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48)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48화(449/547)
(448) 프랑스는 나폴레옹 벨 에포크다
정작 프랑스는 아주 평화롭다.
-쨍!
샹들리에 촛불이 흐드러지게 빛나는 아래, 유리잔이 서로 마주친다.
비록 보아르네 카르텔에서 볼타를 중심으로 전기를 연구한다지만, 전구가 만들어지려면 먼 시대.
밤을 밝히는 불은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된다.
기름을 직접 태우거나 굳혀 만든 조명, 그리고 가스등이다.
그러나 서기 1792년 영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가스등은 아직 파리에는 별 유행을 일으키지 못했다.
사실은 신기술을 도입하는데 앞장서는 보아르네 카르텔이 가스등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아서다.
나아가 부유층은 냄새 나는 가스등보다 향기로운 촛불을 더 선호하기 마련이다.
찰랑이는 와인을 들이키며, 오늘 파티의 주인장인 알베르 페르몽이 외쳤다.
“와하하! 오늘도 멋진 하루로군. 자자, 연주를 들읍시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중주 악단이 연주를 시작했다.
사람들은 연주를 들으며, 저마다 신나게 춤을 추기 시작했다.
페르몽은 흡족한 기분으로 주위를 둘러 보았다.
신대륙의 머나먼 대지에서 대서양을 건너 돌아온 지 반년.
이제 페르몽은 신대륙의 개척자가 아니라 성공한 파리의 대상인이다.
“무슈 페르몽, 오랜만이에요? 내게 보여줄 게 있다구요?”
문득 페르몽에게 다가와 아는 체하는 풍만한 귀부인을 보니 더욱 확신이 든다.
본래 파리 사교계에서 일류들만 상대하기로 유명한 여자가 아니던가?
한때 이폴리트와도 침대를 함께 쓴 귀부인을 향해, 페르몽이 급사에게 손을 튕겨 물건을 가져오게 했다.
“간만에 뵙습니다. 마담 스탈. 자, 이게 바로 인도산 모슬린입니다. 어때요. 정말 부드럽지요?”
“어머나! 무슈 페르몽, 신대륙에서 오신 분답지 않게 인도산 물품부터 보여주시는군요?”
“애석하게도, 누벨 프랑스산 물건은 아직 파리에선 인기가 없군요. 마드리드에선 대호평이었는데! 하핫!”
인도, 곧 인디아 아대륙은 흔히 영국의 식민지로 생각하기 쉽다.
물론 동인도회사의 오랜 공략, 특히 아서 웰즐리의 맹활약으로 남인도를 차지한 것은 사실이다.
허나 데칸 고원과 북서부의 인도 주요 지역은 [마라타 연합]의 이름으로 버티고 있다.
그러니 남동의 영국 세력과 북서의 마라타가 서로 견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구도가 무너지는 것은 원역사에서는 1818년의 일이다.
자연스레 영국에 의존하지 않는 인도의 교역품이 존재했는데, 인도양을 영국이 장악하고 있다 보니 주로 이집트를 통해서 들어왔다.
이집트는 마침 프랑스의 식민지 건설이 한창인 곳이다.
또한 페르몽은 키프로스를 중심으로 동지중해 무역을 하던 사람이라, 자연히 그쪽에도 교역망이 있었다.
이번에 파리 사교계의 최고 마담인 스탈 부인을 불러서 굳이 인도산 면직물을 보여준 이유다.
그런데 스탈 부인은 다른 쪽에 더 관심이 많은 듯, 방글방글 웃으며 물었다.
“그건 그렇고, 동생 분이 정말 쥐노 원수랑 결혼하나요?”
동생, 그러니까 로르 페르몽을 거론하는 말에 페르몽은 헛기침을 했다.
“어흠! 마담 스탈, 그건 함부로 얘기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쥐노 원수는 아직 청혼하지 않았습니다.”
“대체 언제쯤 혼인을 올릴지 모르겠군요. 주군인 유진 국왕을 따라가나요? 마드모아젤 로르가 처녀의 몸으로 신대륙까지 간 게 벌써 6년 전 아닌가요?”
“엄연히 절 따라서 왔던 거죠. 뭐, 이제는 에스파냐 여왕 폐하를 모시기 위해 유럽에 돌아온 거구요. 핫핫.”
난처한 듯 말을 돌리는 페르몽에게 마담 스탈이 눈웃음을 쳤다.
“신대륙에서, 거대한 부와 사업을 이미 일군, 무슈 페르몽 당신이 왜 귀국했을까요? 난 동생의 혼인 문제 때문이라고 봐요.”
사실 반쯤은 맞는 말이다.
페르몽은 유진을 따라 오리엔탈 원정, 그리고 신대륙 개척을 떠났다.
그 덕에 일개 군납 상인에 불과했던 페르몽은 이제 신대륙에서 거상이 된 몸이다.
물론 보아르네 카르텔이나 그에 버금가는 듀퐁 상회에 비하면 훨씬 약소하지만, 그래도 개인으로서는 엄청난 거부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하필 이 시기에 파리로 온 것은 슬슬 집안에서 거론되는 로르의 혼사 문제 탓이다.
하지만 마담 스탈에게 인정했다간, 아마도 파리 전체로 소문이 퍼질 게 뻔하다.
로르가 그렇잖아도 처녀의 몸으로 쥐노와 침대를 같이 쓴다는 악소문, 혹은 진실이 공공연한 마당에, 부각되서 좋을 게 없다.
페르몽이 가볍게 손을 튕겨 모슬린을 치우게 하며 웃었다.
“마담 스탈, 그런 재미없는 얘기보다 이건 어떻습니까? 곧, [수에즈]가 열립니다.”
“응? 그게 어디죠?”
“이집트의 대운하죠. 지중해와 인도양을 잇는 새로운 길입니다.”
급사가 다시 가져온 쟁반 위에는 지도가 놓여 있었다.
“원래 우리 페르몽 상회의 사업은 동지중해가 근본이죠. 당연히 내가 귀국할 이유가 되지 않겠습니까?”
마담 스탈은 단순히 사교계의 마당발이기만 한 게 아니다.
사실 아직도 이집트에 머물고 있는 클레베르 장군만 해도, 한때는 마담 스탈의 애인이었다.
또한 알고 보면 누벨 프랑스로 그랜드 마스터 라파예트가 떠나버린 이래, 프랑스 프리메이슨을 관리하는 책임자기도 하다.
한데 프리메이슨은 원류인 영국부터 고대 이집트 문명을 자신들의 시초처럼 여긴다.
이집트라는 말에 흥미를 보인 마담 스탈이 눈을 가늘게 떴다.
“흐응, 그래서 인도산 모슬린을 잔뜩 가져온 거군요?”
“물론 사실 이건 육로로 들어온 거긴 합니다. 일종의 상징적인 물품이랄까요.”
“아주 얇은 게 여자들이 좋아하긴 하겠네요.”
향후 대량으로 입수될 게 분명한 모슬린 천을 보다, 스탈 부인이 고개를 까딱였다.
“곧, 내가 거래하는 [모드]에 연락해둘게요.”
그러니까 이 시대에 시작된 패션 가게, 곧 [부티크]를 말한다.
물론 로즈 베르탱을 중심으로 하는 보아르네 카르텔 쪽 거래선도 있다.
하지만 이제 독립 사업을 진행 중인 페르몽에게는 새로운 거래선이 필요하다.
페르몽은 흥분을 감추며, 스탈 부인의 손등에 입을 맞췄다.
“첫 번째로 들어오는 모슬린의 이익은 전부, 마담의 것이 될 겁니다.”
마치 새로운 거래를 축하하듯, 사중주의 연주가 뜨겁게 치닫고 있었다.
-징, 지징, 지지징!
물론, 오늘 밤 마담 스탈의 침대도 그럴지도 모르지만.
***
당연히, 파리의 모두가 파티만 즐기는 것은 아니다.
“자, 학생 여러분! 오늘 수업은 이것으로 끝입니다. 다른 길로 새지 말고, 집으로 똑바로 가세요!”
이곳은 펜테몬트 수도원, 한때는 황후 조세핀과 황녀 오르탕스가 머물던 곳이다.
그러나 이제는 혁명의 광풍 때 수도원은 닫히고, 대신 그곳에 여학교가 세워졌다.
원래도 여성들이 들어와 교육받던 기관이긴 하니, 이상한 결정은 아닌 셈이다.
교황과 황제가 정교협약을 맺어, 각 교회가 일정한 보상을 받게 된 지금도 이곳은 아직 학교다.
학교답게, 학생들은 수업이 끝나자마자 뛰쳐나갔지만.
-후다닥!
여학생들이 신나게 뛰어나가는 모습을 보다, 펜테몬트 여학교 교장, 캉팡 부인은 한숨을 내쉬었다.
“휴, 애들이 정말 소란이네.”
“여전히 교육에 힘쓰고 있군요. 마담 캉팡?”
“응? 어머나! 로즈 베르탱!”
캉팡 부인은 화려한 옷차림의 귀부인 손님을 돌아보다 깜짝 놀라 달려갔다.
“대체 이게 얼마 만이에요? 10년 만에 보는 것 같군요!”
캉팡 부인은 바로 마리 앙투아네트의 시녀장이었던 여자다.
혁명 후에도 계속 앙투아네트를 돌보았는데, 요 근래는 앙투아네트의 시녀들이 늘어 할 일이 줄었다.
하여 이전부터 마리의 도움을 받아 작게 열고 있던 여학교를 크게 운영하는 중이다.
본래 원역사에서는 캉팡 부인이 여는 학교에 유진과 오르탕스도 다니기도 한다.
반대로 혁명 직후부터 다시 패션업으로 복귀한 베르탱 부인은 미안한 얼굴로 캉팡 부인의 손을 잡았다.
“미안해요. 파리에 머물면서도, 미처 만나러 갈 수가 없었네요.”
“후훗, 나야 왕비님을 모시는 몸인데, 당신이 오면 안 되죠. 괜히 부르봉을 싫어하는 자코뱅 무리에게 들켜서 죽을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내가 ‘공주님’과 거래하지 않은 건 아니니까요. 아, 이젠 여왕님이죠?”
베르탱 부인이 호들갑을 떨며 일렀다.
“곧 아기가 태어나신다고 해서, 아기를 감쌀 강보도 디자인 의뢰받았어요.”
캉팡 부인은 감격해 고개를 주억거렸다.
“벌써 세월이 그렇게 됐군요. 하긴 곧 왕비님도 마드리드, 아니 세비야까지 가셔야 한다고 하던데!”
“결혼식에는 미처 참가하지 못하셨다고 했죠?”
“그때는 어쩔 수가 없었죠. 전쟁 중이었으니까. 그래도 이번엔 에스파냐 국왕 폐하도 황제 폐하께 요청한 모양이에요.”
문득 캉팡 부인이 감회에 젖은 얼굴로 말했다.
“정말 시동이었던 때가 엊그제 같네요. 언제 그렇게 커서 왕이 될 줄이야.”
마리가 공주였던 시절은 물론이고, 유진이 시동이었던 시절도 캉팡 부인은 기억한다.
유진이 목숨을 걸고 앙투아네트를 재판에서 구했던 것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당시만 해도 팔팔하던 디스비도 죽고, 그 자식인 강아지가 뛰어놀 정도로 오래 지났지만.
그때 조금 다른 감회, 이탈리아 원정 직후 자신을 불렀던 유진을 떠올리고 있던 베르탱 부인이 고개를 휘휘 저었다.
“참, 내 정신 좀 봐. 이러려고 온 게 아니라, 왕비님이 가시기 전에, 꼭 저랑 같이 만나야 할 사람이 있어서 왔어요.”
“응? 물론 내가 왕비님의 가사 전반을 담당하고 있긴 하지만. 직접 가서 뵈어도 되잖아요?”
“이제와서 나 혼자 뵈러 가기엔 너무 죄송하니까요.”
문득 여학교 교문 안으로 화사한 미모의 여자가 들어섰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마담 캉팡.”
순간, 캉팡 부인은 놀라 또 다시 달려갔다.
“비제! 어머나, 당신이 살아 돌아오다니! 어디 있었던 거예요?”
“영국, 스위스, 러시아를 떠돌아 다녔죠. 굶지는 않았답니다. 그래도, 제 그림을 사주는 이들이 있었거든요.”
“대체 어떻게 돌아왔어요? 폴리냑 부인이 죽었단 얘기를 듣고, 당신도 죽었을 거라 여겼는데!”
엘리자베스 비제 르 브룅.
바로 마리 앙투아네트가 육성했던 18세기 말 최고의 여성 화가다.
허나 미모가 뛰어난 탓에, 외모로 발탁되었다는 루머가 자자했다.
기실 캉팡 부인을 제치고 한때 시녀장을 지냈던 폴리냑 부인은 정말 외모 때문에 발탁된 거였으니, 완전히 근거 없는 소문만은 아닐 것이다.
아직도 화사한 미모를 지닌 비제 르 브룅이 눈물을 흘리며 답했다.
“황제 폐하의 사면령이 내려졌어요. 이제, 정말 평화가 찾아오나 봐요. 폴리냑 부인도, 같이 왔으면 좋았을 텐데.”
이곳에 모인 세 여자는 기억한다.
아직 혁명이 일어나기 전, 화려했던 베르사유 궁전을.
시민들의 피눈물이 뒤에 있긴 했지만, 그들에게는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때였다.
허나 세기는 19세기.
한때 궁중 시녀장이었지만, 이제는 혁명기의 아이들을 가르치는 캉팡 부인은 웃었다.
“흐응, 그렇긴 하네요. 애들이 저런 남사스러운 옷을 입고 다니니. 아니, 거기! 학생이 그런 옷을 입으면 안 되지!”
반투명한 옷을 단속하는 여학교 교장답게, 아주 힘찬 발걸음으로 달리면서.
***
같은 시각, 세느강 한복판에서는 연기가 자욱하게 흐른다.
-삑삑, 뿌우우!
꽤 작은 배지만 분명, 증기를 뿜으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다지 빠르지는 않지만, 인력이 아닌 것만으로 사람의 시선을 끈다.
흡족하게 웃던 황제 나폴레옹이 고개를 돌려 물었다.
“호오, 저게 바로 증기선이란 거냐? 뤼시앵?”
이제 막 누벨 프랑스에서 본국으로 귀국한 뤼시앵 보나파르트가 엄숙한 태도로 말했다.
“맞습니다, 형님.”
“황제 폐하라 불러.”
“저는 미국 시민이라 그럴 이유는 없습니다. 만약, 유진의 부탁이 아니었다면 오지도 않았을 겁니다.”
아주 뻣뻣하게 구는 뤼시앵을 나폴레옹은 마뜩찮은 낯으로 쏘아 보았다.
허나 따지고 보면 반나폴레옹 운동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뤼시앵은 많이 참은 것이다.
어쨌거나 원래 뤼시앵은 진성 자코뱅이라, 이름도 브루투스로 고쳤을 정도니까.
나폴레옹이 꾹 참는 얼굴을 무시한 채, 뤼시앵이 고개를 돌려 소개했다.
“여기, 무슈 풀턴이 저 배를 만들었죠. 본래 누벨 프랑스에는 이보다 더 큰 [증기선]이 많은데, 영국의 해상봉쇄를 건너기 어려워 작은 물건만 우회로로 가져왔습니다.”
“우회로라면, 에스파냐 항로겠군.”
“제가 프랑스에 온 경로기도 하죠. 무슈 풀턴, 설명해 주시오.”
그러자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풀턴이 걸어 나와, 유창한 프랑스어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기본적으로는 이미 프랑스에도 도입된 [증기기관]입니다. 석탄을 때서, 인력 대신 증기의 힘으로 배를 움직이는 거죠.”
“놀랍군.”
“이미 신대륙에서는 증기자동차도 상당히 도입된 상태입니다. 나아가, [아이언 로드], 아니 철도도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물론 제가 주도한 거죠.”
어쩐지 으스대는 태도지만, 사실 그럴 만하다.
본래 원역사에서 철도가 도입되는 것은 1814년, 영국의 조지 스티븐슨이 해낸 일이다.
그런데 아직 1809년이 다 가지도 않았는데, 미국에서 철도를 개설 중이라니 놀라운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나폴레옹은 그게 뭔지 몰라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그게 뭔가, 풀턴?”
그러자 뤼시앵이 성큼 나섰다.
“여기서부터는 제가 설명해 드리죠, 형님. 누벨 프랑스로 돌아가기 전에, 프랑스에서 꼭 말씀 드리고 싶었던 문제거든요.”
그 순간 증기선의 기관이 다시 연기를 뿜었다.
-칙칙칙, 푸우욱!
1809년 3월.
나폴레옹이 산업혁명의 총아, 철도에 대한 설교를 듣게 된 날이었다.
엉뚱하게도 증기기관 신봉자가 된 구혁명가, 뤼시앵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