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49)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49화(450/547)
(449) 파리는 원래 불륜천국이다
평화가 꼭 조용하다는 것과 동의어는 아니다.
-와장창!
총참모장 베르티에와 똑 닮은 남자, 빅토르는 부들부들 떨었다.
사실 루이 알렉상드르 베르티에 총참모장의 동생이니, 당연한 일이다.
나름 전장에도 앞장서 달려왔고, 나폴레옹이 싸운 주요 전장에도 참가한 역전의 용장이라 웬만한 일에는 놀라지 않는 강심장이었다.
허나 이 순간은 동방에서 온 값비싼 도자기 그릇을 깨버릴 정도로 분노에 떨고 있다.
문득 빅토르 레오폴드 베르티에가 침대를 가리키며 부르짖었다.
“어떻게! 내 침대에 라살, 자네가 있는 건가!”
사실 라살만 있는 게 아니다.
바로 옆, 아내 ‘조세핀’이 있기 때문이다.
황후 조세핀의 애칭이 원역사에서는 나폴레옹, 현재는 유진이 붙인 애칭인데 비해, 이쪽 조세핀은 부인의 본명이다.
놀라 이불을 뒤집어썼지만 벌거벗은 몸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조세핀을 감싸며, 라살이 씩 웃었다.
“이건 오해입니다. 빅토르 레오폴드 베르티에 장군.”
“오해라? 오해라. 오해라!”
“그렇지요. 저는 지금 단지 사모님을 위로해 드리고 있었을 뿐이죠. 요새 우울하시다고 하더군요.”
당연히 라살도 벌거벗은 몸이니, 아주 뜨거운 위로였을 것이다.
-철컥!
일순, 빅토르는 허리에 차고 있던 피스톨을 장전했다.
요새 폴리 병기창이 열심히 일한 덕에, 최신예 뇌홍 후장식 피스톨은 장군급이라면 누구나 차고 다니는 터다.
다만 그리 명사수는 아닌 터라 총구는 떨린다.
이를 앙다문 빅토르가 외쳤다.
“그래. 예전부터 내 아내, ‘조세핀’이 널 보는 눈이 심상찮았지!”
“그건 조금 오해군요. 사실 장군의 아내는 제가 먼저 만났죠. 단지 제가 바삐 외방을 돌아다니는 동안 장군과 먼저 결혼했을 뿐.”
“하하! 정말 그놈의 혀는 멈추지 않는군.”
물론 라살의 말은 거짓말은 아니다.
본래 원역사에서도 라살은 빅토르의 부인을 이탈리아 원정에서 먼저 만난다.
다만 라살은 풍운아로 유럽과 이집트, 그리고 누벨 프랑스와 에스파냐를 누벼왔다.
반면 조세핀 부인은 프랑스에 남았으니, 빅토르 베르티에가 먼저 결혼하게 된 것이다.
원역사라면 결국 진작 이혼했겠지만, 지금은 라살이 누벨 프랑스까지 다녀온 터라 너무 늦게 만났을 뿐이랄까.
“죽여야 멈출까!”
그럼에도 분노한 빅토르는 외마디 소리와 함께 방아쇠를 당겼다.
-탕!
총구는 어느새 위로 향하고 있었다.
라살이 순발력 있게 달려와 잡아챈 것이다.
나신의 라살과 군복을 입은 빅토르가 뒤엉킨 꼴은 꽤 적나라했다.
“이이익!”
“베르티에 장군. 진정하시죠. 그냥 이혼하면 그뿐 아닙니까.”
“뭐야! 너 같으면, 아내가 망나니랑 놀아나는데, 그걸 내버려 두겠나!”
그런데 라살이 빅토르의 귀에 대고 여자들에게만 달콤하게 들릴 목소리로 속삭였다.
“여기서, 이혼하시고 제게 아내 분을 양보해 주신다면, 기욤 드 보네망 의원의 부인과 놀아나고 있는 사실을 눈감아 드리죠.”
기욤 드 보네망, 후세에는 별로 유명하지 않다.
허나 파리의 저명한 변호사로 혁명 초기부터 삼부회에 참가했던 인물이다.
현재 나폴레옹이 만든 귀족원, 통칭 [상원]에 의원으로 들어온 남자기도 했다.
원역사에서는 역시, 진작에 결혼했을 보네망 부인과의 사통을 들킨 남자, 빅토르가 이번에는 반대 의미로 부들부들 떨었다.
“협박인가?”
“아뇨, 제안입니다. 물론 합당한 보상도 드릴 겁니다. 사실, 제가 알고 보면 [수에즈] 대운하의 주주거든요.”
“뭐? 수에즈라고?”
빅토르가 눈을 크게 뜰 찰나, 라살이 히죽 웃었다.
“그렇습니다. 이번에 드디어 개통되었는데, 곧 첫 번째 수익금이 들어옵니다. 50만 프랑, 보상금으로 어떻습니까?”
수에즈 운하 개통, 유진이 이집트 총독 오슈에게 부탁했던 바다.
사실 유진도 생전에 운하가 개통될 거라는 기대를 하고 갔던 건 아니다.
단지 운하를 통해 이집트인들을 구슬리는 게 목적이었을 뿐이다.
허나 성실한데다 유능한 오슈와 클레베르 콤비는 마침내 운하 개통에 성공한 것이다.
기술은 부족하지만 어쨌든 인도양과 지중해를 잇는 운하가 개설되었으니, 영국이 완전히 지배하지 못하는 아라비아 반도 해로로 교역이 시작될 것이다.
나름 이집트 원정 수훈자로 수에즈 운하 주식을 받아둔 라살도 덕분에 떼부자가 되게 생겼다.
이 부정하기 그지없는 불륜남이 성공하다니, 세상이 참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며, 빅토르가 이를 갈았다.
“조건이 하나 더 있는데.”
“뭡니까?”
“파리에서 꺼져 주게. 자네는 원래 유진 에스파냐 국왕의 근위장교니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겠지?”
라살은 ‘조세핀’을 돌아보다 씩 웃었다.
“그러죠, 장군.”
어차피 곧, 마드리드 혹은 세비야로 돌아가야 하는 처지라 상관없었기 때문이다.
‘조세핀’과 함께라면.
***
꼭 프랑스인만 파리에서 불륜을 하는 것도 아니다.
“깔깔! 당신, 너무 웃겨요!”
화사한 금발 미녀가 웃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언뜻 봐도 프랑스인이라기보다 슬라브 민족의 피가 진하게 흐르는 북방 미녀다.
그 앞에서 떠들고 있는 남자는 연필의 발명가, 콩테 장군이었다.
“아니, 제 기구부대는 결코 웃긴 얘기가 아닙니다. 도전과, 또한 비극의 역사죠. 이집트에서는 벌써 기구로 이동까지 하는 실험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콩테, 마담 바그라티온이 하시는 말씀은, 자네 헛소리는 그만하고 다른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거야.”
“뮈라 기병총감님. 내 얘기는 총감님이 더욱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세상은 기병돌격전으로만 이뤄져 있지 않아요! 보다 많은 기구가 프랑스 그랑다르메에도 필요합니다!”
최근 기병총감으로 임명 받은 뮈라, 그리고 기구부대 사령관이 된 콩테가 서로 노려보았다.
사실 경쟁자라고 할 수 없는 두 사람이 이렇게 열을 올리는 일은 극히 드물다.
미녀 앞이 아니라면 말이다.
화사하게 웃던 금발 미녀가 두 장군들, 그리고 장군들을 부러운 눈길로 보는 다른 남자들을 돌아보며 물었다.
“그럼, 오늘 밤은 누가 날 에스코트할래요? 콩테? 아니면 뮈라?”
파티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광경을 보다, 이 파티의 주최자인 마담 레카미에가 시선을 돌렸다.
“오늘 리셉션의 주인공은 카테리나 스카브론스카 바그라티온 부인이군요.”
“저런 여자가 설치는 걸 내버려 두다니, 놀랍소. 마담 레카미에. 마담께선 주인공이 아니면 견디지 못하는 성격인 줄 알았소만.”
“외무장관께선 오히려 좋아하고 계시지 않나요? 저 여자가 메테르니히의 목줄을 쥐고 있다던데요? 후훗.”
지팡이에 몸을 맡긴 중년 남자, 탈레랑이 고개를 저었다.
“글쎄, 요새는 도로테아 폰 리벤 부인이 메테르니히의 관심사라더군요. 아, 참고로 리벤 부인은 신임 베를린 대사, 크리스토프 폰 리벤의 배우자요.”
만약 이 자리에 외교관들이 왔다면 모두 깜짝 놀랐을 것이다.
일단 콩테와 뮈라가 노리는 여자는 다름 아닌 러시아의 장군, 바그라티온의 부인이다.
러시아 사교계에서도 손꼽히는 미녀로 유명하지만, 정작 남편인 바그라티온을 싫어했다.
아주 간단한 이유 때문이었는데, 마담 바그라티온이 보기엔 바그라티온이 못생겼기 때문이다.
이후 여행을 핑계 삼아 서유럽으로 혼자 떠났는데, 지금은 파리에 머무는 중이다.
실은 옛날에 빈에서 만난 메테르니히를 찾아온 거였다.
현재 메테르니히는 헝가리 왕국 프랑스 주재 대사로 부임해, 대 [서방외교]를 전담하는 막중한 책무를 수행 중이다.
허나 또한 침대 위의 일에도 열심히라, 옛 연인인 마담 바그라티온도 파리로 불러들인 참이었다.
다만 바람둥이란, 한 여자와 한 남자에 만족하지 못하는 족속이다.
아주 화려한 파리에 도취한 마담 바그라티온은 파리의 호남들을 찾아다니는 중이고, 대사 메테르니히도 또 다른 애인들과 놀고 있는 것이다.
파리 사교계의 일인자, 마담 레카미에가 부채로 얼굴을 가리며 웃었다.
“정말 외교관들의 부인에게 관심이 많으시군요. 외무장관님.”
“그중 내 침실에 올 분도 있지요. 당신은 아니지만.”
“오르탕스 공주를 노렸다던데, 너무 멀리 갔죠?”
탈레랑이 눈썹을 치켜뜨다 빙그레 웃었다.
“부인이 아는 걸 보니, 황제 폐하의 귀에도 들어갔겠군요. 후후.”
“놀라지 않으시나 봐요?”
“왜냐면, 황제 폐하께서 제게 베네벤토 대공의 지위를 준다고 하셨거든요.”
이번에는 오히려 마담 레카미에가 놀랐다.
베네벤토는 나폴리 왕국 동남부의 지역으로, 이탈리아의 명가들이 지배하던 도시다.
허나 지금은 대가 끊겨 위성공화국이 된 나폴리의 한 지역에 불과하다.
그런데 비록 내각의 실세라지만, 전공을 세운 것도 아닌 탈레랑에게 공작위를 준다니 놀랄 수밖에 없다.
“축하드립니다. 대공 전하. 황제 폐하가 참 대공 전하를 필요로 하시나 봐요.”
반면 탈레랑은 그리 자랑스럽지도 않은지, 담담히 대꾸했다.
“아직, 라인 연방을 유지하는 데, 저의 외교력이 필요하다는 증거겠지요. 그쪽 제후들을 상대하려면 작위가 필요하거든요. 또한, 저 부인들과, 원수들과, 그리고 외교관들을 통제하는데도.”
“역시, 메테르니히가 가장 위험한 존재인가요?”
“헝가리, 프로이센, 러시아, 덴마크, 스웨덴, 포르투갈. 유럽에서 프랑스 제국의 손길이 닿지 않는 여섯 나라입니다. 이 나라들 중 역시, 가장 위험한 건 카를 국왕의 헝가리지요.”
마담 레카미에는 탈레랑의 설명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모두 없애버리면 간단하지 않나요? 대체 왜 폐하께선 내버려 두시는 거죠?”
이는 꼭 마담 레카미에가 정무에 어두워서 하는 소리가 아니다.
파리에서는 아우스터리츠 전투 이후, 양원과 고위관료, 군부를 중심으로 늘 나온 얘기였다.
이제는 러시아를 제외한 모든 유럽 대륙국가를 프랑스 발 아래 둘 수 있지 않을까?
특히 헝가리 정도라면 말이다.
그런데 탈레랑은 고개를 저었다.
“그야, 황제 폐하께선 대혁명이 전세계로 퍼지는 걸 두려워하고 계시니까.”
“무슨 소리죠, 그게?”
“흐음, 마담 레카미에께선 대혁명이 일어날 때, 아직 어렸지요. 그러니 잘 모를 거요.”
한때는 자코뱅 혁명가였던 탈레랑이 눈을 가늘게 떴다.
“민중이 결집해 들고 일어나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폐하께선 자신이 정복한 나라에서 민중봉기가 대규모로 일어나는 걸, 두려워하고 있소. 나폴리에서 자주 겪고 있는 일이기도 하고.”
하필 나폴리 왕국의 작위를 준 것도, 그 때문일지 모른다.
향후 마르몽이나 혹은 보나파르트 가문의 다른 자가 나폴리 왕국을 완전히 세울 때, 탈레랑에게 조정을 맡기려는 뜻으로 말이다.
사실 대혁명의 무서움을 나폴레옹 내각에서 탈레랑만큼 잘 아는 이도 드물다.
어쨌든 다른 혁명 참가자들은 탈레랑처럼 망명객이었던 적은 없으니까.
“꺄하하! 그럼, 뮈라! 오늘은 당신이에요!”
문득 저 멀리서 마담 바그라티온이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레카미에 부인이 깜짝 놀라다 눈살을 찌푸렸다.
뮈라가 아주 환희에 찬 얼굴로 춤을 추고 있는 게 보였기 때문이다.
“흐응, 저렇게 쉽게 놀아나는 장군들뿐이라면, 확실히 두려워하실 만하네요.”
“아니, 그건 좀 다른 이야기오만. 아, 들으셨소? 라살이 베르티에 총참모장의 동생과 한 판 했다던데.”
“설마 저기 [대독재상] 캉바세레스처럼 남자끼리 침대에서 뒹굴었단 얘기는 아니죠?”
캉바세레스, 제국 대재상직을 차지하고 있는 명목상 제국의 2인자다.
물론 실상 실세는 탈레랑이라 모두가 그저 황명을 대신 읽는 [대독재상]이라 부를 뿐이지만.
게다가 알고 보면 동성애자라, 아직 보수적인 프랑스 사회에선 비웃음거리였다.
그런데 탈레랑이 피식 웃으며 돌아볼 찰나, 캉바세레스가 황급히 뛰듯 나가는 게 보였다.
탈레랑은 눈을 깜박였다.
“응? 이상하군. 캉바세레스가 왜 저렇게 바삐 파티에서 나가지? 오늘처럼, [미남]이 많은 날에.”
그러나 캉바세레스는 지금, 미남을 눈여겨볼 틈이 없다.
***
황제는 달갑잖은 얼굴에, 완전히 흐트러진 차림새로 집무실 밖으로 나왔다.
“뭔가, 캉바세레스? 짐은 퐁텐블로로 갈 일이 있어서 바쁘네.”
아마도 집무실 안에는 애인이 있을 게 분명하다.
게다가 퐁텐블로 결궁으로 갈 일이 있다는 것도, 애인이 기다리기 때문일 것이다.
집무실 안에 있는 것은 마담 푸레스일까, 아니면 주세피나일까, 혹은 엘레오노르일까?
캉바세레스는 조금 궁금해졌지만, 딱히 미녀에는 관심이 없어 볼 일부터 보기로 했다.
“긴급 사안입니다. 폐하.”
“뭐지? 혹시 뤼시앵이 소개한 증기선이 세느강에서 폭발했나? 아니면, 갑자기 헝가리 왕이 미쳐서 전쟁을 선포하기라도 했어? 만약 콘스탄티노플의 술탄이 우리에게 포구를 들이댔다면, 그건 나중에 처리하지.”
“러시아, 차르의 문제입니다.”
바삐, 다시 집무실로 들어가려던 나폴레옹이 멈췄다.
“차르가 인도 침공을 선포했습니다. 지금, 러시아 육군이 구 조지아 왕국 쪽으로 긴급히 집결 중이라고 합니다. 러시아 대사로 가 있는 당통 대사의 서신입니다.”
나폴레옹은 우뚝 선 채 미간을 찡그렸다.
“당통이 도와달라고 하길래, 지금은 곤란하다고 회신하지 않았나? 반년 전에?”
“차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단을 내린 모양입니다.”
“파벨은 정말 미쳤군!”
집무실 안에서 누군가 깜짝 놀라는 게 문틈으로 보인다.
그때서야 캉바세레스는 집무실 안에 있는 나폴레옹의 연인이 누군지 파악했다.
폴린 푸레스, 최근에 누벨 프랑스로 보내버린 대령의 아내다.
어쩐지 다윗왕과 밧세바가 생각난다고 농담하고 싶어진 캉바세레스에게 나폴레옹이 진지한 얼굴로 다그쳤다.
“일단, 유진에게 다시 파리로 오라고 전해. 명목은 ‘손자’를 짐이 직접 본다는 걸로 하는 게 좋겠군.”
“예? 이제 막 태어난 신생아라, 못 올 겁니다. 또한 에스파냐 국왕을 소환하신다면, 여러 문제가 있을 겁니다. 에스파냐 정정도 불안해질 수 있고, 또한 외국 국가들이 위협을 느낄 수도.”
“그러라고 부르는 거야.”
순간, 나폴레옹의 눈이 번뜩였다.
“프랑스에 짐 말고도 움직일 수 있는 군사적 카드가 있다는 걸, 보여줘야지! 이건, 러시아로 짐을 끌어들이려는 영국의 수작질이니까!”
아직, 나폴레옹의 판단력은 빠르고 정확하며 명석하다.
비록 불륜의 천국을 선도하는 황제이긴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