거대한 식민제국을 통치하는 왕이라도, 동원 가능한 자원이 적다면 무슨 소용일까?
그러나 피트는 고개를 저었다.
“만약, 유진이 프랑스 제국의 황태자가 된다면, 상관없겠지. 본인에게도, 구 에스파냐 왕국 구성국에도.”
위컴은 눈을 크게 떴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옛날 신성로마제국이 그랬잖나. 황제는 [저먼] 왕국 밖의 영토, 헝가리나 보헤미아의 영토를 갖고 있었지. 그 힘을 기반으로 자신이 지배하지 않는 제후들을 통제했고.”
“아니, 역사를 논하는 게 아니라, 누가 황태자가 된다구요?”
피트가 보는 위협은 간단하다.
에스파냐가 약해진다?
그럼 프랑스가 에스파냐를 통제하기는 훨씬 쉬워진다.
중앙집권화된 제국, 프랑스의 힘으로 에스파냐의 식민 통치령을 모두 사실상 장악한다면 어떻게 될까?
세계 최대의 부국, 구 무굴제국을 장악하고 있는 영국 이상의 거대 경제권이 출현한다.
고작 인구 30만 정도인 누벨 프랑스나, 인구는 8백만이지만 후진적인 이집트 정도와는 비교가 안 되는 위협이다.
허나 위컴은 다른 측면에 놀라는 모양이다.
지팡이에 몸을 기댄 채, 피트는 혀를 차며 일렀다.
“유진 보나파르트. 법적으로 엄연히 나폴레옹의 아들이야. 게다가, 프랑스는 형식상 시민제정의 외형을 취하고 있으니, 결코 불가능하지 않네.”
지금까지 위컴은 당연히 나폴레옹이 친자 세습을 할 거라 생각했다.
사실, 영국인들이 보기에는 당연한 얘기다.
현재는 19세기, 군주정이 세계의 보편적인 지배체제다.
군주정은 혈연 승계를 기본으로 하며,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양자는 당연히 후계구도에서 배제된다.
심지어 유진은 보나파르트 가문의 사위도 아니다.
그러나 피트는 현 프랑스 제정이 기초하고 있는 법 그 자체를 주목했다.
프랑스 제국 헌법은 황제를 국민 투표로 뽑는다.
유권자는 성인 남성 거의 전부고, 피선거권자에 대해서는 명시하고 있지 않다.
허나 사실상 나폴레옹의 자녀나 친족이 피선거권자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왜냐면 프랑스 제정은 로마 제국을 모델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프랑스 대혁명이 본래 그리스와 로마의 공화정을 모델로 한 것에서 비롯된 것인데, 나폴레옹과 보나파르티스트들은 이렇게 주장했다.
결국 그리스 공화정이 망하고, 로마도 제정으로 접어들었듯, 제국은 혁명의 필연이라고.
원역사의 관점에서 본다면 궤변이지만, 19세기 초에는 꼭 그렇지도 않았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그리고 엉뚱하게 베네치아를 제외한 모든 나라가 군주국이었던 탓이다.
그런데 이 주장에는 한 가지 허점이 있다.
알고 보면 로마제국은 혈연 승계 단일 왕통으로 이어진 제국이 아니다.
이른바 양자 승계가 자주 발생한 제국이었다.
“그럼, 각하는 유진 국왕을 먼저 날려버리실 생각이십니까?”
잠시, 어린 시절 가정교사에게 배운 로마사를 떠올리던 위컴이 묻자, 피트가 손을 내저었다.
“내가 오래 살 것 같으면 그랬겠지. 쿨럭, 쿨럭, 쿨럭!”
“각하! 의사를 빨리!”
“아니, 됐어. 주치의에게는 매일 진단받고 있으니까, 호들갑 떨 거 없네. 미스터 위컴.”
마른 기침을 토하던 피트가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
“유진과 나폴레옹의 사이를 틀어버리는 건 간단한 일이지. 이번에 실패한 반프랑스 동맹 세력을 계속 부추기면 돼.”
“왜 계속하지 않으신다는 겁니까?”
“너무 오래 걸려. 혹시 유진이 에스파냐 국왕이 아니었거나, 에스파냐를 자립시킬 움직임을 보였다면 간단하지. 하지만 에스파냐 국왕인데다, 철저히 분열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지.”
만약 유진이 이른바 독자노선을 걸었다면 간단하다.
본래 원역사에서 나폴레옹이 제후국 왕으로 봉한 친족들은 하나 같이 자립 시도를 한다.
네덜란드왕 루이, 에스파냐왕 조세프, 나폴리 왕 뮈라, 토스카나 대공비 엘리사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프랑스와 무관한 자체 국익에 목을 맸다.
그러나 유진은 오히려 에스파냐의 결집된 힘을 분산시키는 중이다.
반대로 유진의 지위가 단순히 프랑스 부왕이었다면, 이간질로 실각시키기 쉽다.
하지만 엄연히 독립된 구 에스파냐 왕령의 동군연합 군주인 이상, 누군가 감언이설로 속여도 나폴레옹이 유진을 끌어내리기 어렵다.
오히려 동군연합이 되어 버린 구 에스파냐 왕령 특성상, 유진을 실각시키면 각국이 제멋대로 독립해 반프랑스 체제가 될 우려마저 있다.
피트는 자신이 죽기 전까지, 이런 공작은 어렵다고 본 것이다.
“그러니, 더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을 준비해야지.”
위컴은 피트의 몸을 부축하다 미간을 좁혔다.
“그게 뭡니까? 저도 제법 공작기관에서 오래 근무했지만, 뾰족한 수가 안 보이는군요.”
“내가 예전에 얘기해주지 않았나? 나폴레옹이 스스로 자멸하는 수밖에 없어. 빠른 해결책은.”
“혹시 나폴레옹이 먹는 음식에 독이라도 타야 하나요?”
농담삼아 위컴이 묻자, 피트가 껄껄 웃었다.
“푸하핫! 그것도 나쁘지 않군! 하지만 그보다 더 쉬운 방법이 있지! 러시아로 끌어들이는 거야!”
지팡이를 짚으며 회의실 책상으로 걸어간 피트가 서신 하나를 펼쳤다.
-촤아악!
위컴은 단단히 밀봉되어 있던 서신을 눈여겨보다 흥미로운 표정이 되었다.
“이건, 캐슬레이 자작의 친서군요.”
“알다시피, 우리는 지금 러시아와 전쟁 중이지. 뭐, 실제로 싸우는 일은 캐나다에서나 있지만.”
“그거 아직도 안 끝났습니까? 폭스가 미국과는 전쟁을 끝내버린 게 작년인데요.”
폭스가 집권한 게 영국에 꼭 나빴던 것은 아니다.
어쨌든 피트가 오기로 싸우고 있던 미국과의 전쟁을 일거에 끝낸 게 폭스다.
하지만 정작 영국 신대륙 식민지, 캐나다는 아직도 전쟁 중이었다.
명목상 프랑스와 평화협정을 맺은 적이 없는 데다, 드제가 이끄는 누벨 프랑스군이 러시아를 앞세워 퀘백을 점령했기 때문이다.
피트는 냉소하며 대꾸했다.
“이른바 [냉전]이라 해야겠지? 어쨌든, 그 때문에 캐슬레이가 하노버에서 고생 중일세. 언제 프랑스군이 쳐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반대로 하노버는 프랑스 민간 선박을 건드리지 않는 대가로, 프랑스가 영국에게 돌려주었다.
물론 이 협정은 비공식적인 것이니, 언제든 깨어질 수 있다.
프랑스의 민간 선박도, 영국왕령 하노버도, 언제든 상호 공격당할 수 있다는 뜻이다.
캐슬레이 자작은 이런 악조건 속에서 유럽 대륙 방면 외교 공작을 계속 진행중이었던 것이다.
문득 피트의 눈이 지구본을 향했다.
“그런데 드디어 성과를 낸 모양이야. 러시아 제국 차르가 인도 침공을 시작한다는군.”
“예? 아니, 그건, 비상사태 아닙니까?”
“이런, 외무부에서 추진하던 건이라 몰랐나 보군. 의도된 바일세.”
지구본의 가장 커다랗게 보이는 부분, 러시아 제국령을 주시하며 피트가 묘하게 웃었다.
“그러면, 황태자에게 누굴 보내는 게 좋을까?”
곧 시작될, 러시아발 [내전] 소식을 기대하는 웃음이다.
***
외무장관 그랜빌은 새로 부임한 삼선수상 사촌을 보며 눈을 크게 떴다.
“제게 지금 콘스탄티노플로 가라고 하셨습니까?”
가볍게 헛기침을 하며, 피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큼, 그렇네. 그랜빌, 나의 사촌이자 외무장관이여.”
“거창하게 부르지 마시죠. 캐슬레이를 러시아에 보내는 건 이해합니다. 하지만, 제가 그 먼 콘스탄티노플까지 가야 하는 이유가 뭡니까? 특히, 지중해는 현재 사실상 프랑스의 바다인데!”
“해서, 자네가 꼭 가야 하는 거야. 그래야 술탄을 움직일 수 있을 테니까.”
현재, 지중해는 영국에게 아주 위험한 바다다.
본래 원역사에서는 다름 아닌 넬슨이 지중해를 영국의 바다로 확립한다.
몰타, 알렉산드리아, 그리고 무엇보다 트라팔가에서 승리하면서 프랑스의 지중해 함대를 모조리 때려부수기 때문이다.
허나 현재는 넬슨도 없고, 그를 대신할 시드니 같은 제독들은 대체로 대서양 방면에 있다.
그러다 보니 영국 외무장관이 비밀리에 특사로 가기에는 좀 위험하다.
하지만 피트도 그랜빌을 죽이기 위해서 보내는 게 아니다.
술탄을 설득할 만한 거물 중, 피트의 사람이 그랜빌 밖에 없어서다.
“콘스탄티노플을 부추겨서, 러시아를 공격하게 만들어.”
그랜빌은 엉뚱한 얘기에 눈을 깜박였다.
“프랑스가 아니라, 러시아를요?”
“자네 혼자 가서 프랑스 주둔군을 몰아낼 수는 없잖아? 하지만 술탄을 부추겨서, 러시아를 공격하게 만들 수는 있지.”
“글쎄요. 프랑스는 러시아와 동맹이었던 것 같습니다만.”
오스만 제국이 러시아를 공격하게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쨌든 흑해를 둘러싸고 양제국이 싸워온 역사는 이미 백 년을 넘었다.
하지만 콘스탄티노플에서 술탄을 통제 중인 마르소가 있지 않은가?
하지만 피트는 빙그레 웃으며 엉뚱한 얘기를 던졌다.
“그랜빌, 자네가 도착할 때쯤이면, 아마 프랑스 황제가 러시아 출병을 검토하고 있을 거야. 자넨, 그 분위기를 부추기는 것뿐이지.”
순간, 그랜빌이 깜짝 놀라 되물었다.
“그게, 어떻게 가능합니까?”
대체 피트가 어떤 대전략을 꾸미고 있는 것인지, 도저히 짐작도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
물론 피트는 일종의 도박을 거는 상황이긴 하다.
“왜냐하면, 러시아 제국이 둘로 나뉘어 싸울 테니까 말일세.”
마지막으로 보낼 특사를 앞에 둔 채, 피트가 설명을 마쳤다.
이번 특사는 지위는 높지 않지만, 예민한 외교관이다.
훤역사에서는 캐슬레이와 결투를 벌이는 남자, 조지 캐닝이 고개를 기울였다.
“수상 각하, 말씀하신 전략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이건 캐슬레이가 제대로 보고를 하지 않은 것 같군요.”
“말해보게. 미스터 캐닝.”
“아무리 프랑스 황제가 전쟁에 미친 자라 해도, 러시아는 멀고 광활하고 춥습니다. 그런데, 이 엄연히 동맹국에, 내전이 일어났다고 해서 침공을 한다구요?”
캐닝은 사실 피트가 원역사에서 죽은 후, 캐슬레이와 치열한 경쟁을 한다.
먼저 이긴 쪽은 캐슬레이지만, 결국 수상에 오르는 쪽은 캐닝이다.
애석하게도 캐슬레이는 자살하고 캐닝은 과로사하긴 하지만.
지금 당장 과로사할 얼굴을 한 남자, 피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자네가 가야지. 프로이센으로.”
“프로이센 국왕에게 프랑스를 도울 것을 설득하란 말씀입니까? 그러면 전쟁에 미친 나폴레옹이 러시아로 간다구요?”
“맞네. 자네 말대로 나폴레옹은 전쟁에 미쳤으니. 다만 대륙에는 프랑스 쉬르테의 스파이들이 많을걸세. 그자들의 귀가 듣는다고 생각하고 프로이센 국왕을 설득해야 해. 그러면서도, 빌헬름 국왕이 알아들어야 하지.”
도저히 납득하지 못한 얼굴로 캐닝이 낯을 찌푸리다 다시 말했다.
“좋습니다. 그럼 두 번째 문제입니다. 설사 프랑스 제국이 러시아를 공격한다고 해도, 어떻게 프랑스의 뒷덜미를 잡는단 말입니까?”
지금 프랑스는 유럽 대륙의 패권을 장악했다.
또한 대륙봉쇄령과 같은 뻘짓도 하지 않았고, 에스파냐 내전에도 개입하지 않았으며 오스트리아 제국은 해체됐다.
만일 원역사 같은 상황이라도, 프랑스 제국을 거꾸러뜨릴 수 있다고 하는 자가 있다면 정신병자 취급을 받을 것이다.
지금 피트가 말한 바는 그런 얘기다.
허나 피트는 여전히 빙그레 웃으며, 집무실 구석을 돌아보았다.
“그래서, 저 친구가 필요한 거지. 내게 진언할 전략이 있다고? 미스터 웰즐리?”
아서 웰즐리, 포르투갈 주둔군 사령관이 한 걸음 나서 말했다.
“예, 수상 각하. 나폴레옹을 쓰러뜨릴 전략입니다. 바로, 유럽 [대전쟁]을 벌이는 겁니다.”
유럽 그레이트 워.
이것이 피트가 기획하는 나폴레옹을 쓰러뜨릴 단 하나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