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became Napoleon's genius son RAW novel - Chapter (451)
나폴레옹의 천재 아들이 되었다-451화(452/547)
(451) 퐁텐블로 궁전은 뜨겁다
파르마 공작은 작위명과 달리, 이탈리아보다 파리에 더 오래 머무는 중이다.
“휴, 폐하 부관 노릇하기 정말 힘들군. 어?”
퐁텐블로 궁전, 황제 집무실에서 문서를 정리하던 파르마 공작, 루이 샤를이 깜짝 놀랐다.
“누나! 아니, 왕비 폐하. 언제 여기까지 왔어요?”
가볍고 우아하게 다가온 여자는, 바로 마리 테레즈다.
마리는 루이 샤를을 보며 방긋 웃었다.
한때는 어리기만 했던 아이가 이제는 어엿한 청년이 된 게 어쩐지 뿌듯하다.
이 아이를 살리기 위해 애썼던 시간이 어제처럼 새로운데 말이다.
“이젠 완전히 군인이네? 우리 파르마 공작 전하.”
“놀리지 마세요, 누님. 혼자 오시진 않았을 거고, 유진 폐하께서도 오셨겠군요.”
“그래, 네 부인을 보러 왔을지도 모르지?”
살짝 비꼬는 마리에게 루이 샤를은 난처한 얼굴로 답했다.
“너무 그러지 마세요. 유진 폐하는 누님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사람이에요. 앞으로도, 같은 일이 있다면 그럴 거구요.”
물론 루이 샤를도 유진이 정숙하다는 취지로 얘기하지는 않았다.
사실 폴린과 과거가 있다는 건 루이 샤를도 어느 정도 짐작하는 바다.
문득 마리가 차가운 눈빛으로 툭 쏘았다.
“물론, 나도 남자들이 바람피는 건 알아.”
“아니, 그런 얘기가 아닌데요.”
“그렇지만, 유진은 그럼 안 돼. 그건 나에 대한 배신이고, 나와 공유하는 비밀을 파괴하는 일이야.”
마치 걸리면 죽이겠다는 말처럼 들려, 오싹해진 루이 샤를이 황급히 말을 돌렸다.
“무슨 비밀요? 제가 모르는 일이라도 있나요?”
마리는 흠칫 놀라다 입을 다물었다.
루이 샤를은 어쩐지 궁금한 기분이 되었다.
단지 대화의 주제를 바꾸기 위해 한 말인데, 이렇게 반응하니 이상하다.
혹시 마리와 유진 사이에는, 절대로 밝힐 수 없는 비밀이라도 있는 걸까?
루이 샤를이 상상의 나래를 펼칠 찰나, 마리가 고개를 저으며 입술을 뗐다.
“됐어. 그보다, 묻고 싶은 게 있어서 왔어. 네 부인 일은 아냐.”
“나름 제게 잘해줘요. 솔직히 유진 폐하를 못 잡아서 저랑 결혼한 건 맞는 것 같지만요. 어쨌든 저는 폴린 황녀를 좋아하니까요.”
“멍청한 소리는 듣기 싫어, 샤를. 하지만 이건 더 멍청한 사람에 대한 질문일 수도 있겠네.”
어쩐지 남동생이 호구남이라는 사실에 짜증이 난 마리가 다그치듯 물었다.
“황제 폐하는 지금 차르가 황태자에게 당할 거라고 생각하시는 거야?”
마리는 국정에 관심이 없는 거지, 아예 지식이 없는 게 아니다.
게다가 퐁텐블로 궁전에 와서 보니, 제후들의 부인들이 러시아가 인도 침공을 개시했다고 다들 호들갑을 떤다.
그런데 마리가 알기로, 차르는 한 번 황태자에게 쿠데타로 당할 뻔했다.
이런 상황에서 두 사람이 함께 친정에 나선다?
극히 위험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일순, 루이 샤를이 놀란 눈으로 밖에 누가 있나 살펴보며 물었다.
“유진 폐하가 얘기한 거예요? 정보가 어디서 샜나?”
“맞나 보구나? 세상에, 아들이 아버지를 친다고?”
“중세 시대에는 우리 프랑스도 그랬어요. 루이 11세 폐하가 왕세자 시절, 샤를 7세 폐하께 그랬죠. 러시아는, 아직도 중세잖아요?”
물론 이건 서유럽이 러시아를 보는 편견 같은 소리이긴 하다.
다만 아직도 러시아는 중세식 농노제가 지배하는 사회란 것도 현실이다.
그런데 마리는 그 말에 묘한 기분이 들었다.
중세가 아닌 제국 체제 프랑스에서, ‘부친’ 나폴레옹과 ‘아들’ 유진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마리는 고개를 휘젓다 루이 샤를에게 다그쳤다.
“그럼, 러시아에 얘기해서 막아야 할 거 아냐. 대체 왜 이렇게 제후들을 모으고, 심지어 유진까지 부른 거지? 유진은 세비야에서 분할 왕국들을 조율하느라 정말 바빠.”
“그게, 황제 폐하께선 러시아에 개입하고 싶어 해요.”
“뭐라고? 프랑스가 저 먼 러시아에 어떻게 개입해?”
루이 샤를은 다시 한 번, 밖에 위병이 있는지 살핀 후 목소리를 낮췄다.
“차르와 황태자가 싸우게 되면, 그때는 가능하죠.”
마리는 눈을 굴리다 크게 떴다.
차르와 황태자가 인도로 향한다.
군중에서, 혹은 별개로 황태자가 반란을 일으킨다.
만약 차르가 황태자를 간단히 제압한다면 외국인 프랑스가 개입할 여지는 없다.
하지만 황태자가 이긴다면, 나폴레옹은 파벨의 동맹으로서 간섭할 명분이 생긴다.
그런데 외국에 간섭한다는 건 결국 군사력을 행사한다는 뜻이다.
유진을 부른 이유를 깨달은 마리가 놀라 부르짖었다.
“맙소사, 설마 유진을 러시아에 보낼 건 아니겠지?”
“그건 걱정마세요. 아니, 혹시 같이 가실지도?”
“샤를,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머뭇대던 루이 샤를은 결국 누나의 다그침에 난처한 얼굴로 답했다.
“황제 폐하는 절대로 전쟁의 영광을 남과 공유하지 않아요. 러시아에 간다면, 폐하가 직접 갑니다.”
나폴레옹은 원역사든 현재든, 영광을 독점하기를 원한다.
그게 나폴레옹의 원역사의 패배를 불렀음에도.
***
하지만 쇼를 위해 불러놓은 제후와 외교관 중, 모두가 허수아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카롤린 나폴리 공작 부인, 그게 정말이오?”
헝가리 국왕 친권대사, 메테르니히는 깜짝 놀라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 맞은 편에 이제 막 사랑을 나누다 일어나, 화장대 앞으로 가던 여자가 있었다.
바로 나폴레옹의 여동생이자 마르몽의 부인, 카롤린이다.
카롤린은 메테르니히를 돌아보며 눈웃음을 쳤다.
“뭐가요? 당신이 마르몽보다 훨씬 침대에서 뛰어나다는 거?”
“아니, 그거야 너무 당연한 거고. 러시아 문제 말이오.”
“글쎄요? 나도 마르몽에게 들은 것뿐이랍니다. 정말 오라버니가 러시아 문제에 개입할지는 아무도 몰라요.”
메테르니히는 초조한 얼굴로 물었다.
“그게 아니라, 차르가 정말 인도로 간다는 정신 나간 결정을 한 거요?”
사실 퐁텐블로에 와서 카롤린을 함락시켰을 때, 메테르니히는 이번 여행의 외교는 모두 마무리 지었다고 생각했다.
파리에 대사로 파견된 후, 메테르니히는 무수한 귀부인을 함락시켜 왔다.
절반은 쾌락을, 절반은 헝가리의 국익을 위해서였다.
귀부인 자체는 아무런 권력도 없지만, 권력자를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카롤린과 잠자리를 함께 하다, 놀라운 정보를 들은 것이다.
차르가 인도 정복에 나서다니, 유럽을 뒤흔들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카롤린 공작 부인이 벌거벗은 어깨를 으쓱였다.
“그건 들었어요. 마르몽에게도 소환령을 내릴 수 있다더군요. 마르몽은 싫어서 날 보냈구요. 쫄보 같으니!”
“나폴리 공작은 왜 오지 않는다고 합니까? 왕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텐데. 지금은 아직, 왕위를 얻지 못했잖소.”
“마르몽은 쫄보지만, 눈치는 빠르죠. 러시아에 가는 게 단순히 지원군이 되지 않을 것 같다더군요.”
카롤린은 길다란 목을 갸웃거리며 코웃음을 쳤다.
“뭐라더라, 대전쟁이 될 것 같은 직감이 든다나? 흥!”
만일 대전쟁이 터진다면, 왕위보다 목숨이 문제다.
이는 원역사에서 러시아로 따라간 이들에게 정말 벌어지는 일이니, 마르몽의 판단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다.
허나 모험을 거부한다면, 왕위를 얻을 수 없기 마련이다.
메테르니히는 미간을 좁히다 카롤린에게 다가섰다.
“한 가지 알아봐 줄 수 있소?”
“뭘요?”
“황제나 혹은 유진 국왕이 러시아로 가는지.”
메테르니히의 손길을 느끼며 야릇한 표정을 짓다, 카롤린이 물었다.
“오빠든 유진이든, 그 둘의 움직임은 대대적으로 공표될 거예요. 왜 그게 궁금해요?”
“조금 더 빨리 안다면, 준비를 할 수 있으니까.”
“어쩐지 프랑스에 좋은 얘기 같지는 않네요. 내가 왜 도와야 하죠? 아무리 당신이, 침대 위의 [제왕]이라도.”
그러자, 메테르니히가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나폴리 왕비가 되고 싶지 않소, 카롤린?”
카롤린이 눈을 깜박였다.
“무슨 뜻이에요? 난 어차피, 나폴리 왕국이 생기면.”
“당신의 오라버니는 대단한 인물이지. 하지만 러시아라는 거대한 나라를 정복하는 데는 변수가 많소. 수많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단 얘기요. 한데, [급변 사태]가 벌어졌을 때, 나폴리는 어떻게 될 것 같소?”
“······내 지위를 유지하기도 어려울 거란 건가요?”
결코 카롤린은 바보가 아니다.
자신의 이해득실에 민감하며, 메테르니히가 암시하는 바를 모두 알아듣는다.
다만 시야가 좁아 한 가지를 잊고 있을 뿐이다.
급변사태, 이를테면 나폴레옹의 유고 상황이 발생하면, 나폴리는 오직 프랑스와 함께 할 때만 본인의 지위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메테르니히는 카롤린이 시야를 넓히지 못하도록 손으로 몸을 쓰다듬으며, 빙그레 웃었다.
“만약, 우리 헝가리 왕국, 나아가 구 신성로마제국의 황가인 합스부르크의 도움을 받는다면 나폴리 국왕도 꿈만은 아니오. 당장, 보나파르트는 그대에게 왕관을 주지 않고 있소.”
카롤린은 메테르니히의 달콤한 유혹에 파르르 눈을 떨다, 넘어갔다.
“좋아요. 알아봐 드릴게요. 대신, 오늘 밤은 남편에게 버림받은 날 위로해 줘야겠어요.”
메테르니히는 흡족하게 웃었다.
“오늘 밤은 잠잘 시간도 없을 거요.”
카롤린과 메테르니히가 침대 위로 뛰어들었다.
본래 원역사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
물론 풍텐블로의 밤, 부부가 아닌데 침대 위에서 뒹굴고 있는 커플은 나폴레옹의 여동생만은 아니다.
“정말, 모스크바로 가실 거예요?”
나폴레옹은 옆에서 재잘대는 주세피나의 말에 낯을 찡그렸다.
“주세피나, 언제부터 국정에 관심을 뒀지? 당신은 오페라 극장 일에나 신경 써. 짐이 오페라 극장의 소유주로 만들어준 게 괜히 그런 줄 아나?”
“사랑을 나누다 말고, 걸핏하면 책상에 가서 편지나 보고 있는데, 내가 신경이 안 쓰이겠어요? 걸핏하면 당통, 콜랭쿠르, 주베르란 사람들이 보낸 서신을 보고 또 보시는군요.”
“그야 어쩔 수 없잖아! 짐이 실시간으로 러시아 상황을 보고 들을 수 있다면 초조하지 않지! 아니면, 당통이 진작에 차르를 제대로 막았거나!”
순간 흥분한 나폴레옹이 고함쳤다.
“늙은 곰보 돼지 새끼! 차르가 정신 나간 소리를 하면, 진작에 막아야지. 그것도 알렉산드르와 함께 남진하도록 내버려 둬?”
당연히 당통보고 하는 소리다.
진작에 차르의 미친 짓을 막았으면 오죽 좋은가?
이렇게 제후들을 모아 쇼를 벌이고 있을 필요도 없고 말이다.
무엇보다 나폴레옹이 견딜 수가 없는 문제가 있다.
“그러니, 내가 군침이 안 돌 수가 없잖아!”
그러니까, 러시아가 탐나서 미치겠다는 얘기다.
패권자란 경쟁자가 빈틈을 보이면, 당연히 찌르고 싶다.
나폴레옹에게 러시아는 거대한 우호국이기에 앞서, 프랑스의 유일 패권을 위협할 수 있는 잠재 적국이다.
실제 원역사에서도 그랬듯이 말이다.
오페라 가수이자 나폴레옹의 가장 친밀한 애인, 주세피나 그라시니가 혀를 찼다.
“정말 언제 철이 드실려나? 양자와 양녀가 각기 하나, 친자녀도 벌써 둘이잖아요. 아빠가 되면 보통 가정을 중시하게 된다던데.”
“짐이 뭘 중시하지 않는다는 거야? 애들에게 해줄 수 있는 건 다 해주고 있어! 게다가 그대가 끼어들 얘기는 아니지!”
“네네. 전 임신해도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걱정 마시구요.”
주세피나가 빈정거리다 뭔가 생각난 듯 물었다.
“참, 들으셨어요? 마담 푸레스가 임신했다던데요.”
러시아 제국이 탐나 펄펄 날뛰던 벌거벗은 나폴레옹이 멈췄다.
“무슨 말이야, 그게?”
“와, 무책임하셔라. 푸셰나 사바리가 보고 안 해요?”
“그런 건 비밀경찰의 임무가 아니야! 아니, 대체 언제?”
주세피나는 침대 위에서 키득 웃다 되물었다.
“꽤 됐어요. 하지만 제가 알 정도면, 마담 푸레스가 얼마나 입이 싼지 아시겠죠?”
나폴레옹의 낯이 새하얗게 질릴 찰나였다.
-덜컥!
갑작스레 열린 문에 주세피나가 침대 위로 이불을 뒤집어썼다.
“꺅, 깜짝이야!”
“아니, 뒤로크! 누가 지금 들어오라고 했나!”
“폐하, 큰일 났습니다.”
시종장 뒤로크가 창백한 얼굴로 고하자, 나폴레옹이 콧방귀를 뀌었다.
“왜! 멍청한 차르가 벌써 찬탈이라도 당했대?”
그러나, 뒤로크의 보고에 나폴레옹은 정말로 백지장처럼 새하얗게 변했다.
“폐하의 서자가 있다는 소식이 폭로되었습니다! 영국, 모닝 포스트 신문에!”
“뭐?”
“그, 그리고, 지금, 황후 폐하가 퐁텐블로로 오고 계십니다!”
이른바 [황제 스캔들]이 터진 것이다.
바로, 피트가 보낸 스파이 마스터 오베르뉴의 작품이었다.